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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선생 라자냐의 싱글을 위한 예술반찬 ㅣ 이야기가 있는 푸드 스타일
강선옥 지음 / 이끼북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요리라는 건 그런 것 같습니다. 사생결단 내듯 배우거나, 레시피 재료와 순서에 목숨을 건 듯 요리를 한다면, 하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결코 즐겁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싱글의 삶처럼 적당한 여유와 자유로움 그리고 치열함이 빠짐없이 버무려진 요리가 정말 맛있다고 느껴집니다. -P124. 닫는 말 중에서- ”
지금도 그렇지만 학교 다니며 동생과 함께 자취할 때 배는 고픈데 막상 우리가 뭔가 만들어 먹으면 왜 그리 맛이 없던지 거의 컵라면을 끼고 살던 시절이 한 번씩 떠오른다. 지금은 그때보단 조금 나아진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내가 부엌에서 가족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 할 때면 분주하듯 주위가 어지럽고 시간이 참 많이 소요되는 듯해 스트레스가 가중되기도 했다. 또 처음 요리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요리 책을 따라 재료를 준비하던 시절 왜 그리 없는 재료가 많은 건지 그리고 왜 내가 하면 요리책의 사진처럼 되지 않는지에 대한 실망감으로 인해 요리책을 따라 요리하는 건 전문가나 요리사 또는 어느 정도 다양한 고급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부유층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던 중 각 메뉴별로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며 집안에서 거의 구비해 두고 사용하는 식재료로 맛있는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요리선생 라자냐의 싱글을 위한 예술반찬 이란 책을 보았다.
전체적인 책 속의 메뉴들이 나처럼 일반서민들이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한두 가지 간단한 재료로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게 조리하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어 우선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아 마음이 끌렸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저자이신 라자냐 강선옥 선생님은 평소 쉽고 간단한 요리를 좋아하시며 스스로 ‘야매요리선생’ 이라 불리기를 즐기신다고 한다. 무엇보다 강선옥 선생님도 현재 싱글이셔서 싱글들의 마음을 더욱 잘 헤아리시듯 특별히 요리를 좋아하지 않아도 생존의 문제로 요리를 해야만 하는 서러운 싱글들을 위해 간단하지만 실제 생활 속에서 오래도록 테스트해 온 요리들을 보여 주신다.
라자냐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싱글을 위한 예술반찬은 바쁜 아침 간단하고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아주 쉬운 아침과 혼자 먹는 한 그릇, 매일매일 반찬 등 총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요리를 시작하기 전 이 책을 활용하기 위한 준비 단계이자 싱글이라면 꼭 알아두면 유용한 요리 팁 또한 안내해 주고 있다. 요리 팁을 잠시만 소개해보면 혼자 사는 싱글이기에 식재료도 소량씩 구매해야 하지만 통조림등 가공식품등도 구매해두면 바쁜 시간에 조리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는 것과 냉동기능 등을 잘 활용해 금방 데치거나 찐 것처럼 먹는 도구의 활용과 재료손질 및 보관에 대해 종류별로 알려주고 있다.

내가 자취할 때도 그랬지만 자취생이나 싱글들은 아침을 거르기 일 수다. 매일 아침을 먹다 먹지 않을 때면 속이 참 괴로웠는데 하루 한 끼 중 가장 중요한 아침식사인 아주 쉬운 아침메뉴들은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수프나 무스, 국밥,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메뉴들로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새롭게 배우며 알게 된 메뉴는 ‘가스파초’ 이다. 가스파초는 채소들을 가지고 차가운 수프를 만들어 먹는 걸 즐기는 날씨가 덥고 건조한 스페인 요리 중 하나라고 한다. 보통 요리책들을 보면 어려운 요리이름의 설명이 없어 어떤 의미의 요리인지 잘 기억하기가 힘들었는데 이런 요리메뉴에 대한 뜻과 부연설명까지 해주는 부분을 통해 역시나 요리 선생님이시며 전문가시라는 저자의 섬세한 배려가 느껴졌다. 또한 일본에서는 자완무시라 불리며 서양에서는 프리타타 라 불리는 달걀찜 요리가 마치 피자와 그라탱을 연상케 하는 듯 한 생소한 메뉴들도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혼자 먹는 한 그릇은 국수 삼총사 시리즈인 비빔, 된장, 간장 국수 같은 국수류와 스파게티, 김치를 활용한 쌈밥, 떡볶음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메뉴에서도 그랬지만 만약 미역 조랭이 떡국을 만든다면 조랭이 떡이 없다면 일반 떡국 떡을 넣거나 없는 식재료라면 굳이 넣지 않아도 되는 부분은 빼라고 하는 각 재료의 대체 가능한 식재료와 부연설명이 있어 부담 없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게끔 유도해주므로 모두 실천 가능한 메뉴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수 삼총사 메뉴 중 된장국수가 기존에 먹던 국수와는 사뭇 달라 신선하고 새롭게 느껴졌는데 만드는 방법 또한 간단해 요즘 입맛이 없으셔서 식사를 많이 못하시는 내 어머니께서 된장과 국수를 좋아하시는 만큼 이번 주말에 가족별식으로 된장국수를 만들어 봐야겠단 생각부터 들었다.

세 번째는 내가 자취할 때도 그랬듯 집에서 먹던 밥은 먹고 싶은데 밥반찬이 없어 아쉬웠던 것처럼 싱글에게는 밑반찬 준비가 참 어려운데 이런 매일반찬에 대한 메뉴들로 오이를 활용해 저장해두고 먹는 간단한 피클과 국물이 먹고 싶을 때는 오이냉국, 그리고 초무침, 달걀을 활용한 장조림, 달걀말이, 달걀찜, 볶음, 생채, 나물요리 등으로 소개하고 있다. 반찬메뉴 중 인상적이었던 메뉴는 쪽파나물이다. 보통 쪽파는 전이나 적, 고명 같은 향신채소로 사용만 했는데 데쳐서 김과 버무리니 이렇게 색다른 나물반찬으로 거듭나며 쪽파 본연의 맛을 맛볼 수 있을 듯해 유독 나물반찬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기대가 되듯 꼭 시도해 보아야겠단 실험정신을 가지게 된다.
싱글이라 외로움도 큰데 자신의 몸에 연료가 되며 내 몸을 만들어주는 음식을 귀찮고 힘들다고 포기하며 외식만 추구하기보다 라자냐 선생님의 싱글을 위한 예술반찬을 통해 간단한 요리를 배우듯 내 건강과 더불어 요리에 대한 재미를 붙여봄은 어떨까 라는 마음과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평소 어렵기만 하고 부담되던 요리가 한결 가벼워지고 편안해지듯 앞으로는 요리를 즐기듯 재미있고 행복하게 만들어야겠단 생각을 하며 이만 글을 맺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