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2
나다니엘 호손 지음, 조승국 옮김 / 문예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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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씨

(The Scarlet Letter)

                                                                  나다니엘 호손


 새로운 식민지의 개척자들은 미지의 세계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감옥과 공동묘지를 만들었다. 그리하여 보스턴을 세운 선조들은 콘힐 근처에 첫 번째 감옥을 지었, 아이작 존슨의 무덤 주위에 공동묘지를 만들었다.


 갓난아기를 꼭 안은 헤스터 프린이 수많은 군중이 운집한 처형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녀의 가슴에는 빨간 천에 금실로 정교하게 수놓은 커다란 주홍 글씨A가 붙어 있었다. AAdultery의 이니셜을 의미했다.


 판사는 그녀에게 간통을 한 벌로 처형대에 세 시간 동안 서 있고 그 다음에는 평생 주홍 글씨를 달고 살라고 판결을 내렸던 것이었다.


 처형대에 선 그녀는 키가 늘씬하고 반듯한 용모와 투명한 피부에 짙은 눈썹과 검은 눈동자가 돋보이는 당당하고 아름다운 자태였지만 그녀와 그녀의 옷에 달린 주홍 글씨를 바라보는 군중들의 수천 개의 눈은 비수가 되어 그녀를 찔렀고 그녀는 참기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었다.


 헤스터는 영국에서 나이 많은 학자와 결혼하고 남편이 시키는 대로 미국으로 건너왔지만 뒤따라온다던 남편에게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는데 그 사이 그녀는 담당 목사인 아서 딤즈데일과 사랑에 빠져 딸 펄을 낳았으며 사람들의 비난과 추궁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아버지를 결코 발설하지 않았다.


 그런데 처형대에 선 헤스터는 군중들 속에서 남편 로저 칠링워스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그는 의사 행세를 하며 헤스터에게 부정한 아내의 남편으로 수치를 당하고 싶지 않다며 자신의 정체를 비밀로 해 달라고 부탁하는데......


 17세기 엄격한 청교도들이 지배하는 뉴잉글랜드 지방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죄의 문제를 다룬 이야기인데, 주홍 글씨란 단어는 이 이야기의 영향으로 오늘 날까지 간통의 죄를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간통이 죄가 아니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간통죄가 없어진 오늘 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실수 아닌 단 한 번의 실수로 평생을

부정한 여인이라는 멍에를 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 가혹하다.


 하지만 더 무서운 형벌은 양심을 속이는 일이었다.


 죄 짓고는 못 산다더니, 목사로서 존경 받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헤스터에게 간통의 원인을 제공하고, 자신의 명예 때문에 그 사실을 숨긴 아서 딤즈데일의 심적 갈등으로 받는 고통은 죽음 이상이었다.


 사랑과 증오는 그 뿌리가 같다는데,

 아내의 부정을 알고 복수의 칼을 가는 로저 칠링워스의 행동도 이해가 가는 면이 있기도 하지만 방법이 너무 잔인했다.


 이래 저래 주인공들에게 무수한 심리적 고통만 남긴 불행한 이야기였는데 작가는 이 작품에서 당시의 엄격한 청교도 사회를 배경으로 헤스터의 삶을 통해 구원과 인간 내면의 진실을 추구했다고 한다.

 데미 무어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었는데 감상할 기회를 가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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