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요즘책방:책 읽어드립니다>가 인기다.

아마 최근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즈음해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진행한 모양이다. <페스트>를 출간한 모든 출판사들이 판매경쟁에 뛰어 들었다.

 

이런 경쟁을 어떻게 봐야 할까(솔직히 말해서 좀 비기 싫다).

 

예를 들어 이전에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진행했을 때와는 사뭇 달랐다. 이유는 한길사만 한나 아렌트의 판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출판사는 언감생심 숟가락을 얹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카뮈의 경우는 달랐다. 아마 사후 저작권 시효가 풀렸기 때문일까, 업계 사정을 잘 모르니 조심스레 추정해 본다. 이미 <페스트>를 출간한 출판사는 출판사대로, 그렇지 않은 출판사는 출판사대로 새로운 책을 준비해서 페스트 마케팅에 나섰다.

 

나는 예전 경주 지진이 났을 때, 이 책을 읽었던 것 같은데 미리 읽어서 다행이다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유행을 탔다는 핑계는 대지 않을 수가 있어서 말이다.

 

<요즘책방>에 소개되는 책의 선정은 과연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졌다. 널리 알려졌지만 잘 읽지 않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같은 책은 괜찮은 선정이었던 것 같다. 한나 아렌트의 책도 마찬가지. 카뮈의 <페스트> 역시 위기 상황에 처한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반 세기 전에 고찰했다는 점에서 탁월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다만 자신이 읽는 책도 방송의 시류에 편승해야 한다는 점이 좀 아쉽다고나 할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스 팔라다(<술꾼> 읽다 말았음)나 타리크 알리 같은 작가들을 소개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긴 타리크 알리의 소설들은 다 절판된 책이라 구할 수도 없지.

하나의 도전일 수도 있는데 방송쟁이들이 그런 모험을 할 리가 없겠지.

뭐 그렇다고.

 

설마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이런 책을 진행하진 않겠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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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0-03-16 16: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실 TV방송탓에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이 무척 많지요.한권 판매라도 아쉬운 출판사입장에선 불감청이언정 고소언이라고 방송국이 공짜로 해주는 광고가 무척 고마울 따름이지요^3^

레삭매냐 2020-03-16 17:02   좋아요 1 | URL
전 사실,,, 그게 과연 공짜인지
그게 정말 궁금합니다.

협찬을 받았다고 말하면 진정성
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stella.K 2020-03-16 1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스 팔라다, 타리크 알리라. 이건 정말 매냐님 서재나 들어와야 알 수 있는 책이네요.
참 들어 보는데요?ㅎ
페스트는 시의도 있지만 다룰만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까뮈가 유명 하지만 일반인은 잘 안 읽잖아요.

글쎄 좀 의문스럽긴 하죠? 근데 출연진들 하나 같이 책커버를 씌우고
진행을 하더란 말이죠. 그런 걸 보면 감수나 선정위원 같은 사람은 있어도
협찬을 받을 것 같지는 않기도 한데. 제작비에 비해 가성비 높잖아요.ㅋ

레삭매냐 2020-03-17 10:48   좋아요 2 | URL
기냥 프로 불편러의 썰로 보아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페스트> 선정은 정말 탁월했다고 생
각합니다.

방송은 실제로 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책커버를 씌웠나 보네요 그것 참...

cyrus 2020-03-16 2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양미술사>를 너무 띄워주는 방송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서양미술사>의 초판은 나온 지 꽤 오래됐어요. 스테디셀러이긴 하지만, 사실 <서양미술사>보다 내용이 더 좋고, 젊은 느낌이 나는 서양미술사 책이 많아요.

레삭매냐 2020-03-17 10:49   좋아요 1 | URL
아무래도 방송에 나오는 분들이
프로 책쟁이들이 아니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네요.

북큐레이터로 우리 싸이러스
브로 같은 분에게 의뢰해야
하는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