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김리하 지음 / SIS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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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불편하고, 간지러울 때가 이 책과 만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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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김리하 지음 / SIS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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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부분의 책들이 '나 자신을 사랑하라'라는 성경 구절과 같은 구절과 같이 강조를 많이 한다. 모든 걸 사랑하는 건 나쁘지 않다. 다만 자신을 맹목적으로 사랑하게 되면 타인을 부정하는 부작용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시기적절하게 필요한 때에 나 자신이 정말 힘들고 세상과 담을 쌓게 된 경우 읽고 생각할 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든다. 그 어떤 날이 있다. 저자아 김리나 작가도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한때 펜을 내려놓았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 내가 나 스스로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던 어떤 날의 여정을 책에서 만나 보자. 그게 진정한 나다운 삶으로 가는 길이라 여겨진다.

'중간중간 조금 짜더라도 리드미컬하게 살아보는 것. 오늘도 나는 다시 용기를 내어 내 삶의 농도를 맞춰가는 중이다.'

우리 인간은 무미건조한 삶을 배척한다고 생각한다. 오죽했으면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있을까? 싱거운 것보다 부닥치고 쓰러지고 일어서며 짜디짠 경험이 우선이지 질퍽질퍽하고 고구마 같은 꽉 막힌 삶은 원치 않는다는 작가의 표현인 듯하다. 김장이나 오이 소박을 담을 때 짠맛 싱거운 맛 다양하게 간을 맞춰보는 과감함처럼, 인생이 내게 주어진 숨이 멈출 때까지 조금 짭짤한 삶이라도 리드미컬하게 좀 다양하게 살아봐야겠다는 다짐이 절로 생긴다.

'내가 아는 것을 상대방도 당연히 알 것이라고 착각하는 현상-중략-이 말이 바로 <지식의 저주>이다.'

이런 경우 한 번쯤 잊지 않을까? 솔직히 두 손을 가슴에 얹고 생각해 보자. 그러한 경우가 1도 없다는 사람은 진정 배려가 넘치고 나와 타자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독자인 나도 가끔 이런 경험을 해보거나 당한 적이 있어 고개를 숙이며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다. 실험 결과에서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에 대한 문제의 성공률이 고작 2.5퍼센트였다니 알만 한 것이라 모두가 알겠거니 착각에 빠지지 말자. 내가 알아도 상대에게 되묻고 모르면 다시 묻는 것에 부끄러워 말고 함께 알아가고 기억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부터 실천하게 되면 그 어떤 날이 날 사랑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시작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재미나게 책 읽으며 사색하고, 세상 구경하며 소통하는 삶. 그런 순간순간들을 자연스럽게 기록해 나가는 것. 그것이 내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이다.'

개인적으로 사이다 같은 내용이었고 공감 100퍼센트였다. 나 자신도 개설한지 16년 된 개인 블로그였지만 ' 속 좁게 뭐 쓸데없이 블로그 시간 낭비야!'라는 생각이 들던 때도 있었으나 조금 생각을 꺾어보니 이곳이 황금 같은 소통 공간임을 깨달았다. 주제는 각기 다르지만 가장 재밌고 인상 깊은 책 이야기. 그래서 나도 책 블로거가 되었듯이 저자 또한 비슷한 이유로 블로그의 공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얼마 전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새벽 새의 지저귐이다.'

작가는 말한다. 새의 지저귐은 평상시에도 우리 귓가에 들려오지만 침묵하는 새벽 자신을 깨우치게 한 것 중 하나가 새들의 지저귐이란 것. 익숙한 것에 덜 민감한 우리에게 새로운 관찰력과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그간 하지 않았던 소소한 것들에서 만끽할 수 있는 기쁨이다. 고요한 새벽 오로지 나만의 시간에 새들의 지저귐이 얼마나 신비롭고 찬란한 클래식 음악처럼 들렸을까 상상이 간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간 하지 못했던 낯선 것들에 도전하는 용기를 내보자. 그럼 그간은 평범했지만 그러한 것조차 마술처럼 신기한 경험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자신의 자리, 자신만의 공간을 찾는데 주력하자.'

후배가 새 아파트에 이사해 윗집 지인과 지내며 발생했던 문제와 <행복한 그림자의 춤>이란 노벨 수상작을 소개하며 나만의 자리, 공간에 대해 설명한다. 앞서 두 가지 이야기 핵심은 자기만의 자리를 찾기 위해 떠났으나 새로운 걸림돌인 제3자의 등장이 오히려 처음의 목적을 잠식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혼자를 위한 공간, 나를 위한 쉼은 누구나 필요하다. 그렇다고 작가의 조언이 100퍼센트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기에 실제 후배의 경우 에피소드는 후배 스스로에게 결정권을 남기고, <#행복한 그림자의 춤> 소설은 저자 앨리스 먼로의 이야기 흐름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생각을 가치롭게 사유할 수 있는 여유를 던져 준다. 가급적이면 많은 것들을 내려두고 잠시라도 내 생각을 조각하고, 설계할 수 있는 우리 각자의 아지트, 공간이 생겨났으면 한다.

'남은 대접해 주면서 나는 홀대받고 돌아다니는 삶, 이미 가치 없어져 버린 관계에 계속 미련을 두는 삶, 내 존재를 초라하게 만드는 사람과 자꾸 시간을 나누려는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고 모아 두었다가 나의 진심을 믿어줄 믿을 만한 사람이 나타났을 때 내보여야 한다. 그래야 덜 후회하고 덜 상처받게 된다.'

간혹 무한 애정을 나누는 사람이 있다. 주는 것은 분명 나쁘지 않은데 이것에 감사마저 결여된 상대의 반응이라면 의미가 없다는 저자의 말이라 여겨진다. 관계란 것이 서로 꾸준히 피드백이 되어야지 절대 일방적이고 맹목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이처럼 저자는 글의 꼭지마다 작가 본인이 겪고 느꼈던 상황을 공감하기 쉽고, 독자들이 생각 정리 또한 자유롭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글이 주는 힘이 무엇인지 선물한다. 오히려 직접 만나보지 않은 작가이지만 글을 통해 주변을 환기 시키고 치유받으며 선한 마음을 나와 통하는 이웃들에게 나눌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 이것이 타인과 내가 더 큰 신뢰감을 쌓아가는 방법이란 것을 배우게 된다.

책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시간과 에너지를 정말 나누어 쓸 사람들이 많아질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도 인내를 키우고 사람에 대한 분별, 능력을 키우는 방법이란 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

'비가 많이 오면 홍수가 나고, 적게 오면 가뭄이 드는 것처럼 감정도 그런 것 같다. 슬픔이든 기쁨이든 차오르다가 넘쳐버리고 메마르다가 바닥을 보이기도 한다.'

항상 좋을 수만도 없고 나쁠 수만도 없다. 상황에 맞게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추스르느냐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고 절제할 수 있는 것도 우리이다. 자연의 변화에 우리가 스스로를 맡기며 이에 순응하는 것처럼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사이에서 이를 당당히 받아들이고 함께 나누거나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이 인간으로서 자신을 제어하고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힘이다. 우린 인생을 살면서 저자의 경험처럼 삶의 지혜를 조금씩 터득해 간다.

'내가 무언가를 사용하는 순간순간 좋았던 것들을 함께 나눠 쓰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그 사람을 떠올린다.'

소소한 것들을 나만이 아니라 주변과 나누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나눔이 상대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동기하에 전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성 그 자체가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받았던 것들, 나눠 주었던 것들이 문득 떠오르고 그들과의 추억에 웃음 한 잔 들이켤 수 있으면 그만이다. 작가의 지인이 시상식장에 그녀를 위해 준비해 간 은갈치 한 마리. 향수를 뿌려도 모자랄 판에 그 지인은 작가를 위해 은갈치의 냄새도 무릎 쓰고 비닐에 꽁꽁 동여 매 가져왔을 것이다. 시장에서 은갈치만 봐도 정성스러운 지인의 모습이 떠오를 것 같다. 그래서 콩 한쪽이라도 나눠 먹으란 말이 당연하게 다가온다.

인생의 숫자, 살아오면서 많은 어려움과 힘겨움 속에서도 희망과 행복, 즐거움이란 빛을 찾기 위해 살아가는 우리이다. 김리하 작가 또한 동화를 써오며 무수한 사람과 만나고, 다양함을 경험하며 우울함과 노곤함도 극복하는 거침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일상 속 사유를 담은 창작물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를 세상에 내놓았다. 책의 에필로그 '인도고무나무'의 에피소드처럼 작은 나무에서 여러 뿌리와 가지가 피어올라 숲을 이루는 것과 같이 독자 여러분들도 독서를 통해 단단한 자신만의 막뿌리를 길러 넓고 깊은 사유의 숲을 이뤄나가길 희망한다. 이 작품이 여러분께 인생 교훈과 편안한 안식처가 될 것이다.


*출판사 지원을 받아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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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규칙 -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수정빛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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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알고 치유해가는 방법을 터득한다. 세대는 필요없다. 함께 공감 가능해 읽고 느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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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에프 클래식
버지니아 울프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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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작품과 페미니즘을 소재로 한 에세이라 진지함을 더해 호기심을 유발하는 작품이다. 평생 소설을 통해 자신의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해가며 결국 안타까운 죽음으로 세상과 독자들 품에서 떠나간 버지니아 울프.

허구가 아닌 사실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과 여성과 문학의 시대상을 정의한 에세이 《자기만의 방》결과적으로 우리에겐 무언가 실현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수많은 번역본으로 출간된 작품이지만 '출판사 에프'와 김율희 번역가가 의기투합하여 원작 그대로를 구현하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버지니아 울프는 글에서 시인, 소설가, 학자 등 다수의 작품을 창작해내고 연구한 여성 작가들을 소개하고 시대의 차별, 어려움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19세기에는 여성 문학가들이나 학자들이 완전한 기득권과 참정권을 획득하지 못한 시기였음을 그녀의 글과 분석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버지니아 울프도 그중 한 예술가였으므로 꾸준히 사유하고 창작하며 소설과 시를 세상에 내놓은 여류 작가의 대표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솔직하게 강연과 글로 표현하고 있다.

'모든 여성들이 몇 년 동안 일한 뒤에도 이천 파운드를 모으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삼만 파운드를 모으기 위해 그 이상의 노력을 쏟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는 여성이 겪는, 비난받아 마땅한 가난에 냉소를 터뜨렸습니다.'

삼만 파운드의 금액. 남성 학교를 건립할 때의 자금은 그렇게 쉽게 모인다고 한다. 반면 여성에게도 마땅히 교육받을 권리가 오히려 사회에서 지탄을 받고 이러한 돈을 모으는 것조차 무리인 시대였음을 위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당시의 여성들은 가장 노력하기 쉽고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도구로 글, 문학을 선택한 건 아닐까?

남성 중심, 모든 것의 목적과 목표가 남성 위주였던 시대의 버지니아 울프는 문학적 재능을 바탕으로 당시대를 사실적이며, 여성적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결과물인 이 글이 20세기 페미니즘 운동의 선구적 이론서가 되었다니 시대를 앞서가는 지침서임에 틀림없다. 당연함에 우린 기득권자인 남성 위주의 언행에 길들여져 있었음도 반성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성격이라는 것이 아예 없다. 여성은 극단적이다. 남성보다 탁월하거나 열등하다.'

이런 망언이 21세기 지금 터졌다면 위의 말을 한 '작가 라브뤼예르'는 대중의 무수한 지탄을 어찌 감내할 수 있었으랴. 그뿐만 아니라 버지니아 울프는 나폴레옹의 말을 인용해 '여성은 교육받을 능력이 있는가? 아니 그런 능력이 없다'라고 결론 내린 말을 인용한다. 아무리 위대한 업적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존경을 받는 위인들도 말 한마디, 잘못된 가치관으로 인해 나락에 떨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국내 경우도 당대의 페미니스트, 시민들의 영웅이었던 사람들조차 위와 같은 언행으로 삶까지 버리는 극단적 선택의 결말을 보여주지 않았는가.

버지니아 울프는 편견 자체를 거부한 신여성이었다. 여자라고 못 하는 일이 없고, 남자라고 해야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일로 나누어지지 않는 평등. 그것이 미래 여성을 위한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외침일 수도 있다. 끝없이 질문하는 것, 그녀가 에세이 속 강연 주제로 제시한 '여성과 소설'에 많은 독자들이 셀프 사유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유익할 것 같다.

'남성은 미움과 두려움의 대상인데, 그녀-윈칠시 백작부인-가 원하는 것, 즉 글쓰기를 가로막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글을 써 표현하는 것마저 거부했던 강력한 남성의 시대가 17세기를 대변하는 것처럼 시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윈칠시 백작부인 글이 분노의 역류처럼 솟구친다. 남성들은 여성들이 했던 것들 모든 면을 부정하고 개, 돼지 못한 것들로 비하하는 언행을 서슴지 않았다. 버지니아 울프의 끊임없는 연구와 기록이 담긴 작품이 여전히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페미니즘의 기초 이론서가 되었음을 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확인하고 공감의 영역을 확장해갈 수 있는 동기를 강화 시켜준다. 어떻게 보면 과거나 현재 가장 무지한 존재는 명예와 권력을 더 우선시하는 일부 남성들의 억압적 태도가 아닐지 생각하게끔 한다. 작가가 소개한 윈칠시 부인의 시를 소개한다.

우리는 얼마나 추락했는지!

그릇된 풍습으로 추락하고

자연보다는 교육으로 바보가 되었구나.

정신적 발전은 모두 금지당하고

아둔하게 여겨지고 그리 만들어지는구나.

누군가 더 열띤 상상력과 밀려오는 야망으로

다른 이들 위로 솟구친다면

격렬한 반대파가 등장할 테고

번영의 희망은 두려움을 압도하지 못하는구나.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과 소설, 제인 오스틴과 셰익스피어의 시대 상황을 비교하며 언급한다. 이 둘 모두 훌륭한 작가였으므로 남녀라는 편견과 차별 없이 글을 완성했고, 특히 마음속에서 모든 방해물을 소멸했을 정도로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자신의 작품을 쓸 수 있었으리라 설명한다. 울프가 소개한 제인 오스틴에게 여행이나 외출 등의 사회활동은 제한적이었으나 스스로 지닌 재능과 환경을 적절히 활용해 작품을 쓰는데 적용시켰음을 의미한다. 문학이란 분야에 있어 여성을 향한 남성들의 비판과 비난을 극복했던 그녀들의 능력과 인내가 하나 되어 우린 현재까지도 묻히지 않은 훌륭한 작품에 매료되고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에 존중과 존경의 의미를 더할 수 있다.

소설을 쓰고, 시를 쓴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세상과 나눈다는 의미이다. 대다수의 남성 작가들이 문학 장르의 중심이 되었던 시대에 살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은 그만큼 쓰고 나누며 공부할 기회가 희소했다.

이 에세이는 그런 젊은 여성 후배 학생들에게 전하는 작가 버지니아 울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그녀는 써야 한다는 것이 자신의 공간이자, 자신의 방을 하나쯤은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그저 가족을 부양하거나 남편의 뒤치다꺼리만을 하며 한평생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여성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족적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고 소중함을 피력한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메리, 주디스 등의 가상 인물들은 모든 여성을 대변하기도 한다.

'울프는 이 평범한 메리 카마이클에게 기회를 준다면, 지적 자유가 보장된 공간에서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준다면, 백 년이라는 시간이 걸릴지언정 결국 시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예견한다.'

못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마련해 주는 것. 당장은 힘들었었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 여성들의 문학적 위대함을 세상에 공표할 수 있었던 날은 분명히 존재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그 의미에서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도 논쟁의 중심이 되고 페미니즘의 이론서로 꾸준히 읽히고 있는 것이다. 쓸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은 자유와 평등이 강조되는 지금 사회에도 자연스럽게 존재해야 한다. 과거를 거울삼아 끊임없이 발전해가는 모습은 남녀를 구분 짓는 편견을 버리고 하나라는 가치를 더욱 강화시켜 줄 것이란 희망으로 《자기만의 방》은 꾸준히 회자될 것이다.



*출판사 지원을 받아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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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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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교훈은 그 어떠한 것에서라도 가능하다. 작가 제이미 셸면은 그녀와 함께 한 고양이에게서 배운 삶의 교훈을 책으로 엮어냈다. 어떨 때 보면 인간보다 친근하고 곁에 두고 싶은 반려묘. 인간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나 그만큼 커다란 위로와 사랑이 가득한 친구가 반려묘, 반려견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때론 고양이처럼 아무렇지 않게 누워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여유. 쏜살같이 나무를 뛰어오르듯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간을 우리 독자들에게 선보이며 인생의 우아하고 품위 넘치는 삶을 응원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 조심스럽게 짐작해본다.

'그리움은 계산하는 게 아니야.'

계산적 인간이 많다지만 쓸데없이 계산하고 쟤는 것을 굳이 그리움에까지 담을 필요가 있으랴? 그냥 그리우면 그립고, 외로우면 외로운 데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기름을 뺀 듯 가볍게 수많은 셈 법 대신 그냥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냥 편안히 잠들고 여유 부리는 고양이 모습에서 이를 발견할 수 없다. 문장의 문장이 '아차'했던 잊힌 내 일상을 일깨워준다. 때론 우리 스스로 알게 모르게 눈치를 볼 때가 많다. 고양이는 우리에게 일침을 놓든 전한다.

'눈치 보지 마. 넌 전사가 아니야.

당연히 영웅도 아니지.

너의 에너지를 아껴.'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눈치 보는 것에 낭비하지 말라는 의미 같다. 너무 많은 무의미한 눈치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 모든 일을 우리 자신이 해결하려고도 망설이지 말자. 편하게 내려놓고, 그냥 무심결에 넘어가는 것도 눈치 보지 않는 센스이자 나의 에너지를 마구 낭비하지 않는 방법이다. 계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처럼 눈치 보지 않고 처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마치 우아한 모습으로 꼬리를 치켜들고 걸어가는 고양이의 풍채처럼 우리도 당당했으면 하는 게 현실적 바람이다.

'이거면 됐어. 아주 훌륭해! 대단히 만족스러워!'

우린 가끔 큰 꿈에 대한 결과만을 존중하게 된다. 소소한 것에서 기쁨을 행복을 느끼자고 자기 주문을 하지만 결국에 인간이 원하는 축복은 큰 기쁨과 행복이다. 광범위한 것에 도전해 허물어지는 탑이 되느니 소소한 나만의 성을 쌓아 함께 만족감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저자는 아무리 작은 성과라도 얼마나 만족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행복을 축적하는 그릇이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잠시 잊었다면 감춰진 소소한 행복을 끄집어내보자.

'목표는 높을수록 묘미가 있어.

난 기필코 목표를 이룰 거야. 꼴깍!

너무 익숙한 문장이지만 독자인 나의 뼈를 때린다. 솔직한 고백이지만 시작도 해보지 않은 채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했던 것들이 허다했다. 실패도 성장해가는 과정인데 그 쉽고 정직한 법칙을 내 스스로 무시했던 것이다. 넘어지고 다치고 깨져도 이제 좀 더 높은 것의 목표에 묘미를 체득하는 삶이고 싶다. 늦지 않았음을...... 지금이 가장 빠른 시기란 걸 새삼 깨닫게 된다.

'너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해봤어?

어서 당장 고백해! 당당!

그래야만 진짜 사랑이 시작되는 거야.'



가끔 일에 지치거나, 타인에게 사랑을 전념하는 경우 나를 사랑하는 것을 뒷전에 두는 경우가 많다. 가장 쉬울 것 같으면서도 자신을 바로 보고 사랑하며 아끼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혼자일 때는 자신에 투자하고 사랑하는 시간이 많을 수 있으나 공동체가 형성되면 자기 사랑이란 단어가 어색해진다. 그런 경우일수록 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원하던 것을 가져보고, 스스로를 위한 여유를 누리는 자기만의 자기 자랑법을 찾아보자. 작가가 말한 것처럼 나에게 사랑을 고백해 보는 건 어떨까? 쑥스럽다는 생각도 버리고 직접 도전하는 것이다. **아 사랑한다.

가족과 식사하는 소중함을 기억하고 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만큼 가족들이 저녁 시간에 한 식탁에 모여 식사하는 시간이 어려우면서도 중요함을 인식하는데 자주 그런 자리를 마련하지 못하는 가정이 대다수이다. 이 시간이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작가는 고양이를 통해 말한다. 잡담보다 서로의 근황을 묻고 서로 더 많이 사랑하고 챙겨주는 가족 간의 저녁 시간이 많았으면 한다. 우리에게 서로를 칭찬할 시간과 좋은 점을 쏟아낼 시간은 지나치게 짧다고 한다. 가족 식사 시간을 활용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 꼭 나누었으면 한다.



고양이의 모습에서 바라보는 세상. 해야 할 말들을 잊고 살고 사랑해야 할 많은 것들-나를 비롯해-을 져버리고 산 건 아닌가 생각한다. 아기자기한 그림과 무릎을 탁 칠듯한 문장들에 머리가 트이고 마음의 정서가 넓어지는 기분의 책 읽기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힘들다, 힘들다 하는 우리에게 전하는 인생 고수 고양이가 전하는 행복의 비법과 꼭 만나보길 기대한다.

*출판사 지원을 받아 개인적 의견을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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