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냥 국회의원인 줄 알았는데, 고 제정구 의원은 결이 다른 분이셨던 것 같아 언젠가 좀 더 알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분입니다.

이렇게 민들레국수집에서 만나게 됐습니다.

빈민운동을 하신 고 제정구 의원의 글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판자촌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다 서울에서 시흥으로 집단이주를 하고 ‘복음자리’라는 공동체를 일궈낸 대단히 멋진 분이었다. 그분의 삶의 모토가 ‘야박한 정부지원금이나 생색내는 후원자의 돈을 받으려고 프로젝트 사업을 벌이지는 않는다. 그저 함께 산다. 남이 좋은 일을 할 때 옆에서 기꺼이 거들어준다’인데 이 원칙들은 훗날 민들레 국수집의 운영원칙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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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국수집을 2003년부터 운영하며 자주 기적을 경험하신다고 합니다.

서영남 대표께서 알려주시는 비법은 자신이 가진 것을 전부 내놓고 시작하면, 이상하게도 주위에서 딱 필요할 때 필요한 것이, 도움의 손길이 온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김장을 한 후 저장할 곳이 없어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좋은 김장김치 저장법을 알고 있다. 바로 민들레 국수집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는 것! 김장을 할 수 없는 분들께 김치를 나눠드리면, 하느님께서 잘 보관해두셨다가 다음 해에 또 모자라지 않게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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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세상이 조감은 달라진 것 같습니다만, ‘생존기술’을 갖춘 남성들도 많아졌고 갖추지 못한 여성들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손에 물을 묻히지 않는 것’을 대단하게 여겼다고 하고, 다른 사람이 해주면 편할 때도 있지만, 사람로 태어난 이상 내 손으로 뭔가를 하면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행복합니다.

남자 손님들이 특히 그렇다. 귀찮은 식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많은 손님들을 만나면서 깨달은 것은 남자 손님들 대부분이 우리나라 가부장제도의 피해자들이라는 점이다.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음식 만들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등의 ‘생존기술’을 배우는 것을 등한시하다 보니, 어머니나 아내 혹은 돌봐주는 여자가 없는 상황에 처하면 제대로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오로지 바깥일을 잘해서 돈만 잘 벌면 된다고 생각하며 살다가 치열한 경쟁에 부대껴 실패하고 좌절해 술과 도박에 빠지고, 가족에게 화풀이하다 결국 가정이 깨지고 아무도 받아주는 이 없이,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겨운 형편이 되는 것이다.

국수집 손님들이나 교도소 형제들처럼 외로운 사람일수록 혼자여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 자유가 필요하다. 따로 또는 같이, 느슨하게 연대하며 지내야 서로 가족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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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마음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잠자코 기다리고만 있다. 언제나 선택은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고, 사람은 자신이 변화하길 간절히 원할 때에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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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격을 느꼈습니다.

“내가 한두 달 지켜보니까 저 수사라는 양반, 틀림이 없습디다. 그리고 밥 먹으러 온다는 사람들도 모양새가 깔끔치 않다 뿐이지 동네 사람들한테 직접적으로 해코지를 하진 않으니 어디 좀 더 두고 봅시다.”

동네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할 때마다 역사가 60년이 넘는 송현초등학교 2회 졸업생이신 두 분 어르신께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다. 바로 민들레 국수집을 열 수 있게 집을 빌려주신 송세환 어르신과 용원약방 어르신이다.

송세환 어르신은 공직생활을 정년퇴직하시고 민들레 국수집이 있는 건물에 조그만 사무실을 내어 소일거리 삼아 서류작성 대행을 하셨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어쩌다가 저런 가게를 차리게 세를 주셨냐"고 원망할 때마다 국수집을 감싸며 성난 주민들을 다독이고 달래셨다.

"내가 한두 달 지켜보니까 저 수사라는 양반, 틀림이 없습디다. 그리고 밥 먹으러 온다는 사람들도 모양새가 깔끔치 않다 뿐이지 동네 사람들한테 직접적으로 해코지를 하진 않으니 어디 좀 더 두고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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