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있는 상을 받은 책을 읽는단건 모험할 필요가 없어서 좋지만, 이상하게 배알이 꼴리는 탓으로 항상 인기있는 책에는 마음이 안 갔었다. 어느 정도의 보장이 있지만 타이틀곡 보다 알려지지 않은 그 가수의 수록곡을 알고있는 것으로, 내가 그 곡을 아는지 아무도 모르더라도 혼자서 괜히 으쓱한 그런 기분이랄까 굳이 비유하자면.

꿀꿀한 마음에 혼자 교보문고에 갔다가 신간을 구경하던 중 발견한 이 책은 지금 얼마나 유명한지 인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빵빵한 수상경럭을 자랑하고 있었다. ˝2008 퓰리쳐상 수상작˝ 여러 입김 센 단체와 작가들의 칭찬들 등등. 원래 같았음 유명한 책 이겠거니 하고 제목만 알아둘텐데 ˝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 인생 최고의 책이 바뀐다.˝ 란 책 표지에 써있는 문구에 덥석 사버렸다. 한낱 광고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왠지 너무 자신있어 보여서 궁금했던 것 같아.

우선 제일 마음에 드는건 책이 가벼워 표지도 나름 이쁘긴 한데.. 사실 내용이랑은 그닥 어울리지 않아 좀더 얌전하거나 진지했음 더 좋았을 텐데. 어쨌거나 사흘간 잠들기전 침대에서 읽었는데..정말 재밌었어. 나는 워낙 역사에 문외한이라 이런 소설을 읽으면서 참 많은 것들을 알게 되는 것 같애. 다른 사람들이 읽음 이미 아는 것 들일 수도 있지만 나는 무식한 덕에 얻는 것도 한참 많다고. 자랑인지 아닌지. 어쨌거나 좋아

도미니카 철권독제 시절을 배경으로 3대에 걸친 한 가족의 이야기, 라고 말하면 정말 크고 짧게 간단히 정리한 거고.. 정말 많은 것들을 품고있다 처음에 오스카를 시작으로 가족 내의 인물과 시대 바꿔가며 인생사를 비롯 가족사를 재치있게 풀어내고있다. 읽으면서 정말 많이 느낀 건 번역하는 사람 무지 고생했겠다. 갑자기 불쑥 튀어나오는 에스빠뇰, 역사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절대 공감하며 읽을 수 없기에 수많은 각주과 길고 자세한 설명까지.

1대에서 딸 둘을 독재자 중의 독재자 악랄하기로 소문난 트루히요에게 상납하지 않으려고 고생한 할머니 두 딸이 죽고 막내딸을 끔찍히 여기며 사는데 그 딸은 동네 최고의 미모를 가졌고 행동거지도 아주 위험했어서 뉴욕 브롱스로 보내고 그 딸은 두 아이를 낳고 삼대째의 그 아이들 중 하나는 오타쿠 또 하나는 남자같은 여자아이. 아이를 낳고 암에 걸렸지만 강한 생활력으로 지독하게 살아가는 암튼 웃다 마음아파 하다 또 웃다가 마지막엔 울다 끝나버렸어.

아 재밌어 !! 이렇게 좋은 세상에 태어난 걸 감사해야지 자상한 부모님, 국민 중심의 제도, 풍족하게 먹고 살 수 있는 것 모두 하나하나 난 운이 참 좋았다고 !! 감사하며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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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엘리자베스 히키 지음, 송은주 옮김 / 예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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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까지는 책을 참 ~~안읽었지만 방학도했고 여유도 생겨서 오랜만에 소설 두깨의 압박에 비하면 비교적 빨리 읽은 것 같담 느린 진행에도 불구하고 로맨스가 제법이었어
화가 클림트와 그의 영원한 연인 에밀리의 생

중간 중간 나오는 클림트의 그림은 아름답지만 각기 다른 여인들의 얼굴이 거의 똑같은 느낌 난 역시 둔하구나

결혼은 정말 서로를 구속하는 도우일 뿐일까,, 에밀리의 유일한 소울 메이트, 그렇지만 설레임과 소통에도 불구하고 평생동안 단 한 순간도 가질 수 없던 남자 클림트 이래 저래 슬픈 연애의 결말 , 결혼 생활을 보면서 헷갈렸는데 정말 어쩌면 모르겠다 굳이 소유할 필요 있나싶어 어려워

한 사람의 인생은 참 평범한데 순간순간의 에피소드 때문에 극적으로 느껴지는 것 뿐이라고 아마 약력으로 정리되는 인생이 개개인에게 본인의 것만 극적인 이유이기도 할꺼야

1900년대 오스트리아 빈, 눈 앞에 펼쳐진 느낌이 너무 좋았어 오만과 편견이랑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결혼식의 왈츠 장면도 부모님의 모습도 시대의 분위기도 내내 겹쳤어 그 영화를 안 봤다면 전혀 새로운 것을 떠올리며 읽었을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꽤 도움이 된 것 같아 아니면 완전 망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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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플랜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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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잡지에서였나 스릴러 소설 추천하는 기사를 봤었어. 소개된 책 중에 끌리는 책 몇 권을 메모해 뒀다가 읽어봤는데 그 중 첫번째가 판의 미로 감독인 길예므로 델 토로의 스트래인1,2 였어. 좀비에 관한 책인데 난 좀비는 열명이 동시에 덤벼도 참 안무서울 것 같아. 똘똘하지도 위협적이지도 않아. 그냥 좀비`떼` 일 뿐. 어쨌든 좀비공포 살짝 맛보고 두번째 읽었던 소설은 `편집된 죽음` 작가도 어느 나라 소설이었는지도 잘 기억은 안나지만 왠지 느낌에 영미는 아니야 유럽쪽일 것 같아. 암튼 그거 세상에서 제일 빨리 읽었어. 재밌고 깔끔하고 짧았거든. 꽤 만족스럽게 읽고 몇년의 공백 후 심플플랜으로 메모된 책을 다 읽었네. 우연히 헌책방에서 찾았는데 상태도 좋고 제목도 좋아서 고민없이.

내 2013년 마지막 책이 된 심플플랜. 별이 열개라면 열개하고 옆에 따로 별 그려주고 싶을 정도로 완벽한 스릴러였다. 스릴러 특성상 읽고 난 후 어떤 감명이라든지 감동이라든지.. 여운이라든지(다 같은 말 같은데 우선 써보자) 어떤 여파도 남지 않지만 그래서 지금 쓰면서 그렇게 완벽했나? 또 싶지만 확실한건 읽으면서 내내 감탄하면서 읽었다는 거야. 내가 영미소설에 특히 약한데 이름도 못외우고 캐릭터가 머리에 잘 떠오르지도 않고. 근데 진짜 영화 한편 보는 느낌이었어. 몰입도는 빅픽처 뺨치고 완성도는 어디 비교도 못할 정도의 스토리야. 우연따위 없어 모든 것이 딱딱 들어맞더라고. 불만 의구심 따위 생기지 않는 스릴러가 얼마나 흔치 않은 건 모두 알잖아.

예찬 그만하고 아주 간략히 줄거리.

본인은 평범하다 믿지만 남들보기엔 참 지루하게 사는 주인공이 친형, 친형의 친구와 셋이 산에 갔다가 우연히 추락한 헬기를 발견해. 그 안에서 400만달러를 발견하고 조종사는 죽어있어. 로또 맞은거지. 근데 친형과 주인공은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아 거기다가 친형 친구는 평소 주인공이 참 한심하게 생각하던 루저 중의 루저야. 그렇지만 셋이 동시에 발견했으니 그들은 한 배에 타게 됐지. 돈을 사용해도 걸릴 일이 없다는 확신을 갖기위해 평소 가장 여유있고 이성적인 주인공이 6개월간 돈을 보관한 후 그 사이에 언론이라든지 소문이라든지 아무 문제가 안 벌어지면 그 때 1/3을 해서 각자 몫을 챙기기로 약속했어. 그리고 그 후 벌어지는 일이야. 말해주기는 싫지만 살짝 알려주면 참 많은 사람이 죽고 참 많이 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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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의 책 중 세번째로 읽은 위험한 관계. (첫번째가 빅 픽쳐였고 두번째가 모멘트) 역시 속도감과 시각화는 탁월한 것 같아. 보통 그런 책들의 단점인 `빨리 즐겁게 읽긴 했는데 별 내용은 아니었던 것 같아` 라는 허무함도 안들고 상당히 재밌고 성의있고 탄탄하다는 게 내 생각. 꼭 영화화될 법한 소설을 잘 쓰는 작가야.
뭐 특히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번역된 소설을 갖고 문체를 운운하긴 뭐하지만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묘사는 예리해. 그래서 어떤 상황인지 장면인지가 굳이 생각을 안해도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쉽게 책에 빠져들게 하는 능력이 있어.

평소 꽤 시니컬하다 소리듣던 미국인 기자와 영국 기자가 카이로 홍수 취재를 갔다가 첫눈에 사랑에 빠져 연애 비슷한 어째저째 만남을 하다가 여자가 임신을 해. 결혼을 결심하고 여자는 남자와 함께 살기 위해 영국으로 떠나지. 아는 사람 하나 없고 의지할 데는 남편 뿐인 타지에서 점점 남편과 정서적인 소통이 안된다고 느끼고 출산 후에는 산후 우울증까지 겹쳐져 정서적으로 정말 나약한 상태가 되버려. 약에 의지하고 막말도 서슴치 않고. 무기력증에 아이 하나를 보고 힘겹게 우울증을 차차 이겨내는 데 갑자기 남편에게 뒷통수를 빡

여기까지가 줄거리 중간 정도인데 뒤에는 아주 어마어마한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스포라 차마 말 할 수는 없지만 불리하고 힘겨운 싸움이야기야. 나는 당연히 여자를 응원했고 함께 마음 아파했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책을 읽는 내내 남자 여자 성 구분을 떠나서 사람 믿는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고 허무한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리고 참담할 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친구와 가족의 응원의 힘을 생각하게 됐고. 이 책은 미국인과 영국인의 정서. 남자와 여자의 사랑과 끝. 현실적인 결혼생활, 성취감 등등 스토리 외에도 그냥 뭔가를 느끼게끔 하는 게 좀 있었어. 무엇보다 2월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라는 것과 엄청 빠른 속도로 읽어재낀거에 대한 즐거운 기분 때문에 이 소설이 꽤나 호감으로 다가온다. 다른 책을 읽고 싶게끔 만들어주기까지 하다니. 굿잡이야 케네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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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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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책을 추천받고 그가 읽던 책을 빌려보기까지 한 건 마지막이 언제였는 지 기억도 안 날만큼 클래식한 소통이었다. 제목은 수도 없이 들었지만 대부분의 문학이 그렇듯, 내겐 귀로만 익숙한 느낌. 사회적인 평가나 감상은 커녕 어떤 식의 소설, 이를테면 로맨스, 전쟁, 정치, 자전 뭐 아주 손톱만큼의 정보도 갖지 못한 채 접하게 된 책이었다. 파수꾼 이야기겠거니 할 정도.

번역이 어찌되었든 우선 문장 호흡이 짧아서 참 좋았다. 집중력이 부족해서인 지 어설픈 포장과 군더더기에 질려버린 건지 요즘은 과하게 성의 있는 묘사가 붙은 문장들을 읽으면 거북한 느낌이 들더라고. 공감을 강요하고 의도를 억지로 전달하려는 느낌.

간단하다. 방황하는 한 청소년의 독백으로 채워진 성장소설이다. 줄거리라기 보단 이야기. 소설이라기보단 일기. 그 간단한 설정 속에서 캐릭터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문제아 홀든 콜필드의 입에서 사회가 평가되고 해석되고 있고 비판당하고 있다. 그리고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시작부터 끝까지 콜필드는 어른(29,여)의 머리와 심장을 아주 무심하게 툭.툭. 건드린다.

`보통 사람`이라 분류되는 사람들의 우스운 겉치레, 편견, 획일적인 행동과 반응을 심심하고 따분한 것은 구역질이 나올 것만 같은 모습이라고 비난한다. 그리고 그 비난은 소설에서 언급되는 수많은 인물들을 관통해 나에게까지 도달한다. 참 신기해. 그저 불만 많은 아이의 불평인데 흘려들을 수가 없어. 그렇다고 허를 찌를만큼 분석적이지도 실랄하지도 않는데 읽는 이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는 어느 것보다 공격적이야.

호밀밭의 파수꾼을 통해 무언가를 느껴야한다고 마음을 먹고 읽는다면 아마 끝까지 벙하며 아니, 어디서 무엇을 느껴야할까 싶을 거야. 그보다는 적절한 유머가 섞인 그의 불평을 엿들으며 구경하며 때로는 공감하며 내가 욕하는 듯한 대리만족을 느끼고 같이 낄낄대다가 책을 덮는 순간 내가 그저 콜필드 본인이 되어있음을 느끼는 거지. 갸우뚱할 만큼 읽고난 후 놀라움이 큰 작품이었어. 약간 과장될 지 모르지만 앞으로 읽을 다른 소설의 어떤 캐릭터에도 이렇게 애정과 공감을 느낄 수는 없지 있을까 싶을 정도.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이 책은 반드시 원서로 작가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세상에, 일분이라도 이 애 앞에서는 방심해선 안 된다.그 애를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틀림없이 미친 사람일 것이다.

자기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가 펜시를다닐 때였다나......................우리 장래에 대한 충고를 늘어 놓더군. 그렇다고 그가 나쁜 사람이었다는 얘기는 아니야. 진짜 나쁜 사람도 아니었을 거고 말이야. 하지만 나쁜 사람만이사람 기분을 잡쳐놓는 건 아니니까. 착한 사람도 다른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 말이지.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놓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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