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과 비 전9권 세트 - 이병주 역사대하소설
알라딘(디폴트) / 198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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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과

                                                                          이병주


[ 3 ]

殘絲(3)


 최천중은 황봉연으로부터 철종 임금이 승하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후임은 흥선의 적차남 명복으로 결정되었단다. 그러면 흥선은 조선역사상 유일하게 왕의 자리에 오른 적이 없었으면서 살아 있는 왕의 아버지인 대원군이 되는 것이었다.


 최천중은 서울로 가기로 결정하지만 서울로 가는 도중 미원촌에 들러서 왕씨 부인의 출산을 볼 심산이었다.


 그런데 왕씨 부인을 만나러 간 신륵사에서 다시 홍씨 부인과 인연을 맺고 그의 씨를 뿌렸다.


 그리고는 핑계인 즉, 왕씨 부인이 낳은 아들은 왕문으로 이름 짓고 홍씨 부인이 낳은 아들은 홍무라 이름 지어 자신은 문무를 겸비한 아들들을 거느린 아버지가 될 거라는 원대한 꿈에 부풀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함께 갔던 유만석이 또 사고를 쳤다가 달아나면서 청풍 조이방의 첩 단양댁을 꼬셨고 이어서 강부자의 과부 며느리와는 출처가 불분명한 금은보화를 가지고 함께 도주를 하였다.


 드디어 왕씨 부인이 아들을 낳았는데 최천중이 원했던 사주와 달리 축시를 넘긴 인시에 아이를 낳게 되자 최천중은 억지로 축시에 아이가 태어났다고 부득부득 우겨서 왕생원도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서울에 도착한 최천중을 만난 황봉연은 그가 또 다시 홍씨 부인을 건드린 것을 알고는, 최천중이 지금은 비록 죽을 운명의 홍씨 아들을 구했으나 장차 그 아이의 손에 죽을 운명이라며 자중할 것을 충고하는데......


 책의 서두에는 최천중이 철종 이후의 천하를 노리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것 같은데, 그것이 철종 이후이기는 하지만 시기를 특정한 것은 아닌 것 같았고 그 시기를 대비하여 최천중이 착착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제자로 데리고 다니는 유만석이를 보면 스승에 못지않게 난봉을 부리며 여자라면 눈에 보이는 대로 자빠뜨리고 다니는데, 아무리 유유상종이라지만 스승 최천중과 쌍으로 이러는 것은 해도 너무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했다.


 아무튼 그래도, 동학과의 연계를 도모하여 천하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집념의 난봉꾼 최천중, 포부 하나는 엄청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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