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마감]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를 발송했습니다.

6개월이라는 시간이 또 그렇게 바쁘게 지나고 말았습니다. 한달 한달 읽고 싶은 신간을 작성할 때마다 남은 개월 수를 세곤 했는데요, 그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기 때문이겠지요. 능력보다 넘치는 책들이 많았던 6개월 간이라 그 시간들이 더 바빴고, 바쁜만큼 짧았던 것 같아요. 어려웠지만, 즐거웠고, 즐거웠던 만큼 남은 것도 많았던 9기 활동이었습니다.

 

-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우여곡절 끝에 온 책인데요, 9기 평가단 마지막을 장식한 책이라 그렇기도 하고, 읽으면서 자꾸만 목이 메던 책이라 가장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살면서 표나게 불공정한 대접을 받은 기억도 없는데, 내 속에는 무엇인가 자꾸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고 외치는 것들이 가득하다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2년 전 5월의 기억이 내겐 너무도 불공정했던 일로 강하게 남아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 기억을 자극하는 한마디만 하면 그만 자동으로 눈물이 터져버리곤 하니까요..

 

 

-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무려 576쪽이나 되는 장서였지만, 읽으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요. 오로지 소비자로서만 존재하게 되는 개인의 존재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된 책입니다. 책의 외형만 척보고 겁먹지 마시고, 자본의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누구라도 관심을 갖고 읽어보시라고 감히 강력추천하고픈 책입니다. 시작이 힘들지 막상 읽기 시작하면, 무척 재밌는 책입니다. 


   

'조선적'이라는 말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어요. 한국적도 일본적도 아닌 그들은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아픈 기억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았죠. 그리고 또,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로 머릿속에 그 어떤 관념조차도 갖고 있지 않던 한국인으로서 베트남인에 대한 도의적 책임에 대해 반성해 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지난 여름 베트남으로 떠난 여행에서 속으로 수없이 '미안해요'를 되뇌이게 한 책입니다. 

  

 

국가가 무엇을 해 줄 것인가 이전에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라고 배운 나로서는, 국가란 당연히 복종의 대상인 줄 알았죠. 이제라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된 것에 축배를 들고픈 심정입니다. 진보 자유주의자 유시민에 대한 오해도 조금은 해소할 수 있었던 책입니다. 

 

 

으와, 완전 어려운 책이였죠. 그런 덕분에 이것저것 찾아가면서 공부도 했던 책입니다. 순수한 물음으로 출발한 철학이 오늘날 자본앞에 어떤 형태로 내몰려지는가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된 책입니다. 읽었지만, 겉핥는 것 만큼 이해했을 뿐이죠. 그래도 이 책,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테고요. 다시한번 도전해 볼 책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권은, <직설>입니다. 

9기 평가단은 특히나 더 어려운 책이 많았던 것 같아요. 힘에 부치는 책이 여러권 있었는데, 질적으로 깊은 독서는 하지 못했지만, 겉핥기라도 완독할 수 있었던 것에 의미를 둡니다. '시작은 미약할지나, 네 끝은 창대하리라.' 를 믿는 것이죠. 마지막 책이 소설분야와 바뀌는 작은 실수가 있었는데요, 그를 통해서 담당분들께 더더욱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택배 아저씨들께도요. 책을 읽을수록 좋은 것은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깊어진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담아 깊이 인사드립니다. 고마웠어요. 그리고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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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한 인터넷 서점에서는 시인의 이 시집이 일시 품절되는 현상이 있었다고 하죠. 오래 전 출판된 시집이 아닌 시간 시집이 품절되는 현상은 이례적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눈에 띄었습니다. 꼭 읽어야겠다. 정신분열증으로 병원을 전전하며 11년간 작품 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 사실도 이번에 새롭게 알았습니다. 

 
 

술은 끊어도 담배는 못 끊겠는 거, 그거. 담배는 끊어도 커피는 못 끊겠는 거, 그거.  커피는 끊어도 목숨은 못 끊겠는 거, 그거. 그녀를 처음 만난 바로 그 시집입니다. 

 

막스 피카르트의 책을 최승자가 번역한 것인데요, 몇년 전 우포늪을 찾았을 때, 함께 했던 책입니다. 보글보글 끓을 것 같은 늪을 앞에 두고 앉아 이 최승자가 그 최승자였어? 그랬던 거야? 했던 기억이....  

 

역시 번역서로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꽂이에 꼽힌 책등을 바라보면서 조금 더 여유로워지면..... 하고 노리고 있습니다. 

  

 

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 온다. 매독 같은 가을. 그리고 죽음은, 황혼 그 마비된 한 쪽 다리에 찾아온다 (개 같은 가을이) 그녀의 시 중 자주 읽어보는 시죠. 해마다 가을이면 혼자서 중얼거려 봅니다. 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 온다. 

 

 

어디선가, 시인이 고시원을 전전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녀의 신간 시집 <쓸쓸해서 머나먼>이 1만부 넘게 팔렸다 하니 한편으로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경향신문 이영경 기자의 말처럼 이것이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기를. 그리하여 그녀가 조금 더 여유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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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한 해를 마감하는 절박함은  축제 분위기의 12월 보다는 온몸으로 썰렁함이 감지되는 11월에 더 한 것 같아요. 벌써 11월이네요. 10월 신간을 받은지 몇일 되지도 않았는데, 초초해집니다. ^^; 

 모든 것의 기본이 '도덕'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마이클 샌더 교수의 그 유명한 '정의'의 기본 역시 '도덕' 아니었을까요. 좀 더 근원적인 것들의 정의를 위해 이번엔 도덕에 대해 강의를 들어야지 싶네요. 

 오래전에 나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났던 연인이 있었습니다. 그가 말했죠. 너처럼 바다 좋아하는 애는 처음본다... 그처럼 좋아했던 바다인데 살다보니 자주 잊고 살았다 싶어 선택합니다. 

 인터뷰 특강 시리즈인데 제가 좋아하는 이들이 다 모여있네요. 최근 입국을 거부당한 가난뱅이 마쓰모토 하지메까지요. 1등 따위로 구분하는 것 따위는 집어쳐야겠지만 꼬옥 읽고 싶은 책 1위입니다. 

 고전을 설명하는 고전인 이 책은 내 평생 정말 읽어질까 하는 책들을 담고 있어 무척 탐이 납니다. 나처럼 책 욕심 많은 사람은 피해갈 수 없는 책 중 하나 아닐까요? 

 내가 충분히 소화시킬 수 있을런지 걱정이 앞서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읽고 싶다는 충동이 강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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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0-11-04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극의 리스트>,, 바의딸님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책입니다.
참고로,, 제가 이 책을 구입해서 읽어봤기에,, 잘 압니다^^;;
저도 비의딸님처럼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읽고 싶다는 충동 때문에
질렀습니다.ㅎㅎ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깐 에코가 리스트에 대한
예술사들을 재미있게 풀어냈더라고요.

비의딸 2010-11-04 19:30   좋아요 0 | URL
아하... 그렇군요. 그렇다면 사이러스님을 위해선 <궁극의..>는 11월 서평도서에서는 포함되지 않는편이 좋겠네요? 이미 읽으셨다니까 말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러스님 댓글을 보고나니 이 책이 선정되었으면 하는 욕심이 강해지네요. ^^..

cyrus 2010-11-04 20:39   좋아요 0 | URL
저는 뭐 <궁극의 리스트>가 된다고해도 아쉬울 거 없습니다.
예전에 썼던 리뷰 그냥 트랙백으로 올리면 되니까요.
그러면 그 때는 한결 책 읽을 여유가 있겠죠^^
그리고 이런 좋은 책은 모든 분들이 다함께 읽으면 좋은거죠.
 
[활동 종료] 7기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참으로 간사하게도 그렇게 덥다덥다 노래했는데 이젠 나도 모르게 춥다줍다를 연발하게 되네요. 

어김없이 10월은 찾아오고, 그리고 7기 평가단을 종료할 때가 오고 말았네요. 

모든 마지막은 이유를 불문하고 아쉬움과 약간의 서운함을 동반하는 것 같아요. 

아쉽지만, 이젠 안녕.... ^^;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  

문학동네의 키워드 한국문화 <처녀귀신>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신간평가단이 아니었다면 절대 읽을 기회가 없었을 책인데요, 그것은 공포물은 책이건 영화이건 무조건 싫어하는 내 성향 때문입니다. 죽어서도 머리 풀어헤친 원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여인의 한과, 죽어서도 체통을 지키려했던 남자들의 이야기가 의외의 쏠쏠한 재미를 주었기에 기억에 가장 많이 남습니다.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1.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 버트런드러셀 / 비아북  

한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욕구인가, 충동인가, 나를 움직이는 것은 정말 충동뿐이기만 할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준 책입니다. 

2.  <파리는 깊다>, 고형욱 / 사월의 책 

로뎅의 화집을 들여다 보면서 그야말로 폭 빠져 읽은 책입니다.  

3. <사랑의 승자>, 오동명 / 생각비행 

미디어의 연출에 의한 김대중이 아닌 인간 김대중을 만나게 해 준 책입니다.  

4.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김병준 외 / 오마이북 

오마이 뉴스의 '노무현 대통령이 읽은 책들'강독회에 참석하지 못한 개인적인 한을 풀어준 책입니다.

5. <9시의 거짓말>, 최경영 / 시사IN북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 속, 한 구절 

"저는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저는 매우 주관적인 인간입니다."  

<9시의 거짓말>의 프롤로그에 쓰인 저자의 고백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저자의 고백이기만 할까요. 세상 모든 사람들은 객관적이지 못합니다. 도저히 객관적일 수 없습니다. 매우 주관적인 우리들이지만 객관적으로 진실을 추구할 때 더 나은 세상이 약속되리라는 믿음을 갖어봅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마무리는 항상 아쉽고, 서운합니다. 부족하고 짧은 저이기에 그 아쉬움이 더 긴듯 합니다. 말로는 부족하지만,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하기에 역시 말로 감사드립니다. 7기 평가단 담당자님, 고마웠어요.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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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0-10-06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기 활동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7기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는 8기 활동에 매진하셔야 되네요ㅎㅎ
저도 <처녀귀신>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이 신간평가 도서에 선정되었군요.
은근한 자랑으로 보실지 모르겠지만...^^;;
<처녀귀신>이 포함된 키워드한국문화 시리즈를 읽어보면 좋을거 같습니다.
'처녀귀신'과 같은 한국적인 문화 키워드를 다루고 있고 지금까지
<처녀귀신>을 포함해서 6권 정도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모든 시리즈 내용도 얇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인의 유토피아>를 추천합니다^^ㅋ

비의딸 2010-10-07 15:03   좋아요 0 | URL
네... 전 <세한도>와 <처녀귀신> 두 권 밖에 읽지 못했어요. 문화사대주의 라는 말이 있지만 가끔 제 자신이 문화사대주의자가 아닐까 생각하곤 해요. 추천해주신 <한국인의 유토피아> 챙겨볼께요.
 
[활동 종료] 6기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  시내 서점에서 이 책을 구입할까 말까를 한참 고민하다 나중으로 미루고 돌아온 날 평가단 목록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밤에 잠을 설칠 정도로 설레였기 때문입니다. 기대한만큼 멋진책이었어요.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1.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 / 2. 간단명쾌한 철학 / 3. 독서의 즐거움  / 4. 사색의 즐거움  / 5.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갈채와 환호성이 지난 다음에는 소란과 비난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아직 공연에 들어가기 전과 마찬가지로 침착하고 여유롭게 자신을 추슬러야 한다. 소란과 비난은 언제나 존재할 수 있지만 당신은 그것에 관심을 가질 책임과 의무가 없다(사색의 즐거움, 264쪽).
 

역시 너무나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때가 되면 알아서 날아와 주는 책이라니... 생각같아서는 이런 행운을 꼭 붙들고 놓고싶지 않지만 3회를 연속 평가단에서 활동하면 한 회는 쉬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이 아니더라도 양심상 한번쯤 쉬어줘야는 거 아닐까 혼자서 살짝 고민했었죠. 그래도 규정이 아니라면 절대 양보 안하고 달려들었을꺼예요. 이제 7회 평가단을 마치고 나면 쉬어야 한다는게 벌써부터 아쉬워요! 알라딘을 알게 된 덕분에 책과의 인연도 깊어지고 나라는 인간도 더더욱 깊어지는 것만 같아 더더욱 감사드립니다. 숙제만 내 주셨지만 하면서 행복한 숙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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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0-07-10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의 딸님, 인문 분야 활동이 참 쉽지 않은데, 열심히 활동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간평가단과 함께 깊어져가셨다니, 이렇게 보람 있을 때가요!!

고맙습니다, 마지막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