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는 봇물 터지듯 소비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년 전, 왜 돈이 모이지 않는 지 궁금해서 매일 지출한 내역을 간단하게 메모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랬더니 어디에 돈늘 쓰는 지가 명확하게 보여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그래도 줄이지 않는, 자유 소비 영역이 꽤 있습니다.
이 영역들도 뭔가 불편할 때 보상심리 혹은 위로의 차원에서 더 많이 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때 이후로 온라인에서는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즉시 결제를 하지는 않습니다. 이 가격이 타당한지, 필요한 것인지, 집에 유사품 혹은 동일 아이템은 없는지, 이걸 산다면 언제 다 쓸지... 등등을 생각해본 후에 결제합니다. 그래서 배송료를 내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뭔가 비슷한 소비의 굴레를 경험한 작가의 글인 것 같아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번 달의 과한 소비에 반성하면서, 다시 방법을 찾아봐야겠어요. 무지출 소비가 어려운 것도 아닌데 말이죠. 무지출 소비는꼭 필요하지 않는 곳에는 지출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는요.

* 책은 줄이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습니다.
월정액 무제한 구독과 월 몇 권씩 보는 서비스를
이용했고 또 이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또 볼 책은 계속 생겨납니다.
아마도 책은 줄이기가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ㅎ

** 작년 말에 립스틱을 대대적으로 정리했습니다.
몇 번 사용하지 않았지만 오래돼 사용할 수 없거나
많이 썼지만 한 달은 더 쓸 수 있어 봬는
립스틱과 립밤을 수십 개 정리했어요.
그리고 쓸 수 있는 걸 사용하기로 했는데,
원래 잘 챙기지 못하는 립스틱이 몇 개 필요해
온라인으로 샀더니 색이 안 맞는 등등의 이유로
지금은 아마도 열 개 이상은 된 것 같아요.
매일 아침에 바르는 립밤과 립스틱을 다 쓰고
솔로 파서 다 쓰는 날이 열 번 이상 오기를
기대합니다.
정말 화장품, 그 중에서도 립스틱과 립밤은
다 쓰고 버리지 않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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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은 현재 재난을 겪고 있다. 재난이란 무엇인가? 마스크를 쓰거나 며칠 동안 밖에 나가지 못하거나 단지에 들어갈 때 통행증이 필요한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재난이란, 병원에서 예전에는 몇 개월에 한 권 쓰던 사망자 명부를 지금은 며칠에 한 권씩 쓰는 것이다. 재난이란, 예전에는 화장터에서 관에 담긴 한 구의 시신을 한 대의 운구차로 옮겼다면, 지금은 비닐로 싼 시체 몇 구를 포개어 쌓아서 화물트럭에 실어가는 것이다. 재난이란, 당신의 집에서 한 명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며칠 혹은 보름 안에 전부 사망하는 것이다. 재난이란, 당신이 아픈 몸을 끌고서 춥고 비가 내리는 날 사방을 뛰어다니며 자신을 받아줄 병상 하나를 찾아다녀도 끝내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재난이란, 새벽부터 병원에서 줄을 서고 번호표를 받아도 다음날 새벽에야 진료 순서가 되거나 혹은 순서가 여전히 오지 않아 길바닭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것이다. 재난이란, 당신이 집에서 병원의 입원 통지를 계속 기다리다가 통지가 왔을 때는 이미 숨을 거둔 것이다. 재난이란, 병원으로 이송된 중증 환자가 사망하면 병원에 들어간 그 순간이 가족들과 작별한 순간이 되어 서로 영원히 다시는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당신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가족들이 장의사와 함께 망자를 보낸다고 생각한 건가? 유품을 챙길 수나 있을까? 무엇보다 망자에게 존엄성이 있을까? 없다. 죽었으면 그냥 죽은 거다. 싣고 가면 바로 불태워버린다. 사태 초기에는 일손도 병상도 없고, 의료진들에겐 방호설비도 없어서 집단 감염이 이루어졌다. 화장장에는 인력도 운구차도 화장터도 부족한데, 시체에는 바이러스가 있으니 반드시 최대한 빨리 태워버려야 했다. 당신들이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사람들이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재난이 온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 최선을 다했고 과부하가 걸릴 정도다.


- <2월 8일 X 봉쇄 25일 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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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환경미화원이다. 이들은 정말 대단하다.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적어 길거리가 그렇게 지저분하지 않고 낙엽만 좀 떨어져 있을 뿐인데, 그들은 자기가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하며 도시 전체의 위생을 위해 열심히 바닥을 쓸어낸다. 전염병이 창궐한 날부터 지금까지, 그들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의 시선 속에 남아 있다. 가장 묵묵하게 입다물고 있는 그들이 되레 시민들 모두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 <2월 8일 X 봉쇄 17일 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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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우한 사람들에게 바치는 책이다. 나아가 우한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우한을 도와주었던 분들에게 바치는 책이다. 이 책의 인세 수익 역시 우한을 위해 목숨걸고 일한 이들에게 전부 기부할 것이다.

-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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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지 몇 주째 입니다.
«나쁜 책»에서 금서로 소개한 «우한일기»를 펼칩니다.

34일째 계속된 열대야, 집 밖에 나가면 몸 어디에 있었는 지 알지도 못했던 수분이 땀으로 주르륵 흘러내립니다. 어서 탈 것에 실려 또 다른 실내로 이동합니다. 정부 당국에 의한 규제는 아니지만, 날씨는 사람의 이동을 제약합니다.
(서울 열대야 지속일수 기록은 0.1도 차이로 34일만에 멈췄다고 합니다. 누적 37일이겠네요. (8월 25일 기준))

계절이 힘들어 8월에 받은 부고가 여럿입니다. 어떤 큰 장례식장은 빈소가 꽉 찼습니다. 보내드리느라 분주합니다.

모두 이 더위를 무탈히 지내시길 빕니다.
곧 추운 날이 오면, 무더위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질테지요.


1) 2020년 1월 25일부터 3월 24일까지의 기록입니다.
일기는 봉쇄 62일차까지 있으며,
봉쇄 76일째인 4월 8일에 우한 전체가
개방되었다고 합니다.

2) 1983년부터 문학잡지 <수확>에서 일해온
편집자이자 작가로 중국 문단에서 추앙을 받는
인물인 청융신이 작가 팡팡에게
‘우한 봉쇄 일기’를 써볼 것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작가 팡팡은 기자와 편집자 경험도 있으며,
작가로서 100권 이상의 작품을 쓰고
루쉰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3) 초기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알리고
사망한 안과의사 리원량을 기억합니다.

4) 이 책의 저자가 여성인 줄 몰랐습니다.
아마 책 표지를 언뜻 보고서 그렇게 생각했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팡팡이라는 이름은 여자 이름인데...

5) ‘장보기 그룹’이 기억에 남았어요.
힘을 모아서 삶에 대처하는 우한 사람들의
활달함 혹은 지혜를 본 것 같아요.

6) «나쁜 책»에 있는 이 책에 관한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 작가에 대해, 왜 이 책이 금서인지,
금서 조치로 작가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 지에
대해 나와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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