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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대변자, 달라이 라마 - 조국과 민족을 위한 70여 년의 비폭력 투쟁, 달라이 라마 구순 특별 회고록
제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 지음, 안희준 옮김 / 하루헌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티베트는 1950년 중국의 침공을 받은 후 문화대혁명 시기에 2,500곳에 달하던 크고 작은 사원 중 97%가 파괴되어 당국에 의해 존속이 허락된 사원은 불과 70여 곳이다. 또한 티베트 전역에 승려가 약 11만 명이었지만 개혁이 완료된 시점에 남은 승려 수는 약 7,000명으로 93%가 감소했다. 이뿐만 아니라 수많은 티베트인이 학살을 당했고 처참한 인권 유린과 억압을 받아야 했다. 7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독립은 요원할 뿐이고 지금은 중국 내 자치구로 존속할 뿐이다.
티베트고원에는 방대한 광물 자원이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3~4천만 톤의 구리, 4천만 톤 이상의 아연, 수십억 톤의 철광석, 리튬과 우라늄 같은 희귀 광물 등이 대규모로 매장되어 있어 더더욱 중국은 티베트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티베트고원 일대에 생태 파괴와 개발, 핵무기 배치로 강물이 오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제13대 달라이 라마가 유언으로 티베트에게 닥칠 비극을 경고했지만 지도부와 기득권층은 이를 무시했다.
국력이 약한 티베트는 군사력으로는 현실적으로 중국에 맞설 수 없었다. 불교를 숭상하는 종교 국가인데다 유엔이나 미국, 인도와 같은 강대국으로도 조력도 받기 어려웠다.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투쟁을 계승한 듯한 티베트의 자유를 되찾기 위한 75년의 과정을 담은 이 책은 제14대인 달라이 라마 톈진 갸초가 구순 특별 회고록으로 기록을 남겼다. 우리에게 익숙한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를 뜻하는 것이고 세계 평화와 환경 보호에 기여한 공로로 198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독립된 언어, 문화, 종교로 가진 국가가 강대국에게 침공당할 때 국가와 국민에게 벌어질 일들은 약 35년간 일제강점기를 겪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절실히 공감하며 애민의 마음으로 티베트인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자유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한 티베트의 끊임없는 노력은 진정한 독립과 자치를 바라는 다른 나라에도 동일하게 줄 수 있는 메시지다. 또한 부록을 읽어보면 더욱 티베트의 상황과 세계에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여전히 세계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티베트가 중국에 침공을 받은 지 75년이 지났지만 그 사이에도 세계 곳곳의 여러 나라에선 독립을 위한 투쟁과 치열한 내전이 벌어졌다. 대부분 유혈 사태를 피할 수 없었고 몇몇 민족에게 대학살이 자행되었다. 인종 혐오와 차별은 물론 말살하려는 일들이 현재까지도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자유를 되찾기 위한 티베트인의 투쟁은 정신적 종교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비폭력을 앞세워 인간의 존엄과 자비를 지키려고 했던 정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