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합성 인간 - 낮과 밤이 바뀐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생체리듬과 빛의 과학
린 피플스 지음, 김초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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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저자가 벙커에서 일주기 실험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생체 시계는 빛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라디오, 텔레비전, 시계, 전화, 기온, 햇빛, 소음, 진동처럼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환경으로부터 차단된 벙커에서 몇 주를 보낸다면 실험 참가자들처럼 요일과 시간을 맞추기는커녕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를 것이다. 벙커에서의 실험을 마치고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생체주기를 회복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지구상에 사는 동물들은 햇빛을 받으며 생체 시계가 작동하는 것 같다. 빛 결핍은 생체 리듬을 망가뜨리고 우울증과 무기력함은 물론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낮과 밤이 바뀐 시대라는 건 전구의 발명으로 이젠 늦은 밤에도 인공조명들이 밤새 불을 밝히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산업 사회 이전엔 주로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도시화되면서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사무실 같은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저자가 "우리는 모두 지하에서 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점심시간이나 휴식 시간에 주위 공원이나 산책길을 걷고 주말에도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린다면 적어도 빛 부족에 따른 문제도 줄어들 것이다. 위도상 북위에 가까운 나라들은 이런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백야와 극야 현상으로 낮과 밤에 대한 구분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밤 시간대인데도 밖이 환하거나 낮 시간대인데도 밖이 어두워서 생체 리듬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부러 극야일 때는 실내에서 인공조명을 쐰다고 한다. 


사실 저자가 제시한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일주기 과학이나 일주기 시장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생체리듬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사계절이 뚜렷하고 영국이나 북유럽처럼 빛 부족을 걱정할 일이 없기 때문이어서 그런 것 같다. 저자가 여러 실험과 연구를 하며 검증한 사실 중 불면증, 소화불량, 집중력 저하, 비만, 심장병, 탈모, 우울증이 모두 광합성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러 해가 쨍쨍한 날엔 웃통을 다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이유도 건강을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 야간 근무를 서는 사람이나 실내에서만 일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공감할 것 같다. 빛이 사람에게 얼마나 소중하며 야외에서 일할 때 훨씬 활기차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저자가 제기하는 빛의 과학이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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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코딩 혁명이 온다 - AI 에이전트와 제로 코드 소사이어티의 탄생
김재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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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IT 업계에서 현직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하자면 바이브 코딩은 만능 도구가 아니다. 챗 GPT처럼 업무의 효율성을 위한 보조적 도구로 일 처리를 빠르게 진행할 때 쓰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어야 한다. 저자가 바이브 코딩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서 말한 것처럼 코딩을 전혀 모르는데 마법처럼 뚝딱 결과물을 만들 수는 없다. 바이브 코딩 툴이 버전업 되면서 고도화되겠지만 개발자들이 해고당할 일은 절대 없을 거라 확신한다. 볼트, 러버블, 베이스44, 리플릿, 깃허브 코파일럿, 윈드서프, 커서, 챗GPT 코덱스, 클로드 코드, GPT-5 등 수많은 툴이 있지만 코딩 한 줄도 작성하지 못하는 사람이 완성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마치 디자인 툴이나 HTML/CSS도 모르는데 웹 사이트를 만드는 것과 같다. 템플릿이 아닌 이상 알아서 해주지는 않는다.


요즘 챗 GPT와 AI 기술이 발달해서 비용 절감과 빠른 결과물을 위한 용도로 쓰긴 하지만 순수 제작물과 확연하게 구분된다. 바이브 코딩을 실무에서 곧바로 적용하기엔 아직 많은 검증과 보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바이브 코딩으로 달라진 개발자의 하루처럼 된다는 건 개발자든 디자이너들 IT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상이다. 회사 전체가 바이브 코딩과 챗 GPT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전제에서나 가능한 얘기다. AI가 만든 코드가 안전하고 효율인지를 확인하는 검증 절차를 하려면 다년간의 여러 프로젝트를 개발한 경험을 가진 경력자가 맡을 수밖에 없다. 개발자가 직접 코딩하지 않고 프로토타입으로 머릿속 아이디어를 바로 테스트해 볼 수 있다면 분명 회의 시간은 짧아지고 개발 일정도 훨씬 줄어들 것 같다.


항상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업무 환경이 획기적으로 바뀔 거라는 환상이 있었다. 기술 시연에서 보여준 것과 현업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오랜 경험으로 알아챌 수 있었다. 현업은 다년간 축적된 검증받은 프로세스로 일한다. 물론 기술이 발전되면 예전에는 많은 단계를 거쳐야 했던 것들이 줄어들고 불편함이 해소되어 한결 편해지지만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 실무에 적용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수많은 바이크 코딩 툴이 있지만 두루 써보고 업무에 적합한 툴을 선별하는 과정이 반드시 들어간다. 코딩 툴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인데 회사 내 팀원들과도 공유해야 협업도 가능하다. 앞으로 AI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예전에는 불가능했거나 비효율적인 작업들을 빠르게 전환시켜줄 수 있을 거라는 점에서 관심을 둘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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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리 - 다섯 가지 키워드로 보는 초예측 지정학
최준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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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지리 환경은 결정론적인 부분이 많다. 기후, 에너지, 자원 등은 지리적 요인과 매우 깊은 연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화석 연료인 석유로 인해 상당한 부를 이룬 국가들이 있고 최근엔 희토류가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우라늄 생산량 1위인 카자흐스탄, 셰일 가스 생산량 1위인 중국, 티크와 루비 생산량 1위인 미얀마, 셰일 오일 생산량 1위인 미국 등 그들이 가진 자원 매장량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아무리 자원이 많아도 정치 불안정성이 크고 경제 시스템이 낙후되어 있다면 GDP는 후진국 수준에 머문다. 이 책에 언급된 나라들은 각각 크고 작은 장단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한다는 건 사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고 이만큼이나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우리나라를 살펴보면 면적 대비 당 인구 밀도가 높은 편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자원이 풍부한 편도 안 된다. 일제강점기 당시 자원 수탈로 인해 고갈된 자원이 많다. 또한 산악 지형이 많아서 평지인 도시로 인구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고층 아파트가 많은 건 면적당 효율적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경제, 주택, 에너지, 인구, 기후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1부 경제와 주택, 2부 에너지, 3부 인구와 기후로 챕터를 나눠 오스트리아, 스웨덴, 노르웨이, 미얀마, 캐나다, 말리, 미국, 쿠바, 우크라이나, 러시아, 카즈흐스탄, 인도, 미국 플로리다, 중국, 호주 등을 두루 살펴보았다. 이들 나라가 어떻게 발전하고 성장했으며 현재는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나라가 지리에 따라 얼마나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그들에겐 현실이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인구 수 대비 넓은 면적을 가진 나라나 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부러웠지만 사계절이 뚜렷하고 경제 선진국이자 K-푸드, K-팝, K-컬처, K-뷰티 등으로 대표되는 이러한 세계적인 열풍은 자랑스럽다. 책에 언급된 나라에 비해 자원도 부족하고 인구 수 대비 면적도 좁지만 이를 극복하고 문화를 앞장서서 선도하거나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다. 전쟁으로 땅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면 지리는 바꿀 수 없다. 앞으로 기후변화와 첨단 과학기술에 따라 치열한 생존 경쟁 시대에 돌입할 것이다. 이런 시대에 지리는 과연 어떤 답을 해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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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여행자-되기 둘이서 3
백가경.황유지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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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다크 투어로 투영되는 공간과 맞닿아 그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시인인 백가경과 문학평론가인 황유지는 같은 공간을 그들만의 시선으로 아픔이 머문 관을 스스로 걸어들어간다. 인천, 의정부, 삶터, 안산, 이태원, 일터, 광주, 서대문, 고향, 등단길 등 기억을 기억으로 기억하는 삶이 존재했었던 지난 사건들을 마주할 때 서서히 잊혀가는 상처가 쓰리게 아려온다. 사뭇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우리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기억은 애써 떠올리지 않으려고 한다. 아니 정면으로 대면할 용기가 부족한지도 모르겠다. 동일방직 사건, 기지촌 여성 실태, 세월호 침몰 사고, 이태원 압사 사고, 5.18 민주화 운동, 서대문 형무소 - 유관순 열사 등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기억도 존재한다. 


도시를 걷다 보면 간혹 기억의 관에 갇힌 공간이 다가올 때가 있다. 분명 그 사건들은 벌어졌고 영원히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당사자와 유가족이 존재한다. 끊임없이 기억해 내고 잊지 말아야 할 이유는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외면하고 잊어버리는 순간 역사는 왜곡되고 진실은 묻혀버리기 때문이다. 명확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즉각 이뤄졌다면 오랜 세월 아픔을 거리에서 외치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담담하게 글로 기록했지만 직접 현장을 걸으며 목소리를 듣고 둘러보는 동안 차오르는 감정을 차분하게 억누르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관내 여행이라고 하지만 즐거운 여행일 수 없는 이유다. 다들 각자 나름대로의 사연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기억을 되살리는 건 때론 잔혹하기 때문이다.


"나의 작은 투쟁은 이런 것이다. 하나의 진실에 다가서는 공부를 일상적으로 꾸준히 하기. 진실을 가려내는 눈을 기르기. 특정 집단이 시간을 끌며 대중의 망각을 유도한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음을 끝끝내 증명하기. 계속 말하기. 계속 쓰기. 작든 크든 계속 투쟁할 수 있는 위로와 에너지를 얻으러 여기저기 다니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보잘것없을지도 모른다. 기껏 해봐야 진실을 왜곡하는 자들에게 진실을 외치고 잊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는 것밖에 없다. 그저 옳은 일이고 올바른 생각이기 때문에 진실의 편에 설 뿐이다. 증명된 역사는 거짓을 말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다. 사건의 전모를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해방 후 우린 늘 강자들에 의해 짓밟혀 온 기억을 갖고 있다. 진실과 정의는 사람들에게 외면받고 강제로 추방당했다. 한동안 피해자들은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며 입단속을 해야 했다. 사건의 기억을 되살리고 계속 알리는 작업은 의미 있는 일이다. 과거가 있기 때문에 현재와 오늘이 존재하듯 저자와 함께 관내 여행자가 되어 다시금 곱씹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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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담론 - 프랑스 혁명에서 냉전 종식까지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이혜진 옮김, 이태환 감수 / 세종연구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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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프랑수아 케네,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카를 마르크스, 빌프레도 파레토, 사이먼 쿠즈네츠, 토마 피케티 등 권위 있는 경제학자들을 통해 지난 두 세기에 걸쳐 논의되었던 경제적 불평등에 관한 사유가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불평등은 근대화가 되기 훨씬 전인 계급 사회가 시작되던 때부터 있었다. 자신의 자유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날 때부터 신분이 정해지고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하위 계층의 사람들은 경제적 불평등을 감수하며 살아가야 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이후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시골에서 도시로 대거 유입되기 시작했고 도시화가 가속되면서 불평등과 관련된 담론이 경제학자를 중심으로 연구되었다. 20세기 들어 빈곤과 불평등은 이제 노동자와 노동운동가를 통해 문제 제기가 되면서 점차 개선된 것이다.


과거엔 계급에 따른 신분 차이로 인식되었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선 경제적인 부에 따른 양극화로 불평등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자본이 곧 권력이 되었고 소득 분배와 기본 소득이 생존과 기회균등의 공평성까지 거론된다. 경제 성장기엔 부의 사다리를 탈 수 있는 기회의 창구가 열려 있었지만 현재는 소수에게만 주어진 행운이 되어버렸다. 개인의 평균 소득이 높아야 불평등의 격차가 줄어들고 빈곤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데 그조차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가 되었다. 경제학자들의 불평등에 관한 수많은 연구들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현실을 이해하기 위함이다. 부유층에 집중되는 중요한 결정 요인을 분석하고 현실적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선 이런 문제점을 잘 짚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불평등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 하는 이유다. 시대에 따라서 불평등을 바라보는 경제학자들의 시선은 다를 수밖에 없고 이론적 연구에 머물던 것이 냉전 종식을 거쳐 근래에는 실질적인 문제 해결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불평등 문제는 자본주의 제도를 도입하는 국가에선 대부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경제학자들의 연구는 사회 제도를 개선하고 불평등 문제를 줄이는데 기여하고 경제에 큰 영향을 끼쳤다. 기업의 노동 환경을 발전시키고 일자리 문제와 주거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소득 격차에 따른 불평등을 나아지게 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의 여러 이론을 보며 이러한 담론들이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고 생각한다. 불평등과 자본주의의 관계를 흥미로운 관점에서 읽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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