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그림성경
사라 영 글, 캐롤리나 파리아스 그림, 강민정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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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분량, 공들인 삽화, 매끄러운 번역, 예수님에 대한 친근한 접근

 

저자의 이력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상담과 성경연구로 석사 학위를, 상담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고학력자인데다가, 일본에 선교사로 가서 교회를 개척하기도 했고, 또 현재는 호주에서 일본인을 대상으로 교회를 개척하고 상담 사역을 펼치고 있는 분이라고 하는군요. 무엇보다 이분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사랑스러운 손자들 때문이라고 하니, 저작 동기에서부터 신뢰가 가는 책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미 어른들에게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지저스 콜링이라는 자신의 저서를 어린이 버전으로 만든 것이라 하니 내용적인 면에서도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얼마 전 읽었던 '스토리 바이블'과 많은 점에서 비교가 되었습니다. 스토리 바이블이나 이 책이나 모두 다 예수님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는 서로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 바이블이 약간은 신학적인 접근(기독론, 구원론적인 측면에서)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은 관계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저자는 성경 본문을 어린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로 풀어 놓은 다음, '예수님의 말씀'이라고 하는 제목을 붙인 블록 안에, 그 성경 본문과 연관된 다른 성경 본문에서 뽑아낸 구절을 기록하고, 또한 그 구절을 기초로 예수님이 친히 말씀하시는 내용을 담아, 마치 예수님이 직접 나에게 말을 거시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이 블록을 읽으면서 예수님이 친히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나는 너에게 관심이 있단다."라고 말씀하시는 음성을 들어 보도록 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많은 다른 그림성경들과의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다른 그림 성경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많은 이야기들을 싣고 있습니다. 거의 100여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그 이야기의 길이가 결코 짧지 않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초등학교 4-6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정도 수준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게다가 종이 두께가 얇아서 책 전체의 두깨 역시 두껍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림의 질도 상당히 높습니다. 대충 대충 그린 것이 아니라 아주 공들여 그린 삽화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삽화작가가 이 모든 그림을 혼자 그리느라 상당히 수고했으리라 생각될 정도입니다. 그리고 번역에서 느껴지는 어투도 마음에 듭니다. 스토리 바이블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번역가가 번역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번역해서인지 읽을 때에 뭔가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 책은 여자분이 번역해서인지 읽는데 전혀 걸리는 느낌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일반적인 동화책의 어투와 비슷해서 읽을 때에 부드럽게 읽어집니다.

 

읽어가는 동안 잘못 기록된 것 아닌가 싶은 부분이 한 곳 있었습니다. 126쪽 첫번째 줄의 '바벨론의 새 왕'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이 왕은 바로 다리오 왕을 가리키는 것이었는데, 이 사람은 메대 사람이라고만 묘사되어 있을 뿐 '어느 나라 왕이다라는 표현이 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메대의 왕'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바벨론을 정복하고 차지하였던 왕이라는 점에서 '바벨론의 새 왕'이라는 표현도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습니다.

 

오타는 없었지만 탈자가 두 곳 있었습니다. 191쪽 8번째 줄에 '네 믿음 너를 낫게 했다'는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했다'로 고쳐야 합니다.

 

또 229쪽의 다섯 번째 줄에 '성령님을 선물로 될 거라고 했어요'는 '성령님을 선물로 받게 될 거라고 했어요'로 고쳐야 합니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이야기는 바울 사도가 자주색 옷감을 파는 루디아를 만났을 때의 이야기였습니다. 그 때에 루디아는 바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섬기지만 죄인이어서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러한 고백을 하는 루디아에게 바울 사도는 예수님을 소개합니다. 루디아의 이러한 고백은 어쩌면 우리 믿는 이들 모두의 고민을 잘 표현하고 있는 표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참으로 귀하게 느껴졌구요.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의 수준을 고려할 때 어른들이 읽는 예배용 성경이나 쉬운말로 번역된 성경을 읽는 것이 조금 버겁게 느껴질 만한 나이의 어린이들이 읽으면 좋을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바이블 다음 순으로 읽히면 좋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 번 정도만 읽게 하면 성경에 나오는 중요한 이야기 가운데 절반 정도는 확실히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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