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는 내 딸 매실은 내 아들 2 - 아름다운 농사꾼 홍쌍리 자전시집 매화는 내 딸 매실은 내 아들 2
홍쌍리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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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중지 키워낸 매화나무와 백운산을 휘돌아가는 섬진강 줄기가 보이는 자리에 청매실농원이 있다. 하얗게 지천을 물들이는 매화꽃이 장관을 이루고 인산인해 물밀듯 밀려드는 상춘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청매실농원 덕분에 매화마을이 생겨났고 자연스레 광양 지역 명소가 되었다. 정자에 앉아 매화나무와 섬진강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시구 하나 건져 올렸으리라. 복잡한 속내는 접어두고 홀로 자연과 보내는 시간만은 고요해진 마음이 평화로 가득했을 것이다. 그 마음은 고스란히 시구 하나하나에 묻어져 나와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본질만 걸러냈다. 부질없는 욕망의 찌꺼기를 매화 꽃밭에 뿌려두고 좋은 기억만 담고 돌아가는 청매실농원은 앞으로도 봄의 전령사로 사랑받는 곳으로 남을 것이다.

혼자만의 노력과 열정이었다면 고되고 힘들기만 했을 텐데 다행히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들로 인해 청매실농원은 빛을 보았다. 시를 읊조리고 매화나무에 핀 꽃을 보며 자연과 함께 하는 삶 속에 고단함을 씻어낸다. 팔순의 고령임에도 여전히 해맑은 웃음을 보이는 홍쌍리 명인의 삶이 그녀가 지은 시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보니 맑게 정화되는 느낌이다. 자서전이나 에세이도 아닌 자전 시집 낼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매화꽃을 심고 가꾸면서 평생을 일군 덕분에 꾸밈없는 글이 좋았다. 청매실농원이 전국에 알려지 전까지 이름 모를 매실 장인으로 매일 매화나무와 함께 보냈다. 청매실농원을 한 번이라도 방문한 사람이라면 놀라지 않는 이가 드물고 장독대 개수에 압도당한다.


고운 심성 허투루 보내지 않고 시에 옮겨 담았다. 오히려 시집으로 펴냈기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함축된 느낌도 들었다. 속절없이 흘러만 가는 세월이 아쉬워 뒷걸음치기보단 인생을 마무리할 때 남길 시집을 펴냈으니 여한이 없으리라. 치열한 생존 경쟁은 때론 우리를 턱 밑까지 따라와 숨 가쁘게 만들지만 자연은 언제나 다시 일어설 힘을 주었다. 매화꽃 닮은 딸과 매실 같은 아들을 둔 인간 불도저 홍쌍리 명인이 가꾼 매화나무 아래 거름 밥이 되어 나무 한 그루 없던 악산을 꽃 천지로 만들었다. 언젠가 내게도 행복한 날이 오겠지 하며 그 무수한 세월을 오로지 매화와 매실에 바쳤다. 일 년에 한 번 만날 뿐이지만 후회는 없단다. 그렇게 자연에서 얻는 행복은 나를 살리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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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 - 역사를 뒤집은 게임 체인저
폴 록하트 지음, 이수영 옮김 / 레드리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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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 무기에서 총과 대포 같은 화기의 등장은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지점이었다. 화력이 발전할수록 대량 살상무기의 위력은 증가하였고 무기의 성능과 위력에 따라 전쟁은 다른 양상을 띄게 된다. 각 국가마다 무기 개발에 앞장섰고 이는 곧 새로운 사회 시스템의 등장과 산업 발전, 정치 체제를 변화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세 시대를 지나 근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무기 수요의 증가로 기술자, 발명가, 제조업자, 직업 군인, 정부 관리의 협력 관계가 긴밀해졌다. 무기 개발은 곧 총체적인 산업 발전과 산업 혁명을 일으켰고 열강들의 제국주의 시대를 열게 했다. 잦은 전투와 전쟁이 군사, 과학, 경제, 항해술을 발전시켰던 것이다.

전쟁과 무기에 관심이 많다면 '화력'은 무기가 발전해 온 역사를 매우 자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흥미로울 것이다. 물론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양에 집중되어 있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현대사까지 다루는 내용을 볼 때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9세기에 이미 중국에서 화약이 발명되었지만 전쟁 무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킨 건 유럽이었다. 임진왜란 때 검과 활을 주무기로 삼던 조선을 침략한 왜가 들고나온 조총의 화력에 밀린 걸 보면 앞다투어 전쟁 무기를 개발했던 서양에서 현대 무기를 생산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산업 혁명 이후로 전투기, 탱크, 항공모함, 잠수함 등이 개발되었고 빠른 속도로 기술 발전을 이룬 건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제1, 2차대전을 거치면서였다.


대량 살상무기가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도 하지만 무고한 시민들을 죽음으로까지 내몬다. 아직 끝나지 않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테러 공격을 보면 얼마나 우리에게 위협적인지 두려움 그 자체다. 무기는 곧 과학 기술의 총체이기에 신무기가 등장할 때마다 어떤 기술이 접목되었을지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다. 앞으로 고도화된 기술로 신무기는 계속 등장할 것이다. 이젠 화기의 시대는 끝났지만 군비 경쟁은 멈추지 않았다. 전쟁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기 때문이다. 드론을 이용한 탱크 폭격에 이어 레이저 무기라는 광학 병기가 개발 중이다. 지난 수백 년의 역사를 통해 화기가 인류사에 끼친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 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전쟁이 오늘날의 국가를 만들었다면, 오늘날의 전쟁을 만든 것은 화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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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내 딸 매실은 내 아들 1 - 아름다운 농사꾼 홍쌍리 자전시집 매화는 내 딸 매실은 내 아들 1
홍쌍리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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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을 마주 보고 있는 형세의 청매실농원은 홍쌍리 명인이 손수 가꾼 매화마을로 유명세를 치러서 지금은 3~4월 봄철이면 수십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여행사 패키지여행으로 십 년 전에 청매실농원을 찾은 적이 있는데 주변이 온통 새하얀 매화꽃이 장관을 이루었고 발 디딜 틈 없이 밀려드는 사람들이 다시 찾아온 봄을 만끽했던 기억이 난다. 그보다 훨씬 전에 웹에이전시에서 홈페이지를 제작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자전 시집으로 만나는 감회가 새롭다. 등단한 시인은 아니지만 시에 삶의 애환이 담겨있다. 24살에 시집와서 아무것도 없던 야산을 매화밭으로 일구는 동안 고된 일상을 견디며 오직 기댈 곳은 자연뿐인 삶에서 이제는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청매실농원을 꽃피워냈다.

언제 이렇게 많은 시를 지었는지 이젠 홍쌍리 시인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시에는 당시 느꼈던 심정과 경험들이 고스란히 들어있어서 시를 읊는 독자들도 비슷한 감정을 전해 받는다. 얼마나 고단하고 지난한 세월이었을까? 매화밭을 일궈내고 가을철이면 매실을 수확하는 일이 보통 일인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섬진강을 마주한 자연과 함께라서 버텨낼 힘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떨어지면 붙을 때까지 / 내 인생에 대충은 없다 / 설렁설렁 사는 게 싫어 / 설렁탕은 안 먹는다" - '일에 미쳐라' 중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왔다. 자신이 하는 일은 대충하는 법이 없고 뭐든 열과 성을 다했다. 설렁설렁 사는 게 싫어 설렁탕조차 안 먹는다는 건 일을 대하는 본인의 철학이다. 하려거든 달려들었으면 붙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다. 청매실농원은 자신에게 주는 훈장처럼 이젠 봄철이면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그래서 대충 할 수 없었다. 맨몸으로 매화밭을 일궈냈다는 자부심도 있다.


"일할 때는 아픈 줄도 몰라 / 맑은 마음 밝은 미소로 살게 한 흙은 / 한숨~ 눈물~ 기쁨도 다 들어주는 게 일터 / 흙은 영원한 내 일터 / 흙은 영원한 내 동무" - '일은 나의 보람' 중에서


우리도 자연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낀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엔 이념도 빈부도 다 부질없다. 그저 살아있는 오늘과 살게 해준 자연에 감사하며 흙을 일터 삼아 생명을 피워낼 뿐이다. 그래서 저자가 지은 시에는 사람과 자연이 지닌 순수함이 묻어 나온다. 고단했지만 행복한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봄이 오면 거짓말처럼 백운산을 하얗게 물들이는 매화밭을 보며 한가득 짊어진 걱정과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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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 HEAR - 듣기는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가?
야마네 히로시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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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태도가 호감을 얻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말은 일방적으로 향할 뿐이지만 귀를 기울여 듣는 모습에서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말 주변이 없는 사람들의 고충은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하는 걸 콤플렉스로 여겨 발표회나 모임, 식사 자리에서 침묵을 지킬뿐이다. 심지어 소외받는다는 느낌도 받는다. 말을 꺼내기만 하면 두서없고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들려주지 못해 늘 듣는 입장이 돼버린다. 사회생활을 할 때 고민스러운 지점이 바로 여기다. 말은 서로 주고받아야 제맛인데 흐름이 뚝뚝 끊긴다. 하지만 저자는 재밌게 말하지 못해도 상관없다며 듣는 것만으로도 원활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 듣는 데 서툰 이유가 듣기보다 말하기를 더 좋아하는데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필요로 한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알게 되지만 내 말을 듣지 않거나 중간에 끊는 사람보다는 가만히 들어주는 사람에게 더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거나 위로받을 때가 많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서로 자기 할 말만 하려고 한다면 대화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자기 의견이 더 중요하고 귀담아듣지 않는다는 건 상대방을 무시하는 태도로 보일 수 있다. 그래서 듣기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모든 이야기를 다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선택과 집중을 해서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듣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것만 확실하게 듣고 기억해두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보면 심리 상담을 받는 장면에서 의사는 내담자의 말을 가만히 경청하기만 한다.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이 얼마나 피곤한지 겪어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말솜씨가 좋은 것보다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고 인간관계를 좋게 해준다는 건 그만큼 듣기의 기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요즘처럼 정보의 과부하가 걸린 시대에서 말에 대해 느끼는 피로감이 상당하다. 경청해 주는 사람에게 위로를 받고 호감이 생긴다는 건 내 마음이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로 통한다는 건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경청하려는 태도에 달려있다. 말을 잘하고 싶다면 우선 잘 들어야 한다는 데일 카네기의 말처럼 경청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진정성 있는 태도와 마주치는 눈빛처럼 비언어적인 요소에서 결정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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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보다 해피리치를 꿈꿔라
한지우 지음 / 미디어숲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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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 살아가는 한 우린 경제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자라면서 경험으로 돈이 얼마나 삶이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배웠기 때문이다. 부자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풍족한 삶이기를 바란다. 다른 출발선 상에서 앞지를 수 있는 빠른 길은 우선 누구나 아는 명문대를 나와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다. 아니면 남들보다 빠르게 창업을 하거나 재테크, 유튜버, 온라인 쇼핑몰 등 다른 수단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청소년들의 목표가 슈퍼리치보다는 올바른 경제 개념을 학교 다니면서 배웠다면 삶의 기준과 행복의 조건을 다르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자가 되면 행복할까라는 생각은 너무 이른 감이 있다. 그런 꿈과 희망을 가지기엔 현재 청춘들의 삶이 너무나도 팍팍하기 때문이다.

아직 부자가 돼본 적이 없는 사람에겐 어떻게든 자립할 만큼 돈을 모아야 한다. 부자가 되면 행복할까는 그다음 문제다. 가진 것 없이 빚지고 가난하면 삶이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지 노숙하는 사람을 보며 경각심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행복의 기준을 어디다 두어야 하며 돈을 제대로 배워야 소비와 저축을 중요성을 체득하게 된다. 입시교육에 집중된 현 시스템에선 모두가 인정하는 루트 외에 다른 길을 쳐다볼 염두도 내지 못하게 만든다. 남들과의 경쟁하며 살아남기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가 사회에 널리 펴져있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도 불안한 미래가 엄습해올 때 유일한 안전망이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에서의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생각을 변화시켜주기 때문이다.


"저는 무엇보다 자신만의 해피리치의 롤 모델을 창조하는 것을 권합니다. 돈, 일, 인간관계, 건강, 기부 등에서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겁니다."


청소년들은 아직 세상의 다양한 일들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 기준을 잡으려면 여러 사례를 들려주고 개념을 잡을 수 있는 학교 교육이 절실하다. 그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돈과 경제, 재테크, 사기당하지 않는 법을 알려주고 체험 실습을 병행한다면 교육적 효과가 크지 않을까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가 되고 싶다는 건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행복도 여유가 있을 때 찾아오듯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이유도 부족함 없이 살고 싶은 인간의 본능을 해방시켜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버는 돈을 어떻게 쓰여야 하며 지나친 욕심은 오히려 화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안다면 슈퍼리치보다는 해피리치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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