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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제국 -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기록한 우리 시대 음식열전!
황교익 지음 / 따비 / 2010년 5월
평점 :
"P223. 뭔가를 먹어야만 살 수 있는 인간에게 사랑 없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불행이다. 끼니로서의 음식, 먹고자 하는 것은, 젖과 같은 사랑이다.”
“P225. 어둠이 있어야 빛의 황홀도 있는 것이다. 미식이란, 음식에서 어두움의 맛까지 느끼는 일이다.”
요리를 잘 못하는 콤플렉스 때문인지 유독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만든 음식이나 처음 보는 음식에 대한 호기심에 나도 모르게 맛보기를 참 좋아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보신탕이라든지 약간의 혐오감이 느껴지며 용기를 내야 먹을 수 있는 음식에 대해서는 아직도 거부감이 있어 한 번도 맛보지 못한 것 같다. 다양한 음식 맛보기를 좋아하지만 맛본 음식에 대한 느낌과 기억을 말과 글로 표현하기에 어려움을 느끼던 차에 이탈리아 음식에 대한 표현을 너무 잘하시던 보통날의 파스타 저자이신 박찬일 쉐프 님께서 최초의 진정한 음식 박물지다 라고 극찬하듯 표현한 ‘미각의 제국’ 이란 책을 보았다.
미각의 제국은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당연하게 마시는 물을 시작으로 일상에서 가깝게 접근하며 맛볼 수 있는 밥과 국, 찌개, 김치 심지어 대한민국의 대표 분식 메뉴인 떡볶이와 순대까지 자주 먹으면서도 평소 그 음식에 대한 맛을 표현하기 어려웠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마치 음식에 대한 교육을 하듯 저자의 다양한 음식에 대한 고찰과 개성 있는 표현들로 인해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며 평소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다시금 그 음식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다양한 음식에 대한 맛과 좋은 식재료를 고르는 안목 그리고 원래 고추장 없이 비벼 먹으며 나물 맛을 느껴야 했던 비빔밥에 고추장이 들어가게 된 계기처럼 마치 음식의 역사와 같은 알찬 정보등도 소개하고 있어 그 음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거리와 상식 등을 배울 수 있는 듯하다. 맛에 대한 기본을 알려주고자 하는 저자의 취지처럼 이 책은 음식과 식재료를 이야기하면서도 그와 관련된 다양한 조리법이라든지 시각과 미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요리사진은 볼 수 없다. 하지만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재미있는 맛의 해석과 중독되기 쉬운 단맛과 화학조미료를 사용하는 현대 음식점들의 실태로 인해 잊혀져가는 우리 본연의 음식 맛을 찾아 주고자 하는 부분들을 보며 마치 그 음식 하나하나를 먹고 있는 것처럼 입안에 군침을 돌게끔 상상하게 만든다.
미각의 제국에서 나의 미각을 사로잡았던 세 가지는 소금과 콩나물, 대게의 소개부분이다. 소금하면 보통 짠맛을 떠올리지만 두부를 만들 때 간수로 이용되며 두부의 보수력을 좋게 한다는 염화마그네슘이란 성분이 소금의 맛을 해치기도 하듯 쓴맛을 내는 주범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만들어서 맛 본 음식 중에서 천일염을 사용해도 이상하게 알 수 없는 쓴맛이 소금의 이 염화마그네슘 때문임을 알 수 있었고 마트나 시장에서 가깝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이며 더불어 간을 보호하며 해독해주어 건강까지 지켜주듯 자주 식탁에 오르는 콩나물, 이 콩나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비린내를 제거해야 하는데 비린내 제거를 위해 데치는 과정 중 보통 뚜껑을 덮고 데치라고 배웠는데 소금을 조금 넣고 뚜껑을 열고 데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며 더불어 마늘을 조금 넣어주면 단맛까지 더해진다는 사실을 통해 왜 어머니께서 콩나물을 데치실 때 마늘을 넣으셨는지 이제야 짐작하듯 이해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대게는 무조건 크면 속살도 많아 더 맛있고 구수하다고 생각했었는데 크다고 잘 못 고르면 물찬 물게를 골라 탄력 없고 싱거운 맛을 보게 될 수 있음과 단단하고 맛있는 대게는 배딱지의 색이 짙지만 물게는 배딱지에 투명도가 드러난다고 하는데 베테랑이 아닌 이상 구분하는 게 어려워 배딱지 U모양자리를 눌러 물렁하고 물이 쭉 나오면 물게라는 구별법과 보통 대게는 따뜻하게 쪄서 먹으면 맛있는 줄 알았는데 뜨거우면 대게의 짙은 향으로 인해 후각이 쉽게 지쳐 대게의 살을 잘 느끼지 못할 수 있으므로 차게 식혀 먹는 것이 좋다는 유익한 정보를 통해 다음에 먹을 기회가 생긴다면 꼭 이 책의 소개처럼 시식을 해보며 그 맛을 다시금 제대로 느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의문스런 점이 있다면 국수 삶을 때 국수를 삶다가 중간에 끓어오르면 찬물을 보통 1컵 정도 넣고 끓여야 퍼지지 않고 면발이 맛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국수 삶는 물의 온도에 변화가 없어야 한다고 하는 점이 왜 그런지 소개가 되지 않아 아직도 참 궁금하며 의문이 남는다.
과거 집집마다 직접 담궈 먹던 김치까지도 산업화의 발전과 인간의 편리함으로 인해 김치 전문공장이 생기면서 각 식당과 마트 그리고 가정에 공급되고 있는 만큼이나 예전에 맛볼 수 있었던 그런 우리 음식 맛인 사랑과 정성이 깃든 맛 또한 잊혀져가고 있는 듯해 사뭇 아쉬운 마음이 들듯 사람이 먹어야 하는 것은 무엇보다 사랑이라고 이 책의 저자가 마지막에 강요하는 만큼이나 사랑과 정성이 담긴 한 그릇을 통해 가족들과 함께 정겹게 나눌 수 있는 식사를 꿈꾸며 이만 글을 맺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