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세트 - 전7권 이병주 전집
이병주 지음 / 한길사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智異山

                                                                           이병주


[ 6 ]

憤怒季節


 여순 반란 사건이 발생했다.

 43일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줄동 준비를 하던 육군 제14연대의 남로당원인 세포책 지창수가 세포들을 이끌고 병기고와 탄약고를 점령하면서 시작된 반란은 여수시를 장악하고 인민위원회를 조직하여 인공기를 게양했으며 반동분자를 색출해서 집단 총살을 감행했다.


 남로당원과 좌익동조자들의 합세로 세력이 커진 반란군은 순천과 인근 지역으로 진출하면서 경찰서를 습격하여 경찰관을 살해하고 우익인사들을 즉석에서 살해하거나 인민재판에 회부해서 처단했다.


 이후 반란을 진압하기 위한 국군의 토벌작전이 본격화되자 쫓기던 반란군은 백운산, 지리산으로 도피하였는데, 이리하여 기진맥진한 상태에 있던 지리산 빨치산은 반란군의 내입을 계기로 다시 한 번 활기를 되찾았다.


 박태영과 같이 지리산에 있었던 하준규는 해주 인민대회에 참석한 이후 돌아오지 않았고 노동식, 차도령, 이도령, 정도령은 경찰과의 전투에서 모두 죽었다고 했다.


 대한민국 수립 후 경찰은 미군정 때의 사상관계 미제사건을 재검토하다 진주역에서 지리산으로 보내려했던 화차 한 량 분량의 물자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그 사건과 관련하여 박태영이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받고 서대문 구치소에 수감되었.


 그리고 그곳에서 미결수로 복역하다 6.25를 맞게 되는데......


 공산당들의 천인공노할 횡포를 보고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공산주의 사상을 버리지 못하는 박태영, 그러면서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는 주위 사람들의 온정조차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인간성.


 작가가 아무리 그의 천재성을 부각시키며 아까운 인재임을 설득하려 노력하지만, 독자가 보기에, 골수에 박힌 그의 사상은 근본적으로 조금도 변하지 않는 것 같았.


 어쩌면 그도 겉으로 드러내는 표현과는 달리 자신도 모르게, 좌파를 이끄는 기본적인 축 중의 하나인 증오심에 깊숙이 매몰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케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