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는 내 딸 매실은 내 아들 1 - 아름다운 농사꾼 홍쌍리 자전시집 매화는 내 딸 매실은 내 아들 1
홍쌍리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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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을 마주 보고 있는 형세의 청매실농원은 홍쌍리 명인이 손수 가꾼 매화마을로 유명세를 치러서 지금은 3~4월 봄철이면 수십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여행사 패키지여행으로 십 년 전에 청매실농원을 찾은 적이 있는데 주변이 온통 새하얀 매화꽃이 장관을 이루었고 발 디딜 틈 없이 밀려드는 사람들이 다시 찾아온 봄을 만끽했던 기억이 난다. 그보다 훨씬 전에 웹에이전시에서 홈페이지를 제작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자전 시집으로 만나는 감회가 새롭다. 등단한 시인은 아니지만 시에 삶의 애환이 담겨있다. 24살에 시집와서 아무것도 없던 야산을 매화밭으로 일구는 동안 고된 일상을 견디며 오직 기댈 곳은 자연뿐인 삶에서 이제는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청매실농원을 꽃피워냈다.

언제 이렇게 많은 시를 지었는지 이젠 홍쌍리 시인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시에는 당시 느꼈던 심정과 경험들이 고스란히 들어있어서 시를 읊는 독자들도 비슷한 감정을 전해 받는다. 얼마나 고단하고 지난한 세월이었을까? 매화밭을 일궈내고 가을철이면 매실을 수확하는 일이 보통 일인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섬진강을 마주한 자연과 함께라서 버텨낼 힘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떨어지면 붙을 때까지 / 내 인생에 대충은 없다 / 설렁설렁 사는 게 싫어 / 설렁탕은 안 먹는다" - '일에 미쳐라' 중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왔다. 자신이 하는 일은 대충하는 법이 없고 뭐든 열과 성을 다했다. 설렁설렁 사는 게 싫어 설렁탕조차 안 먹는다는 건 일을 대하는 본인의 철학이다. 하려거든 달려들었으면 붙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다. 청매실농원은 자신에게 주는 훈장처럼 이젠 봄철이면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그래서 대충 할 수 없었다. 맨몸으로 매화밭을 일궈냈다는 자부심도 있다.


"일할 때는 아픈 줄도 몰라 / 맑은 마음 밝은 미소로 살게 한 흙은 / 한숨~ 눈물~ 기쁨도 다 들어주는 게 일터 / 흙은 영원한 내 일터 / 흙은 영원한 내 동무" - '일은 나의 보람' 중에서


우리도 자연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낀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엔 이념도 빈부도 다 부질없다. 그저 살아있는 오늘과 살게 해준 자연에 감사하며 흙을 일터 삼아 생명을 피워낼 뿐이다. 그래서 저자가 지은 시에는 사람과 자연이 지닌 순수함이 묻어 나온다. 고단했지만 행복한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봄이 오면 거짓말처럼 백운산을 하얗게 물들이는 매화밭을 보며 한가득 짊어진 걱정과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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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 HEAR - 듣기는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가?
야마네 히로시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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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태도가 호감을 얻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말은 일방적으로 향할 뿐이지만 귀를 기울여 듣는 모습에서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말 주변이 없는 사람들의 고충은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하는 걸 콤플렉스로 여겨 발표회나 모임, 식사 자리에서 침묵을 지킬뿐이다. 심지어 소외받는다는 느낌도 받는다. 말을 꺼내기만 하면 두서없고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들려주지 못해 늘 듣는 입장이 돼버린다. 사회생활을 할 때 고민스러운 지점이 바로 여기다. 말은 서로 주고받아야 제맛인데 흐름이 뚝뚝 끊긴다. 하지만 저자는 재밌게 말하지 못해도 상관없다며 듣는 것만으로도 원활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 듣는 데 서툰 이유가 듣기보다 말하기를 더 좋아하는데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필요로 한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알게 되지만 내 말을 듣지 않거나 중간에 끊는 사람보다는 가만히 들어주는 사람에게 더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거나 위로받을 때가 많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서로 자기 할 말만 하려고 한다면 대화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자기 의견이 더 중요하고 귀담아듣지 않는다는 건 상대방을 무시하는 태도로 보일 수 있다. 그래서 듣기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모든 이야기를 다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선택과 집중을 해서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듣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것만 확실하게 듣고 기억해두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보면 심리 상담을 받는 장면에서 의사는 내담자의 말을 가만히 경청하기만 한다.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이 얼마나 피곤한지 겪어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말솜씨가 좋은 것보다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고 인간관계를 좋게 해준다는 건 그만큼 듣기의 기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요즘처럼 정보의 과부하가 걸린 시대에서 말에 대해 느끼는 피로감이 상당하다. 경청해 주는 사람에게 위로를 받고 호감이 생긴다는 건 내 마음이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로 통한다는 건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경청하려는 태도에 달려있다. 말을 잘하고 싶다면 우선 잘 들어야 한다는 데일 카네기의 말처럼 경청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진정성 있는 태도와 마주치는 눈빛처럼 비언어적인 요소에서 결정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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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보다 해피리치를 꿈꿔라
한지우 지음 / 미디어숲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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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 살아가는 한 우린 경제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자라면서 경험으로 돈이 얼마나 삶이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배웠기 때문이다. 부자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풍족한 삶이기를 바란다. 다른 출발선 상에서 앞지를 수 있는 빠른 길은 우선 누구나 아는 명문대를 나와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다. 아니면 남들보다 빠르게 창업을 하거나 재테크, 유튜버, 온라인 쇼핑몰 등 다른 수단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청소년들의 목표가 슈퍼리치보다는 올바른 경제 개념을 학교 다니면서 배웠다면 삶의 기준과 행복의 조건을 다르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자가 되면 행복할까라는 생각은 너무 이른 감이 있다. 그런 꿈과 희망을 가지기엔 현재 청춘들의 삶이 너무나도 팍팍하기 때문이다.

아직 부자가 돼본 적이 없는 사람에겐 어떻게든 자립할 만큼 돈을 모아야 한다. 부자가 되면 행복할까는 그다음 문제다. 가진 것 없이 빚지고 가난하면 삶이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지 노숙하는 사람을 보며 경각심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행복의 기준을 어디다 두어야 하며 돈을 제대로 배워야 소비와 저축을 중요성을 체득하게 된다. 입시교육에 집중된 현 시스템에선 모두가 인정하는 루트 외에 다른 길을 쳐다볼 염두도 내지 못하게 만든다. 남들과의 경쟁하며 살아남기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가 사회에 널리 펴져있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도 불안한 미래가 엄습해올 때 유일한 안전망이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에서의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생각을 변화시켜주기 때문이다.


"저는 무엇보다 자신만의 해피리치의 롤 모델을 창조하는 것을 권합니다. 돈, 일, 인간관계, 건강, 기부 등에서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겁니다."


청소년들은 아직 세상의 다양한 일들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 기준을 잡으려면 여러 사례를 들려주고 개념을 잡을 수 있는 학교 교육이 절실하다. 그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돈과 경제, 재테크, 사기당하지 않는 법을 알려주고 체험 실습을 병행한다면 교육적 효과가 크지 않을까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가 되고 싶다는 건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행복도 여유가 있을 때 찾아오듯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이유도 부족함 없이 살고 싶은 인간의 본능을 해방시켜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버는 돈을 어떻게 쓰여야 하며 지나친 욕심은 오히려 화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안다면 슈퍼리치보다는 해피리치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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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우주로 가는 길을 열다
오승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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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2차 발사 성공으로 이젠 우리나라도 7대 우주강국에 진입하게 되었다. 이 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창립 멤버이자 누리호의 추진기관 시스템 개발 및 총괄을 담당했던 오승협 박사가 KSR-I부터 누리호까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 기록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지나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까지 상상조차 해내지 못한 일들을 이뤄냈다. 누리호가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자력 발사 능력 보유국으로 무게 1톤 이상의 실용급 위성 발사 능력을 입증받았기 때문이다. 러시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서 일곱 번째이며 무엇보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라는 점에서 이젠 우리나라도 우주를 향한 꿈을 품게 되었다.


1993년 6월 4일 과학관측용 고체 로켓(KSR-I) 1차 발사를 시작으로 2022년 6월 21일 한국형발사체(KSLV-II) 누리호 2차 발사를 성공하기까지 30여 년이라는 시간에 이룬 대단한 성과다. 위성발사체를 쏘아 올린 다른 국가에 비해 적은 인력 구성이었지만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연구진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알쓸인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김상욱 교수가 말한 '좋은 실수를 하는 법'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얘기인데 '실수를 숨기지 말고 끝까지 제대로 실수해야 한다'였다. 그래야 실패의 원인을 찾고 반면교사 삼아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열악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했던 연구진들의 노력 덕분에 우린 우주로 향하는 길을 볼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일반인들이 모르고 있던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 스토리다. 오로지 발사체를 쏘아 올리던 그 순간에 집중할 뿐이었지 어떤 노고와 고충을 갖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나로호만 해도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아 발사에 성공했는데 그 짧은 기간에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는 건 우리 기술력에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다만 안타까웠던 점은 NASA에서 스페이스X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상당한 기술적 지원과 재정적 지원을 받았다는 점이다. 성공과 실패라는 성과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장기적 목표를 갖고 인재 육성과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더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젠 우주 비즈니스, 우주여행, 화성 탐사 등 수많은 과제들이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다음 도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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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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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모인 어느 집단이든 무리 중 우위에 서서 지위를 누리고 싶은 본능이 있는 것 같다. 지위가 곧 권력이 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좋아요'와 마녀사냥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는 건 맹목적인 혐오와 폭력을 부추기는 본능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지위에 굴복하게 돼버리면 본능이 앞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의 말에 따르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갑질로 지속적인 괴롭힘과 학대는 학교와 직장을 가리지 않고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평범한 사람도 작은 조직에서조차 지위를 부여받으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이 폐쇄적인 상태에 놓여 특정인에게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면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모든 지위 게임의 궁극적 목적은 통제에 있다. ... 그래서 인간은 우리를 유혹하고 벌주면서 행동을 유도하는, 곧 설교하는 신을 만들어냈다."


인간을 통제하는 가장 탁월한 수단은 신분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구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화적 지위 게임인 카스트 제도가 아직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카스트에선 개인의 직업뿐 아니라 권리와 의무, 의식, 행동 양식까지 정의를 내리고 개인이 무엇을 소유하고 어떻게 매장되는지, 개인의 위생 규칙까지 정해주는 걸 보면 모든 개인이 누려야 할 자유 따윈 없는 사회다.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통제하기 위한 명분으로 카스트 제도는 계급화된 사회 속에서 인간을 철저하게 무의식적인 통제 속에 가둬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SNS 속 부족전쟁'을 보면 "지위 게임은 어느 한 사람이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며 온라인에서는 평판 죽이기로 다수의 군중이 마녀사냥에 동참하도록 이끈다.


온라인상에선 조회 수, 좋아요 수, 팔로우 수 등 수치로 보이는 부분에 주목하기 때문에 군중심리나 무분별한 폭력에 노출되기 쉽다. 악플 또한 자신이 특정인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그릇된 망상으로 지속적인 괴롭힘을 온라인에서 무차별적으로 쏟아낸다. 사회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언론과 장기간의 SNS 공격이, 그녀의 경우 몇 달씩이나 지속된 공격이 한 사람을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여기서 누가 얼마나 많은 팔로워를 갖고 있다거나 구독자 수가 몇 명이냐에 따라 마치 신뢰할 수 있는 권력으로 인식하는 것도 문제다. 복잡한 현대사회일수록 무분별적으로 선동 및 공격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바라보는 제3자의 시각에선 비판적 사고로 올바른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은 가짜 뉴스와 정보의 홍수로 마비된 우리 사고를 파고들어 쉽게 동조하며 현대판 마녀사냥으로 극단적인 비극이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위 게임은 사회, 종교, 문화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을 순응시켜 통제하려고 한다는 걸 알았다. 이제는 그 이면에 숨겨진 폭력과 인간의 '지위 욕구'가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알게 되니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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