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철학 케니의 서양철학사 4
앤서니 케니 지음, 이재훈 옮김 / 서광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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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뤄지는 시대의 특징으로 인해 전권들에 비해 포괄성 및 논쟁적 대비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시리즈 고유의 구조가 단점을 자연스레 보강해준 권이었다. 저자의 철학적 배경과 성향으로 인해 대륙철학과 분석철학의 비중차가 뚜렷하고, 개별 철학자들 간의 이론적, 논쟁적 대비점을 명시한 부분도 전권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반면 통상적인 철학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케니 고유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강도는 더 강해졌다. 이에 대륙철학이든 분석철학이든 현대철학에 배경지식이 없는 초심자로서는 전반적, 맥락적으로 선명하거나 탄탄한 그림을 얻기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이는 저자의 저술실력에 기인하는 게 아니라 다뤄지는 시대의 특수성에 기인하는바 책 외적인 단점이라 생각한다. 이전 시대에 비해 더할 나위 없이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전개된 20세기 철학에 대해, 현저한 다수가 무리 없이 받아들일 법한 철학사적 평가가 우리 시점에서도 아직 만족스럽게 내려지지 않은 마당에, 이 책에서 다뤄지는 내용들은 케니가 학문적으로 활동하며 성장해가던 시기엔 그가 함께 흘러갈 수밖에 없었던 동시대의 사유 흐름들이었다. 이러니 전권들의 머리말에서 느껴지던 견실한 기백과 달리 이번 권의 머리말에서 케니가 인물 및 사조의 선별과 관련하여 변명조로 주저스러움을 내비친 것은 철학사가로서 솔직하고 투명한 태도였다 여겨진다. 현대철학 파트에서 서술 및 내용의 견고함이나 포괄성이 아쉽다는 점은 여타 철학사 서적들에서도 심심찮게 드러나는 단점이니, 이 책을 선택지에서 제외시킬 이유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려 여타 철학사 서적들과 달리 이러한 내용상의 단점을 이 책 고유의 구조를 통해 상쇄해냈다는 점은 이 책을 선택할 이유를 하나라도 더해준다. 1권에서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역사별/주제별 서술방식의 병행을 통해, 파편성과 비맥락성을 조금이라도 희석하면서 현대철학에서 기초적이고 교과서적인 사안들을 최대한 평이하게 전달하는 데에는 분명 성공하고 있다. 

 여하간, 4권까지 끈기있게 읽고 난 뒤 지적인 갈증을 느끼고 더 도전해볼 지적 체력도 남는다면, 대륙철학이든 분석철학이든 각 전통을 배타적으로 다루는 여타 현대철학 단행본들로 보완하는 편이 좋겠다. 1-3권과 다른 역자가 번역해서 번역에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 전권들에 비해 딱히 더 못한 번역이라는 느낌은 전연 들지 않았다. 기등록된 평에 프레게 파트에 오역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원문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프레게에 대해 아는 배경지식에 비추었을 때는 (프레게의 'Bedeutung'에 대해 케니가 선택한 영단어 'reference'를 '언급'으로 번역한 것 말고는) 그다지 이상하거나 명백하게 잘못 기술된 부분은 없다고 여겨졌다. 프레게 사유에 숙달해 있으면서 이 책의 원서를 읽은 독자의 좀 더 구체적인 지적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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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철학 케니의 서양철학사 3
앤서니 케니 지음, 김성호 옮김 / 서광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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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의 질이나 난이도 면에서는 1, 2권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구성에서는 근대철학의 특성상 논리학 파트가 제외된 대신 정치철학을 다루는 장이 추가되었고, 책 전반에 걸쳐 인식론적 논의맥락이 자주 조성된다. 역자가 근대철학 관련 저술들을 다수 번역한 이력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1, 2권에 비해 한국어로서 조금 더 매끄럽게 읽히고 오역이 의심되는 지점도 상대적으로는 현저히 적었다고 느꼈더.

개인적으로 특색있다고 여긴 바는 철학 내적인 영향관계를 드러내보이려는 저자의 시도가 이번 권에서 (자동적으로도 의도적으로도)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당대 철학자들 간에 이뤄졌던 논쟁이나 현재 관점에서 논증적으로 평가할 만한 철학적  접점들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환기시키는 서술 스타일은 1, 2권에서도 분명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서양철학의 태동기로서 활기차고 대담한 시초적 사유들이 약동했던 고대와, 이전 시대에서 물려받은 철학적 유산을 주석 및 갈무리하면서 종교와의 조화를 물색했던 중세에 비해, 분명 근대는 철학자들이 오랜 시대에 걸쳐 쌓여온 성과와 오류를 저울질하면서 이전 철학의 틀과 맥락 자체를 전환시키고자 야심찬 시도를 꾀하는 가운데, 이전 시대보다 더욱 의식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 및 비판하며 각자의 체계를 세워간 시대였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이 의식하지 못했던 과거와의 연속성이나 서로의 공통기반, 야심찬 기도였음에도 상존했던 맹점으로 인해 벗어나지 못한 근본적인 오류 등도 분명 존재했던 시대이다.
이런 철학사적 특징이 이 책 고유의 구성방식 및 1, 2권에서도 보여준 케니의 의도적 서술 스타일과 시너지를 일으켜 <철학 내적인 영향관계>가 더욱 뚜렷이 드러나는 권이 돠었다고 평가해본다(이런 점에서, 분석철학 전통에서 훈련받은 저자가 이번 권의 머리말에서 헤겔을 언급하며 그의 눈치를 본 건 단순한 수사적 장치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러셀이나 시르베크의 철학사처럼 역사 일반이나 정치, 문화 등 <철학 외적인> 요소와의 영향관계에 역점을 두는 철학사 서적과 분명 차별되는 특성인바, 철학에 조금 숙달해있는 독자 한정으로는 케니의 철학사가 유익하면서도 색다른 선택지라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 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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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철학 케니의 서양철학사 2
앤서니 케니 지음, 김성호 옮김 / 서광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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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부터 오컴과 쿠자누스까지의 중세기 철학을 1권과 마찬가지 스타일로 다소 분석철학적인 프리즘을 통해 논증적으로 해설 및 평가한다. 물론 다루는 시기의 특성 상 인식론, 자연학, 윤리학 등 파트의 비중이 컸던 1권에 비해 논리학 및 언어철학, 심리철학, 신존재 증명 및 자연신학 파트의 비중도 크다는 차이점이 눈에 띄기는 한다. 그런데 중세철학에 대한 일반의 인식과는 다르게 중세기의 철학을 단순히 신학과 신앙의 보조수단이었던 것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1권과 마찬가지로 정합성과 설명력을 도모하는 철학적 논쟁과 논증의 산물로 바라보면서 현대의 사유방식에서도 유의미하게 고찰해볼 만한 사유의 접점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의시킨다. 돌이켜보면 이는 1권과 2권 각각의 원저자 머리말에서도 명시적으로 드러나는데, 1권에서의 케니가 무릇 철학사가라면 역사뿐만 아니라 철학 자체에도 정통해야 하는바 철학의 역사를 재구성하더라도 과거 사유의 유산을 어디까지나 논증으로 바라보고 이를 철학적으로 검토해야 함을 강조하였다면, 2권의 케니는 중세철학이 당시에 다소 공유되었던 지적 전통과 제도권 내에서 익명성을 띠면서 진행된 동시에 계시신학적 논의와도 복잡하게 얽힌 채 진행되었기에 그 거대한 흐름 속에서 철학적 논증들을 세심하게 가려내어 역시 이를 철학적으로 검토해야 함을 강조하는 듯하다. 고대철학이 시간상으로는 우리와 더 멂에도 불구하고 종교라는 요소로 인해 심정적, 철학적으로는 외려 고대철학보다 더 멀고 덜 흥미롭게 느껴졌던 중세철학에 대해, 이전과는 조금 다른 태도를 갖게 해준 독서였다. 

 다만 (역시 1권과 마찬가지로) 적확한 이해를 방해하거나 독서를 난해하게 만드는바 오역 내지 오식이 의심되는 부분들이 여전히 적잖게 눈에 띈다. 가령 446쪽의 "아벨라르는 이런 추론의 배후에 놓인 원리, 즉 '만일 p라면 그리고 그럴 경우에만 q이다'가 '만일 아마도 p라면 그리고 그럴 경우에만 아마도 q일 것이다'를 함축한다는 원리가 타당하지 않으며 이에 대한 많은 반례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에서, "아마도"는 양상논리의 가능성 연산자 '◇'에 대한 영어표현 'possibly'를 '가능적으로가' 아니라 '아마도'로 번역한 것 같다. 양상논리를 알고 있을 리가 없는 철학 입문자라면 앞뒤 문맥만으로는 이 문장을 이해하기 무척 까다롭거나 불가능할 듯하다. 그러니 아벨라르가 해당 원리에 대한 반례를 통해 신의 전지함과 인간의 자유의지 간 문제를 어떻게 다루었는가 하는 사안도 최종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입문자라면 이렇듯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문장이나 논증구조에서 너무 답답해하거나 좌절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쿨하게 넘어간 뒤, 차후 더 폭넓은 철학서들로 배경지식과 이해의 깊이를 넓힌 뒤 재독해보며 보완하길 바란다. (물론 케니의 철학사가 그런 노력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여부는 독자 스스로 판단해얄 사안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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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철학 케니의 서양철학사 1
앤서니 케니 지음, 김성호 옮김 / 서광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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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타 철학사 책들과는 판이한 고유의 특색들로 인해, 읽는 읽는 재미와 지적인 소득 양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철학 텍스트를 읽는 역량도 기를 수 있게 해주는 양질의 철학사 서적이다. 우선 저자와 역자 모두 언급하듯 역사적 서술과 철학의 하위 분야별 내지 주제별 서술을 병행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초심자는 전자 파트에서 흥미를 키우며 철학사적 맥락에 대한 전반적인 감각을 갖춘 뒤, 곧바로 후자 파트에서 본격적인 철학적 논의들을 통해 앞서 스케치한 밑그림에 살을 붙여가며 철학사의 윤곽을 나름대로 선명하게 꼴지을 수 있다. (다만 후자 파트에서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확 뛴다는 점은 감내해야겠다.) 철학사나 철학의 하위분야에 익숙한 독자층의 경우엔 단편적으로만 알던 사안들을 논증적으로 맥락화하면서, 본인이 기존에 그려냈던 철학사의 그림에서 흐릿하거나 미덥지 못했던 부분을 간결한 호흡으로 명확하고 탄탄하게 갈무리할 기회가 된다

 또한 개인적으로 느낀바 분석철학적 프리즘을 곁들여 전통철학사를 논증적으로 해설 및 재구한다는 점도 읽는 흥미와 효용을 높여주는 특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타 철학사 책들은 철학자들의 이론을 그 내부에서 최대한 정통적이고 충실하게 전달하는 데에 치중하거나, 반대로 철학사적 흐름에서 비교적 굵직한 맥락들만 시간순으로 따라가는 데에 역점을 두거나, 이론적 맥락과 역사적 맥락 사이에서 균형을 찾다보니 결국 두 측면 모두에서 깊이감이나 생동감이 탈각된 무미건조하고 백과사전적인 사안들을 나열하는 식이 되기 쉽다. 첫 번째 경우는 초심자든 숙달자든 읽는 피로도가 높아 흥미를 지레 꺾어버리고, 두 번째는 철학적 읽기 훈련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세 번째 경우는 단편적인 명제적 지식만 늘어날 뿐 철학사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맥락적인 이해를 얻게 해주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 케니는 상기한 특색을 통해 일단 이론 맥락과 역사 맥락 간의 균형을 맞추는 한편, 분야별, 주제별 서술 파트에서 전통철학자들의 관점을 자구적으로만 심화, 확장시키는 게 아니라 다소 분석철학적 스타일에 따라 논증적으로 재구성하면서 해설 및 평가한다. 이를 통해 현대를 사는 우리가 전통철학자들의 사유를 우호적으로든 비판적으로든 우리 사유의 피부에 와닿게끔 유의미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지점들을 지속적으로 짚어주기에, 고대철학을 <지금은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지는 사유의 화석>으로서가 아니라 <고대인의 입장에서 이론적이고 정합적으로 세계를 이해하려 했던 사유의 호흡>으로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번역어와 개념 간 관계 문제를 자주 언급한다는 점도 분석철학적 특색이 가미된 부분으로서 이러한 장점에 기여한다고 여겨졌다. 

 여하간 전반적으로 책 고유의 특성이 철학사 서적으로서 지닐 수 있는 단점은 보완하고 철학적 텍스트로서 읽는 재미를 높여준다고 느낀 독서였다. 번역의 경우 일단 전반적으로는 분명 나쁘지 않은 스타일이다. 하지만 한국어 문장으로서는 어색한 어절배치가 종종 눈에 띄고, 더 중요한 것으로는 사소하지 않은 형태의(즉 내용 이해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식의) 오식 내지 오역이 의심되는 부분도 간혹 보인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가령 235쪽 첫째 문단의 "왜냐하면 '만일 p라면, 그렇다면 q이다'는 더 이상 논리적 법칙이 아니도록 만들기 때문이다."에서 두 번째 문장변항은 q가 아니라 p여야 한다. 'p→q'는 당연히 논리적 참이 아니고, 이 뒤에 이어지는 문장에서 들어지는 예시도 '만일 내가 앉아 있다면 나는 앉아 있는다'이다. 이런 식으로 쌩 입문자라면 오식인지 여부를 의심하기보다는, 그저 자신이 모르는 뭔가가 있나보다 짐작하며 내용을 이해 못한 채 넘어가게 만들기 쉬운 미묘한 맥락에서의 오식이 간혹 보인다. (외려 원저자가 실수한 사안을 역자가 나름대로 검증하여 고쳐낸 부분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의아하게 여겨지는 부분이다.) 그러나 전술했듯 전반적으로는 매끄러운 번역이고 의심스런 부분의 출현 빈도가 독서흐름을 방해할 만큼 높지는 않기에, 입문자든 숙달자든 철학사를 정리해보고 싶은 누구에게든 일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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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과학의 언어 - 아인슈타인이 극찬한 책
토비아스 단치히 지음, 조지프 마주르 엮음, 권혜승 옮김, 배리 마주르 서문 / 한승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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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개념의 발전사를 평이하고 흥미로우면서도 학술적으로 내실있게 풀어나가는 탁월한 교양서이다. 원시적인 수 감각과 더불어 시작되는 자연수에서부터 허수와 초한수에 이르기까지, 수 개념이 발전해온 과정을 대략 역사순으로 기술하되, 저자가 염두에 둔 서술구도 내에서 수학의 특정 분야, 이론, 개념 등과 연관지어 논리적, 이론적 발전 양상에 관한 이야기도 곁들이다보니, 수학적 사건들이 백과사전적으로 무미건조하게 나열된 여타 통상적인 수학사 책들보다 더 흥미롭게 읽히고 읽는 피로감도 훨씬 적다. 그러면서도 피상적이거나 깊이감 없는 에피소드적 내용들만 보기 좋게 꾸며붙이는 식이 아니라, 논의와 얽힌 개념이나 이론들을 비형식적이고 덜 전문적인 수준에서 최대한 내실있게 해설하면서 진지한 사고거리들을 지속적으로 환기하기에, 학술적으로도 견실하고 신뢰감이 가는 교양서로서의 면모가 십분 두드러진다. 수학적 대상의 존재성, 수학적 발전에서 기호체계의 의의, 대수학적 원리에 입각한 수 개념의 확장 양상, 해석학의 토대 문제와 그 산술화, 실수와 연속체에 대한 엄밀한 정의, 무한개념에 대한 관점 등, 주제의 특성상 부수적으로 수학철학 및 수학기초론과 연관되는 사안들을 평이한 언어로 해설하고 있으니 해당 분야에 관심하는 사람에게도 일익이 있다. (푸앵까레를 사사했다는 저자 이력을 증거삼아 짐작해 보았는데, 책 전반에 걸쳐 수학적 귀납법의 인식론적 우위성이나 무한절차에 대한 구성적 제한에 방점을 두는 등 브라우어 이전 초기 형태의 직관주의적 사고방식이 종종 드러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렇듯 쉽고 재미있게 읽어가면서 생소한 분야의 지식에도 자연스럽게 친숙해질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교양서이다. 이과계열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대학생 정도의 교양수준을 갖추고 있다면 충분히 읽어나갈 수 있으며, 독서역량을 다소 갖추고 있다면 고등학생 연령도 소화해낼 수 있겠다. 비슷한 주제를 일부 다루는 책으로 아다치 노리오의 "무한의 끝에 무엇이 있을까?"가 읽는 내내 떠올랐는데, 그 책보다 더 상세하고 폭넓은 시각에서 서술되어 있어 그 책의 확장판을 읽는 느낌이었다. 양적으로도 넉넉하고 질적으로도 우수하니 구매소장하여 여러번 재독하기에 손색없는 저서로서 적극 추천하고싶다. 



 한 해 전 큰 관심을 두지는 않은 채 그저 한 번쯤 들춰볼 만한 수학교양서겠거니 정도로만 생각하면서 구매계획 목록에 적어두고는 이내 기억에서 잊혔다. 여름 이후로는 오랜만에 지난 주말 알라딘 중고매장을 구경갔다가 이 책을 발견하자 목록에 넣어뒀던 책임을 바로 알아차렸다. 초반부를 심드렁히 일별하다가 금세 내용에 매료되어 일말의 고민도 없이 구매한 뒤 핸드폰에 적어둔 목록에서 한 줄을 지웠다. 집으로 돌아와 그 주까지 읽기로 마음먹은 책을 다 읽어내고는 곧잘 이 책을 펼쳐들어 탐독했다. 예상치 못한 양질의 저서를 우연히 발견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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