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s Way 마즈 웨이 - 연매출 35조, 100년의 역사, 포춘지 선정 일하기 좋은 기업, 마즈가 일하는 법
김광호.김종복 지음 / 이와우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만들어낸 놀라운 성공의 증거를 보았습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마즈(Mars)라는 회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었습니다. 트윅스나 스키틀즈나 엠앤엠즈와 같은 초컬릿은 알았어도 그 제품들을 만드는 이 회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무했었습니다. 심지어 이 회사에서 '도브''라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글을 읽으면서 '아, 이 회사가 도브 비누를 생산하는 그 회사였구나'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회사에서 생산되는 도브는 비누가 아닌 초컬릿이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전혀 알지도 못했던 이 회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 회사의 한국 대표분을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기독교인인 대표님이 어찌 어찌 해서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셨고, 그 때부터 저도 대표님의 블로그를 방문하기 시작하면서 '마즈'라는 기업이 있으며, 이 기업이 무슨 무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라는 것들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 블로그를 방문하면서 이 회사가 일하기 좋은 외국계 기업으로 무슨 무슨 상을 수상했다 라는 포스트를 보게 되었는데, 저로서는 대표님이 회사를 참 잘 운영하고 계시는구나 하고 생각했을 따름이었습니다. 대표님이 기독교인으로서 직원들을 잘 헤아리고 잘 챙겨주시는가 보다 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이 보내주신 이 책을 읽으면서 그것이 대표님의 개인적인 인격이나 리더십 때문만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표님의 인격이나 리더십이 반영된 부분도 없지 않겠지만, 이 기업 자체의 문화가 바로 그런 문화였고, 대표님이 그것을 한국적 상황에 잘 이식함으로써 그와 같은 결과를 일구어 내게 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즈라는 기업에 대해 많은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제가 지금 섬기고 있는 교회를 개척하기까지 거쳐 온 수많은 교회들 중에서도 이처럼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대해 주는 교회는 한 두 곳에 불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모두의 평등함을 이야기하고, 예수님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교회조차도 제대로 구현해 내지 못하고 있는 '인격적인 동역자 관계', '수평적인 동반자 관계'를 이 회사는 너무나 훌륭하게 구현해 내고 있었습니다. 담임목사가 한 마디만 하면 부교역자들은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는 교회들의 모습과는 달리 이 회사는 아무리 높은 사람이 이야기한 것일지라도 잘못된 것이 있으면 누구라도 지적하고 재고를 요구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인격적이라고 평가를 받는 목회자라고 해도 쉽게 적응하기 어려운 문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위에 따라서가 아니라 업무에 따라 더 많은 지원을 받게 되는 시스템도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회사의 대표라고 해도 개인 공간이나 전용차량이나 운전기사를 제공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비슷힌 사례들을 들어 본 바가 있어서 그렇게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출장시에 지위 고하에 따라서가 아니라 단거리 비행이냐 장거리 비행이냐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좌석의 등급이 달라진다는 사실만큼은 무척이나 놀랍고, 또한 합리적인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차장 이용시 가까운 자리를 이용할 수 있는 우선순위의 결정 기준 또한 마음에 들었구요.

 

이 책을 읽으면서 부럽다고 생각했던 점이나 멋지다고 생각했던 점은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부러움의 이유라고 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이 회사가 사람들을 존중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참으로 직원들을 참으로 존중해주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들을 믿어주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열심히 일하지 않는 20%를 통제하기보다 열심히 일하는 80%를 지원함으로써 일하는 분위기를 바꾸어 놓았고, 그리함으로써 직원들로 하여금 회사로부터 신뢰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 주었고, 그로 인해 직원들은 회사 안에서 자유함을 누리고 있었으며, 또한 스스로 책임지는 태도를 가지고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직율도 줄어들었고, 회사를 좋아하고 회사를 사랑하는 직원들이 회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선순환이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 회사는 직원들만이 아니라 하청업체나 대리점들까지도 존중해 주고 있었습니다. 하청업체와 거래하면서 일체의 선물을 받지 않고 있었고, 대리점에 대해서는 매출 증대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었으며, 정해진 할당량을 강요하기보다는 매출 목표를 수정하는 편을 택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매출 목표를 수정하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자세한 설명을 읽어 보니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매출 목표 수정은 한국 지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를 총괄하는 지사의 매출 목표까지 조정해야 하는 커다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리점을 압박해서 할당량을 강요하는 기업들에 관한 뉴스들이 그렇게도 자주 들려오는데, 이 회사는 절대로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회사가 이처럼 직원들과 대리점과 하청업체에 대해 인격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회사의 가치 철학이 크게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기업 활동을 하는 목적과 존재 이유를 '성과를 통해 사람과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는데, '상호의 이익을 높이는 것'이 바로 이 회사의 존재 이유라고 하였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돈을 버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이 회사는 돈보다 이 회사와 관련된 모든 이들과 함께 이익을 나누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가 손해를 보거나 수익이 줄더라도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많은 이들이 함께 유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마즈의 5원칙이라는 가치 철학은 이러한 결정에 대한 중요한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다음의 다섯 가지 목표를 말하고 있습니다.

1. 우수성 - 소비자는 우리의 상사이며 우수성은 우리의 의무이고 돈에 대한 가치는 우리의 목표이다.

2. 책임 - 개인으로서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총체적 책임을 다하고 다른 동료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3. 상호성 - 상호 이익은 공유하는 이익이며, 공유하는 이익은 지속 가능하다.

4. 효율성 - 자원을 최대로 활용하고 낭비하지 않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한다.

5. 자유 - 우리는 자유를 지킴으로써 미래를 만들고, 이익을 냄으로써 자유를 지킨다.

 

그런데 이러한 원칙들을 보면서 놀랐던 것은 이러한 가치 철학이 바로 300년이나 부를 지켜온 경주 최부자집의 가훈과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마즈의 5원칙은 기업으로써 사업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지켜 온 원칙이지만, 경주 최부자집의 가훈은 농경사회라는 배경 속에서 지역사회와 관련해 지켜온 원칙이라는 점에서 서로 다른 면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나와 관련된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하고자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이 회사가 100년에 걸쳐 계속해서 성공해 올 수 있었고, 또 그렇게 이룬 것들을 유지해 올 수 있는 이유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회자인 저로서는 그와 같은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정신이 성경의 신명기에 기록된 율법의 가르침과 놀랍게 일치되는 부분이라는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경은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들, 즉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요구하면서, 그와 같은 선행이야말로 하나님의 복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면서 세워 놓으신 만고 불변의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원리는 하나님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로서는 불신자라 하더라도 이 원리대로 살아가면 일반 은총의 차원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풍요로움의 복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증거가 바로 경주 최부자집이며, 또한 마즈라는 이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추천하신 한근태 교수님도 마즈의 이러한 가치 철학에 대해 언급하시면서 '적선지가 필유여경(덕을 많이 쌓는 사람에겐 좋은 일이 일어난다)'이라는 옛 성현의 가르침을 말씀하셨는데, 매우 적절한 지적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보기에도 이 회사는 계속해서 성공을 누려 마땅한 회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정말 좋은 분들이, 특히 회사의 부도덕한 요구에 따라 비굴하게 일하기를 거부하고 정직하게 일하기를 원하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회사에 몸 담고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를 모델로 해서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고자 하는 가치 철학 위에 세워진 회사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책을 '직원들을 믿어 주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면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가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한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신념을 추구하며 정직하게 사업해도 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증거가 필요한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찾던 희망적인 증거를 분명히 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크리스챤 사업가나 직장인들이 이 책을 꼭 읽어 보았으면 싶습니다.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의 흔적을 찾아서
바바라 해거티 지음, 홍지수 옮김 / 김영사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다양한 영적 체험의 사례들에 관한 흥미로운 조사 연구 결과

 

책 제목이 말하고 있는 대로 저자가 신의 흔적을 찾기 위해 노력해 온 결과로 얻어낸 성과물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다양한 인터뷰와 과학적 연구 조사를 통해 신을 경험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수많은 사례들을 수집했고, 그 중 대표적인 사례들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그러한 사례들을 각각 약물을 통한 경험, 뇌 이상(측두엽 간질)에 의한 경험, 종교적 수행에 의한 경험, 유체이탈이나 임사체험을 통한 경험등으로 구분해서 소개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례들에는 다양한 차이점들도 존재하지만 공통점도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공통점은 그러한 체험 이후에 삶의 전 영역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입니다. 첫째, 뇌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게 되며, 둘째, 내적 삶이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저자는 이러한 경험이 신의 존재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신은 기독교의 신과는 다른 신입니다.

 

저자는 자신이 크리스챤 사이언스라는 기독교의 한 종파(정통 교단에서는 이단으로 보고 있는 종파입니다. 톰 크루즈가 이 종파의 열성신도로 유명합니다)에서 벗어나게 된 사건을 소개하는 것으로부터 이 책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10여년 정도가 지나 다시 크리스챤 사이언스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 책을 마무리 합니다. 그 사이에 수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새들백 교회에서 복음주의적인 기독교를 경험하기도 했고, 또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인터뷰와 과학적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 저자가 이르게 된 것은 '종교다원주의'적 입장입니다. 저자는 영적인 체험을 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변화 가운데 한 가지로 '기존에 인정하지 않던 다양한 종교에 대한 포용적인 태도'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적 체험을 한 후에 자신이 섬기는 신만이 진정한 신이라고 주장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그들이 목격한 신은 똑같은 신이며, 단지 서로 다른 각도에서 신을 보았을 뿐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55쪽).

 

그리고 종교적 수행을 통해 영적인 체험을 하는 이들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불교의 수행자들이나 카톨릭의 수녀들이 깊은 명상이나 향심기도를 통해 초월적인 순간을 경험할 때의 뇌파의 상태나 뇌의 활성화 부위가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는 것입니다(218쪽). 그런데 카톨릭 수녀들이 보여 준 이러한 상태는 오순절 교인들이 방언을 할 때의 상태와는 정반대의 상태라고 하였습니다. 저자는 이들의 믿음에는 예수를 신의 아들로 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들의 영적 수행방식은 뇌 내부에서 일어나는 활동에서나 뇌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에서나 공통점이 거의 없다고 하였습니다. 저로서는 이러한 결과물을 보면서 수많은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향심기도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향심(관상)기도는 타종교의 명상과 같은 방식으로 뇌기능을 유도함으로써 신비체험을 하게 만들 뿐이지 실제로 인격적인 하나님과 교통하는 수단이 아니라는 사실이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톨해 분명하게 드러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로서는 저자가 이러한 사실을 가볍게 취급하면서 기독교의 영적체험과 다른 종교 및 유체이탈 경험자들이나 임사체험 경험자들의 체험을 동일한 것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자기가 만나 본 신비 체험을 한 사람들이 대부분 이혼을 하게 되었다는 점(여성은 전부, 남성은 일부, 60쪽)과, 자기가 믿었던 종교를 떠나는 경햠이 있다는 점(222쪽)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는데, 술과 마약을 끊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요소(93쪽)와는 달리 이러한 측면들은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라는 점에서, 그러한 영적 체험이 결코 기독교에서 말하는 영적 체험과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일반적인 기독교인이라기보다는 영적 체험을 추구하는 구도자일 뿐이며,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영적 순례를 자랑하는 한편, 크리스챤 사이언스를 홍보하고자 하는 부차적인 목적을 가지고 쓰여진 저서라고 보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대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영적 체험이 실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며, 그러한 경험들이 실로 다양한 변화와 결과를 불러 올 수 있음을 이 책이 알려 주고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영적 체험만 할 수 있다면 방법은 별로 중요치 않다고 말하는 듯한 저자의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영적 체험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데에 크게 기여하는 수단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 주고 있다는 점에서(영적 체험의 중요성과 가치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기독교인인 저에게 영적 체험(성령 체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자가 크게 강조하지 않고, 오히려 별로 대단치 않은 것처럼 취급하기는 했지만, 타종교의 수행방법(명상)과 기독교의 기도(오순절교인들의 방언기도와 스캇 맥더모트 목사의 일반기도)가 서로 대척점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을 소개해 준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자는 인식하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이러한 결과는 타종교와 기독교의 차별성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거듭남'과 유사한 삶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었다는 다양한 사람들(종교인이든 종교인이 아니든)의 영적 체험 사례들을 보면서, '회심'과 '거듭남'을 강조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의 변화없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변화'는 기독교 교리에 대한 열심있는 '학습'이 아니라, 깊은 기도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경험함으로써만 이루어지는 일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아울러 관상기도나 기타 기독교 신비주의의 수행방식이 결코 기독교의 고유한(한 마디로 정리해서 '성경적인') 수행방식이 아니며, 단지 영적 체험이라 분류되는 신비 체험을 불러 일으키는 수단이라는 사실 또한 분명하게 깨달았습니다. 그와 같은 영적 수련 방식을 통한 체험이 귀신과의 '접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또는 아닌지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영성 수련 방식이 기독교인으로서 거부하고 멀리해야만 할 위험한 방식이라고 단정해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수행의 결과로 이혼을 하게 되거나 종교다원주의적 태도를 갖게 된다고 한다면 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 신비주의 수행방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거나 호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기독교인이라면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할 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안의 돼지개 길들이기 - 십대를 위한 자기조절의 심리학
마르코 폰 뮌히하우젠.노렌 폰 뮌히하우젠 지음, 오공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청소년을 위한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자기관리지침서

 

중학교 2학년 딸아이 때문에 먼저 읽어 보고 권해 주려고 읽어 본 책입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돼지개는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부정적인 자아, 또는 마음속의 유혹을 상징하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으로는 우리의 양쪽 귀에 달라붙어 속삭이는 천사와 악마 중 악마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돼지개를 길들이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상당히 설득력 있는 주장들이라 어른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이 돼지개가 앞을 내다 볼 줄 모르고, 오직 지금 이 순간에만 관심이 있는 놈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래서 앞날을 위해 준비하려는 모든 시도에 딴지를 건다는 것입니다. 앞날을 준비하려면 현재의 즐거움을 유보해야 하는데 돼지개는 그러한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돼지개는 오직 이 순간을 즐겁게 보내는 데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돼지개를 다스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해야 한다고 가르쳐 줍니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 재능에 기초한 미래의 멋진 꿈을 영화로 만들라고 가르쳐 줍니다. 그러면 그 돼지개도 그 꿈에 홀딱 빠져서 미래를 준비하려는 주인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돼지개는 주인이 자신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일에만 딴지를 놓는 것이 아니라 주인과 부모님과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친구들과의 관계, 이성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훼방꾼의 노릇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돼지개가 상황을 악화시키지 못하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저자는 그 방법에 대해 다양한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부모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 부모님과의 협상을 위해서는 보답으로 내 놓을 것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는 것, 묻는 말에 정직하게 순순히 대답하는 것이 원하는 것을 얻는데 유리하다는 것 등의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또 친구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친구를 배려하고, 친구를 지키기 위해서 용기를 내는 것과 시기와 질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특히 친구 관계에서 사랑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은 구체적이고 유용해 보입니다.

 

또 이성 친구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균형 맞추가, 한눈팔기, 첫 경험, 이별 등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그런데 남년 청소년은 대개 16세에서 17세 사이에 첫 경험을 치른다는 원서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점이 심히 염려가 되었습니다. 물론 뒤에 괄호는 치고 (독일의 기준-옮긴이)라고 기록해 놓기는 했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기록되어 있어, 우리 딸도 그렇게 생각하면 어떻게 하나 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돼지개에게 휘둘리는 자신을 바꾸어 나가기 위해 필요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뒤로 미루는 습관이나 중도에 포기하는 습관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에서 언급했던 돼지개를 길들이는 방법을 30가지로 방법으로 정리해서 소개해 주고 있었는데,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이 기억하기에 좋도록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첫 경험에 관한 내용만 제외한다면 문제 될 만한 내용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단지 부모님과의 관계나 선생님과의 관계에 있어 어른 편에서 쓰여진 것 같다는 느낌이 커서 청소년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생각과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한 만큼 청소년들이 어른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첫 경험에 관한 내용 때문에 이 책을 딸아이에 읽혀도 될 지에 대해 아직 고민 중입니다. 출판사에서 수정판을 내 놓는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권하고 싶은 생각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글쎄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또래압력은 어떻게 세상을 치유하는가 - 소속감에 대한 열망이 만들어낸 사회 치유의 역사
티나 로젠버그 지음, 이종호 옮김, 이택광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통해 얻게 되는 용기와 그 용기가 불러 일으키는 놀라운 사회 변혁의 증거들

 

-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동료와의 관계이며, 그것은 변화를 지휘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161쪽 -

 

이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세계 여러 곳에서 발견한 다양한 사회적 치유책의 공통적 요소에 대한 것입니다. 저자는 어떤 곳에서 어떤 방법으로 사회적인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다양한 사례들을 연구하고 또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다양한 사례들 속에서 공통적 요소를 발견했음을 보여주는데, 그것이 바로 '또래압력을 통한 변화'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책을 마무리하면서 정리해 보았을 때 '또래압력'이라는 말이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사례들의 공통점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손잡고 나아가기'라는 다른 용어와 관련해서, '관계성, 또는 사회적 결속감, 연대감, 유대관계가 보여주는 놀라운 사회변혁의 힘'이 그 모든 사례들의 공통점이라고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이즈 예방 운동으로써 놀라운 성과를 거둔 남아공의 러브라이프, 신분차별과 성차별을 크게 해소한 인도 잠케드의 포괄적 농촌 건강 프로젝트, 미국 플로리다에서 10대 청소년들의 흡연률을 놀랍게 하락시킨 '진실'이라는 금연 캠페인과 담배에 반대하는 학생모임(SWAT), 미국 흑인 대학생과 라틴계 대학생들의 미적분학 성적을 급격하게 향상시킨 미적분학 클럽 및 신진학자프로그램, 개인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미국 윌로우크릭 교회의 테이블 모임, 독재자 밀로셰비치를 몰아내고 세르비아에 자유를 가져다 준 오트포르, 이렇게 여섯 가지 사례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오트포르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책 전체의 1/3 정도 분량이나 되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사례를 다른 사례들과 분리해서 별개의 책으로 내 놓았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미있고 가치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앞부분의 내용들과는 조금 포인트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고, 무언가 극적인 느낌어 없어서 빠르게 전개되던 책의 흐름이 갑자기 느려지고 쳐진다는 느낌을 받게 했던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부터 독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더랬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분명히 깨닫게 된 것은 관계의 중요성과 소속감의 중요성이었습니다.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때 얼마나 큰 용기를 발휘할 수 있게 되는지, 그리고 그 용기가 얼마나 놀라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이 책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직 운영에 있어서 그러한 변혁의 동인을 잘 활용해야 할 필요성도 분명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강제력을 통해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 헌신을 통해 사람이 움직이게 만들어 주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조직의 리더들이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을 위한 법은 없다 - 범죄 유발성 형법과 법의 유통 권력자들
박영규 외 지음 / 꿈결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에 국민을 위한 법이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회의적 고찰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열이 받기도 쉽지 않을 듯합니다. 저자(류여해)가 겪었던 다양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고,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반대로 저자가 경험했던 독일의 법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척이나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어떤 미국 변호사가 독일에 가서 독일의 복지 제도를 경험하고 미국에 돌아가 '미국에서 태어난 것이 잘못이야'라는 책을 썼다는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며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잘못이야'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자가 독일 유학 중에 보았던 동네 서점의 풍경은 참으로 놀랍게 느껴졌습니다. 동네 서점에서 법전을 판매하고, 그것을 평범한 사회인들이 구입해서 읽는다니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악법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라는 챕터에서 소개한 저자의 국회 법제실 근무 경험은 참으로 실망스럽고 기가 막힐 뿐이었습니다. 그들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국회의원들의 실적 위주의 법안 발의 및 재활용에 관한 이야기에는 기가 막힌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또한 '법의 유통 권력자들'이라는 챕터에서 소개하고 있는 '전혀 정의롭지 못하고, 권력에 의해 휘둘리는 법조계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잘 알려진 이야기라 그렇게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가슴을 답답하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법에 무관심할 때 일어나는 비극'이라는 챕터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을 통해서는 우리가 더 이상 법에 대해 무관심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어떻게'라는 질문은 여전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입니다. 법을 공부하려면 먼저 어려운 한자부터 공부하고 그 다음에 어려운 법률 용어도 새로 공부해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 언제쯤이나 그러한 현실이 개선될지 요원하기만 한 것 같습니다.

저자는 그래도 법에게 희망을 걸어 본다고 말하고 있지만 저자가 앞서 들려준 이야기는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는 사실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양심있는 정치인, 양심있는 판사, 양심있는 검사가 있다고 해도 그 숫자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또 국민들이 지혜로와봐야 법에 대해 얼마나 알 수 있겠습니까?

결국 대안은 다른 나라에서 잘 만들어 놓은 법을 수입해다가 이 나라의 현실에 맞게 다듬어서 사용하는 것 밖에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정치인들이나 판사, 검사도 수입해다가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게 과연 저만의 생각일지 이 나라에서 법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