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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의 배신 - 질병을 키우는 식품첨가물과 죽음의 온도 120도
윌리엄 레이몽 지음, 이희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먹는 시간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소중한 시간이다. 우리는 계속 식탁의 즐거움을 찬양하고, 자랑하고, 힘주어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식탁을 점령한 가공식품이 비만과 각종질병을 일으키고 있다. 그저 손쉽게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가공식품을 선택하면서 식탁의 즐거움까지 잃어 버렸기 때문이다. -P76.중에서- ”
내가 학교 다닐 때는 급식이란 게 없어 항상 도시락을 준비해 다녀야 했다. 요즘은 학교급식을 실시하고 있어 이런 불편함이 없는 듯하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정성스럽게 준비해 주신 나물과 김치반찬, 좀 더 형편이 괜찮으면 계란말이나 쥐포정도의 반찬메뉴를 들고 등교했다. 점심시간이면 친한 친구들끼리 도시락을 펼쳐두고 반찬을 공유하며 밥을 먹었는데 내 반찬이 소위 전통식이라면 친구들 반찬은 어머니께서 다들 젊으신 분들이신지 햄이나 동그랑땡, 돈가스, 볶음밥 등 화려하고 먹음직스런 그 당시 아이들에게 최고로 맛있는 현대식 반찬을 들고 왔었다. 친구들의 반찬을 보며 내 도시락이 부끄러워 어떨 땐 일부러 도시락을 가져가지 않은 날도 있었는데 어머니께서는 밥 굶으면 안 된다며 직접 도시락을 학교까지 가져다 주신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죄송스럽고 내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반찬이 내 몸을 지켜주는 최고의 밥상이라는 사실을 한권의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 듯하다.
자취할 때 편하다는 이유로 자주 먹던 라면도 요즘은 먹고 나면 항상 두통이 심해지고 나도 모를 불쾌감이 엄습해 왔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내 몸이 이상한건지 라면 포장지의 알 수 없는 무수한 첨가물 때문인지 이젠 라면 하나 먹기도 불편한 증상 때문에 겁이 나곤 하던 중 우리 몸을 위협하는 가공식품 즉 독소식품이 프랑스란 나라에 출현하게 된 계기와 우리의 식탁에 자리 잡으며 비만과 암이란 질병을 일으키는 과정, 그리고 그런 독소식품을 만드는 회사들의 숨겨진 이면까지 파헤치듯 이해 시켜주는 식탁의 배신이란 책을 보았다.
난 우리 몸을 해치는 음식물이 피자나 햄버거, 치킨처럼 패스트푸드나 즉석식품일거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병의 진짜 원인은 어릴 적 내 친구들이 도시락에 자주 싸오던 반찬들 즉 햄, 동그랑땡 등과 같은 우리 식탁의 80%를 차지하는 가공식품 이었다. 이런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가 우리 식탁에 도입된 변천사를 담고 있는 식탁의 배신은 이 책의 저자가 프랑스 유명 인기TV채널 ‘카날플뤼스’의 시사프로그램을 공동기획하신 만큼 프랑스란 나라에서 독소식품이 출현하는 과정을 소개 하지만 우리나라도 프랑스처럼 미국의 영향을 받아 이런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기에 가볍게 생각되지 않는 부분이란 생각이 들듯 이젠 햄이나 과자, 내가 좋아하던 마트 표 가공식품에 공포가 느껴졌다.

얼마 전 유럽 맛보기란 책에서 보았듯 이탈리아에 거칠고 맛없는 빵을 만드는 곳이 있다면 프랑스는 달콤하고 화려한 빵과 과자들이 가득해 프랑스 빵 들이 맛있다고 알려주던 부분처럼 프랑스는 지금부터 30년 전에 지나치게 기름지고 단 음식들 때문에 고혈당증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을 로즈네 부부에 의해 저질 먹거리 란 용어로 이야기 되어 왔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패스트푸드와 같은 체인점이 없었기에 패스트푸드가 아닌 공장에서 생산된 가공식품을 의미하는 용어로 저질 먹거리 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후 외식기업인 자크 보렐이란 사람에 의해 프랑스에 첫 외식문화인 셀프서비스방식과 식권,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 최초 패스트푸드점인 윔피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공장에서 찍어낸 맛없고 특징 없는 저질음식의 아버지라 불리기도하며 그를 비판하는 노래까지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경제상황이 바뀌며 여성이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남편들의 가사부담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슈퍼마켓의 인스턴트 조리식품이 냉장고를 가득 채우게 되며 자크 보렐은 30년간 단체급식 시장의 리더가 된다. 하지만 미국인이든 프랑스인이든 그들이 비만이나 대장암등으로 고생한 것은 패스트푸드 때문만은 아니었단 사실이다. 이런 음식을 오래 전부터 먹지 않았기에 단지 재수가 없어서 라고만 생각하던 이들도 있었지만 병의 근본원인은 우리 식탁의 80%를 차지하는 가공식품 즉 독소식품이며 로즈네 부부의 처음 의도가 맞았단 사실과 가공식품을 먹는 것은 독을 먹는 일임을 알 수 있었다.
2부는 이런 가공식품의 난용인 잘못된 식생활의 결과로 미국 중심부의 오클랜드에서 무척 건강해 보이는 수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구루병의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이면서 비만까지 겪고 있다는 현실과 값싸고 맛과 모양은 좋지만 제조과정을 거치며 영양소가 파괴되어 신선식품과 비교해 영양적 가치는 거의 없는 식품에 속지 말아야할 것과 과일과 채소 같은 신선식품 또한 현대농업이익 극대화인 수확량 증대 때문에 영양소는 줄고 수분 량이 증가해 우리가 먹고 있는 대부분의 음식에는 영양분이 결핍되어 있다는 사실, 갈수록 늘어나는 비만과 암등의 질병이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할수록 발병률이 증가됨을 이야기하고 있다.
3부는 이 책의 전반부에도 소개된 맥도날드가 프랑스에 진출한 첫해에 긍정적인 사건들만 언급한 것과 오늘날 프랑스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맥도날드에게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해준 소비로 인해 소아비만이 10년마다 2배씩 늘어난 것처럼 거대식품회사들의 교모한 속임수에 대해 알려주며 포화, 트랜스 지방처럼 우리나라의 언론에도 자주 시사해 그 유독함은 알고 있었지만 아크릴아미드란 발암물질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생소한 정보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잠깐 이 물질에 대해 소개하자면 전분과 당분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을 고열 즉 120도가 넘는 온도로 조리하면 아크릴아미드가 생성된다고 한다. 놀랍게도 일반인들의 혈액에 상당한 양이 검출되었다고 할 만큼 포테토칩, 감자튀김, 빵, 커피 등 많은 식품에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식품에 대한 선택의 자유를 주라면서 가공식품의 유해성에 대해 언론이나 정부에서 제제를 가하려하면 실업인구가 증가한다느니 하면서 정작 이런 식품을 먹은 후의 결과 등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식품회사들의 다양한 이면과 교묘한 속임수 등을 통해 소비자인 우리들 또한 모든 식품의 선택과 동시에 우리를 해치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염두 해 두어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만 한다.
식탁의 배신을 통해 비록 영양소는 예전보다 못하지만 가공식품이 아닌 과일과 채소를 먹도록 아이들에게 다양한 맛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음식 만들기를 권장하며 가공식품의 유해성에 대한 올바른 밥상머리 교육 또한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오로지 싸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건강을 담보로 목숨을 건 무서운 독소식품들을 나는 오늘 이제껏 얼마나 먹어왔는가? 이런 공업화된 식품들의 유해물질이 내 몸에 쌓인 미래의 결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며 마트에 가도 안전하게 선택할 수 있는 먹거리가 없는 요즘 어릴 적 가공재료가 아닌 자연이 주는 풍성한 혜택을 받은 영양이 풍부한 자연식 밥상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시던 내 어머니의 밥상에 감사함과 그리움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