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이 서로 주고받는 말 - 우리가 모르는 동물들의 은밀한 대화 엿듣기
프란체스카 부오닌콘티 지음, 페데리코 젬마 그림, 황지영 옮김, 김옥진 감수 / 북스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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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평소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책이다. 하물며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의사소통을 하려고 한다. 사람도 사람끼리 표정, 몸짓, 목소리, 언어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데 지구상에 사는 다른 생명체들은 그들만의 세계에서 우리가 모르는 어떤 은밀한 대화를 나누는 걸까? 이 책은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것처럼 참 다양한 동물들의 세계를 가까이 밀착해서 소통 방식의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짝짓기를 하거나 포식자들을 경계하기 위한 신호 만을 하는 게 아니라 때론 가짜 정보와 거짓말도 한다니 매우 흥미로웠다.


지구상에 수십만 종의 동물들이 서식하는데 인간은 그중에 겨우 몇 퍼센트 만 밝혀냈을 뿐이다. 조류, 어류, 포유류, 파충류, 양서류 등 각각의 특징과 그들만의 독특한 특이점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자연의 세계는 보면 볼수록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해서 몇몇 부분은 오히려 인간이 특정 부분에 아이디어를 얻어 기술을 발명했을 것 같다. 같은 종끼리 비슷한 특징은 갖고 있어도 어느 하나 닮았거나 똑같은 건 단 하나도 없다. 그래서 더 신기하고 동물 종마다 의사소통을 주고받는 방식이 다 다르고 어떻게든 그들만의 방식대로 생존과 번식을 하면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전혀 지루하거나 딱딱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동물들의 은밀한 비밀을 밝혀나가는 기분으로 읽으면 이보다 더 흥미진진한 책도 없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읽어나갈수록 그다음이 더 궁금해지고 참 복잡하면서 체계적이고 질서가 잡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이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이유도 동물들마다 자연의 섭리에 따르면서 사람과 마찬가지로 소통한다는 것이다. 어미가 새끼를 데리고 사냥법을 알려주고 집단생활과 생존을 위한 훈련과 교육을 하는 것은 구두로 전달할 뿐인데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 것도 신비로울 뿐이다.


동물의 세계를 탐험하듯 아껴가며 읽고 싶다. 세상은 넓고 우리가 모르고 있는 영역은 그보다 더 넓다. 경이롭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동물에게 가지고 있는 궁금증이 하나둘씩 풀리기 시작한다. 새들끼리 지저귀는 소리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 수가 없었는데 이 책을 읽은 후로는 뭔가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인간의 언어로 말하지 못할 뿐이지 동물들도 그들 나름대로 감정을 표현하고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뭔가 모르고 있던 걸 알아간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눈빛을 반짝거리며 더 알고 싶어지게 하는 힘이 있다. 동물들의 대화가 궁금하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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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몸이 위험합니다 - 건강한 일상을 보낸다고 착각하는 당신을 위한 지식 한입
강상욱 지음 / 네임리스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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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안심이 됐다기 보다 오히려 더 큰 혼란에 빠졌다. 이미 세상에 태어나 젖병에 물릴 때부터 미세 플라스틱이라는 위험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유기농으로 직접 재배한 채소를 제외하고는 다 내 몸에 해로운 것밖에 없다. 화학 물질로 만들지 않은 것이 없고 어릴 때부터 섭취한 과자나 종이컵, PET 병 음료, 사과 주스, 천일염으로 만든 음식, 참기름, 인스턴트식품 등 하나같이 건강을 해치는 것들뿐이다. 세상에 안전한 것이 없다. 근데 우리 일상생활을 들여다보면 안전지대가 없고 온통 화학 물질로 뒤덮여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착각한 것이 아니라 이미 일상이 돼버렸다.


친환경 제품이라는 기업 이미지 마케팅에 속았다 치더라도 소비자의 잘못은 아니다. 또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기까지 오랜 연구가 필요하고 명확하지도 않은 걸로 공포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장수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 소식을 하는데 겨우 초파리를 상대로 한 입증되지 않은 연구 결과를 가지고 잘못된 믿음이라고 단정 지을 이유가 있을까? 저자가 언급한 음식 중에 단 하나도 먹지 않은 것이 없고 먹었다면 꽤 오래전부터 먹어왔던 음식들이다. 이미 피할 수도 없고 만성적으로 노출되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 같다. 이젠 안심하고 먹을만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초가공 식품은 안 먹어도 다른 대체품이 있지만 사실 모르고 먹는 음식이 더 많다. 화학자 관점에서 시장에 가서 하나하나 따져보면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한 음식들이다. 튀기고, 볶고, 구운 음식이 대부분이고 미세 플라스틱이나 환경 호르몬에 노출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그렇게 다들 서서히 건강이 망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 지금 우리 몸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위험한 상태로 살아왔다고 봐야 한다. 대부분 과도하게 자주 섭취하거나 지속적으로 노출되어서 발생하는 것들인데 '올바른 생활 습관 TIP'에서 든 대처법은 새겨들을만하다. 건강검진전 금식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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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신화 백과 - 89개의 별자리로 만나는 신·영웅·괴물 이야기
아네트 기제케 지음, 짐 티어니 그림, 이영아 옮김 / 지와사랑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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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도심에서 더 이상 보기 힘들어진 별자리 하면 떠오르는 기억은 순수했던 시절에만 가질 수 있었던 동심과 상상의 세상이다. <알마게스트>의 저자인 프톨레마이오스는 관측한 항성에 48개 별자리 이름을 붙였다. 대부분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이름을 라틴어로 옮긴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국제천문연맹(IAU)에서 공식적으로 88개의 별자리를 공인하고 목록화했는데 나머지 40개의 별자리는 이후 천문학자들에 의해 관측한 것에 이름을 붙인 것이다. 북반구와 남반구를 사분면으로 나눠 계절별로 가장 잘 관측되는 별자리를 따로 표기하였고 아름다운 일러스트 그림을 더했다.


특정 별자리가 어느 형태를 띠고 있는지 이젠 가물가물해졌지만 책 목록을 펼쳐보니 익히 들어봤던 이름도 있었고 처음 들어보는 것도 많았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따오거나 동물과 사물 모양을 닮은 별자리도 눈에 띄었다. 어디까지나 상상 속의 영역이며, 본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들이 명명 지은 이름에 얽힌 유래를 알아가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왜 이 별자리에 이런 이름을 붙이게 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별은 광도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며 수치가 작을수록 광도가 커진다고 한다. 그래서 별자리마다 광도에 따른 밝기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지구 북반구와 남반구 밤하늘에서 관측되는 모든 별자리를 다룬 아름다운 책이다. 기억에서 잊혀 가고 있던 별자리에 대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했고 지구 밖 세계를 동경했던 동심을 자극했다. 프톨레마이오스 이후 천문학자들이 관측한 행성에 붙은 별자리는 최초로 발견한 천문학자에 의해서 만들었고 책에서는 이를 잘 정리해두었다. 마치 하늘에 고정되어 있는 것 같은 별자리에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었거나 별자리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책이다. 고급스러운 양장본에 별자리마다 일러스트를 그려놔서 소장 가치는 물론 혹시 별자리를 보게 된다면 얽힌 이야기가 생각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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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 편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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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스타카토처럼 짧게 치고 빠지는 호흡은 마치 유튜브 쇼츠를 보는 기분이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이하여 복잡하고 어려운 철학의 핵심이 되는 사상을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그래서 인스턴트 음식을 먹은 것처럼 빨리 소화되고 소비되는 특징이 있다. 철학자들의 방대한 사상을 깊게 파고들면 몇 페이지가 아니라 몇 권으로도 모자랄 만큼 그들이 남긴 저작물들을 다 읽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과연 그들의 철학을 잘 안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말 그대로 아는 척할 뿐이다. 그들이 무엇을 주장했고 개념을 정립했는지 일타강사처럼 핵심만 짚어내는 방식이다.


동·서양의 모든 철학자를 다루진 않는다. 대표적인 철학자들만 선별해도 제법 많다. 대부분 서양 철학자들 위주인데다 동양 철학은 장자, 노자, 공자, 불교의 무아론이 전부이며, 소설가인 알베르 카뮈와 심리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포함된 건 의외였다. 우리가 철학자들의 책을 읽고 묵상하는 이유는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 이유를 깨닫고 타인을 이해해 보려는 마음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빌려서라도 온갖 고난과 역경들로 나를 뒤흔드는 세상을 헤쳐나가기 위한 든든한 정신적 자산이다. 요즘처럼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는 시기에는 더더욱 필요하다.


사실 철학은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에 다 깃들여져 있다. 국정 운영이나 사업, 가훈, 창업 등 반드시 철학을 갖고 있어야 목표와 기준점을 잡고 어떤 가치를 실현할 것인지가 정해진다. 철학은 이미 인류가 시작될 때부터 존재했고 우리의 삶과 따로 분리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출퇴근에 남는 자투리 시간에 잠시 읽기 좋다. 호흡이 짧다는 건 읽을 분량이 적기 때문에 집중하기 좋다는 의미다. 직장 예를 든다던가 insight로 응용할 수 있게 만든 건 좋은 기획이다. 날이 갈수록 자극적이고 진득하게 붙잡지 못하는 시대에 가벼운 입문서로 읽기에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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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진화 - 그들은 어떻게 시대를 앞서갔는가
미하엘 슈미트잘로몬 지음, 이덕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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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놀랍게도 기원전 사람인 에피쿠로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9명은 19~20세기에 태어난 인물들이다. 찰스 다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마리 퀴리, 알프레드 베게너, 칼 세이건, 프리드리히 니체, 카를 마르크스, 칼 포퍼, 줄리언 헉슬리까지 이들이 발견한 과학 기술과 사상은 지금까지도 인류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발견은 우연한 연구로부터 비롯되지만 당대에 수많은 과학자들과 사상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으면서 발전시켰고 그 시기에 이들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 봐도 상당히 진일보된 개념이며 혁신이자 혁명적인 생각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각자 앞다투어 연구하고 있었고 삶의 궤적에서 결정적인 계기를 만나게 되면서 이들의 연구가 빛을 발하게 되었다. 생각의 진화라는 건 어느 한 개인이 전에 없던 것을 만든 것이 아니라 여러 동료들의 생각들을 모아 한층 더 발전시킨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진화론, 상대성 이론, 방사능 발견, 대륙이동설, 범우주적 사고, 자연스러운 삶, 도덕의 재평가, 사회 계급의 발견, 비판적 합리주의, 진화적 인본주의 등 시대를 앞선 통찰력으로 인류의 사고를 진일보시킨 이들은 기존에 고착화된 통념을 깨뜨리고 한 발 더 앞으로 내디딜 수 있게 한 업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


446페이지에 달하는 책이지만 읽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한 번쯤은 들어봤던 인물들을 알아가는 재미에 빠지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게 되는 것 같다. 잘 모르고 있던 부분도 있고 한 인물을 단편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다각도로 그때 상황을 이해하면서 봐야 전체적인 모습이 그려진다. 이론을 정립하고 긴 시간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노력과 인내가 없었으면 새로운 발견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근현대사의 역사를 보면 인류사를 통틀어서 혁명적이고 큰 전환점이 된 사건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상이나 개념을 뒤흔들만한 진일보된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생각들을 안다는 건 곧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통찰하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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