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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 -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현대미술계의 진짜 모습
오자키 테츠야 지음, 원정선 옮김 / BOOKERS(북커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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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독 후 돌아보니 서두에 실린 한 미술평론가의 추천글이 책의 특성과 장점을 아주 잘 요약해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 미술이 "무엇보다도 미술이 산업화된 시대의 미술"이라는 현실에 착안하여, "그 사조와 미학의 전개"를 소개하는 데에만 치중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나 제도, 관계 전문가들의 역할이나 역학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현미술의 틀 안에서 다채롭게 펼쳐지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여러 영역들의 모습을 개관"하는바, "매우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알찬 안내서"이다. 목차에서부터 확연히 드러나듯 작품, 작가, 사조 내적인 흐름이나 논리보다는, 미술시장과 큰손 컬렉터, 미술관, 비평계와 이론가, 큐레이터와 전시, 예술가와 관객 등에 두루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추출되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미술 저널리즘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저자가 쌓아온 지식과 길러온 통찰력을 곁들여 제공한다. 미술계 외부의 일반인들이 파악하기 어려운바 동시대 미술계 전반의 현장생리에 대한 대략적인 시선을 갖추게끔 돕는 안내서 역할을 십분 해내는 동시에, 책의 제목인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 저자 고유의 답변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방향으로 고민하게끔 사유를 고취해주기도 한다. 요컨대 저자 스스로의 말처럼 "가십"과 "견해"를 두루 제시하되, "견해는 말할 것도 없고, 가십거리도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라는 스탠스에서 쓰였다는 특성이 여실히 묻어나는 책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18세기 말 이후 미술사나 사조흐름 및 동시대 미술의 여러 작품과 경향을 잘 모르더라도, 양적인 부담감만 이겨낸다면 흥미롭게 읽어가면서 미술계 관련 정보에 대한 저자의 폭넓고 상세한 서술을 통해 현대미술이라는 분야에 대한 그림을 희미하게나마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의 토대가 된 저자의 과거 글들이 2015-17년 사이의 글들이어서인지, 80년대 이후 동시대 미술계에 대한 정보 비중이 높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장점이라 여겨졌다. 작품이나 사조 내적 논리에 대한 논의 비중이 크지 않다보니, 역사적 평가가 분분할 수밖에 없는 동시대 미술에 대해 이론적 관점이나 틀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비교적 최신 정보나 담론들을 가벼운 통찰력이나 평가와 곁들여 제시하면서 동시대 미술계 현황에 대한 감각을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키워주는 효과가 있다. 오랜 기간 미술 저널리즘에서 활동한 저자의 글솜씨가 원체 탁월한 탓인지 역자의 번역실력이 준수한 탓인지 둘 다인지, 다채로운 어휘를 구사하면서도(읽으면서 사전을 검색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난해하거나 지저분하지 않고 유려하게 읽히게끔 만드는 문장력 역시, 이 책을 단순한 정보매체로서가 아니라 읽고 즐길 수 있는 텍스트로 꼴짓는 데에 일조하는 장점이다. 미술서적임에도 도판이 흑백인 점은 아쉬운 사항일 수 있으나, 전술하였듯 미술사나 사조가 책의 구심점은 아니라는 특성상 사소한 성격의 단점이라 생각한다. 정 아쉬우면 정윤아, "미술시장의 유혹"; 켈리 그로비에, "현대미술강의"; 피터 칼브, "1980년대 이후 현대미술" 정도를 함께 일독하길 추천해본다. 개인적으로는 그 책들을 읽어놓은 경험이 이 책을 읽고 즐기며 더 풍부하게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반면 긴 기간 연재되었던 글들을 추려 단행본으로 엮어낸 데에서 기인하는바 통일적인 모양새가 좀 떨어진다는 느낌은 좀 더 유의미한 단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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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이후 현대미술 - 동시대 미술의 지도 그리기
피터 R. 칼브 지음, 배혜정 옮김 / 미진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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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하고 다양성 있지만 텍스트로서는 구심점이 없고 산만하게 여겨지는 책이다 ˝동시대 미술의 지도 그리기˝라는 부제에서 ‘지도‘라는 단어가 암시하듯, 주류 미술계나 미술시장에서 주목받는 메이저 작가나 작품들만 주목하는 게 아니라,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한 외연의 국가 문화 인종 계층에 속한 작가군의 작품을 소개하는 데에 큰 비중을 둔다 작가들 활동의 방향성이나 작품의 주제 및 형식 면애서도 다양성이 돋보이는바, 갤러리나 전시관에서 향유되는 주류 주제나 형태를 지닌 작품뿐만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문제의식 하에서 제작된 논쟁적 작품이라든가 관객 참여적인 프로세스아트 행위예술 설치작품 장기프로젝트 형태의 작품들 등을 폭넓게 아울러 소개한다
하지만 이 모든 풍부하고 다채로운 내용들이 뚜렷한 중심점이나 일이관지한 해석관 없이 책 전반에 걸쳐 그저 일화적이고 백과사전적으로 나열되는 식이어서, 솔직히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히지는 않았다 종종 차용되는 현대 대륙철학이나 포스트모던 담론도 다소 파편적이고 비맥락적이기에 선지식이 없는 독자라면 외려 이해와 몰입에 방해만 될 공산이 크다고 여겨졌다 80년대 이후 전개되어온 동시대 미술이 미술사적으로 견실하고 명확하게 평가가 완료된 분야가 아니라는 데에서 기인하는 불가피한 특성임을 감안해야갰지만, 어쨌든 학술적으로든 교양 차원으로서든 선뜻 읽어보라 추천하기는 망설여지는 텍스트이다 리포트 작성이나 발표 등 실용적인 특정 목적을 염두에 둔 채 풍부한 사례를 건져낼 자료가 필요하다면 일독을 고려해 봄직하겠다


사족. 오랜 기간 많은 책들을 읽어왔다 자부하면서 느끼는 바이지만, 무릇 독서의 즐거움이랄 게 주제보다는 텍스트 자체에서 오는 경우가 갈수록 더 많은 듯하다 암만 내가 관심하고 기대하는 분야의 책이어도 서술이 지리멸렬하거나 문장력이 형편없다면 읽는 일 자체가 고되고 지겹기만 해진다 반면 여하한 관심이 일절 없는 분야더라도 글 자체로서는 매끄럽고 능숙하게 잘 마물러진 텍스트를 우연히 접하면, 나도 모르는 새 흡인되어 흥미가 더해지며 읽어내려가게 된다 이를 좀 더 넓혀보자면, 세계에 대한 흥미의 원천은 주제물 자체가 아니라 그 주제물이 우리 인식에 제시되는 방식이나 틀에 있는 법이다 주제물은 그냥 세계에 존재한다 막연히 있는 존재에 흥미를 느끼는 인식이란, 지극히 철저하게 사유하는 존재론자가 아닌 바에야 일반적으로는 드문 일이다 어떤 분야나 주제가 되었든 그것이 인식의 관심을 환기하는 기제는 특정 제시방식이나 표상방식에 달린 문제이다 텍스트든 이론이든 이미지든 허구적 이야기든, 모든 표상방식에는 그 나름의 온전성이나 탁월성에 대한 평가 기준이 막연하게나마 있을 것이다 그 막연함을 조금씩이라도 갈무리해 명확함으로 바꿔가는 것이, 인간의 그 모든 다양한 인지적 활동이 목적하는 바들 중 일부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세계에 대한 흥미는 세계 자체에서 오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표상방식과 그 유한성에서 온다 신은 세계를 재밌어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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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강의 - 순수 미술의 탄생과 죽음
조주연 지음 / 글항아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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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구성으로 알차게 쓰인 중급 수준의 현대미학 서적이다 목차에사부타 명료하게 드러나듯이, 대략 19세기 중후반부터 20세기 중후반에 이르기까지의 미술사를 모더니즘-아방가르드-포스트모더즘 계열로 대별하여 총론을 다룬 뒤, 각 챕터별로 특정 작가 및 작품군들을 총론에서 정립된 틀에 따라 종합적으로 해설해준다 양적으로 다소 방대하고 질적으로도 적잖이 학술적이지만 쉬운 서술과 깔끔한 구성이 읽는 피로감을 덜해주기에, 적당한 독서역량을 갖춤과 더불어 인문학적 논의스타일에 익숙해있다면 대학생 이상의 성인층이 교양서로 읽기에도 적합한 편이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고백하는바 익명의 심사자가 지적했다던대로 특정 이론가들의 관점에 기대고 있는 부분이 많아 (이는 논의의 핵심적인 대목에서 인용 및 논지의 출처를 밝히는 주석만 일별하여도 쉬이 드러난다) 자칫 편향된 시각을 심어줄 위험성이 있긴 하지만, 해분야의 전문가로서 이 책을 엄밀한 학술적 근거로 활용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교양서로 읽고 향유할 알반 독자층이 크게 괘념해얄 정도의 단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자로서의 분별력과 양심을 갖춘 전문가라면 이 정도의 특이사항은 알아서 잘 파악하고 참작하여 대처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방가르드‘라는 용어와 얽힌 개념적 혼란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 소득이다 그린버그의 불분명한 기준과 용어법으로 초래된 혼란이 80년대 후반까지 미술비평계에 만연해 있었다는 점, 미국의 비평적 미학적 담론의 영향을 많이 받은 국내에도 이런 경향이 강했다는 점, 후대의 역사적인 평가와 분석이 좀 더 진행되면서 이런 혼란에 대한 진단과 교정을 위한 논의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점 등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돠었다 현대미술에 관심하기 시작한 고등학생 시절부터 모더니즘-아방가르드 개념 간의 관계가 잘 이해되지 않아 늘 석연찮은 구석이 많았는데, 해묵은 갈증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어 좋은 독서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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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 미술 - 현대 예술과 문화 1950~2000
휘트니미술관 기획, 리사 필립스 외 지음, 송미숙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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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각적인 서술이 장점인 동시에 번거롭게 여겨질 수 있는 단점인 책이다. 우선 시기별 미술사조가 배태된 당대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사건이나 맥락들을 각 장 초입마다 여러 시각자료를 곁들이며 폭넓게 서술하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미술사 외부의 역사적 맥락은 대강의 큰 줄기만 언급한 뒤 미술사 내부 영향사에 주로 치중하는 여타 통상적인 미술사 서적들에 비해, 적어도 양적으로는 역사적 서술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편이다. 또한 부제가 암시하듯 건축 사진 연극 무용 영화 문학 문예이론 대중음악 등 순수미술 이외의 예술 및 문화 분야들도 각 장에서 다뤄지는 미술사와 연관지어가며 시대순으로 간략히 살펴보고 있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이렇듯 다양한 내용을 입체적으로 담고 있는바 분명 많을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외려 그로 인해 여타 미술사 서적만큼 탄탄하고 깔끔하게 딱 꼴지어진 그림을 얻게 해주지는 않는다. 특히 두번째 특징의 경우 복수 저자들이 쓴 두어쪽의 글들이 본문 중간중간에 배치되어 있는 식이고 그 내용도 피상적 나열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폭넓은 선지식이 없는 한 그 글들만으로는 해당 예술분야나 그 사조를 맥락적으로 심도있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에 2차대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된 동시대미술은 물론이요 19세기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모더니즘도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라야, 이러한 풍부한 내용 속에서 필요한 내용들을 추려내가며 미진했던 부분을 메우는 데에 활용할 수 있겠다. 그렇지 않은 초심자라면 많은 욕심을 내기보다는 다양한 도판들을 일별하며 '어떤 미술사조가 어떤 맥락에서 여차여차하게 등장했구나' 정도를 파악하는 식으로 가볍게 읽는 편이 좋겠다. 여러 시각자료와 도판들 역시 풍부하고 다양하게 실려 있기에 차후 여러번 들춰볼 마음이 먹어진다면 구매소장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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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미술(대) - 미술 이론 -
|저자 노버트 린튼 | 역자 윤난지 | 출판사 예경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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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하고 교과서적인 현대미술사 서적이다. 아수파와 입체파 등 20세기 초의 모더니즘부터 1970년대까지의 미술사를 기술하고 있는데, 그 방식이 여타 대중서들처럼 피상적이거나 단순한 게 아니라 상당히 폭넓고 입체적인 접근법을 균형있게 유지하고 있어, 진중하고 정석적인 미술사 강의를 듣는 듯하다. 역자 후기가 책의 이러한 전반적인 특징을 놓치지 않고 간결히 요약해준다: "저자 노버트 린튼 교수가 미술사에 대한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현대미술사를 해석하는 점 (중략) 미술 현상들을 피상적으로 드러난 양식적 속성으로 단순화하지 않고 미술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본절적인 내용과 그 이면에 감춰진 동인을 당대의 정치, 경제, 문화현상과의 관련성 속에서 밝힘으로써 그 실체에 접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술사 자체를 각각의 경향들로 단절된 역사로 취급하지 않고 그 속에서의 지속성과 반향들을 강조함으로써 연속성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의 미술도 과거 미술과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같은 미술운동으로 묶인 작가들의 개성을 인정하는 것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렇듯 현대미술사에서 소위 무슨무슨 주의들이 여차저차하게 발전하였다는 식으로 단선적이거나 단순화시킨 서술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다양한 경향, 역사적 배경, 개별 인물들의 미술적 이력 등을 다층적으로 참조하면서 그에 저자 나름의 비평적, 해설적 관점을 더하여 복합적이고 풍부하게 20세기 미술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양과 질 양 측면에서 풍부하고 진중하다 보니 초심자가 무턱대고 읽기엔 조금 지루할 수도 있겠으나, 현대미술의 각 사조에 다소 통달해 있고 여러 작가와 작품들에 있숙해 있다면, 대학생 수준의 교양을 갖춘 일반 독자층이 읽기에 무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알던 바를 더욱 풍부하게 갈무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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