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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제철밥상
이영미 지음, 김권진 사진 / 판미동 / 2012년 2월
평점 :

농사의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기 이전에는 제철에 나는 음식을 맛보며 살았다지만 요즘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술로 인해 제철이 아닌데도 겨울에 포도와 수박을 즐길 수 있고 봄나물인 냉이조차 여름과 가을에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자연이 키운 게 아닌 인위적인지라 그 영양은 제철에 난 것보다 못하고 그리 맛있지도 않으며 가격 또한 엄청 비싼 편이다. 임신을 해서인지 여름이 아닌데도 며칠 전 수박이 먹고 싶어 재래시장과 마트에 가보니 수박이 있기는 한데 그리 싱싱해 보이지도 않고 크기도 작았는데 여름에 시원하게 먹던 수박과는 달리 엄청난 고가를 자랑하며 판매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수박이 나오기까지 엄청난 에너지와 노력을 소비하는 것에 비해 그리 비싼 가격이 아니라고 하니 난감하기까지 하고 왜 제철 식재료를 제철에 먹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배울 수 있는 ‘나를 위한 제철 밥상’ 이란 책을 보았다.
오로지 서울에서만 생활하다 18년을 경기도 이천 시골에서 산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저자의 어릴 적 경험과 시댁, 친정에서 배워 온 음식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제철 식재료의 중요성과 각 계절마다의 음식에 대해 소개한다. 저자는 18년 시골에서 살며 간장, 된장, 땅 속 김장독의 김치 맛을 직접 담그며 맛보고 체험한 그 경험과 노하우를 이 책에서 소개하듯 제철 식재료와 비닐하우스 식재료를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을 알게 되었고 그 산 경험을 토대로 제철 식재료의 건강함과 소중함에 대해 알려주고자 한다.

봄나물과 부추, 멸치, 표고버섯이 가장 맛있는 계절인 3-5월의 봄, 매실 엑기스를 만들어 시중에서 파는 첨가물이 가득 든 음료수를 대체할 음료를 만들 수 있고 아삭한 오이와 풋고추, 달달한 참외를 맛볼 수 있다는 6-8월의 여름, 콩잎 장아찌가 맛있고 빨갛게 잘 익은 홍옥이 나오는 9-11월의 가을, 양념은 같아도 배추가 제철이 아니면 그 맛이 없듯 유독 맛있는 김치가 나오는 김장김치와 달착지근한 꼬막과 홍합, 감귤과 따듯한 음료인 생강, 대추차가 생각나는 12-2월의 겨울을 통해 제철음식으로 만나는 최고의 밥상을 소개한다.

대중예술과 연극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쓰는 저자가 음식 평론가는 아니지만 이렇게 건강하고 맛있는 제철재료를 자신이 체험한 수필에 가까운 글로 표현했다지만 저자의 이런 시골생활 체험과 경험이 없었다면 전문가 수준의 음식에 대한 평론을 쓰지 못하리라 생각된다. 음식 만드는 건 여자의 혹은 아내의 의무는 아니지만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나를 위해 내가 하고 싶을 때 즐거움으로 하기 위해 음식 조리 권을 남편에게 넘겨주지 않는다던 저자의 이야기처럼 자신에게도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든다는 마음 자체가 내가 경험해 보아도 남에게도 맛있다는 사실을 느끼듯 즐겁게 정성이 들어간 나를 위한 음식은 누구에게라도 맛있으리라 생각된다. 더욱이 엄청난 에너지와 항생제가 들어간 인위적인 식재료가 아닌 제철에 만날 수 있는 식재료로 말이다.

얼마 전 김장을 할 때도 양념은 같은데 배추란 식재료의 차이에서 그 김치의 맛이 달라지듯 책을 통해 다시금 제철 식재료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제철에 만날 수 있는 가장 건강한 식재료로 가장 맛있는 맛과 건강한 맛을 찾는 소비를 해야 함을 느끼듯 곧 다가올 4월의 제철 식재료는 또 무엇이 더 있는지 찾아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