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 내러티브강해의 기술
캘빈 밀러 지음, 박현신 옮김 / 베다니출판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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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설교를 하고자 하는 설교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고, 또 두 번 이상은 읽어야 할 책입니다. 이 책을 두 번 이상 읽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책의 내용이 너무 훌륭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고 불친절하기 때문입니다.
 
캘빈 밀러라는 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난 저자인데, 책을 읽으면서 이 분은 정말 설교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고 전달해 주고 계시는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의 나이를 생각해 볼 때, 그가 가지고 있는 현대적인 감각은 정말 젊은 사람 못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해 주었습니다. 지금의 시대가 이미지 중심의 설교를 요구한다는 저자의 지적은 참으로 정확한 것이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또, 시대가 달라진 만큼 청중들은 '여러분, 이렇게 하십시오.'라는 어투보다는 '우리는 이렇게 해야 합니다.'라는 어투를 선호한다는 저자의 지적 역시 저자가 시대를 제대로 읽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고리타분한 구시대의 설교자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들려지는 설교를 할 줄 아는 설교자로서 우리에게 설교에 대해 가르칠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가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자가 설교에 대해 책을 쓸 만한 자격이 있음을 이야기할 때  저자가 35년간 설교해 온 분이며, 신학교에서 14년간 설교를 가르쳐 온 분이라는 점을 빼 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받았던 느낌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부에서 다루어진 설교자로서 자신과 청중에 대해 알아야 하며, 설교의 내용과 목적을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깊은 공감으로 다가왔습니다.2부에서 다루어진 설교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들과, 3부에서 다루어진 설교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들 역시 탁월한 내용들이었다고 느껴졌습니다. 후기에서 다루고 있는 여러 설교학자들의 견해에 대한 정리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몇 몇 학자들의 책은 꼭 구입해서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이 책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통해 설교자로서의 저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깨닫게 된 것은 제 자신의 설교가 내러티브 설교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성경에 기록된 내러티브 본문들에 대해 설교하기를 즐겨해 오면서, 그리고 특별히 내러티브 본문들을 다른 본문들보다 능숙하게 다루어 오면서, 저는 제 자신이 내러티브 설교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 온 설교는 내러티브 설교가 아니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내러티브 설교는 명제적 본문이든, 내러티브적 본문이든, 시적 본문이든 상관없이 내러티브적으로 설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설교의 내용 중에 내러티브적인 본문과 기타 중요한 내러티브적 이야기들을 포함시킬 것을 가르쳐 주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매우 친절하게 성경의 한 본문(발람의 이야기)을 택해 그 본문으로 어떻게 설교를 작성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것은 내러티브적 본문이 아니라 명제적 본문이나 시적 본문을 예시로 들었다면, 독자들이 어떻게 명제적 본문이나 시적 본문들을 내러티브적으로 설교할 수 있는지에 대해 더 분명하게 배울 수 있었으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깨닫게 된 것은 좌뇌 중심적인 설교자들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을 제가 지나치게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너무도 정확하게 저에게 기쁨이 되는 깨달음들이 우뇌 중심적인 청중들에게는 전혀 기쁨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지적해 주었고, 지나치게 논리적이고 주석에 의지해 한 구절씩 설명해 주는 설교 방식이 청중들에게는 무미건조하고 아무런 도전도 줄 수 없는 설교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해 주었습니다. 
 
또, 지나치게 빠른 설교 속도에 대한 저자의 가르침 역시, 제 설교가 가진 단점에 대한 정확한 지적이었습니다. 저자는 설교를 미리 리허설 해 볼 것을 그에 대한 해답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했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권면이었기에, 제가 초심을 잃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가 하는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좋은 설교학 교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번역이 영 부실하긴 하지만, 그래도 구입해서 읽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 년이 지나 개정판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좋겠지만, 당장 구입해서 읽는다면 그만큼 더 빨리 자신의 설교를 제대로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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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사랑 2014-11-1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