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즐, 삶을 요리하다 - 슬로푸드를 찾아 떠난 유럽 미식기행
노민영 지음 / 리스컴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1. “스스로도 미식가라고 생각한다면 다음과 같이 물어보기를 바란다. 먹는 즐거움을 충족시키기 위해 병들어가는 우리의 땅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다양한 음식을 즐길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농업 생산물의 다양성 감소로 인해 빼앗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P.33 중에서- ” 

처음 책 제목을 접하며 씨즐이 무엇인지 한참을 생각했었다. 그리고 책 소개를 보며 슬로푸드란 무엇인지도 궁금했었다. 빨리빨리 문화를 가진 한국 속에서 살아온 나인지라 나 또한 성격이 좀 급한 편이지만 슬로푸드란 갈수록 정체성을 잃어가는 먹거리들 앞에서 우리나라가 최근 지향하는 유기농식품처럼 맛있고 깨끗하며 공정한 식품을 추구하는 것 이라고 한다. 하지만 유기농식품보다 좀 더 넓은 의미를 가진 품질과 맛이 우수하며 재배과정에서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생산자들의 노고에 공정한 가격으로 보상하며 음식선택권을 가진 소비자의 올바른 역할도 강조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특정한 음식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철학이며 자연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이끌며 사라져가는 다양한 음식 문화를 지키려는 노력이 슬로푸드 운동이라고 하는 만큼 프랑스의 리용에는 햄버거라는 패스트푸드도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만듦으로 얼마든지 신선한 음식 즉, 슬로푸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3대 요리사 중 한명으로 유명한 폴 보퀴즈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폴 보퀴즈는 대통령의 만찬에 송로버섯 스프를 처음 선보인 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누벨 퀴진의 선두주자로 꼽히며 리용 출신이라고 한다. 

통계학을 전공하며 숫자에 능한 저자가 음식을 통해 마음을 전하고 나눌 수 있다는 것과 요리를 좋아하듯 디자인적인 요소가 좋아 시작한 푸드스타일리스트란 직업을 통해 우연히 슬로푸드란 운동에 접하게 되었고 음식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슬로푸드에 빠져들게 된 만큼 국제슬로푸드협회에서 설립하였고 슬로푸드의 발상지인 이탈리아 미식과학대학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하며 유럽의 여러 슬로푸드 문화를 경험한 기억을 혼자만 간직하기 아까운 마음에 직접경험하고 배웠던 유럽의 음식문화와 정서를 행복감처럼 맛보길 바라는 마음과 유럽을 여행할 누군가에게는 음식을 통해 각 나라를 좀 더 폭 넓게 바라볼 수 있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자신의 첫 작품인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슬로푸드 활동가이자 신개념 미식가인 저자는 슬로푸드 철학을 확산시키고 대안음식교육 보급 등, 다방면의 활동을 하는 만큼 자신의 삶을 냄비 속과 뜨거운 팬 위의 요리에 비유해 영어 표현으로는 지글지글이란 소리를 씨즐링~씨즐링~ 소리를 내며 한창 진행 중이란 의미인 ‘씨즐(sizzle)' 이란 닉네임을 소개하며 책 제목의 씨즐을 공감하게끔 재미있게 슬로푸드를 안내해 주고 있다. 

씨즐, 그녀가 소개하는 설레는 삶의 요리는 이탈리아 미식과학대학의 현장견학 수업에서 다양한 지역의 음식 생산지를 방문한 경험과 저자가 직접 친구들과 찾아가서 맛보며 체험한 고릿한 치즈향이 코끝에 맴돈다는 이탈리아의 파르마, 이가 시릴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어 백발의 노인들도 즐긴다는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 젤라토가 유명한 볼로냐, 명품화장품 값어치를 하며 100ml 작은 병을 만드는 데 무려 25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는 발사믹 포도식초의 원산지인 모데나, 성탄절부터 새해까지 쉴 때 이탈리아의 따뜻한 정과 패션을 느끼게 하는 밀라노, 풍성한 농산물과 해안의 해산물이 유명하지만 최근 전통해산물이 멸종위기에 처해 어업을 할 수 있는 바다가 수입된 해산물을 유통한다는 베네토, 소금 넣지 않은 빵과 방목한 상태에서 풀을 먹으며 자라 지방이 적어 마블링으로 질이 평가되는 한우보다 육질이 질기다는 멸종위기 토종 흰 소와 흑돼지를 연상케 하는 토스카나 등의 이탈리아 여섯 도시와 유럽에서도 한국의 밥이 생각나게 하는 쌀 요리와 과학적 원리를 요리에 접목시킨 분자요리, 추운겨울 초콜라떼 한잔과 초콜릿을 연상케 하는 최초의 초콜릿 산지이며 요리를 배우려면 이곳에 가라고 할 정도로 세계 음식의 유행을 이끄는 스페인, 그리스 음식의 출발지이며 장수비결이 담긴 올리브와 올리브오일, 허브, 치즈, 토마토 등 지중해식 식단을 기억나게 하는 크레타 섬, 듣기만 해도 화려함이 느껴지듯 달콤하며 화려한 색을 뽐내는 디저트 대국이자 우리나라의 삼계탕을 연상케 하는 코코뱅과 세계 3대 진미중 하나인 거위 간 요리 푸아그라를 맛볼 수 있으며 비싼 오크통과 품질 좋은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와 같은 유럽의 네 나라의 음식문화를 통해 그 속에 담긴 유럽의 정서와 맛을 소개하고 있다. 

씨즐, 삶을 요리하다에서 인상적인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이탈리아 사람들이 볼로냐에 가면 꼭 유명한 젤라토를 맛보라는 소개에서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이라고 알고 있던 젤라토는 젤라토이며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이란 젤라토 기계회사에서 운영하는 젤라토 대학의 강의다. 아이스크림은 영하32도, 젤라토는 이 보다 덜 차가운 영하12-16도로 즐긴다는 점스푼으로 뜰 때 힘을 주어야 하는 아이스크림과 달리 젤라토는 부드럽게 뜰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탈리아의 젤라테리아 앞에서는 나이를 불문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어린이들이 쉽게 젤라토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요즘 몸도 좋지 않으시지만 잇몸과 치아가 좋지 않아 식사를 제대로 못하시는 내 어머니처럼 더운 여름에 차갑지 않아 이가 시리지 않는 젤라토를 맛보게 해드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리고 저자가 밀라노에 있는 친구 맥스의 가정에서 정을 느끼며 배운 가정식 토마토소스 만드는 법이 마치 우리나라의 옛날 온 가족이 모여 1년 치 김장을 담그는 삶과 비슷해 정겨움이 느껴졌는데 그 토마토소스를 잠깐 소개하자면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운 고구마처럼 생긴 수분이 적은 토마토를 씻어 분쇄기에 갈아 천일염을 넣고 간을 해 바질이란 허브 잎을 넣은 빈병에 담아 삶아서 살균처리하면 끝이라는 간단해 보이지만 한해 소스를 한꺼번에 담는다는 점에 우리의 김장담는 모습과 비슷함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볼로냐의 슬로푸드영화제에 우리영화 식객이 상영되기도 해 반가움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저자가 인상 깊었다던 사탕수수 농장의 열악한 환경을 그린 <설탕가격>과 EU어업 정책으로 인해 생계수단에 위협을 받고 있는 아프리카 세네갈의 소규모 오선과 거대어선의 어업활동으로 바다 생선들이 멸종되어가는 <우는바다>를 통해 노동력에 정당한 보상을 하는 공정한 음식가격이 거래 되어야 한다는 점과 아직도 지구의 반대편에는 하루에 굶어 죽어가는 이들도 많다는 점에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모든 음식들에 감사함을 느껴야 함과 다양한 식문화와 관련된 문제점 또한 배울 수 있었다. 

얼마 전 유럽맛보기란 책을 보며 좀 더 구체적인 유럽의 맛에 대한 전통성을 배워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는데 유럽맛보기가 여행객을 위한 맛의 안내서라면 씨즐, 삶을 요리하다는 현지 적이며 전통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맛을 소개해 줌으로 생소한 슬로푸드의 개념과 건강한 슬로푸드의 철학으로 지구와 자연, 사람 모두를 함께 살아가게 하는 음식문화의 취지를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듯하다. 또한 사람은 자연에서 왔다고 하는 이야기처럼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건강하듯 빨리 빨리란 문화로 산업화의 속도가 빨라진 만큼이나 환경이 파괴되고 지구가 오염되어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많은 질병으로 사람 또한 고통 받듯 슬로푸드문화를 통해 우리들의 삶도 이젠 슬로푸드처럼 그 전통과 정체성을 찾아가야 모두가 건강해지는 길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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