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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명상 레슨 - 누구나 쉽게 따라하는 15분 명상
잭 콘필드 지음, 추선희 옮김 / 불광출판사 / 2011년 10월
평점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여든 다섯 번째 서평
처음 만나는 명상 레슨-잭 콘필드 지음
명상, 자아에게 말 걸기
언제나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가 싶다. 하나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겠지만 단발성이 짙은 적극성이며 다른 하나는 정반대의 감정이다. 그것은 반감 내지는 거부감이 분명하다.
명상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명상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지내왔을까. 기껏해야 나는 그저 생각한다, 는 개념으로 명상을 대처해왔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생각 속으로 빠져들기도 하고, 의도하지 않은 순간 끌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행위는 단순히 생각에 늪에서 허우적거렸던 것밖에는 아무런 의의를 둘 수 없어 보인다.
책은 정적인 명상을 보여주는 듯하다. 움직임이 없이 앉은 자리에서 가부좌를 틀고, 정신을 모아 한 곳에 집중하는 과정은 지극히 정적이다. 물론 내면을 들여다보면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끊임없이 생각들이 오가고, 주문처럼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듯하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명상에 조금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쩌면 절정의 시기 이후의 평온함이라 명명할 수 있을까. 명상의 어떤 총체적인 정점 내지는 절정에 이르렀을 때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다면, 그때까지 경험하게 되는 불안 내지는 혼돈 역시 깨끗하게 사라진다고 저자는 설명하는 듯하다.
본문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자. 호흡, 몸의 느낌, 감정, 생각, 용서, 사랑, 먹기, 걷기와 관련해서 다양한 명상법을 소개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채롭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인간이 삶을 영위하며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동안 경험하게 되는 모든 과정과 그 단계를 명상과 연결시켜 놓은 셈이다.
살기 위해서는 숨을 쉬어야 하고, 자신의 몸이 느끼는 육체적 또는 정신적 감각을 외면해서도 안 될 일이며, 인간이란 사회적 동물이기에 타인과의 교류 차원에서도 ‘위빠사나(통찰명상)’가 늘 자리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명상법 소개에 앞서 저자는 명상에 관한 막연한 생각들을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작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독자를 배려한 저자의 친절한 풀이를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명상, 즉 통찰 명상의 목표는 어떤 특정한 마음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명상은 자각, 보다 열린 마음, 보다 또렷한 시선으로 매순간 존재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보다 열린 마음으로 존재하는 법을 가르쳐서 모든 마음을 이해하고 두려움 없이 사랑을 표현하도록 도와줍니다. ”(p26)
명상은 우리의 가장 내밀한 욕망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며, 내면의 자유와 행복을 발견하고 삶과 자신을 일치시킵니다. 명상을 통해 자신이 누구이며 이 낯선 삶에서 현명하게 살아가는 과정도 이해하게 합니다.”(p27)
저자는 명상의 핵심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명상의 핵심은 주위환경과 몸과 마음의 소리를 자각하고 주의 깊게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살피고 존중하면서 집중하는 통찰명상입니다.
통찰 명상은 모든 상황에서 유용합니다…” (p23)
각각의 명상법을 소개하면서 쉽게 접근하며, 별 어려움 없이 따라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각각의 단락이 끝나는 곳에 ‘명상 유도문’을 첨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개인적으로 ‘유사 악’에 유난히 집중했던 것 같다. '사랑의 유사악은 애착'이며, '자비이의 유사악은 동정심', '평정심의 유사악은 무관심'이라 했다. 비슷하게 닮아있으면서도 결론적으로는 악한 기운으로 내게 찾아온다는 유사악이 시사하는 점은 비교적 크지 않은가.
단순하게 보면 한없이 단순한 책이다. 그러나 하나하나 뜯어보면 나름 깊이감을 자랑하는 책이지 싶다. 명상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호흡이다. 바로 숨고르기라는 말이다. 살기 위해 처음 해야 할 일도 숨 쉬는 일이고, 명상을 위해 가장 처음 준비해야 할 일도 숨 고르기 바로 호흡이다.
이번 책은 명상의 정의와 필요성, 적응도와 명상을 하는 방법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도 명상을 하는 과정에서 접하게 될 정신 즉 내면의 평정성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에 많은 부분 마음이 동해서 끌렸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