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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없다 - 사랑, 그 불가능에 관한 기록
잉겔로레 에버펠트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을 위해 돈, 명예, 우정, 사회적 지위뿐만 아니라 목숨 마저도 초개처럼 던져버린 사람들에 이야기를 역사속에서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그들은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진 정열적인 연인으로 일컬어 진다. 영국의 왕 에드워드 8세는 왕좌 마저도 미련없이 버린 로맨틱한 남자다. 에드워드는 " 나는 사랑하는 여인의 도움과 지지없이는 왕으로서의 의무를 다할 수 없고 그 무거운 책임을 짊어질 수도 없음을 알았다"고 밝힌후 기혼녀인 심슨 부인과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왕위를 버리고 프랑스로 날아갔다.
흔히 사랑을 이야기할 때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은 단골 메뉴이다. 그들은 사랑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버렸다. 그런데 상황이 그렇게 복잡하게 꼬이지 않았더라도 둘은 죽음을 선택했을까. 그들이 사랑을 이뤘다면 그 후 그들의 사랑이 그토록 정열적일 수 있었을까. <사랑은 없다>의 저자 잉겔로레 에버펠트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다만, 전통과 관습 그리고 부모에게 반기를 들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어느정도 나는 그녀의 의견에 동조할 수 밖에 없다. 때때로 사랑은 없다라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이루어지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생활이 되기 때문이다. 아침밥을 챙기고, 아이를 키우고, 다림질을 하며, 양가 부모들의 생일따위의 기념일을 챙기는 일은 로맨틱하지 않다. 연인의 사랑을 주제로 한 모든 드라마는 그들이 이루어지는 순간, 곧 결혼을 하거나 결혼을 전제로 하는 만남이 허락되는 순간 끝이 난다. 더이상의 로맨틱은 존재할 수 없으므로....
그렇다면 다시 세기의 사랑 에드워드와 심슨 부인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그들의 결혼생활은 어땠을까. 더이상의 자세한 이야기는 나로서는 잘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일상은 로맨틱한 사랑의 감정보다는 동료애와 같은 우정으로 채워졌을 것이란 생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저자는 사랑의 종착점인 결혼은 국가의 안녕을 위해 만들어낸 제도일 뿐이라고 말한다. 사랑은 그저 서로간의 인간적인 성욕을 위한 정신적인 행위일 뿐이며, 결혼은 종족을 보존하고, 한편으로는 성욕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위한 장치인 것이다. 사랑을 믿는다는 것은 UFO의 존재를 믿는것 만큼이나 허황대며, 사랑이 있다해도 그것은 사귄지 얼마 안 된 연인들에게만 존재하는 비교대상이 없는 일시적인 광기일 뿐이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생각해본다. 사랑을 했고, 결혼을 했고, 그리고 현재도 사랑하고 있다고 믿지만 그것이 처음처럼 계속되어오고 있는 로맨스일까..... 사람은 결국 자기자신말고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고 말했던 이가 누구였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