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그림성경
사라 영 글, 캐롤리나 파리아스 그림, 강민정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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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분량, 공들인 삽화, 매끄러운 번역, 예수님에 대한 친근한 접근

 

저자의 이력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상담과 성경연구로 석사 학위를, 상담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고학력자인데다가, 일본에 선교사로 가서 교회를 개척하기도 했고, 또 현재는 호주에서 일본인을 대상으로 교회를 개척하고 상담 사역을 펼치고 있는 분이라고 하는군요. 무엇보다 이분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사랑스러운 손자들 때문이라고 하니, 저작 동기에서부터 신뢰가 가는 책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미 어른들에게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지저스 콜링이라는 자신의 저서를 어린이 버전으로 만든 것이라 하니 내용적인 면에서도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얼마 전 읽었던 '스토리 바이블'과 많은 점에서 비교가 되었습니다. 스토리 바이블이나 이 책이나 모두 다 예수님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는 서로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 바이블이 약간은 신학적인 접근(기독론, 구원론적인 측면에서)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은 관계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저자는 성경 본문을 어린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로 풀어 놓은 다음, '예수님의 말씀'이라고 하는 제목을 붙인 블록 안에, 그 성경 본문과 연관된 다른 성경 본문에서 뽑아낸 구절을 기록하고, 또한 그 구절을 기초로 예수님이 친히 말씀하시는 내용을 담아, 마치 예수님이 직접 나에게 말을 거시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이 블록을 읽으면서 예수님이 친히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나는 너에게 관심이 있단다."라고 말씀하시는 음성을 들어 보도록 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많은 다른 그림성경들과의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다른 그림 성경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많은 이야기들을 싣고 있습니다. 거의 100여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그 이야기의 길이가 결코 짧지 않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초등학교 4-6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정도 수준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게다가 종이 두께가 얇아서 책 전체의 두깨 역시 두껍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림의 질도 상당히 높습니다. 대충 대충 그린 것이 아니라 아주 공들여 그린 삽화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삽화작가가 이 모든 그림을 혼자 그리느라 상당히 수고했으리라 생각될 정도입니다. 그리고 번역에서 느껴지는 어투도 마음에 듭니다. 스토리 바이블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번역가가 번역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번역해서인지 읽을 때에 뭔가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 책은 여자분이 번역해서인지 읽는데 전혀 걸리는 느낌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일반적인 동화책의 어투와 비슷해서 읽을 때에 부드럽게 읽어집니다.

 

읽어가는 동안 잘못 기록된 것 아닌가 싶은 부분이 한 곳 있었습니다. 126쪽 첫번째 줄의 '바벨론의 새 왕'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이 왕은 바로 다리오 왕을 가리키는 것이었는데, 이 사람은 메대 사람이라고만 묘사되어 있을 뿐 '어느 나라 왕이다라는 표현이 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메대의 왕'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바벨론을 정복하고 차지하였던 왕이라는 점에서 '바벨론의 새 왕'이라는 표현도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습니다.

 

오타는 없었지만 탈자가 두 곳 있었습니다. 191쪽 8번째 줄에 '네 믿음 너를 낫게 했다'는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했다'로 고쳐야 합니다.

 

또 229쪽의 다섯 번째 줄에 '성령님을 선물로 될 거라고 했어요'는 '성령님을 선물로 받게 될 거라고 했어요'로 고쳐야 합니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이야기는 바울 사도가 자주색 옷감을 파는 루디아를 만났을 때의 이야기였습니다. 그 때에 루디아는 바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섬기지만 죄인이어서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러한 고백을 하는 루디아에게 바울 사도는 예수님을 소개합니다. 루디아의 이러한 고백은 어쩌면 우리 믿는 이들 모두의 고민을 잘 표현하고 있는 표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참으로 귀하게 느껴졌구요.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의 수준을 고려할 때 어른들이 읽는 예배용 성경이나 쉬운말로 번역된 성경을 읽는 것이 조금 버겁게 느껴질 만한 나이의 어린이들이 읽으면 좋을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바이블 다음 순으로 읽히면 좋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 번 정도만 읽게 하면 성경에 나오는 중요한 이야기 가운데 절반 정도는 확실히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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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법은 없다 - 범죄 유발성 형법과 법의 유통 권력자들
박영규 외 지음 / 꿈결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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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국민을 위한 법이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회의적 고찰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열이 받기도 쉽지 않을 듯합니다. 저자(류여해)가 겪었던 다양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고,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반대로 저자가 경험했던 독일의 법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척이나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어떤 미국 변호사가 독일에 가서 독일의 복지 제도를 경험하고 미국에 돌아가 '미국에서 태어난 것이 잘못이야'라는 책을 썼다는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며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잘못이야'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자가 독일 유학 중에 보았던 동네 서점의 풍경은 참으로 놀랍게 느껴졌습니다. 동네 서점에서 법전을 판매하고, 그것을 평범한 사회인들이 구입해서 읽는다니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악법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라는 챕터에서 소개한 저자의 국회 법제실 근무 경험은 참으로 실망스럽고 기가 막힐 뿐이었습니다. 그들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국회의원들의 실적 위주의 법안 발의 및 재활용에 관한 이야기에는 기가 막힌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또한 '법의 유통 권력자들'이라는 챕터에서 소개하고 있는 '전혀 정의롭지 못하고, 권력에 의해 휘둘리는 법조계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잘 알려진 이야기라 그렇게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가슴을 답답하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법에 무관심할 때 일어나는 비극'이라는 챕터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을 통해서는 우리가 더 이상 법에 대해 무관심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어떻게'라는 질문은 여전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입니다. 법을 공부하려면 먼저 어려운 한자부터 공부하고 그 다음에 어려운 법률 용어도 새로 공부해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 언제쯤이나 그러한 현실이 개선될지 요원하기만 한 것 같습니다.

저자는 그래도 법에게 희망을 걸어 본다고 말하고 있지만 저자가 앞서 들려준 이야기는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는 사실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양심있는 정치인, 양심있는 판사, 양심있는 검사가 있다고 해도 그 숫자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또 국민들이 지혜로와봐야 법에 대해 얼마나 알 수 있겠습니까?

결국 대안은 다른 나라에서 잘 만들어 놓은 법을 수입해다가 이 나라의 현실에 맞게 다듬어서 사용하는 것 밖에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정치인들이나 판사, 검사도 수입해다가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게 과연 저만의 생각일지 이 나라에서 법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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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인가 - 야고보서에서 찾은 역전의 길
강산 지음 / 터치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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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과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인가?

 

개인적으로 신약 성경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을 꼽을 때 가장 먼저 꼽았던 인물이 바로 야고보입니다. 야고보는 예수님의 동생이자 예루살렘 교회의 대표적인 지도자였습니다. 처음에는 예수님을 믿지 못해 자기 형이 미쳤다고 생각하고 붙잡으러 다녔던 그였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로는 누구보다 열심으로 교회를 섬겼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그를 좋아하게 되었던 이유는 "'믿기만 하면 된다'가 아니라 '믿음은 행위로 증명해야 한다'"는 그의 교훈이야말로 예수님의 가르침과 가장 정확하게 일치하는 교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로마서나 에베소서와 같은 바울 서신과는 달리 야고보서에 관한 책들은 별로 읽어 본 바가 없습니다. 굳이 별도의 책을 읽어야 될 정도로 난해하다고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냥 읽기만 해도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있는, 굳이 해석이 필요치 않은, 그래서 그대로 살기만 하면 되는 교훈이 기록되어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굳이 이 책을 손에 쥐게 된 이유는 신앙 일반에 대해 저와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한편, 깊은 학식과 뜨거운 열정을 가진 목회자로서 평소에 존경해 오고 있던 지우가 처음으로 집필한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첫 번째 저서였기 때문에 조금은 염려되는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항상 책에 파묻혀 살아온 그이고 또한 오랜 시간 그의 서평을 읽어 왔기 때문에 필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과연 단행본 분량의 긴 이야기를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질 이끌어 갈 수 있을까 하는 점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기우였습니다. 250여 페이지의 글을 읽어 나가는 동안 지루함 같은 것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 이 책이 설교집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주일 설교 한 편을 위해 수십 시간을 준비하는 그이다 보니 첫 저서는 당연히 설교집으로 냈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책을 받아 읽어보니 설교집이 아니더군요. 야고보서를 본문으로 삼은 제자도에 관한 책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당한 설명일 것 같았습니다.

저자는 야고보서에서 찾아 낸 10가지의 교훈을, 자신이 어떻게 살아내었는지, 그리고 또 어떻게 살아내야만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교훈을 설명하기에 앞서 야보고서를 보는 전체적인 해석의 틀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저에게는 이 부분이 가장 크게 와 닿았습니다.

저자는 야고보서의 상황이나 오늘날의 상황이 그리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찾아오는 고난 앞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야고보서의 교훈이며, 이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적실한 대답이라고 하였습니다. 특히 저자는 그리스도인에게 찾아오는 고난을 전쟁에 빗대어 실감나게 설명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전쟁의 와중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고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어버린 그리스도인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서술에서 세상과 싸우기를 중단하고 세상에 휩쓸려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이러한 안타까움이 저자로 하여금 이 책을 쓰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고난 앞에 서게 되었을 때 자신의 정체성을 먼저 돌아볼 것을 권면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돌아보고, 과연 내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이것을 자신이 군생활에서 경험했던 한 사건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었는데, 참으로 마음에 와 닿는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리고 그 에피소드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대해 계속해서 기억하고 되새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그 에피소드에 나오는 고참 병장이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나는 특공대다"를 반복해서 외쳤던 것처럼, 목회자들 역시 매 주일마다 성도들에게 그와 같이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다"를 외쳐야 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도들에게 매 주마다 우리가 누구인지, 그런 우리가 과연 어떻게 살아야 마땅한지에 대해 계속해서 되새기도록 해 주어야 할 필요를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저자는 고난 앞에 서게 되었을 때 큰 그림을 보아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큰 그림을 보려면 높은 고지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 높은 고지로 올라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 기도다"라는 저자의 말에 도전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도를 통해 지혜를 얻고, 기도를 통해 인내할 능력을 얻을 뿐 아니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특히 하나님의 시각으로 그 상황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눈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도 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자는 고난의 유익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었습니다. 저자가 소개해 준 그 여러 가지 유익 가운데 저에게 가장 와 닿았던 것은 "고난이 죄를 끊게 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난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자신의 악한 일을 중단하게 만들고, 하나님께로 나아가게 한다는 그 사실을 저 또한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짓고 있는 나의 죄들이 고난 없는 안락함 때문에 생기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깨달음으로 와 닿았던 것은 야고보서 1장 5절(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에 기록되어 있는 '지혜'가 그냥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지혜'가 아니라 '고난을 이겨내는 데에 필요한 지혜'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이 구절을 '지혜'를 구해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는데 자주 인용하고 있지만, 막상 그 지혜의 실체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왜 지혜가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말 안해도, 설명해 주지 않아도 지혜는 좋은 것이고,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야보고가 지혜를 구하라 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고난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난을 이겨내는데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해석을 접하면서 이 구절을 인용문으로만 다루어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나치게 소홀하게 다루어왔다는 반성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야고보서 전체를 '고난'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정확한 시각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저자가 '인내'를 지속성과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었던 점이었습니다. 우리는 '인내'라고 하면 일정 시간 동안 강렬한 강도의 고통을 가할 때 그것을 참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인내를 '지속성을 방해하는 모든 방해들과의 싸움'으로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신앙 생활, 또는 훈련을 한결같이 하는 것, 꾸준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인내하는 태도라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니 저는 인내를 제대로 알고 있지도 못했고, 제대로 실천하고 있지도 못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자가 오늘날의 조급증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하는 것을 보면서 그것이 바로 인내를 방해하는 가장 큰 훼방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저자는 야보고서 전체를 고난과 지혜와 기도와 인내라는 렌즈를 통해 살펴 볼 것을 권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10가지 교훈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설명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10가지 교훈 가운데 '약한 사람들을 돌보는 것과 자신이 세속에 물들지 않는 것은 서로 같은 이야기다'라는 저자의 주장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세속에 물든다는 것은 곧 탐욕에 물드는 것이고, 탐욕에 물든 사람이 약한 사람에게 자신의 것을 나누어 줄 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교훈을 접하며 많은 개달음을 얻었고, 또한 도전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커다란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의 삶에 찾아온 많은 고난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그 많은 어려움들을 훌륭하게 이겨 오며 지금의 모습에 이른 저자의 성장에 대해서는 부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과연 그와 같은 상황에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그가 거두어 낸 것과 같은 승리를 동일하게 거두어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저자와 같은 태도를 가지고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게 살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기도다 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자가 자신의 고난 앞에서 정말 절절히 기도하지 않았다면 저자의 지금 모습은 결코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만약 그에게 고난이 없었다면 그와 같이 기도하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낙타무릎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야고보 사도는 기도로써 고난과 맞서 싸웠던 사람이었고, 그의 저술인 야고보서 역시 그러한 교훈으로 가득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 역시 그 점에 강조점을 두고 자신의 기도 생활에 대해 먾운 곳울 나누어 주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기도 생활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이 책에서 들어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내용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고난과 싸워오며 승리를 일구어낸 한 용사의 모습이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도전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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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튜이션 - 40년간 연구한 인지과학 보고서
게리 클라인 지음, 이유진 옮김, 장영재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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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시험을 보다가 정답을 써 놓고도 왠지 틀린 것 같아 답을 고치는 바람에 틀려버린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답을 고쳐서 맞았다는 경우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처음에 쓴 것이 정답인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도 그것과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은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다양한 경우의 수를 비교해 보고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즉각적으로 떠오른 생각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직관적으로 내려진 결정이 그렇지 않은 과정을 거쳐 내려진 결정보다 더 탁월한 결정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처럼 직관에 근거해 결정을 내린 사람도 자신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는 잘 설명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그저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느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느낌은 그가 지금까지 경험해 온 상황들과 현재 마주치고 있는 상황 간에 존재하는 차이점에 대한 인지를 통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얼마나 많은 경험이 쌓여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직관적인 판단이 더 정확해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경험담을 종합해 만든 교육 매뉴얼이 체계적인 이론에 근거해 만든 교육 매뉴얼보다 신참자들을 교육하는데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이런 사실을 통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경험이 이론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경험들이 많이 쌓여 있어야만 순간적으로, 즉각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우리가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경우에 시간이 아주 넉넉하게 주어져 있는 상황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직관적인 결정의 중요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영역이고, 이러한 직관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험을 갖고 있지 못한 사람들에게 간접적인 경험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례 교육이야말로 체계적인 이론 교육보다 더 중요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내용 가운데 그러한 실제적인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서 좋았는데, 한편으로는 자기들이 수행했던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자기들의 연구소를 홍보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용어들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없이 사용하고 있었던 점은 상당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어가면서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은 내용도 많았는데, 결론에 가보니 거기에 다 설명이 되어 있더군요.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으려는 분들께는 먼저 결론부터 읽어보고 난 다음에 앞으로 돌아가 읽기 시작하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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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이 운다 - 100% 실전 격투를 위한 최신 복싱 트레이닝 비법
이성헌 지음 / 연두m&b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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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 전부터 복싱 도장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복싱이라니 무리가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어려서부터 해 보고 싶었던 운동이었는데다가, 몇 달 동안 목디스크로 고생하면서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기 때문에 복싱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도장에 가보니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계시더군요. 중학생과 고등학생 숫자가 가장 많은 것 같았는데 어린이들 밖에 찾아보기 힘든 태권도장과 많이 비교가 되었습니다. 비용도 태권도장과 비교해 상당히 저렴했습니다. 관비도 저렴했고, 별도로 들어가는 비용도 많지 않았습니다. 편안한 복장에 줄넘기, 운동화, 밴디지, 샌드백용 글로브만 갖추면 되는데, 그 외에는 도장에 비치된 것을 이용하면 되었습니다.

 

복싱을 시작한지 이제 3개월 정도 되어가는데 벌써 몸이 많이 가벼워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목디스크로 인해 목과 어깨가 아팠었는데, 그것도 많이 해결되었습니다. 물론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책을 읽으려 하면 이미 굳어진 잘못된 자세 때문인지 통증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서 점차 몸의 균형잡혀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근력도 좋아졌고, 지구력도 좋아졌습니다. 한 번에 한 시간 반 정도 운동을 하는데, 3개월 정도가 되어가니 처음처럼 죽을 것같이 힘들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몇 달만 더 지나면 몸이 훨씬 더 가벼워 질 것 같습니다.

 

운동을 하면서 좀 더 제대로 해보자 할 때마다 이런 종류의 책을 구입해서 읽어 왔는데, 그 때마다 구입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특히 헬스클럽에 다닐 때 읽었던 몸 만들기에 대한 책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구입한 이 책도 그 못지 않게 좋았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내용부터 전문적인 내용까지 체계적으로, 순서대로 소개해 주고 있었고, 사진 자료도 풍성하게 실려 있어서 동작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중 가장 좋았던 것은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그 동작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좀 번거롭고 귀찮기는 해도 사진만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동작도 동영상으로 보니 쉽게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덕분에 운동을 하는 동안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장님이나 코치님에게 반복해서 여쭤보기 죄송한 상황에서 특히 도움이 될 것 같고, 동작을 더 정확하게 다듬고 싶을 때 반복적으로 동영상을 확인하면서 교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내가 앞으로 배우게 될 내용이 무엇인지를 미리 살펴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점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복싱이라는 운동원 원래 반복훈련의 연속이다 보니 중간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앞으로 배울 내용들을 미리 알아 두고 중간 중간 혼자서라도 훈련해 볼 수 있다면 지루함을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아쉽게 느껴졌던 부분은 딱 한 가지였는데, 'Tip'과 '주의사항'의 폰트를 너무 작은 것으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에게는 그 정도 크기의 글씨가 읽는데 그리 불편하지 않겠지만, 저처럼 노안이 온 사람들에게는 돋보기 없이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작았기 때문에 읽는데 많이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그것 말고는 흠 잡을 데 없을 정도로 편집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운동 관련 도서 대부분이 흑백 사진 자료에 그림 설명 정도가 전부였는데, 칼라사진에 동영상까지 제공되니 실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안철수씨는 바둑을 배우기 전에 바둑에 관한 책 오십 여권을 읽고 시작했다더군요. 그렇게 시작해서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아마 바둑 2단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운동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제대로 배우려면 이론부터 확실하게 바탕에 깔고 시작하는게 기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건강을 위해서 시작한 사람이든 선수가 되기 위해 시작한 사람이든 이런 책 한 권 정도는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복싱에 관한 책이 몇 권 안 되는 현실 속에서, 게다가 전문가에 의해 쓰여진 책은 눈에 씻고 찾아 보기도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이 책 만한 책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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