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9
제임스 M. 케인 지음, 이만식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랑 내용이랑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리고 이 책이 왜 세계문학전집에 들어있는지도 모르겠고 번역 허접한 싸구려 소설 한권 읽은 느낌이다. 2017년 첫 책은 이러하였습니다.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배가 고파 들른 LA의 한 주유소 겸 간이 식당에서 일자리 제의를 받아 머물게 된 체임버스. 그를 거두어준 그리스인 주인과 젊은 아내 코라와 셋이 지내게 되면서 코라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싶긴 한데 그리스인을 사고사로 위장해 살해한다. 법정에서 이런 저런 힘든 상황 끝에 집행유예를 받고 좀 평범하게 사나 싶더니 또 사건 또 사고.

그나저나 그리스인은 체임버스도 인간적으로 대우해줬고 코라에게도 평안한 삶을 줬는데 검정 곱슬머리에 작고 나약하고 개기름 흐른다는 이유로 죽었어. 한번 죽을 뻔하다 겨우 살아나고 며칠 있다 제대로 죽었어. 불쌍해.

소설 속 문장 자체가 짧고 미사여구가 없어서 이렇게 쉽고 잘 번역할 수 있는 책도 흔치 않을 것 같은데 이만식이라는 사람 되게 재능 없는 것 같다. 어머 현재 우리 학교 교수님이네 ㅋㅋㅋㅋㅋㅋ 번역은 국어 못하는 영어전공자 말고 영어 잘하는 국어 전공자가 하는게 낫지 않나 하는 바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다 읽고 알게된 건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첫 소설이라고 한다. 참 많은 하루키 소설을 읽어왔는데 내용을 떠나 문장맛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번역된 문장을 읽으며 문장맛을 운운하는게 맞는건지 모르겠지만 단정하면서도 착착 맛있게 달라붙는 것이 읽는 내내 오래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많았다.

다른 얘긴데, 내 블로그의 포스팅을 보곤 몇 명의 방문객(?)과 몇 명의 친구가 내 글이 하루키 글이랑 비슷하단 말을 했었는데 뭐가 비슷할까 생각을 해보니 문장 호흡이 짧고 어려운 말을 쓰지 않아서인가 싶다. 초기작품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하루키식 허세가 빠진)재치 담은 담백한 문장은 정말 읽을 맛이 난다. 그래서 결론은 말씀이라도 참 감사합니다.

줄거리를 어떻게 말해야할 지 모르겠다. 책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나의 첫 소설‘이라는 말을 보기 전까진 이게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헷갈렸었다. 남겨 놓지 않으면 나중에 대체 무슨 내용이었나 싶을 수 있으니 굳이 책 내용을 기록한다면, 이십대 대학생 남자가 주인공이고 그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 부자이면서 부를 증오하는 친구 ‘쥐‘가 등장하고 손가락이 네개인 여자가 등장한다. 끝.

굳이 무얼 이야기하고 싶은건지 명확히 나오지 않지만, 결국 특별한 것 하나 없이 그저 흘러가는 게 삶이라 한다면 그 어떤 소설보다 예리하게 삶을 포착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발생하고 잊혀지고. 단 한순간의 정지도 없이 평생이 흘러간다. 잡을 수도 없고 잡히지도 않아 할 수 있는 거라곤 순간에 집중하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결국 올 미래를 준비하는 것 밖에 없다. 바람이 삶과 참 닮아있다 느꼈다.

재밌게 읽었다! 하루키의 처녀작이라니 괜히 감격스럽다.

발췌

결국 글을 쓴다는 건 자기 요양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기 요양을 위한 사소한 시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직하게 얘기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정직해지려고 하면 할수록 정확한 언어는 어둠 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버린다.

˝글을 쓰는 작업은, 단적으로 말해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사물과의 거리를 확인하는 일이다. 필요한 건 감상이 아니라 ‘잣대‘다.˝ <기분이 좋으면 왜 안 되는데?-데릭 하트필드>

우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몇 달 후 갑작스레 헤어졌다. 이유는 잊어버렸는데, 잊어버릴 정도의 이유였을 것이다.

인생은 텅 비었다고. 그러나 물론 구원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부터 완전히 텅 빈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말로 고생에 고생을 거듭하며 열심히 노력하여 그것을 소모시켜서 텅 비워버린 것이다. <무지개 둘레를 한 바퀴 반 - 데릭 하트필드>

나는 자신의 기분을 그저 정직하게 문장으로 환치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 작업을 진행해 나가는 사이에, 정직하게 쓰려고 하면 할수록 정직하지 않은 문장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장을 문학 언어적으로 복잡화, 심화시키면 시킬수록, 거기에 담기는 생각이 부정확해지는 것이었다. 요컨대 나는 언어의 이차적 언어성에 의존하여 문장을 썼던 것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것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나는 좀더 심플하게 쓰자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쓰지 않았을 정도로 심플하게. 심플한 언어를 쌓아, 심플한 문장을 만들고, 심플한 문장을 쌓아 결과적으로 심플하지 않은 현실을 그리는 것이다.(그 후 레이먼드 카버를 번역하면서 그가 하고자 하는 것도 나와 같은 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 작가의 말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는 것이 작가의 능력이나 나의 취향에 따라 계속 바뀔뿐만 아니라, 가장 좋아하는 작가였다는 사실이 바로 몇 년 후 부끄러워지기까지 해서 (김영하와 알랭 드 보통이 그 예입니다) 꽤 조심스러운 지명이지만. 앞으로 후에 생각이 바뀌기 전까지 제일 좋아하는 작가를 줄리언 반스로 잠시 올려두겠습니다. 겨우 네 권 읽었습니다만.

혹시 누군가 줄리언 반스를 시도한다면 나는 플로베르의 앵무새 - 10과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순으로 좋았습니다. 참고하세요.

(집필 당시)예순이 넘은 작가가 죽음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하는 장편 수다집이야. 유명인들의 죽음을 소설처럼 함께 구경하기도 하고 먼저 떠난 친구들의 죽음을 에피소드처럼 슬쩍 꺼내기도 하고 분명 작가에겐 가슴 아릴 부모님의 죽음도 아주 남 얘기 하듯 아린 맘 감추고 유머러스하게 털어놓는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원제는 nothing to be frightened of 이지만)두려운 존재인 ‘죽음‘이란 놈을 불펼할만큼 깊게 생각하고 자주 이야기해서 그 공포에서 좀 자유로워보자. 까놓고 그리 감상적으로 받아들일 일도 아니지 않냐 하는 식의 이야기인데 나는 아직 젊어서인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적고 깊이 생각해본 적도 없어서 어떤 사람들에게 죽음이란 이정도로 두려운 존재구나 싶어 신기했다. 공포가 적기 때문에 웃음으로 공포를 승화시킨다거나 죽음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는 않았고 난 그저 이 책의 이야기 방식이 재밌었다. 마치 죽음 박물관처럼 서머싯몸, 버드런트 러셀, 에밀 졸라, 스탕달, 괴테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귀스타프 플로베르까지 온갖 유명작가들의 죽음에 대한 태도와 유언들, 마지막 순간들을 알 수 있어서 영화 하이라이트 장면을 모아본 듯 했다.

줄리언 반스의 자전적 에세이라 간접적으로만 느끼던 반스를 되게 가까이에서 만난듯해서 반갑기도 했고. 네러티브 없이 소재 하나만 갖고 400페이지를 채우니 와인 나눠마시며 수다떤 기분도 들고. 애초에 문장 자체가 위트가 있어서 뭔 얘기를 한들 재미가 없겠냐만 확실히 이 책으로 작가에게 한발 다가갔다. 저런 친구 하나 갖고 싶다. 맨날 사진에서 미중년의 모습이었던 줄리언 반스가 벌써 70이 넘은 노인이라니 세월이 참 무상하다. 오래 살아서 더 많이 수다 떨어줘라.

발췌

나는 잃을 만한 믿음이란 게 애초에 있질 않았으니 그저 반항했을 뿐이다.

˝네 인생 다 네가 자초한 거야, 안 그래?˝ 이것이 실존주의의 본질이었다.

˝신의 존재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존재하지 않는 편이 그의 평판엔 더 좋을 것 같다.˝

이곳에 없게 될 것이다 / 어디에도 없게 될 것이다 / 그리고 얼마 안 있어 / 더는 무서울 것도, 더는 진실할 것도 / 없게 될 것이다

그는 용감무쌍하게도 (아니면 저돌적인 건가?) 지구상에서 줏대 세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을 대상으로 이를 시험했으니 바로 리처드도킨스였고,
-이기적유전자 얼른 읽어보고싶다.

˝규칙적이고 평범하게, 부르주아처럼 생활할 것. 그러면 격렬하고 독창적인 작품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귀스타프 플로베르

할러는 점차 희미해지는 자신의 맥박을 관찰했고 마지막으로 유언에 필적할 말을 남기고 죽었다. ˝친구, 동맥이 더는 뛰지 않는걸.˝

‘그녀가 죽은 후, 나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애드먼드 윌슨의 두번째 부인 캔비와 별거 중 그녀가 발을 헛디뎌 두개골이 깨져 죽은 후 쓴 일기 중

229p 전체

기억은 정체성이다. 내가 이렇게 믿기 시작한 게 언제냐면......아,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시점부터다. 당신은 당신이 이제껏 행해온 바다. 당신이 이제까지 행한 바는 당신의 기억 속에 존재한다. 당신이 기억하는 것이 당신이라는 사람을 정의한다. 당신이 당신의 인생을 잊을 때, 당신은 설령 아직 죽지 않았다 해도 이미 끝난 존재다.

자신, 자아, 혹은 나조차도 우리가 기대어 사는 또 하나의 망상일 뿐이다.(.......)우리가 좋아 어쩔 줄 모르는 그 ‘나‘라는 것은 실은 문법 안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한정판 더블 커버 에디션)
알랭 드 보통 지음, 김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오늘 저녁에 있을 독서모임에서 이야기할 책이다. 우선 어릴 때 많이 좋아했던 작가고 가볍고 쉬운 책을 읽고 싶었어서 시기 상 참 반가웠다. 그리고 요즘 혼자 하는 고민에 많이 닿아있는 이야기이기도 해서 아주 치열하게, 노골적이고 악랄하게 쓰였길 바랐는데 아쉽게도 현실을 빙자했지만 여전히 미화되어서 그 어떤 사랑 이야기와 크게 다를 바 없었던 게 아쉬웠다. 그리고 키스앤텔 이후 21년 만의 장편소설이라고 하는데 그 사이 ‘알랭 드 보통 스타일‘이 완벽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신기하기도 실망스럽기도 했다.

평범하기 그지 없는 라비와 커스틴의 연애부터 결혼생활 20년까지 함께 속속들이 살펴보는 알랭 드 보통 가이드 결혼생활 투어 시점의 소설이다. 스무살부터 시작된 본격연애가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죄다 아름답게 종결나지 못한 데 대한 스스로의 고민이 요즘 최고조인 상태인데 이 책은 시작부터 끝까지 ‘독신이 답인가‘하는 고민에 그래! 그거야!하며 기름을 부어주고 있다.

결국은 미완성의 남녀가 긴 시간동안 끝없는 갈등을 겪으며 서로의 선생과 제자로 이해와 양보를 배우고 가르치고 진정한 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을 만큼 성장한다는 이야기인데 혼자면 안해도 되는걸 왜 함께이길 택해서 고통스럽게 성장해내고야 말아야 한다는 거야. 더 최악은 이 소설대로만 된다면 거의 탑 오브 탑 급으로 바람직하게 성장한 부부의 모습이라는 거야. 대부분은 본인과 상대의 다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의식도 없이 애에 치이고 돈에 치이고 잔소리와 스트레스에 치이다가 논쟁도 지친다 나 입 다물게 너도 입 좀 다물어라 하다 같이 안 살면 뭐 달리 방법이 있나 하며 중년과 노년을 흘러보내지 않을까.

전전전 남자친구에게 나에게 방어기제가 강하게 있는 것 같단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그걸 적극적으로 살펴보지 못했었거든. 근데 아내 커스틴의 문제 였던 회피애착 유형에 내가 해당하는 것 같아서 한번 이 기회에 나를 샅샅히 이해해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프로이트 딸래미가 쓴 자아와 방어기제를 주문했습니다.

리뷰 쓰다가 잠깐 재고 정리 했는데 그 와중에 허리 삐끗해서 나 지금 넘나 몸 불편하고 혼자 이렇게 살면 너무 쓸쓸하고 고독할 것 같아서 남편이 있었음 좋겠고 그렇다. 결국 나는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 하겠지. 내 삶의 흐름은 의도하지 않아도 언제나 평균을 벗어나지 않아왔으니. 그리 되겠지.

-발췌

보통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은 단지 사랑의 시작이다.

토라짐의 핵심에는 강렬한 분노와 분노의 이유를 소통하지 않으려는 똑같이 강렬한 욕구가 혼재해 있다. 토라진 사람은 상대방의 이해를 강하게 원하면서도 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설명을 해야 할 필요 자체가 모욕의 핵심이다. 만일 파트너가 설명을 요구하면, 그는 설명을 들을 자격이 없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발트 해의 누드 비치에서 피부를 태우는 질긴 가죽 같은 피부의 할머니 할아버지 사이에 흐를 만큼의 성적 긴장을 느끼며 부부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다.

성적 욕구는 확고히 친밀해지고자 하는 염원에서 나오며, 그렇기에 사전의 거리감을 전제로 하고

사랑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을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이다.
이상적인 세계에서는 혼인 서약은 완전히 새롭게 쓰일 것이다. 제단에 서서 부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몇 년 후에 오늘 우리가 하고 있는 이 행위가 우리 인생에서 최악의 결정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공황에 빠지지 않겠습니다. 또한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 것도 약속합니다. 모든 인간은 언제나 구제불능, 우리는 정신이 나간 종(種)입니다.˝
냉소는 너무 쉽고, 그래서 얻는 것이 없다.
연인이 ‘완벽하다‘는 선언은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징표에 불과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우리를 상당히 실망시켰을 때 그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을 알기 시작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피게니에·스텔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주연 외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괴테 작품들은(베르테르 이후 겨우 두번째입니다만) 여자들의 대사가 호들갑 떨고 남자들의 대사가 멋있는척해서 우스운 것 빼고는 되게 술술 재밌게 잘 읽힌다.

황야의 이리에서 이리 하리가 괴테 괴테 거리길래 마침 집에 사둔 괴테가 있어서 읽었고 첫번째로 실린 ‘연인의 변덕‘부터 피식대며 읽었다. 300년 전에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어라. 기대했던 사랑 이야기 세편을 연달아 읽고 예상치 못하게 등장한 이피게니에 신화와, 에피메니데스에서 느껴지는 괴테의 노파심을 읽으니 한 권의 책으로 작가를 이해했다 생각하는 건 참 단순하고 바보같은 착각이구나 싶었다.

연인의 변덕
피장파장
스텔라
타우리스의 이피게니에
에피메니데스

이렇게 다섯 편의 희곡이 실려있다. 괴테니깐 짤막하나마 각각 코멘트를 달아둬야지.

1연인의 언덕
병적인 집착에 연인 아미네를 심하게 구속하는 에리돈을 꾸짖고 본인에게 키스가 나올 상황을 만들어 그 키스를 방패삼아 괴로운 친구 아미네를 곤경에서 구출하는 오지라퍼 신여성 에글레. 읽는 내내 내 인생 최악의 남자이자 최악의 기억 엄ㅅㅔ윤이 떠올라서 웃기기도 짜증이 나기도 했다. 에리돈 빙의되셨어요? 난 너가 평생 불행했으면 좋겠다.

2피장파장
철없고 놀기 좋아하는 파티 중독자이자 노름꾼 남편 쥘러가 무도회에 간 사이, 아버지가 운영하는 호텔에 묵은 전남친네 방에서 밀회를 가진 소피. 근데 쥘러는 전남친 돈 훔치러 방에 몰래 숨어 들어간 상태고. 돈은 훔쳤지만 마누라의 밀회는 화가나고! 줄거리 이상하게 요약했다. 호텔주인인 아빠도 웃기고 전남친알체스트도 웃긴데 되게 요약 못하네. 암튼 세상 몇 없는 연극으로 봐야 더 재밌는 이야기의 끝이다. 한 공간 네명의 인물 그 각각의 사정. 제목 잘 지었다.

3스텔라
사라진 애인을 그리워하는 스텔라. 스텔라의 시중을 들러 온 망한 집의 모녀. 모녀의 아버지는 딸 낳고 사라진 상태지만 엄마는 여전히 일생의 사랑 남편을 그리워하는 중. 스텔라와 남편 잃은 여인은 서로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되려는데 알고보니 저 애인과 이 남편이 같은 사람. 뭐 이런 아름다운 막장이...

4타우리스의 이피게니에
트로이를 정복하려는 아버지의 바람에 순풍을 빌기 위한 제물로 바쳐진 첫째 딸 이피게니에의 이야기. 노잼. 독일 고전주의 문학의 대표작이라는데 핵노잼.

5에피메니데스
전쟁 중 생겨날 수 있는 잘못된 민족주의를 경계하고 경고하는 이야기. 제일 참신하고 고전이 이제껏 읽혀오고 앞으로도 읽혀져야하는 이유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