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기로 무얼 할까? 똑똑 모두누리 그림책
아이린 딕슨 지음 / 사파리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막대기를 든 꼬마와 멍멍이의 여정과도 같습니다. 어딘가 막대기에 의지해 멍멍이와
길을 떠나는 모습이 기대감 100배입니다


막대기를 찾기 위해 멍멍이와 교감하는 소년. 그래서 그 둘은 자연을 통해 교감하며 길에
떨어져 있는 막대기를 들고 길을 떠납니다.
그 쓸모는 끝이 없는 것처럼, 땅을 짚어 걸어보기도 하고, 창던지기 선수처럼 멀리 던져 멍멍이에게 막대기를 가져 오게 하기도 합니다.


뭔가 균형을 잡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하고... 책을 읽으며 자녀와 끊임없이 교감하고 질문하며 답할 수 있는 교육 만점의 도서같아요. 그림도 크고, 글이 적은 것이 이 책의 장점이며
대화를 하며 이야기책을 넘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막대기를 이용해 그림도 그려보고, 아이에게 넌 뭘 그려보고 싶니? 물으니까,
남자 아이라 단연 ˝자동차˝라고 하네요^^

만약에 막대기 혹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물에 빠트렸을 때...... 이러한 상황도 교감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빠가 구해주세요˝
당돌한 우리 아이^^ 그렇게 이야기가 묻어나는 동화 읽기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함께 듣던 밤 - 너의 이야기에 기대어 잠들다
허윤희 지음 / 놀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다보니 ‘상호 교감‘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10여년 이상 CBS라디오 음악DJ로 활약하고 있는 전문 방송인 허윤희. 잊혀져 버릴 수 있었던 독자들의 글에 숨을 불어 넣어, 공감백배의 작품으로 세상에 선보였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밤을 지켜주는 음악 DJ허윤희 . 이젠 책을 통해 독자와 저자로 만난다니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우리 시대의 젊은 멘토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연에 담긴 내용을 잔잔한 음색의 정감 어린
말투로 전달해주는 DJ 허윤희의 힘. 누구나 꿈꿔 볼 직업 중 하나인 DJ. 그러나 일과 꿈의 경계선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은 누구나 있는 법, 저자인 허윤희 또한 ‘라디오라 자신을 감출 수 있었다고 여겼지만 그것이 착각이었다.‘ 고 깨닫는 순간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신비주의가 강할 수록 나를 더 확실하게 세상에 알리게 되는 반전의 힘이 생기는 것이 아닐지......

아버지의 모습에서 나를 찾을 수 있는 것이 핏줄이라고 부른다. 아버지의 사연이 닮긴 독자의 사연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아버지를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갖는다. 작은 부품 회사를 운영하셨다는 아버지의 추억같은 이야기, 그리고 결혼을 앞둔 저자에게 아버지는 ˝그동안 여유 있게 누리지 못하게 해서 미안하다.˝ 라고 아프지만 따스한 표현을 건넨다. 이런 아버지의 진심어린 말 속에 딸도, 독자도 무뚝뚝해서 표현이 서툰 아버지의 마음이 실은 바다보다 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수많은 사연 중에 택배 기사님께 전하는 차 한잔의 마음이 기억에 남는다. 부모님보다 더 자주 뵌다는 택배 기사님의 얼굴. 므훗 웃음이 나면서도 최근 지속적으로 책을 전달해주시는 택배 기사님들의 애환과 더불어 감사하는 마음이 쓰나미처럼 밀려 오는 순간이었다. 모든 기사님들께 커피 한 잔, 차 한 잔 전해줄 형편은 안되지만, 말 한마디라도 ‘감사합니다.‘ ‘춥고 더운날 수고 많으십니다.‘라는 멘트 하나라도 남기는 에티켓, 독자의 작고 소중한 사연 속에 내 마음까지 전해본다.
이러한 잔잔한 이야기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는 책과 소통하고 차분한 음악이 흐르는 DJ의 방송에 집중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허윤희 DJ겸 작가의 작품과 방송이 하나로 연결 된 일곱 빛깔 무지개의 조합과도 같다는 생각을 한다.

혼밥, 혼술, 혼행 등이 유행이긴 하다. 개인주의가 만연해짐에 따라 나타나는 당연한 상황임에도 왜 그들은 집이 아닌 공공의 공간에서 홀로족이 되는가?에 의문을 던지는 작가. 어찌보면 혼자만의 외로움을 타인과 공감하고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닌 공간에 몰려들어 외로움을 회피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어차피 혼자 살 수 없다. 그리고 홀로족이란 건 또 일시적 유행이자 형식적인 인간 관계를 거부하는 인류의 퍼포먼스일 수도 있다. 지금을 잠시 보내다보면 다시 그리움이 쌓여 외로움을 탈피하고픈 인간의 나약한 본성이 스스로를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를 잊고 다시 미래의 희망을 자극해 새로운 내일을 꿈꾸라고 조언을 전한다.

책을 읽고 있지만 한 편의 뮤직 라이프를 듣고 있는 기분이었다. 저자의 음성과 잔잔히 깔리는 BGM. 거기에 수다 떨듯이 자신의 사연들을 퐁당퐁당 던져대는 독자들의 숨결. 책을 통해 치유하고 상상 속의 음악과 독자들의 사연에 공감할 수 있는 책읽기. 우리가 깊은 밤 함께 사색하며 자신을 정리하고, 하루를 마무리함으로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이 지닌 매력이며
편안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여유이다.
이 책이 그러한 의미로 많은 독자들 청취자들과 공감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 엄마의 태교법 - '기질 바른' 아이를 낳기 위한 500년의 역사
정해은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에서 태교의 전통은 연원이 길다. 이미 신라시대 유명한 여러 선사의 비문에 태교의 기록이 나타난다.’

 

제목에서 묻어나는 육아의 기본기를 익히는 방법이 태교에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태교에 대해 궁금해하고 고민하게 되는 시기가 임신 초기 순간이 아닐까?

그리고 그 시기는 출산 때까지 이어지며 배 속의 아이를 애지중지하며 각종 태교에 도움이 되는 방법의 시도한다. 현대 사회에서 부부들이 아이를 가졌을 때 시행하는 태교법과 오랜 시간 전통을 고수하며 발전해 왔을 조선시대 엄마들의 태교법을 비교, 군세해 보는 것도 재밌는 방법이자,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될 것이다. 아이를 낳아본 독자는 추억을 더듬고, 아이를 갖게 될 부부 독자에겐 그 방법을 미리 예측하고 공부해보는 뜻깊은 독서의 시간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사주당이 62세 때 쓴 <태교신기>라는 태교의 교본이라 할 수 있는 작품에 흥미를 갖고 영감을 얻어 태교에 대한 관심과 이 책의 집필을 시작했다. 태교라는 문제를 여성주의 시각에서 살펴볼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의 태교는 분명 현재와는 다르다. 뱃속 아기의 안전과 생명존중을 과거에 중요하게 여겼다면, 현재는 태교 자체가 태어나서 시작 될 교육의 목적에 부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자체로 약간은 씁쓸한 심정의 태교법이 주를 이루지 않나 생각해본다. 어떻게 태교를 하면, 태어나기전부터 아이의 머리, 두뇌가 좋아지고, 똑똑하게 자랄 수 있느냐의 고민, 다른 아이보다 내 아이가 더 돋보이기 위한 태교법 등, 아이의 숫자는 줄어들고 그 아이에게 혼신할 수 밖에 없는 이기적인 부모의 마음만 가득한 태교법이 성행하고 있지 않나 씁쓸함을 금치 않을 수 없다.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이보다는 기질이 좋은 아이를 위한 태교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조선시대에도 자녀의 출산은 꼭 필요한 중요한 자산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 이유가 농업사회의 인력창출을 위한 필요성이건, 전쟁을 대비한 방책이건 출산을 장려하고 소중히 여기는 하나의 미덕이었던 것 같다. 이때 주목할 점은 바로 남존여비 사상이 아닐까? 지금이야 딸을 더 원하고, 행여나 아들 형제들로만 가득 채워질까 고민하한다. 그렇지만 조선시대는 그렇게도 장손의 귀함을 여기고 가문의 대를 위해 아들을 선호하였으니, 태교 또한 아들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이뤄지지 않았을까? 이러저러한 궁금증이 생기는 조선시대의 엄마들의 태교법이 책의 전반부에 담겨 있다.

 

아들을 선호했던 조선시대. 그 의도는 알겠지만 지나칠정도로 유교 사상이 인간의 생명과 탄생이란 상황의 존중을 회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향약집성방>이라든지 허준의 <언해태산집요>, <부인대전양방>등에는 태어나기전 딸이었던 아이를 아들로 바꿀 수 있는 법, 약이나 음식을 통해 아들을 나을 수 있는 법, 임산부의 몸이나 동작을 보고 아들인지, 딸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들, 여성스러움이 그 관건일 수도 있다는 확증되지 않은 소문들이 부지기수셨다. 이런 부분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 대개의 부류들이 지나치리만큼 편중 된 남아선호사상과 함께 믿고 따라야 할 각종 의학서나 자료들까지 올곧지 못한 편협함으로 당시의 전통을 고수하는데, 일조했음에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본격적 태교는 그럼 언제 시작되었나. 이는 중국 주나라로 거슬러 올라가며 한반도에 정착하기로는 9세기말 신라 선승의 일대기를 기록해놓은 탑비에 등장한데서부터 시작이라 여기고 있다.

 

이 외의 '태교'라는 단어의 직접적 표현은 충북에있는 '제천 월광사지 윈랑선사탑비'를 꼽을 수 있다고 전한다. 아이를 잉태한 날부터 예절을 지기고 조심스러움을 유지하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태교 초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 같다. 그 이후 고려 시대의 태교는 왕실을 중심으로 올바른 군주를 키워내기 위한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물론 불교 국가답게 불심을 중심으로 불경을 외우거나,독송하면서 신앙 안에서의 태교 활동을 해왔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 당시에도 교육적 목적이 중시 된 태교를 강조했던 학자가 있었으니 '목은 이색'이라는 학자이자 정치가였다. 그는 <목은시고>의 시에서 마냥 뛰어놀게한 손자에 대한 한탄을 노래하고 있다. 아이의 바름을 만드는 것이 태교이며, 그 중요성을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례를 투영시켜 태교의 중요서을 더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조선시대로 이어지는 태교에 대한 생각은 기질 혹은 성품과도 연관이 있다. 아이의 기질이나 인품 또한 태교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오히려, 부모가 가진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정의내리는 경우도 있다. 부모의 올바른 태교, 현재도 마찬가지이지만 바른 성품과 기질을 바탕으로 태어나게 될 아이를 돌보고 아낀다면 책에서 언급하듯 '하늘과 땅의 좋은 기운'을 기다리며 좋은 성품의 아이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또한 불교에서 바라보는 태교, 불교는 윤회사상을 기본으로하는 돌고 도는 삶의 지속성을 강조하므로 전생에 지은 업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해 환생한다고 한다. 태아 또한 이와 같은 시각이며 부모와 아이의 인연도 불교식 용어로 '중유'가 존재해야 임신을 통해 아이가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배 속의 상태에 따라 임산부인 어머니의 마음과 행동이 달라진다니 이마저도 임신과 잉태를 통해 아이와 어머니 모두 해탈을 누릴 수 있다는 불교식 해석이 내포 된 건이 아닐지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이외 소혜왕후가 지은 <내훈>, 류중림의 <증보산림경제>, <태산여록>, 이 책의 동기부여가 된 이사주당의 <태교신기>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엄마들이 잊지 말아야할 임신 중 마음가짐과 자세, 피해야 할 음식 등 무엇보다 태어날 태아를 위한 안전함과 평온함이 바탕이 되었을 조선시대의 전통이 담겨진 태교의 역사를 작게나마 경험할 수 있는 독서였다. 태교란 이 책의 포인트가 되는 생명 존중의 실천, 모성의 보호가 기본이 된 바른 기질의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는데 목적이 있을 것이다. 과거와 현재 자라온 역사와 시대상에 따라 태교의 차이는 있겠지만, 생명의 고귀함, 그리고 안전이란 기본 맥락은 동일하다는 것을 깊이 있게 새기는 독서가 되며 이 작품이 태교를 준비중인 부부 및 가족에게 모범이 되는 작품이 되길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 트랜스휴머니즘
엘로이즈 쇼슈아 지음, 이명은 옮김 / 그림씨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해문집/엘로이즈 쇼슈아/과학/만화

 

절단의 역사로 거슬러 가다. 섬뜩하다. 그러나 의미는 깊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왼팔을 절단하게 된 주인공.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되어 그림에서 튀어나온 '앙브와루즈 파레'의 설명으로 절단의 역사를 알게 되는 주인공.

  

  

그는 왼손을 절단, 봉합 후 두 손을 쓰던 때와 한 손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고통과 괴리를 느낀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안심이 되는 것처럼 앙브와루즈 파레의 등장과 설명으로 주인공은 환상통(팔이 없는 상태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을 극복해간다. 모든 혈관과 신체 조직은 뇌신경 세포와 연결되어 명령에 의해 조작되고 실행되는 신체의 신비, 이것이 글로서만 설명되었다면 많이 딱딱한 논문이 되었을 텐데 그림과 설명, 주석 등이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과학에도 쉽게 접근 가능한 그림씨 책의 포인트인 것 같았다.

    

보철구의 보급도 사지가 일부 절단된 사람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온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경우 보철 예산을 확보하여 상이용사들의 복지에 힘을 쓰게 되었다 하니 그 기술의 발전은 미적 영역을 뛰어넘어 기능성 측면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좀 더 사실적인 신체 구조의 일부로서, 몸이 아프게 된 사람들을 위한 자존감 향상을 위해서도 복지 측면의 기술 발전은 각종 스포츠 대회에 출전하는 운동선수들에게도 큰 위안과 기대를 품어준다니 기술의 발전이 그 쥐 인간을 퇴보시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아가는 방법도 될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트랜스휴머니즘.' 앙브와루즈 파레와 주인공은 우주여행을 하며 트랜스 휴머니즘에 대한 명과 암, 발전 방향성과 미래에 대한 예상을 중심으로 생각을 공유해나간다. 하지만 결론은 아직까지 모른다는 것. 인간이 행복하고 윤택하며 평화로운 삶을 위해 '트랜스 휴머니즘'이 존재하는 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생명의 연장과 수명 또한 길어지고 있는 요즘 그 문제에 대한 담론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으며 옹호론자와 비판론자 사이에서도 자신들의 논리를 정당화시키는 방편으로 연구를 거듭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실은 그 결론을 모는다는 게 정답이며, 우리들이 시간을 두고 나아가는 것이 그 결론이라는 길에 도달하는 방법이라 여겨진다.

   

 

 

일상으로 돌아온 주인공. 팔은 사고로 절단되어 의수를 끼고 있지만, 어느새 익숙해졌다. 그리고 그의 삶은 그렇게 계속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반복된다. 그것이 삶이고 어쩌면 그저 시간의 흐름대로 인간의 삶을 자연스레, 자유롭게 더 고귀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림이라 가법지만 안에 담긴 뜻은 심오한 만화 '트랜스 휴머니즘', 오랜만에 그림과 글로 느끼는 깊이 있는 만화 읽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3시 30분 1면이 바뀐다 - 조선일보 편집자의 현장 기록
주영훈 지음 / 가디언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디언출판사/주영훈/교양

이 책은 편집국에서 10여년 이상 근무한 조선일보 편집기자의 현장 기록이다. 신문사의 이름 유무를 따지지 않고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한 언론인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 나간다면 책 읽는 재미는 단연 돋보이지 않을까? 그것이 이 작품이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며, 종이 신문의 위력이 사그라졌다지만 그 향수만은 던져버릴 수 없는 자석과도 같은 끌림을 주는 작품이이다.

이야기의 흐름이 처음부터 급박하다. 북의 ICBM탄도 미사일 발사가 맞는지 아닌지의
여부에 따라 기사 1면이 달라지는 종이 신문.
윤전기가 돌아가는 시작 상태, 그 찰나에 터지는 사건, 사고에 따라 윤전기를 멈추느냐 계속
추진하느냐의 차이에 발생한다. 그리고 1면 기사의 방향과 결과까지 좌지우지 되는 것이 종이 신문이란 매체의 매력이기도 하다. 이는 인터넷 매체와는 다른 스릴이랄까? 일간 종이 신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의 판단능력이다.그것이 기자의 힘이자, 편집자의 힘이란 걸 느낀다.

조선일보에 몸 담고 있는 편집자인 저자이기에 ‘우병우의 팔짱 사진‘을 놓칠 수가 없다. 저자는 사진기자의 그 단독 사진을 보고 단번에 ˝1면 톱기사로 적격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고 쓰고 있다. 이 사진이 당시 크게 회자 된 뉴스를 들었기에 당시 편집자가 언론인으로서 느낀 희열이 어떠했을지, 상상하지 않아도 확연히 다가오는 건 사진 한장의 강렬함이 얼마나 큰지 독자인 나를 비롯해 수많은 대중이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신문 편집자이자 언론인이라면 ‘오보‘라는 두려움도 빼놓을 수 없는 공포의 대상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살해 된 김정남의 사건을 비롯, 아버지의 시신을 찾고자 말레이시아로 왔다는 아들 김한솔의 입국설 등, 이것이 사실인지 카더라 통신인지에 따라 언론의 공신력이 좌지우지된다고 저자는 덧붙이고 있다. 이처럼 언론의 힘이란 베일에 쌓인 양면성을 지니고 있음과 동시에 언론인으로서 짊어지고 갈 수 밖에 없는 짐이며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분야의 사람들이 겪어야하는 무게라는 걸이 작품을 통해 실감하게된다.

편집도 언어의 예술이다. 아재 개그식 제목 뽑기도 트랜드가 있으며, 당시의 유행어가 기사의 제목으로 대표되는 경우도 소개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의 결과는 적절함이 관건이며 과하기만해도 독자들의 쓴소리라는 일침을 받으리란 예견을 해본다.
또한 결정적 장면에서 뽑아내는 기사의 헤드라인! ‘최순실 국정농단‘ 당시 불을 뿜던 이용주 의원과 조윤선 전 장관과의 물고 물리는 설전 속에서도 미세한 차이를 두고 뽑아 낼 수 있었던 헤드라인의 결과물도 있었다. 이를 캐치해내는 기자의 눈은 사람마다 능력차가 있겠지만, 그것을 간파해 내어 특종을 완성하는 것도 언론인, 회은 편집자의 역랑이 요구되는 자리임을 알 수 있다.

메인 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 제목을 뽑아내는 능력도 분초의 싸움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의 경기는 뻔한 결과를 순간에 뒤집어버린 보기 드문 마무리였다. 그래서 좀 더 센세이셔널한 메인이 독자들의 시선을 자극하므로 그러한 제목을 정하기 위해 편집자들은 더 많은 고민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나온 타이틀이 ‘정말 이겼습니까?‘라고 저자는 전하고 있다. 각자의 생각에 따라 제목을 바라보는 차이는 다르겠지만, 기적같은 일이므로 볼 한 번 꼬집어 보는 심정으로 이것이 실화인지, 아닌지 재차 묻는 꿈 같은 일이기에 이러한 제목이 나온게 아닌지 추측해본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지면을 바꾼다.‘

2002 월드컵 프랑스가 약체 세네갈세게 충격의 패배를 당하고 그 날 기사 헤드라인이 ‘악몽‘이란 두 글자로 팬들의 감정과 대표팀의 상황을 대변한다. 또한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메달 관련 기사 중 승리하기 힘들던 7번 레인에서의 스타트가 기적의 메달을 획득했다는 소식이다. 이때 기사 타이틀이 ‘7번 레인의 기적‘ 이었으며이처럼 확실한 키워드를 통해 독자를 끌어들이는 마법같은 효과를 던져준다는 예를 설명하고 있다.

이 외에 다양한 신문 편집의 에피소드들, 시대에 따른 활자 크기의 변화와 날씨에 따라서도 제목이 바뀌거나 편집의 방향성이 달라지는 편집국의 에피소드와 신문이 편집되는 과정에 있어 알지 못했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저자의 설명이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신선하면서도 흥미롭다. 기자로서 윤전기를 대하는 태도와 마음, 데드라인을 놓고 사투하는 모습은 거의 전쟁을 방불케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열렬한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가정에서 혹은 직장에서 따끈하게 데워진 휘발성 냄새가 섞인 신선한 뉴스를 보게 된다. 인터넷 언론이 난무하지만 종이책을 통해 위로받는 것처럼 인쇄된 신문의 부수는 줄어들겠지만 그 향수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종이 신문은 꾸준히 독자에게 유통되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무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