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쇄를 찍자 12
마츠다 나오코 지음, 주원일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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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중판출래>가 어느덧 12권까지 나왔다. 놀랍군! 이게 읽지 않고 버팅기다가 몰아서 한 방에 보는 재미가 있군 그래. 일본 소설이나 만화를 보면서 항상 이름이 잘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2년 전엔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을 적에도 그랬었는데. 듣고 돌아서면 바로 잊어버린다.

 

여튼 코토칸 <바이브스> 소속 쿠로사와 코코로의 이번 도전은 웹 코믹 매거진이다. 이제 전자책과 오디오북 그리고 웹툰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재가 되었다. 물론 나같은 올드스쿨 스타일은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하지만. 아무래도 책읽기에는 책의 소장과 읽기의 두 가지 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하는 게 아닐까? 물론 전자책으로 읽기는 가능하지만 소장의 미덕은... 암튼 뭐 그렇다.

 

만화도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는 종이책으로 보지 않게 된 것 같다. 이제는 웹툰이 대세가 아닌가. 역시나 빨리 생산하고 소비하는 삶의 스타일이 아무래도 웹툰에 더 맞지 않나 싶기도 하다. 예전에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화를 그리던 친구 병준이는 요즘 어떻게 만화를 그리는지 아니 지금도 만화를 그리고 있는지 살짝 궁금해졌다.

 

예전에 비슷한 <Flow>를 런치했다가 망하는 바람에 일과 가정 모두를 잃을 뻔하고 다른 사람으로 거듭난 야스이 씨의 주도로 <바이브스>는 대대적인 리뉴얼 모드에 들어간다. 어떤 장르의 만화도 받아들이고, 연재 만화잡지에 꼭 필요한 신예 작가 발굴을 위한 야심찬 기획이 아닐 수 없다.

 


<바이브스> 집단지성과 야스이의 탁월한 기획 그리고 새끼곰 쿠로사와의 저돌적인 추진력으로 새로 런치된 웹진은 대박을 친다. PV 수가 높은 탑 3위의 작품은 편집자를 붙여 단행본으로도 만들어 준다고 했던가. 여기서 한 번 등장한 캐릭은 다시 등장한다는 연재만화의 특성이 다시 발휘된다.

 

예전에 등장했다가 야스이 씨에게 매운맛을 보고 만화계의 일선으로 물러난 아가리에 키누의 재등장이다. 얍삽이 야스이는 원래 취지와 달리 TOP 1-3위의 작품은 자신이 맡겠다고 선언한다. 랭킹 수위를 달리던 아가리에는 이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미 만화 업계의 쓴맛을 야스이를 통해 톡톡히 보지 않았던가. 물론 신예 만화가를 단련해서 성공시키고 소위 팔리는 만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그의 생각도 틀리진 않았다. 다만, 작가를 너무 소모품으로만 보는 그런 정신이 글러 먹었다는 거다. 그리고 보니 요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죄다 그 모양이 아닌가. 노동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마치 쓰고 버리는 그런 소모품 마냥.

 


어쨌든 우리의 쿠로사와는 이번엔 그래도 야스이에게 슈킹당하지 않고, 정면돌파해서 마침내 아가리에의 편집자가 되는데 성공한다. 그렇지, 이거야말로 명랑만화의 전형이 아닌가. 주인공 앞에 갖은 난제가 쌓이지만 노력이든 운빨이든 동원해서 마침내 난국을 돌파해낸다는. 어떻게 보면 고리타분한 전통적인 서사지만 이 맛이지. 나쁜 놈들만 성공하면 세상이 너무 뻔하니깐. 아니 이건 만화에서나 가능한 판타지려나. 이번에도 그럭저럭 핸피엔딩. 아마 마츠다 나오코 작가가 연재를 더 해먹고 싶어서 또다른 이야기를 위해 배치한 장치가 아닐까 싶다. , 무궁무진한 스토리여!

 

고렇게 전반전을 마치고 다음에는 <피브 전이>의 작가 나카타 하쿠의 삶이 전개된다. 잘 나가던 하쿠는 언제부터인가 매너리즘에 빠진다. 누구보다 그런 움직임에 민감한 와다 편집장이 담당편집자인 쿠로사와를 불러 한 소리한다. 꼰대스러운 지적이긴 하지만, 편집자가 완성된 원고를 인쇄소에 전달해 주는 그런 사람은 아니니까 말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아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게 된 캐릭터가 바로 나카타 하쿠다. 그에게 만화는 유일한 출구였다. 그 덕분(?)에 그는 천재적인 역량을 발휘해서 그야말로 끝없이 쏟아지는 영감과 콘티를 짤 수 있게 되었지만, 인간에 대한 몰이해가 결국 그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다. 타인과의 소통은 거의 불가하다. 요즘 말하는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우리의 새끼곰 쿠로사와 편집자의 역할은 그에게서 멋들어진 원고를 받아내는 것 뿐만 아니라, 그가 정상적인 인간이 되어 사회에 정착시키는 그런 임무도 맡게 됐다. 자신의 문제를 골똘히 돌아보던 하쿠는 결국 자신이 그렇게 원치 않았던 아버지를 만날 결심을 하고, 쿠로사와에게 동행을 요청한다. 이유는 일이기 때문이라나. 슈퍼 오지라퍼 쿠로사와가 도쿄에서 멀리 간사이까지 가는 이 여정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 과연 하쿠는 이런 자신의 슬럼프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다음 편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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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1-06 0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만화였군요. 웹툰이 진짜 대세지만 그럼에도 저는 만화는 더더더 한장씩 손으로 넘기며 보는게 좋아요. 왠지 웹툰은 건성으로 건너뛰어가면서 보게 된달까요?
일본 이름 진짜 안 외워진다는데 저도 한표 보탭니다. ^^

레삭매냐 2022-01-06 13:19   좋아요 1 | URL
네 아무래도 웹툰은 그렇지요.

<중판출래>에서도 웹툰 한 권은
5분만에 본다고 했던 것 같더라구요...

이름이 헷갈려서 그냥 휙휙 넘긴
답니다 헷

유부만두 2022-01-06 1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3권도 작년에 나왔어요. 종이책으로 모아놓으니 뿌듯… 안하고요, 부담이에요. 그런데 만화는 전자책이 좀 나중에 나오기 때문에 조급증에 전 늘…ㅠ ㅠ

레삭매냐 2022-01-06 13:20   좋아요 1 | URL
저도 예전에 즐겨 보던 만화 다
사거나 했던 것 같은데... 뿌듯-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도쇼깡에 13권은 아직 수급이
되지 않았더라구요 - 비치될
때까지 기달려 보렵니다.

라로 2022-01-06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드라마로 봤는데 넘 재밌었어요!! 또 보고 싶어요!!!
고쿠마 역을 맡은 배우는 (제가 만화는 안 봤지만;;)
작가가 의도한 배역을 뛰어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몰입하게 만들던데요.
만화책 언젠가 읽으려고 보관함에 담아놓기만,, 그런데 절 또 건드리시네요.^^;;;

레삭매냐 2022-01-07 09:08   좋아요 0 | URL
전 일단 드라마의 초반부는
봤습니다.

쿠로사와 군이 청소부로 변신
한 회장님을 엎어 메치는...
근데 어느 일본 광고에서 패
러디를 한 거 같더라구요 ^^

제가 1권부터 만화를 본 게
아니라 헷
이제 도라마 타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