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로 보는 월드컵의 역사 1930~2026
Aczel 지음, 곽지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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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매년 4년마다 개최되는 월드컵은 올림픽과 함께 지구인의 축제로 온 관심이 쏠려있는 대회다. 축구라는 스포츠의 시장 규모도 어마어마해졌고 스타급 선수들의 몸값도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축구 레벨이 상당히 높다. 곧 100년을 맞이하게 될 월드컵의 역사를 일러스트로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긴 역사만큼 전설적인 선수들이 남긴 기록과 수많은 명장면들을 되짚어보며 다시 그 감동을 느껴볼 수 있었다. 실제로 TV에서 본 것은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였는데 내 기억으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참전국들 모두 승패에 따라 울고 환호했던 기억이 난다.


FIFA 회장인 쥘 리메와 부유한 우루과이 목축업자 엔리케 부에로가 세계적인 축구 대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1924년에 처음 세웠는데 당시 이해관계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추진될 수 있었다. 우루과이는 1924~28년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고 1930년은 독립 100주년이 되는 해였기 때문에 개최지는 자연스럽게 우루과이 수도인 몬테비데오로 정해졌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1942~46년 연속으로 개최되지 못한 걸 제외하면 2026년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은 23번째이며, 48개국 체제의 첫 번째 월드컵이자 역사상 최초로 세 개의 나라가 공동 개최하는 월드컵이기도 하다.


평소 축구에 관심이 있거나 월드컵 경기에 열광했다면 분명 이 책을 통해 그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해당 월드컵에 관한 모든 기록을 '월드컵 한눈에 보기'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고 중요한 명장면은 일러스트로 그렸다. 월드컵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골을 기록하는 순간부터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의 익살맞은 그림까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순한 축구 선수가 아니라 그들은 축구 영웅이자 역사적인 선수로 기억한다. 이 책 한 권이면 월드컵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4년마다 세계를 들썩이게 하는 월드컵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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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답게 죽기로 했습니다
나이토 이즈미 지음, 위지영 옮김 / 마음의숲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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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재택 호스피스가 낯선 영역이다.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데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도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선뜻 이를 선택하기가 망설여진다. 하지만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는 것만큼 재택 호스피스 서비스를 일찍 도입했다.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과 24시간 방문 간호, 재택 의료 전문 병원과 공유하며 긴급 상황에 대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공적 의료보험을 적용시켜 본인 부담금을 줄인 저렴한 비용과 의료비 상한제로 가구 소득과 연령에 따라 약 6~10만 원 수준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재택 호스피스는 전문의가 직접 환자 집에서 방문 간호를 하고 임종 케어와 통증 조절로 생애 마지막을 고통 없이 보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병원보다는 집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에피소드로 소개한 환자들은 대개 말기 암 환자거나 숙환, 노환인 경우였는데 아주 어린 13세부터 100세에 가까운 나이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적어도 죽음을 눈앞에 둔 마지막 순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을 맞이하는 시기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삶을 겸허하게 여기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인생이 유한하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 끝이 백 세가 될지 오십 세가 될지 알 수 없으나, 반드시 그때가 온다는 것을 평소에 받아들여야 합니다. 늘 생각할 필요는 없어도 가끔은 떠올려 주었으면 합니다."


젊었을 적엔 대형 참사 소식에도 무덤덤하게 넘길 수 있었지만 요즘은 또래거나 어린 친구들이 여러 이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너무나도 쉽게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부터 우리의 삶이 그리 길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토 선생님에게 재택 호스피스를 받은 사람들은 그나마 평온하게 눈 감을 수 있었다. 예기치 못한 말기 암 진단을 받았지만 병원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것보다 가족과 함께 마지막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 태어난 순간 인생의 편도 티켓을 받은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토록 애쓰면서 내 고집만 부리며 살고 있는 걸까? 죽음이 우리 가까이 있다고 믿으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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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영어 발음 수업 - 처음이라서 막막한 발음 강세부터 연음·축약까지, 발음의 핵심을 한 권에
하이빅쌤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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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발음 공부는 원어민처럼 말하기 위한 훈련인 줄로만 알았다. 그것보다 원어민이 말하는 발음이 어떤 원리로 말하는지를 알아야 잘 들린다는 것이다. 원어민이 내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던 것도 발음이 귀에 익숙하지 않아서였던 것이다. 그걸 모르고 무조건 많이 듣기만 하면 언젠가는 귀가 뚫려서 들을 수 있겠지라는 착각을 해왔던 것 같다. 발음 공부하면서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연음과 축음의 원리인데 이걸 모르면 원어민이 빠르게 말할 때 순식간에 지나가서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많다. 연음과 축음의 원리를 알아야 어떤 단어에 따라 적용되는지를 구별할 수 있을 것 같다.


발음이라는 것이 우리가 평상시에 내지 않았던 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인데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나이나 유학이 아닌 훈련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훈련으로 발음을 익히고 어떤 원리로 소리를 내는지 배워야 그 발음을 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는 원리다. 지금까지 발음과 관련된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이 책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었다. 한국인이라면 헷갈리는 발음이 많은데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 저자 강의 동영상과 MP3로 친절하게 설명한다. 많이 듣고 따라 해봄으로써 왜 그 발음을 내는지 익힐 수 있다. 물론 지속적인 훈련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고 발음에 익숙해져야 들린다.


무작정 무슨 소리인지 잘 들리지도 않는데 미국 드라마를 켜 놓고 듣는 것보다 발음 공부와 함께 병행한다면 소리가 들리면서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자연스레 따라올 듯싶다. 핵심 체득 원리, 저자 직강 가이드, 단어 단위 집중 훈련, 문장 속에서 완성하기로 책 구성이 되어 있어 집중적으로 발음을 익힐 수 있었다. 지금까지 영어 발음이 한국식에서 못 벗어났다면 이 책은 발음을 교정하고 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거의 궁금했던 모든 발음에 대한 원리를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원어민처럼 발음하는 것이 아닌 잘 알아듣기 위한 공부를 위해 선택했다면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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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 담다
권동희 지음 / 지성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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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탐조란 무엇을 뜻하는가? 한자 그대로 자연 상태에 있는 새들의 모습을 관찰하거나 즐기는 행위를 말한다. 18세기 경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최초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지구상에는 약 11,000여 종에 이르는 약 500억 마리의 새가 서식한다고 하니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2025년 6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관찰된 새는 598종이다. 그중에서 탐조인들로부터 가장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새 66종을 선별하였고 이를 사계절 별로 분류하여 책을 구성하였다. 또한 2009년 이후 16년이 지난 2025년 6월에 발간된 <한국조류목록> 개정판을 토대로 새롭게 추가하거나 제외된 종을 실었다.


이 책은 두께가 상당하여 총 544페이지의 양장본으로 매우 묵직하다. 대부분 탐조하면서 포착한 새들의 생생한 순간을 담은 사진들로 채워져 있고 장소, 시간, 기간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읽다 보면 한정된 지면에 많은 사진을 수록하려다 보니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전시 도록과 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 탐조 전문가답게 사진을 매우 훌륭하나 새를 설명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살짝 아쉬움이 들었다. 새를 설명하는 지면 할애에 있어 편차가 심하게 나며 이를 사진으로 대체한다는 느낌이다. 새를 관찰하면서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탐조 포인트마다 관찰 요령을 실었다면 흥미진진한 책이 되었을 것 같다.


편집을 살펴보면 '탐조하기' 단락에서 사진 설명의 괄호와 제목 사이 간격이 좁다. 전체적으로 볼 때 사진을 꽉꽉 채우다 보니 일관성 있는 편집이 유지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판형이 작아 보인다는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킨다. 탐조하며 촬영한 새를 감상한다는 즐거움과 그 새에 관해 더 알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간극을 줄였다면 더 좋은 책이 되었을 듯싶다. 현재 우리나라의 탐조인이 10만 명 이상으로 2천 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가의 망원렌즈나 망원경이 아니면 날쌘 새들의 모습을 포착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많은 시간과 인내심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 노력들이 책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내내 들었다.


새 66종을 사계절 별로 실었는데 새에 관한 자세한 설명과 탐조 기록(월일 시가 아니라)이 빠져 재료는 훌륭하나 그 재료를 요리에서 잘 활용하지 못한 느낌이다. '부록 1'에 '대한민국 탐조 국민 포인트 베스트 14'를 실었음에도 구색을 맞추기 위해 끼여 넣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아쉬움을 제외한다면 수록된 사진의 퀄리티는 놀라울 정도다. 근접 거리에서 새들의 생생한 순간들을 잘 포착했기 때문이다. 선명하게 찍은 사진을 컷 단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이 가진 매력 포인트다. 멸종 위기 동물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 시대에 탐조인의 기록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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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깨어라 - 헤르만 헤세 청춘소설 3부작,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지음, 송동윤 옮김 / 스타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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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청춘소설 3부작인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싯다르타>로 이어지는 깨달음의 여정을 끊김 없이 읽다 보면 새삼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 저절로 읽힌다. 사실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사회적으로 미성숙한 존재로 보고 있다. 마치 알에서 깨어나지 못한 그런 존재인 것이다. 인생 전체로 보면 어떤 가능성을 지녔는지 아무도 모르는 시기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기엔 맞닥뜨리는 모든 순간들은 일생일대의 중대사이며, 여기서 인생이 결정된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실패하면 패배자가 된다는 생각은 불완전한 청소년기에 겪는 성장통이다.


알을 깨고 나오는 건 곁에서 응원은 해줄지언정 누가 대신해 줄 수는 없는 일이다. 주의 시험에서 차석으로 합격한 한스 기벤라트는 이제 신학교에 들어갈 자격이 주어짐으로써 앞으로 탄탄대로의 인생이 펼쳐져 있었다. 어릴 적부터 총명했던 한스를 향한 기대감은 한스에겐 큰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그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선 모든 결과가 좋아야 했다. 합격 후 즐겨 하던 낚싯대를 잡고 낚시를 할 때만큼은 모든 중압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제목에서 보듯 수레바퀴는 한 번 돌아가면 멈추지 않는다. 그가 이루지 못한 애마를 향한 짝사랑과 고향에서 마주한 아이의 죽음은 비극적 상황과 교차되면서 서글픔을 느끼게 한다.


<데미안>은 헤르만 헤세를 대표하는 소설로 알에서 이제 막 깨어나는 순간의 고통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싱클레어에겐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선과 악, 빛과 어둠으로 나뉜다고 믿고 있었다. 뭔가 명확하게 두 기준에 따라 세계를 보았던 것이다. 하지만 곧 순진했던 이 생각은 무너져 내렸고 인간에겐 다양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겉으로 착해 보이지만 속은 폭력성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위선적 모순에 대한 배신감이 바로 껍질이 깨어지는 순간인 것이다. 우리가 그렇듯 남들이 정해준 기준과 정답을 쫓아 살던 삶은 진짜가 아니다. 진실을 마주하고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그런 담대함을 가져야 한다.


<싯다르타>의 주인공인 싯다르타는 이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여정을 따라가고 있다. 지금은 스승과 사상, 수행을 좇아가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다 출가한 뒤 그를 향한 시험이 펼쳐진다. 금욕의 극단을 지나 세속의 달콤한 유혹을 통과하고, 사랑과 상실, 부와 권태라는 것을 경험하게 이른다. 강물을 두고 '듣기'의 삶에서 미소 짓는 웃음 속에 인격을 완성 짓는다. 강물이 모든 소리를 수용하고 타인에게 연민을 갖는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결국 껍질을 깨고 나오려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낼 수밖에 없다. 우리의 삶은 그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


번역도 깔끔하게 되어 있어서 전혀 어색한 부분도 없었고, 헤르만 헤세의 작품 세계에 깊이 몰두하며 빠져들 수 있었다. 젊었을 때 읽을 때와 더 큰 어른이 되고 나서 읽을 때 다르게 읽힌다는 것도 고전이 가진 매력 중 하나다. 그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우리의 삶으로 투영되어 반추해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거나 보이지 않는 구조적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회 전체의 시선으로 볼 줄 알게 되는 것이다. 인간 본연의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일깨워 주고 우리가 추구해야 했던 것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이끄는 것이 바로 문학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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