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세트 - 전7권 이병주 전집
이병주 지음 / 한길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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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智異山

                                                                                             이병주


[ 1 ]

잃어버린 季節


 이규는 지리산이 남해를 향해 뻗어간 지맥 가운데의 조그만 분지에 자리 잡은 하동군의 한 마을(이규의 할아버지 당시에는 대야면이라고 해서 진주에 속해 있었.)에서 태어났다.


 이규가 보통학교 4학년이었던 1933년은, 국내에서는 일제 저항운동이 한창이었고 국외에서는 스페인 내란의 폭발, 히틀러의 등장, 극심한 세계대공황과 루즈벨트 대통령의 취임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있었다.


 이규는 그때 추석날, 처음으로, 할머니의 명령에 의해 중부를 따라 지리산 골짜기에 있는 할아버지의 산소에 성묘를 하였다.


 중부는 중동학교에 다닐 때 3.1운동에 가담한 탓으로 3년 동안 징역살이를 했고 출옥 후에도 6.10 만세운동으로 다시 투옥되는 등 8년 동안의 옥고를 치르면서 집안의 눈총을 받는 처지였다.


 이규는 그날 이후로 할아버지 등 자신을 둘러싼 집안일과 사회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였다.


 어느 날, 백부가 규에게 족보를 가르치던 중 중부와 다툼이 있었는데 그 일이 원인이었던지 중부는 집을 나가버렸었다. 규는 중부가 지리산으로 들어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규의 집안도 증조부 때에는 근방에서 알아주는 재산을 가진 양반이었으나 할아버지 말년부터 가세가 기울어져서 백부의 집을 제외하고는 가세가 넉넉하지 못했다.


 규가 중학교 3학년이었을 때, 같은 반의 절친인, 두뇌가 비상한 함양 산골 출신의 박태영이 경찰에 붙들려가는 사건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친하게 지내던 규도 경찰에 불려가는데......


 이 작품은 1972~1977년 월간 세대에 연재된 작품인데 이병주의 대표적인 실록대하소설이며, 일제 말기인 1930년대 말부터 광복과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1950년대 중반까지의 우리나라 현대사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 많은 민족사 속에 역사에 묻혀간 승자와 패자, 그 가운데 숱한 비극의 주인공들의 파란만장한 인간사들이 펼쳐진다니 벌써부터 기대감이 충만해지는 느낌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  작품의 일부분이 이태의 남부군을 표절했다는 시비가 있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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