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모두 함께라서 좋아 - 2022 우수환경도서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1
해나 샐리어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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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떼, 패거리 등등 모두 모두를 지칭하는 말이 많은데요, 왠지 더 이 책을 읽고 나니 '하나'라는 단어까지 소환해 외쳐보고 싶더군요. 요즘 세계 평화를 외치지만 한 곳에서 타국을 침범해 평화를 파괴하는 일부 지도자들도 눈에 뜨이기 때문이죠. <모두 모두 함께라서 좋아>라는 작품은 이런 의미에서 많은 전 세계 독자들, 어른이고 아이 할 것 없이 읽어보았으면 하는 그림 동화입니다.


딱 박히는 단어, 그리고 마치 전시회에서 혹은 책에서 동물도감을 보는 것 같은 실사 같은 무리와 떼, 그림이 현실감 있고 생동감 넘치게 다가와 그림 자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간혹 책을 함께 보는 아이들은 그림이 너무 사실적인지 무섭다며 잠시 거리를 두는 해프닝도 있었죠. 다수를 뜻하는 단어도 설명해 주고 우리가 함께 하는 지구라는 공동체에 대한 소중함도 상기시켜 줄 수 있을 작품이지요.


특히 저희 아이들은 돌고래를 좋아하고 파란색을 상당히 좋아하는데요. 마치 바닷속 혹은 수족관에서 보아왔던 어류를 실제 보는 것처럼 눈을 더욱 번쩍 뜨고 그림 감상을 하더라고요. 이 책 전반부는 그림과 짧은 단어 몇 자만 적혀있어 아이들과 다양한 의견 교류 공간이 가능합니다. 책 페이지를 빨리 넘기기보다 천천히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며 하나 됨의 소중함, 함께 공존하고 평화를 나누며 사랑하고 믿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중요성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이것이 함께 그림책 보기의 최대 장정 아닐까요?


우리 인간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박쥐? 그들에게도 서로 주고받는 무언가가 있었다는 걸 처음 느꼈습니다. 서로 간의 유대감 형성을 위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죠. 그저 시끄러운 소리가 재잘거림이 아니라 먹잇감을 알려주는 음파 신호이기도 하고 충돌 방지를 위한 응급 상황 대처법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우리 인간이 서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것처럼 박쥐 무리 또한 그들만의 음파 신호로 서로의 안전을 지키며 공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고기와 개구리도 각자 생존방식으로 살아갑니다. 금빛 안장 염소고기는 무리를 지어 주로 다니고요, 산호초를 지나갈 때는 한 팀으로서 빠르게 이동한다고 하네요. 함께! 사냥하는 거야, 그것이 팀이자 무리의 장점이죠. 개구리 또한 한 겨울을 보내고 사랑 노래를 부른다고 알려졌네요. 새롭게 짝짓기를 시작하고 서로 간의 돈독한 정을 나누기도 하는 그들만의 소통 방식인 것이죠. 사실 개구리 우는소리, 귀뚜라미 소리가 나면 우리 인간도 계절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이처럼 각자의 방법과 형태로 함께 하는 무리, 종족, 떼, 그래서 함께하면 좋은 것이 맞네요,


혼자이고 외롭다고 느낄 때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보세요.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도 우리 주변엔 반려묘, 반려견, 그 외에 많은 동식물들이 함께 할 수 있답니다. 아래 사진을 보아도 함께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을 수 있으시겠죠? 가족들이 함께 광장에서 나들이를 하거나 친구들끼리 보드를 타거나, 사진을 찍고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여유.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지구의 모든 인류가 함께 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이고, 그래야만 하는 의무라는 생각도 합니다.



 

모두 모두 함께라서 좋은 세상, 인간과 동물, 식물 등 모두가 공존하며, 서로 다투지 않고 시기 질투가 덜하는 지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두 모두 함께라서 좋아> 이 책을 저 멀리 위쪽에 위치한 평화를 위협하는 분들께 선물로 전하고 싶은 마음이네요. 너무 센 발언의 이야기라도 우리 인류, 국가는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살아가야 하는 친구란 것을 강조하기 위한 바람이랍니다.

*출판사 지원을 받아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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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누구니 - 젓가락의 문화유전자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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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바다, 항상 그의 작품과 만나면 심장이 뛴다. 그래서 너 누구니가 기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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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3
메리 셸리 지음, 김나연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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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중의 고정 프랑켄슈타인 앤의 서재 표지부터 색다른 의미, 꼭 읽어봐야 할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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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트럭 이야기 I LOVE 그림책
재럿 펌프리.제롬 펌프리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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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트럭이 있었나봐요. 왠지 자동차, 늙은 트럭에겐 더욱 정감이 가는 건 왜일까요? 자동차는 우리 사람들에게 기계 이상의 가족과 같은 느낌이 들어서인 것 같아요. 저희집 차도 아이들이 지어준 이름으로 쌩쌩 달리고 있는 것 처럼 말이죠. 이제 오래된 트럭의 이야기, 꿈과 열정, 노고가 담긴 우리 친구 트럭 이야기를 펼쳐 봅니다.




 

주인과 열심히 일한 트럭은 주인의 정성스런 정비를 받고 곤히 잠들 채비를 합니다. 뜨거웠던 우리 사람의 심장처럼 트런 또한 달궈진 엔진을 식혀가며 하루를 정리하는 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를 우리 사람의 인생, 하루 하루에 비교해도 달라보이지 않을 것 같아요. 우리들이 열심히 일하고 학교를 다니며 공부도 하는 것처럼 우리 트럭도 주인과 함께 열심히 달리고 나르고 하다보면 엔진이란 심장에 불이 붙을 것 처럼 뜨거워지죠. 그 열정이 다하는 날까지 가족처럼 함께 살아가는 것이죠. 저는 그래서 자동차이든 반려견이든, 반려묘이든 모두가 살아 있는 동안은 친구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이 동화도 그런 의미를 충분히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이와 차 이야기를 할 때 더욱 미소가 강해진답니다. 우리 트럭 혹은 자동차의 엔진도 강할 수록 더 빠르고 힘차게 달리는 것처럼 말이죠. 자 그럼 오래된 트럭은 어떤 꿈을 꿀까요?




어, 그러고보니 우리와 같지 않나요? 하늘을 날고 바다를 달릴 수 있도록 비행기와 배를 만든 것처럼 트럭도 하늘을 나는 꿈을 꿉니다. 만화나 영화 속에서 우린 자동차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로 뜨는 것을 흔히 보아왔죠. 다양한 것을 해볼 수 있는 꿈이 마치 사람과도 흡사해보여요. 우리 사람의 마음과도 같은 꿈을 꾸는 것이 트럭이 바라는 미래가 아닐까요? 다양한 상상과 꿈이 현실을 만드는 시작이니까요.




맞아요. 트럭이 우주 위 달이나 화성을 달리는 것을 상상할 수 있죠. 이미 로봇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이 원격조정하는 트럭 혹은 자동차가 차디잔 화성, 달을 누비고 있으니까요. 트럭의 꿈은 이미 현실이 되었으며 나이가 들어가는 트럭은 이런 모습에 흐뭇해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트럭은 아마 단잠을 자며 꿀같은 꿈을 머금고 미소 짓고 있을거에요.




사람들도 그렇지만 트럭은 일하면서 더욱 낡아갑니다. 세월의 무게는 누구도 감당할 수 없죠. 사람도 아이를 지나 성인이 되고 노인이 되면서 늙어갑니다. 거침없었던 힘도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쌩쌩 거리를 누비고, 농부를 돕던 트럭도 어느덧 늙은 할아버지 자동차가 되어가네요. 하지만 농부와 소녀는 끝까지 이 트럭을 고치고 다독이며 마치 친구이자 가족처럼 끝까지 함께 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미 트럭과 농부, 소녀는 한 가족이니까요.




오래된 트럭처럼 농부도 밤늦게까지 일합니다. 낡은 엔진을 확인하고 부품을 교환하며 트럭에 더 오래 생명력을 불어 넣으려는 노력. 마치 우리가 가족을 사랑으로 보듬고 살피는 것처럼 농부는 가족 일부인 트럭을 위해 정성을 다 바칩니다. 트럭에게도 이러니 사람 사이의 관계는 그 이상이면 이상이지 이하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교훈도 얻게 됩니다. 자동차가 의인화되어 친구처럼 느껴지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트럭은 어떻게 되었을까? 농부를 비롯해 어느새 트럭처럼 세월이 흘러 자랐을 소녀와 함께 행복하게 계속 살아가겠지? 이런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눠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느덧 농부의 딸, 소녀도 자라나 지치고 피곤해도 늙어가는 트럭을 위해 밤새 수리하고 아픈 곳을 치유하는 의사처럼 트럭과 한 몸이 되어 밤을 지새웁니다. 트럭은 마치 내일 또 다시 멋지게 달리는 꿈을 꾸고 있겠죠. 농부도 지친 몸이지만 내일은 다시 멀쩡해질 자신의 가족인 트럭을 상상하며 땀을 많이 흘리고 있지만 열심히 트럭을 보살핍니다. 달이 저 멀리서 트럭과 농부를 밝게 비춰주고 있네요. 우리 아주 오래된 트럭은 오늘 하루도 노곤함을 내려 놓고 휴식을 취합니다.





날이 밝았네요. 소녀의 모습도 한층 밝아 보여요. 빨간 트럭에 가득 담긴 꽃들과 함께 왠지 트럭으 모습도 더 화사해진 건 바람일까요? 낡고 늙었지만 보살핌으로 더 튼튼해진 오래된 트럭은 오늘도 주인인 농부와 함께 열정으로 달랍니다. 우리 모두도 힘들고 지치고, 나이 먹고, 살아가는 것이 어렵더라도 주변의 친구, 가족의 도움과 격려로 다시 멋지게 일어서는 의지와 용기를 키워나가는 것은 어떨까요? 농부의 친구 트럭도 그렇게 오늘 또 힘차게 열정을 다해 자신의 엔진, 심장을 불태울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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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간병인
오윤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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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도우미이자 나이 든 판사의 집사 노릇을 하던 명순은, 사실 간병인 면접을 본 은수를 그리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나이 든 판사는 은수가 '누군가'와 닮았다는 이우로 그녀의 간병인 채용을 허락한다. 은수는 이미 그에게 자신의 모습을 들킨 것인지 의심을 하지만 그저 치매 노인의 증상 정도로만 여기며, 간병인의 일을 시작하게 된다.

불편한 동거, 은수와 노인 사이에 담긴 사연은 자세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저 그들 사이에 감도는 냉랭함이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에 물음표, 궁금증을 가득하게 할 뿐이다. 진정한 간병인 역할을 위해 은수는 노인의 집에 들어오게 된 것인지? 무언가 복수 혹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그를 찾게 된 것인지? 의문 부호는 책을 읽으며 증폭되어가지만 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답 또한 작가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숙제일 수도 있다.



"정말로, 간병을 하러 왔나?"

간혹 은수를 연수로 부르는 전직 판사 노인. 그는 그녀와의 관계를 희미하게 기억하는 것일까? 파킨슨병을 앓고 있지만 그에 더해 치매까지 겹친 상황은 아닐지 은수는 생각한다. 미묘하면서 불편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벌어지지만 주인공 간병인 은수는 노인의 행동과 말 등을 살피며 자신이 이곳에 오게 된 목적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어느 날 문득 노인의 지인이 찾아온다. 말쑥하고 지적인 이미지의 중년 남자는 은수의 출현에 담담하게 대응하지만 어느새 우울증에 빠진 노인과의 대화에서는 흥분을 자제하지 못하고 큰 목소리를 내고 만다. 두 남자 간에 어떠한 은밀한 거래가 있는 것인지, 은수도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만 그녀의 반응을 느낀 두 남자는 조용히 모종의 계획을 마무리하고 남자의 방문을 명순에겐 없던 것으로 해달라고 신신당부한다. 그녀들이 알지 못하는 은밀한 거래, 혹은 동료 선후배 법조인의 우연한 만남인지 또 다른 알 수 없는 의문 부호가 나타나 이야기의 흐름을 더 복잡스럽게 한다. 연주로 자신을 숨긴 은수, 그리고 그녀를 이곳으로 보낸 정우, 노인의 오래된 가사도우미 명순, 낯선 남자의 등장까지 알 수 없는 연결고리 자체가 소설의 제목 《수상한 간병인》처럼 수상스럽게 흘러만 간다. 그리고 잊고 있던 2층 빈방의 정체에 의문을 품고 있던 은수는 천천히 그 방의 비밀을 탐험하듯 그 안에서 아이돌 가수의 포스터, 노인이 종종 자신의 이름을 '연수'라 불렀던 의문을 확인하게 된다. 연수와 은수, 다른 듯 닮았다고 여기는 노인의 말속에서 연수의 실체가 등장하는데 과연 그 방의 주인이었던 연수는 어떤 이유로 이 방을 남겨둔 채 홀연히 사라진 것일까? 그녀가 남긴 일기장의 내용과 노인과의 알 수 없는 관계만이 단서일 뿐이다.



은수와 함께 희망 보육원을 출소한 정우 또한 자립 정착이라는 명목의 바깥세상으로의 탈출은 두려움 반, 희망 반이 엇갈린 상황이었다. 보육원 시절 방황도 해보고 반항도 해보았지만 그것은 그저 답답한 규칙 안에서의 몸부림이었을 수도 있다. 그를 아낀다던 보육원 선배 재혁을 만나 인생의 조언을 들으며 휴대폰 선물과 새로 일하게 될 택배 아르바이트의 중고 오토바이 구입까지 도움을 받는다. 자립 후 모든 일이 술술 풀릴 것만 같았던 정우의 일상은,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경고하는 일이 벌어진다 친절한 선배로만 믿었던 재혁의 사기로 인해 보육원 출소 후 받았던 자립 정착금마저 뜯기게 되고 일자리마저 쉽게 구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른다. 이때 마침 일이 더 꼬이려는 건지 구사일생의 기회가 찾아온 것인지 모를 만남이 이뤄진다. 보육원 시절 한창 반항이 극에 이르던 시절 만났던 불량기 넘치던 친구 준현의 만남이 그것이다. 이 시작이 정우에겐 마치 빨간 신호등의 시작을 알리는 녹색에 가려진 희미한 주홍색 빛깔이었음을 예상이나 했을까? 그리고 보육원 친구 사이였던 은수와 정우의 관계도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다. 인생이란 얽히고 섥킬 수밖에 없는 면면이 겹겹이 쌓인 세상이다. 정우의 능력이 범죄의 도구 혹은 위장술로 사용되기도 하고, 이 위장술을 이용해 알 수 없는 수수께끼를 해결하고자 하는 은수의 은밀한 계획들이 이야기 속에 중첩돼 있는 듯이 흘러간다.



서연주, 그녀 또한 희망 보육원의 실존 인물이었다. 한 번의 파양과 보육원 재입소가 그녀의 아픔을 배가 시켰다. 죽어라 공부했다. 그리고 장학생이 되었으며 아르바이트와 과외로 청춘을 불살랐다. 이 상황에서 한 여자 노인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충격이었다. 친모의 엄마이자 자신의 외할머니였던 것이다. 그 어떠한 자초지종도 20년간 따로 살아온 연주의 마음을 붙잡을 수 없었다. 노인에 이어 보육원 동기 은수의 등장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복수'를 위해 연주의 신분증을 도용해도 되냐는 질문에 그저 그러라고 했다. 자신의 고집스러운 성격으로 후회했던 순간이 떠올라서인지 그녀 또한 은수의 '복수'에 반은 동참하게 된 것이다. 정우와 연주, 은수는 그렇게 판사 출신의 한 노인에 대한 알 수 없는 이유의 '복수' 한복판에 서게 된다.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나름 모종의 계획을 세우던 판사 출신의 노인도 고관절 수술이란 불상사를 겪으며 은수에 대한 실체를 파악하게 된다. 전직 판사 특유의 직감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어느 날 해외에서 온 편지가 그의 계획을 더욱 굳건히 하는 확신으로 변하게 된다. 그의 집을 조용히 찾아온 낯선 중년 남성과의 만남도 이 편지와 연관성이 있었다.



노인은 자신이 만난 중년 남성이자 변호사인 대학 후배에게 은수의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의 과거력까지 정확히 파악하게 된다.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자신을 간병한 은수에게 또 다른 모종의 거래를 제안하려고 한다. 《수상한 간병인》에서 여러 인물들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되고, 각각의 성장 배경 혹은 과거와 현재 동안 잠재 돼 있던 사건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에 대한 대략적 추리도 서서히 가능해진다. 여러 인물들의 등장과 연관은 어찌 보면 결과에 다다를수록 드러내게 될 복선을 교묘히 감추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 또한 담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과연 노인은 이미 정체가 파악된 전혀 수상하지 않은 어린 간병인 연주, 아니 은수에게 어떠한 제안으로 절체절명의 상황을 극복하고 종결하려는 것일까? 그것은 독자들의 상상, 작품의 긴장감을 위한 수단으로 남겨 둔다. 《수상한 간병인》은 한 인물, 인물 모두 수수께끼 같은 과거를 지닌 수상함을 가득 지니고 살아가는 것처럼 그려진다. 이것이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독자들의 감정을 불 지피우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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