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와 어린 왕자의 대화 안에 한 문장을 소개합니다. 어른들이 모자라고 여겼던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의 그림과 같이 다른 눈 높이의 결과이지요.
'가장 중요한 삶의 본질은 바로 친구를 만나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겐 그들의 시선을 본질로 돌리는 가장 중요한 속성이 '친구'라는 존재입니다. 반면 독자인 저도 그렇지만 어른이란 '그 친구는 공부 잘하니? 집은 어디니? 아버지는 뭐 하시니? 돈은 얼마 버니? 집은 어디니?' 등의 무가치한 원론에 집착하게 되는 게 본질입니다. 저자는 조종사의 마음에 빗대어
'숫자를 좋아하는 어른이라고 자신도 늙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어른이 된 후엔 이런 것들에 집착하고, '수와 물질'의 가치가 참된 성공의 척도인 것처럼 생각이 고착화되는 것에 마음만은 씁쓸해집니다.
'그대여, 무엇을 위해서 글을 쓰나요?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죠.
증언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죠.
증명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창조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할 거예요.
그것 모두가 기억한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그대여? 그대는 무엇을 위해 글을 쓰나요?
글은 기억의 산물이다. 저자는 기억을 씨앗에도 비유합니다. 어떤 기억, 씨앗을 뿌리고 키우느냐에 따라 풍성한 기억과 열매가 자랄 수 있고 그 반대가 될 수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우리가 뿌린 씨앗의 기억이 미래에 아름다운 추억이었으면 합니다. 슬프고 아픈 기억의 씨앗도 분명 있겠지만 기쁘고 행복함으로 아련한 우리의 기억이 더 큰 가치로 오래 남아 있었으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기억 저장고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 글을 남기게 됩니다.
'왜 우리는 남보다 더 나아야 안심할까요?
소유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닐까요?'
어린 왕자가 네 번째, 행성에서 던진 질문과도 일치합니다.
''어떻게 별들을 소유할 수 있지요?"
가지는 것과 함께 공유하는 것에서의 의미 차이가 있다. 어른들의 경우는 남보다 더 잘 되길 바라며 성공을 통해 끊임없이 나의 몫을 획득합니다. 대신 어린 왕자의 시선에는 이를 공유하는 것이 목적이지요. 함께 한다는 것에 그 의미를 더 크게 둔다는 것이에요. 서로 필요할 때 나누고 빌려 쓸 수 있는 사회 말입니다. 요즘 20~30대 사이에서 공유 경제라는 용어가 곧잘 사용됩니다. 내 것의 사유화에서 함께 빌리고 나눠쓰고 바꿔쓰는 현대의 흐름이 이미 어린 왕자의 바람에는 애초부터 담겨 있었나 봅니다. 성공이란 군림하는 자리에서 서로 돕고 성장할 수 있는 공유 사회, 어떻게 보면 소유하려는 물욕을 내려놓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