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학입문 - 제14판
IRVING M.COPI 지음 / 경문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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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도 않고 읽는 걸 굳이 말리고 싶지도 않은 책이다. 논리학의 기초적인 내용들을 체계적이고 좋은 구성으로 잘 전달해내고 있긴 하지만, 그 내용이 <양적>으로만 방대하고 예시문이 과하게 많아 논리학 초심자든 숙련자든 읽다가 지루해 하거나 지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논리학의 형식적인 측면에만 관심하는 사람이라면 이 모든 내용과 예시를 굳이 다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다른 한편으로 논리학 지식이 요구되는 공인 시험이나 논술 등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측면을 대비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이 책보다는 그런 측면만을 겨냥하여 출간된 연습문제집을 사서 훈련하는 편이 더 도움이 될 듯하다. 그렇다고 부교재로 활용하자니 내용이 많고 두꺼워 배보다 배꼽이 큰 형국이 될 것이다. 제시된 연습문제들(특히 형식논리의 문제들)의 패턴이 천편일률적이어서 발전성 있는 논리학 연습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차적인 단점이다.


 다만 초입에 말했듯 그 구성은 꽤나 좋은 편인 듯하다. 이 책이 논리학 교재로서 널리 인정받고 활용되어오며 판쇄를 거듭하게 된 데에는 이런 측면이 가장 강하게 작용한 듯하다. 여러 대학 출판부에서 본교의 철학과 내지 교양 논리학 강의를 위해 자체적으로 출간하는 논리학 교재들은 많은 것들이 이 책의 구성과 목차를 본따 그 내용을 다소 압축한 형태로 되어 있다. 내가 대학 시절 수강한 논리학 학 강의의 교재 역시 이 책의 구성을 따랐던바, 논리학이라는 학문 개관, 명제와 논증 개념 분석, 형식적/비형식적 오류, 아리스토텔레스 정언논리, 연역논리와 그의 두 가지 큰 표준 줄기인 명제/술어논리, 귀납논리, 과학적 추론과 설명 개념 등을 다루는 장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교수님께서 강의 중간중간 인용하는 책들도 코피의 이 책(과 W. 새먼의 책)인 경우가 많았다. 현대의 대학 강의에서 일반적, 표준적인 형태로 자리잡은 논리학 교수법을 제시했다는 점은 분명 이 책의 큰 장점이며, 학습자의 입장에서도 효율성을 제고해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양적인 부담감을 이겨내면서 형식논리와 자연언어 논리를 폭넓고 끈기 있게 연습할 결심이 있다면 읽어볼 가치가 있겠다.


 추가적으로, 6장 말미의 부록에 제시된, 아리스토텔레스 정언논리학에서 타당한 형식에 대한 연역을 소개하고 있는 절은, 개인적으로 처음 접하는 방법론이어서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논리학 저서를 많이 섭렵한 편은 못되지만, 이적지 읽어온 여타 논리학/논리철학 책에서는 보지 못했던 내용이다(닐 부부의 "논리학의 역사"에 제시되었을 법도 한데, 그 책을 읽던 당시엔 내가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언논리에 대한 이해가 풍부해짐과 동시에 그간 막연히 갖고 있던 의문점이 조금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관심 있는 사람은 빌려서라도 이 부분을 읽고 연습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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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 euiwon 2024-03-24 0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 논리학 책을 찾는데 이 책인가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