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에서 다룬 까까오 제국에 대한 콘텐츠를 봤다.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깨톡으로 천하통일을 이룬 까까오가 문어발식 확장을 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사실 주식의 세계로 입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까까오가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 지 미처 몰랐다.

 

2020년 까까오게임즈를 필두로 해서 까뱅 그리고 까페이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숨가쁘게 공모 흥행과 상장을 해오면서 한 때 시총 기준으로 국내 3위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 동시에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장 일정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나치게 높게 잡힌 공모가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까페이의 스톡 옵션(44만주)8명의 까까오 임원들이 주식 시장에서 실행하면서 자그마치 877억원을 챙겼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연속 상장의 어두운 그림자가 끼기 시작했다.

 

까페이에 이어 상장 계획 중이었던 까까오 모빌리티의 상장에 당장 제동이 걸렸다. 2021년과 2022년 잇달아 상장을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누구나 사용하는 깨톡 메신저를 기반으로 해서 성장한 까까오 택시 호출과 까까오 대리는 그야말로 천하통일을 이루어냈다. 해외투자로 8,000억원의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빠른 상장으로 투자금 회수를 원했던 사모펀드 혹은 해외투자자들의 상황이 지금은 어떤지 궁금하다.

 

더 큰 문제는 의장까지 연루된 에셈(SM) 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주가 조작 정황이 밝혀지면서 검찰 수사를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면서 기세등등하던 까까오의 성장 전략이 멈추게 되었다. 아마 에셈 인수전은 10조원 규모라던 까까오 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위한 초석이 아니었을까. 아직은 검찰 수사 중이라 잘 모르겠지만, 만약 유죄로 판정이 난다면 까까오 그룹의 핵심인 까뱅의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슷한 소프트파워 테크기업인 네이버와 비교해 볼 때, 각각 해외매출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 네이버는 매출의 40% 정도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메신저 라인으로 그리고 북미에서는 웹툰이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모양이다. 반면, 까까오는 해외 매출이 20% 정도라고 한다. 네이버가 실적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추구하는 반면, 까까오는 대규모 해외투자를 받아 진행하는 공격적 영업전략을 구사한다. 에셈 인수전에서도 실탄 마련을 위해 싱가폴 투자청과 사우디 국부펀드(?)의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는 뉴스를 들었다.

 

까페이까지는 쪼개기 상장 전략이 승승장구했지만, 20211210일 까페이 스톡옵션 먹튀 사태를 기점으로 해서 브레이크가 걸려 버렸다. 모기업이 까까오도 한 때 17층까지 달리면서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었지만, 지금은 5층에 턱걸이한 상태다. 까까오 모빌리티와 까까오 엔터테인먼트도 과연 언제 상장에 나서게 될지 지금으로서는 요원해 보이기만 하다.

 

떨어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까까오는 <준법과 신뢰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내부인사의 폭로로 사측의 도덕적 해이 그리고 방만한 경영 같은 이슈들이 외부로 드러나게 되었다. 까까오가 망한다면 그건 골프 탓이라고 말할 정도라고도 하고,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 같이 메가 프로젝트를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면서 현재 내부감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까까오가 구축한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엄청난 성장세를 과시해온 까까오가 과연 작금에 당면한 위기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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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12-05 1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카오가 아닌 까까오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네이버도 naver나 nhn과는 다른 것 같고요. 레삭매냐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레삭매냐 2023-12-06 10:59   좋아요 1 | URL
네이버에서 책 리뷰를 통해 세습하는
교회 실명으로 깠다가 블라인드 처리
되는 트라우마 덕분에, 혹시 하는 마
음에 까까오루다가.

이래서 스크리닝이 무서운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3-12-05 2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따뜻한 연말 좋은 시간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3-12-06 10:59   좋아요 1 | URL
아이구 감사합니다 써니데이님.

그레이스 2023-12-06 0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직원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면 쇄신하고 도약하는 기회가 되길 바래봅니다.

레삭매냐 2023-12-06 11:00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한국 최고의 소프트파워 테크기업
가운데 하나라고 하는데, 최근 하
는 걸 보면 기존의 재벌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