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인가 - 야고보서에서 찾은 역전의 길
강산 지음 / 터치북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진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과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인가?

 

개인적으로 신약 성경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을 꼽을 때 가장 먼저 꼽았던 인물이 바로 야고보입니다. 야고보는 예수님의 동생이자 예루살렘 교회의 대표적인 지도자였습니다. 처음에는 예수님을 믿지 못해 자기 형이 미쳤다고 생각하고 붙잡으러 다녔던 그였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로는 누구보다 열심으로 교회를 섬겼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그를 좋아하게 되었던 이유는 "'믿기만 하면 된다'가 아니라 '믿음은 행위로 증명해야 한다'"는 그의 교훈이야말로 예수님의 가르침과 가장 정확하게 일치하는 교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로마서나 에베소서와 같은 바울 서신과는 달리 야고보서에 관한 책들은 별로 읽어 본 바가 없습니다. 굳이 별도의 책을 읽어야 될 정도로 난해하다고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냥 읽기만 해도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있는, 굳이 해석이 필요치 않은, 그래서 그대로 살기만 하면 되는 교훈이 기록되어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굳이 이 책을 손에 쥐게 된 이유는 신앙 일반에 대해 저와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한편, 깊은 학식과 뜨거운 열정을 가진 목회자로서 평소에 존경해 오고 있던 지우가 처음으로 집필한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첫 번째 저서였기 때문에 조금은 염려되는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항상 책에 파묻혀 살아온 그이고 또한 오랜 시간 그의 서평을 읽어 왔기 때문에 필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과연 단행본 분량의 긴 이야기를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질 이끌어 갈 수 있을까 하는 점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기우였습니다. 250여 페이지의 글을 읽어 나가는 동안 지루함 같은 것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 이 책이 설교집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주일 설교 한 편을 위해 수십 시간을 준비하는 그이다 보니 첫 저서는 당연히 설교집으로 냈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책을 받아 읽어보니 설교집이 아니더군요. 야고보서를 본문으로 삼은 제자도에 관한 책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당한 설명일 것 같았습니다.

저자는 야고보서에서 찾아 낸 10가지의 교훈을, 자신이 어떻게 살아내었는지, 그리고 또 어떻게 살아내야만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교훈을 설명하기에 앞서 야보고서를 보는 전체적인 해석의 틀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저에게는 이 부분이 가장 크게 와 닿았습니다.

저자는 야고보서의 상황이나 오늘날의 상황이 그리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찾아오는 고난 앞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야고보서의 교훈이며, 이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적실한 대답이라고 하였습니다. 특히 저자는 그리스도인에게 찾아오는 고난을 전쟁에 빗대어 실감나게 설명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전쟁의 와중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고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어버린 그리스도인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서술에서 세상과 싸우기를 중단하고 세상에 휩쓸려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이러한 안타까움이 저자로 하여금 이 책을 쓰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고난 앞에 서게 되었을 때 자신의 정체성을 먼저 돌아볼 것을 권면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돌아보고, 과연 내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이것을 자신이 군생활에서 경험했던 한 사건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었는데, 참으로 마음에 와 닿는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리고 그 에피소드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대해 계속해서 기억하고 되새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그 에피소드에 나오는 고참 병장이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나는 특공대다"를 반복해서 외쳤던 것처럼, 목회자들 역시 매 주일마다 성도들에게 그와 같이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다"를 외쳐야 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도들에게 매 주마다 우리가 누구인지, 그런 우리가 과연 어떻게 살아야 마땅한지에 대해 계속해서 되새기도록 해 주어야 할 필요를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저자는 고난 앞에 서게 되었을 때 큰 그림을 보아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큰 그림을 보려면 높은 고지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 높은 고지로 올라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 기도다"라는 저자의 말에 도전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도를 통해 지혜를 얻고, 기도를 통해 인내할 능력을 얻을 뿐 아니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특히 하나님의 시각으로 그 상황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눈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도 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자는 고난의 유익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었습니다. 저자가 소개해 준 그 여러 가지 유익 가운데 저에게 가장 와 닿았던 것은 "고난이 죄를 끊게 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난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자신의 악한 일을 중단하게 만들고, 하나님께로 나아가게 한다는 그 사실을 저 또한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짓고 있는 나의 죄들이 고난 없는 안락함 때문에 생기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깨달음으로 와 닿았던 것은 야고보서 1장 5절(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에 기록되어 있는 '지혜'가 그냥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지혜'가 아니라 '고난을 이겨내는 데에 필요한 지혜'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이 구절을 '지혜'를 구해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는데 자주 인용하고 있지만, 막상 그 지혜의 실체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왜 지혜가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말 안해도, 설명해 주지 않아도 지혜는 좋은 것이고,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야보고가 지혜를 구하라 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고난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난을 이겨내는데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해석을 접하면서 이 구절을 인용문으로만 다루어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나치게 소홀하게 다루어왔다는 반성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야고보서 전체를 '고난'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정확한 시각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저자가 '인내'를 지속성과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었던 점이었습니다. 우리는 '인내'라고 하면 일정 시간 동안 강렬한 강도의 고통을 가할 때 그것을 참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인내를 '지속성을 방해하는 모든 방해들과의 싸움'으로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신앙 생활, 또는 훈련을 한결같이 하는 것, 꾸준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인내하는 태도라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니 저는 인내를 제대로 알고 있지도 못했고, 제대로 실천하고 있지도 못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자가 오늘날의 조급증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하는 것을 보면서 그것이 바로 인내를 방해하는 가장 큰 훼방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저자는 야보고서 전체를 고난과 지혜와 기도와 인내라는 렌즈를 통해 살펴 볼 것을 권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10가지 교훈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설명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10가지 교훈 가운데 '약한 사람들을 돌보는 것과 자신이 세속에 물들지 않는 것은 서로 같은 이야기다'라는 저자의 주장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세속에 물든다는 것은 곧 탐욕에 물드는 것이고, 탐욕에 물든 사람이 약한 사람에게 자신의 것을 나누어 줄 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교훈을 접하며 많은 개달음을 얻었고, 또한 도전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커다란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의 삶에 찾아온 많은 고난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그 많은 어려움들을 훌륭하게 이겨 오며 지금의 모습에 이른 저자의 성장에 대해서는 부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과연 그와 같은 상황에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그가 거두어 낸 것과 같은 승리를 동일하게 거두어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저자와 같은 태도를 가지고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게 살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기도다 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자가 자신의 고난 앞에서 정말 절절히 기도하지 않았다면 저자의 지금 모습은 결코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만약 그에게 고난이 없었다면 그와 같이 기도하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낙타무릎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야고보 사도는 기도로써 고난과 맞서 싸웠던 사람이었고, 그의 저술인 야고보서 역시 그러한 교훈으로 가득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 역시 그 점에 강조점을 두고 자신의 기도 생활에 대해 먾운 곳울 나누어 주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기도 생활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이 책에서 들어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내용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고난과 싸워오며 승리를 일구어낸 한 용사의 모습이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도전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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