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 - 빈털터리 고아에서 노르웨이 국민영웅까지 라면왕 Mr. Lee 이야기
이리나 리 지음, 손화수 옮김 / 지니넷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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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통해 노르웨이에서 라면왕이라고 불리우는 한국인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시청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한 번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니 더 반가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 책을 쓴 분이 그 주인공의 따님이라는 사실에 더 깊은 관심이 생겼습니다. 가족이 아니면 알 수 없을만한 특별한 이야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텔레비전에서 소개된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과 텔레비전에 소개된 내용을 비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어린시절에서부터 어른이 되기까지, 그리고 노르웨이에서 라면왕으로 성공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거의 모든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주인공의 삶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에 있어서 별다른 아쉬움이 남지는 않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경험했던 다양한 고난과 역경에 대해 알게 되었고, 또 그러한 과정을 어떻게 잘 이겨나갈 수 있었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호의도 도움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주인공 스스로의 노력이 그러한 호의를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 너무나 분명해 보였습니다.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다른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헤아려 가면서 그들의 필요를 채우고자 노력했던 것이 그로 하여금 미군 부대에 있었을 때에나 견습 요리사로 근무할 때에 주변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자기 일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남들 앞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점도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레스토랑의 변기가 막혔을 때 직원들에게 시키지 않고 자신이 직접 고무장갑을 끼고 변기를 막고 있던 휴지를  꺼내는 모습을 보면서 주인공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살아남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던 경험들, 특히 남의 나라에서 변소 치우는 일까지 해 가면서 살아남아야 했던 절박했던 시절의 경험이 그로 하여금 더러운 일과 깨끗한 일을 구분하지 않도록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가 젊어서 겪었던 그 많은 경험들은 적극적인 성격의 그에게 다양한 훈련의 기회가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피하고자 했더라도 피할 수 없었겠지만, 굳이 피하려 하기보다 맞부딪쳐 넘어가려는 태도가 그에게 더 큰 기회를 가져다 주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수류탄 파면에 의해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뒤 사망진단을 받은 뒤에 기적처럼 의식을 회복했던 사건에서 그러한 의지를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노르웨이로 건너와서도 살아남기 위해 그 어떤 일도 가리지 않고 뛰어 들었던 그 의지가 그로 하여금 살아남게 하였을 뿐 아니라 성공이라는 영광도 얻을 수 있게 해 주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청소년들에 귀한 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 삶의 목표도 없고, 그저 사는 게 귀찮고 싫은 아이들에게,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했던 주인공의 모습은 커다란 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 살아남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 남고자 노력하기만 하면 반드시 힘든 시기가 지나가고 행복한 날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는 소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은 분명하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제 아들을 비롯해서 이 땅의 많은 청소년들에게 꼭 읽게 하고 싶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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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셰익스피어 청소년을 위한 동서양 고전 10
권오숙 지음 / 두리미디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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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미디어에서 나온 '청소년을 위한 고전' 시리즈 중에서 '청소년을 위한 소크라테스와의 대화'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책입니다. 앞서 읽었던 책과 마찬가지로 저자가 제공하고 있는 풍성한 정보와 자료, 그리고 함께 실려 있는 다양한 명화와 사진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앞서 읽었던 책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이 책의 주제에 관한 한 신뢰할 만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분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기도 하거니와, 셰익스피어에 대한 치우친 비난(체제옹호자라는 편견)에 동의하지 않는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각각의 작품 내용들을 흥미롭게 풀어가는 동시에 그 내용과 관련된 시대적인 배경에 근거한 정치적, 사회적 관점을 예리하게 지적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는 이 책의 집필자로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대부분이 셰익스피어의 머리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들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대부분이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의 작품들을 가져와 자신만의 독특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재햬석해서 다시 쓴 것이며, 이로 인해 셰익스피어가 표절작가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또한 그런 이유로 인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 나타나 있는 플롯이나 줄거리는 셰익스피어가 원작에서 차용해 온 것이라 할 수 있기에 셰익스피어 고유의 것이라 하기 어렵고, 따라서 셰익스피의가 창작해 낸 대사들이야말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 줄거리만을 모아 놓은 책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없고, 극본 형식의 원서를 번역된 책이라야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제대로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중학교에 입학할 당시 이모님으로부터 극본 형식의 셰익스피어 전집을 선물로 받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그 때만 해도 이런 책을 무슨 재미로 읽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아마 황색 케이스가 있는 양장본에 글자가 세로로 쓰여진 책이라서 더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도대체 그 책들을 내가 어떻게 했더라?"하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까지 제대로 보관해 오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생기더군요. 이 책도 어찌 보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소개서일 뿐이지 원전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줄거리를 소개하고 있는 책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줄거리를 소개하는 책들을 읽고 난 뒤에는 굳이 원작을 읽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원작으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반면,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원작을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은 확실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원전 저자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은 물론이고, 각각의 작품에 대한 소개, 그리고 당시의 세계관을 비롯해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배경 지식들에 대한 풍성한 자료들이 이 책의 가치를 충분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좌우 여백의 공간에 작품에 나오는 중요한 개념이나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중요한 단어에 대한 설명들, 그리고 작품과 관련된 명화나 사진 자료들이 함께 수록되어 책의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돋보이는 것은 각각의 작품에 대한 저자의 자세한 설명과 그 설명을 전개해 나가는 매끄러운 글 솜씨가 아닐까 싶습니다. 학습서라고도 할 수 있는 종류의 책이다 보니 읽어 가면서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을 법한데 전혀 그러한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는 점은 청소년들이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내용도 조금 소개하고 싶은데 워낙에 다양한 작품(비극 5편, 희극 4편, 사극 3편)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보니 어떻게 소개해야 할 지 감이 오질 않습니다. 직접 읽어 보시는 편이 더 나을 듯 합니다. 청소년들 뿐 아니라 셰익스피아에 관심 있는 성인들에게도 좋은 입문서가 될 듯 싶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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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불짜리 설득 - 설득의 고수들만 알고 있는 고급 설득술 27가지
크리스 세인트 힐레어 지음, 황혜숙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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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움직이는 데에 있어서 강요하기보다는 설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에 대해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를 둘러 보면 설득보다는 강요가 더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정, 학교, 회사는 물론이고, 교회에서조차도 설득보다는 강요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려는 지도자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모습은 한국의 가부장적이면서 군대의 상명하달식 권위주의에 익숙한 문화의 영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적인 결과에 있어서도 강요는 매우 효과적으로 가시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강요라는 방식은 오직 자신의 아랫 사람들에게나 사용할 수 있는 제한적인 방식이며, 사람의 마음(동기)은 완전히 무시하고 행동의 변화만을 이끌어 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비효과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설득이라는 방식에 익숙해 지는 것은 어떤 조직의 지도자에게든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사실 제가 이 책을 읽어 보고자 했던 이유는 교회를 섬기고 있는 목회자의 입장에서 매 주일 강단에 이루어지는 '설교'라는 행위 역시 '설득'이라는 방법을 통해 이루어질 때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책을 읽으면서 설교를 통해 성도들을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해 몇 가지 지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목표에 집중하라'는 저자의 조언은 설교에 있어서도 중요한 조언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많은 설교자들이 설교 도중에 설교의 초점을 잃어버리고 옆길로 자주 새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모든 사람에게서 한 가지라도 종아할 점을 찾아라'라는 저자의 조언 역시 '성도들을 사랑하지 않는 설교자의 설교는 어떤 성도의 마음도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언어를 소유하라'라는 조언이나, '감성적 언어를 사용하라'는 조언은 교회의 방향성을 성도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구호들을 만드는 데에나, 설교문을 작성하는 데에 있어서도 유용한 조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자가 주로 활동하고 있는 영역이 정치(선거), 경제(광고), 법률(배심원 컨설팅) 분야다 보니 설교와 저자의 조언을 연결시키는 것은 오로지 저 자신의 몫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몇 번은 더 읽어 보아야 실제적인 도움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회에서 장로님들을 설득하거나, 아니면 교회 건축과 같은 중요한 프로젝트에 있어서 성도들을 설득하거나 할 때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만약 저자가 활동하고 있는 영역과 관련된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불편한 부분도 없지 않았습니다. 탁월한 설득 기술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O.J.심슨의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단이 사용한 논리를 통해 확실하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들은 범죄에 사용된 장갑이 O.J.심슨의 손에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부각시켜 배심원단을 설득시켰다더군요.) 한편으로는 그러한 언변에 쉽게 마음을 바꾸는 대중들의 어리석음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그러한 대중들을 설득시켜 진실을 진실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만 억울한 일을 피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설득에 관한 기술을 소유하는 것은 자신의 진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를 설득해야만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 특히 가정, 학교, 회사를 비롯한 어떤 조직이나 기관의 리더로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읽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스스로 설득의 기술을 배우기 원한다면 더욱 그렇거니와, 그렇지 않다고 해도 설득에 관한 전문가들이 얼마나 자신의 직무에 도움이 될지 궁금한 분들, 그리고 심지어는 그러한 사실에 대해 완전히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까지도 이 책은 참으로 유용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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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섬 - 여자 사도바울 문준경 전도사의 고무신행전
임병진.유승준 지음 / 가나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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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복음화율을 자랑하는 '증도'라는 섬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그 주민들을 그렇게나 많이 예수님께로 인도했던 한 여인에 관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문준경 전도사님에 대해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주님께서 이런 분을 어찌 사랑하지 않으실 수가 있겠는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이 자신의 아내에게 B.D.(Beloved Disciple/사랑받는 제자)라는 애칭을 붙여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문준경 전도사님이야말로 B.D.라고 불리워지기에 합당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기 시작한 지 두 시 간 반 만에 다 읽은 것 같은데, 그 짧은 시간동안 정말 많은 감동과 도전을 받았습니다. 이미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고 있었던 남자에게 시집을 가서 신혼 초부터 남편에게 버려진 여자로 살아야 했던 기구한 모습이 안타까웠고, 그렇게 못된 남편이 임신한 소실을 데리고 본가로 들어오자 지극정성으로 소설의 출산과 산후조리를 도왔던 모습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끝까지 못되게 굴었던 남편과 소실의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런 그녀를 불쌍히 여긴 시아버지로부터 한글을 배우게 되고, 그렇게 배운 한글로 성경을 읽게 되고, 예수님을 만나고, 신학을 하게 되고, 고향에 내려와 교회를 세우게 되는 모든 과정 속에서 하나님의 놀라우신 역사와 문 전도사님의 열정적인 헌신을 보았습니다. 배우고 싶어 했고, 쓰임받고 싶어 했고, 섬기고 싶어 했고, 나누어 주고 싶어 했던 문 전도사님의 마음이 얼마나 귀하게 느껴졌는지모릅니다. 한편으로는 '혼자 몸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일을 하실 수 있으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너 였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었겠느냐"는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는 없었습니다.

너무나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섬김과 사랑이었기에 그 누구도 문 전도사님의 전도를 거절할 수 없었고, 그래서 섬의 거의 모든 이들이 하나님께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섬 지역이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뱃사람들을 위해 벌여오던 무속적인 풍습마저도 포기하고 오직 하나님의 보호하심에만 의탁하게 되었던 일은 마치 바울의 전도를 받은 에베소 사람들이 자신들의 마술책과 우상들을 모아서 불태웠던 사건에 비견될 정도로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학교에 다니기 위해 뭍에 나가서 지내고 있는 학생들조차 주일마다 교회에 출석하기 위해 섬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또 얼마나 감동적이던지요. 주일에도 학원 다니기에 바빠 예배에 빠지는 학생들 때문에 안타까워하고 있는 도시 교회들의 모습과 너무나 다른 그 모습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백발에 쪽진 머리를 하고 주일마다 찬양대 피아노 반주로 교회를 섬기시는 최영숙 할머니의 모습(사진)은 참으로 기이한 감동을 전해 주고 있었습니다.

문준경 전도사님의 순교에 관한 내용을 읽을 때에는 또 얼마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왜 순교자들 중에서는 충분히 몸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순교의 자리로 스스로 걸어들어가신 분들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만, 문준경 전도사님의 경우도 그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섬기던 성도들이 걱정되어서 주변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섬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했던 그 상황이 저로서는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렇게까지 사랑했으니 그분들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이 책을 통해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 뿐'이며, '예수님의 사랑을 깊이 경험한 사람만이 그와 같이 사랑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것이 가능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귀한 사랑과 섬김의 본을 보여 주신 문준경 전도사님의 삶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싶고, 또 그분의 뒤를 좇아 사랑과 섬김의 삶에 깊이 헌신하는 사역자들이 불같이 일어났으면 싶습니다. 이 나라에 문준경 전도사님 같은 사역자가 백 명정도만 되더라도 이 나라 전체가 복음화되는 것이 그리 요원한 일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문 전도사님과 같은 사역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한없는 부족함에 부끄러움만 더 커진 듯 싶기도 합니다. 받은 도전이 사역의 열정으로 드러났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이 책을 한국 교회의 모든 성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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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바꾼 책, 로마서
김철해 지음 / 두란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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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라고 하면 무척이나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해서 읽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조금 건방진 말일지 몰라도 로마서 역시 그저 신앙적인 내용이 담겨있는 '편지'에 불과합니다. 저로서는 사람들이 로마서를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하게 된 데에는 학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로마서를 쉽게 풀어 놓은 책들을 만나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집니다. 이 책에 대해 간단하게 평을 하자면 로마서의 중요한 교리적 개념들을 내용 전개순서에 따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글을 풀어가는 솜씨가 필립 얀시나 맥스 루케이도 같은 글쟁이와 같이 매끄럽거나 강렬한 흡입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적절한 비유와 해석을 통해 로마서의 전반적인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몇 가지 비유가 특별히 마음에 와 닿았는데, 상당히 적절하고도 유용한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사건이 오늘날의 우리에게 적용되는 방식에 대해 결혼 비유를 사용하여 설명하고 있었던 점이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어떤 남자가 엵심히 수고하고 애써서 좋은 집도 사고 온갖 패물도 마련하여 10년이 지난 후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을 했다. 집과 패물은 비록 10년 전에 구한 것이지만 이제 그 여자의 소유가 되어 모든 것을 함께 누리게 된다. 그 좋은 집과 갖가지 패물을 살 때 그 여자는 돈 한 푼 보태지 않았지만, 이제 자기 집이요, 자기 패물이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두 사람이 결혼을 통해 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사건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일어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와 합하여 세례를 받으면, 2천 년 전에 일어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 장사 지낸 사건, 무덤에서 부활한 사건 등 예수 그리스도의 모든 사건이 우리의 사건이 되는 것이다(78-79쪽)." 제 자신도 이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적절한 설명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쉽고도 정확한 설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신자들이 얻은 의에 대해 외교관의 면책특권 비유를 사용하여 설명하고 있었던 점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신자들이 생명의 성령의 법 아래 있을 때 그들의 행위와는 아무 상관없이 그들은 모든 율법의 정죄에서 면책받는다. 주 안에서 우리는 죄와 아무 상관이 없어진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율법이 더 이상 구속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한 나라의 외교관이 그 나라를 대표하여 다른 나라에 대사로 나가 있을 때 그에게는 자국법이 적용되고 주재하는 나라의 법이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즉 치외법권과 같은 원리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에 살지만 세상에 속해 살지 않고 그리스도의 대사로서 치외법권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치외법권에도 불구하고 외교관이 주재국의 법을 함부로 범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국의 명예를 위해 모든 일에 조심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인들도 세상의 법과 율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인들은 율법보다 더 완전하고 더 높은 생명의 법, 성령의 법을 따라 살아가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114쪽)." 면책특권이라는 말을 치외법권이라는 말로 바꾸어 잘못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뜻은 분명하고 비유도 적절하게 생각되더군요. 이 또한 앞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바울 사도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복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복음에 부끄러워할 만한 요소도 있었기 때문이라(22-23쪽)'는 지적이나,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은 행위보다는 행동하는 자의 마음 자세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46쪽)'는 지적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만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과 본체이신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상태가 바로 죄다. 하나님 없는 마음의 공백을 온갖 죄를 지어 채우려는 것이 죄의 증상들이 나나나는 근본이유이다. 그러므로 죄를 안 짓는 최선의 방법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 채우고, 또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돌리며 사는 것이다(34쪽)."라는 설명을 통해 죄와 죄의 증상들을 구분해서 이해할 수 있었고 동시에 죄를 이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의 사랍답게, "영으로서 몸의 행실을 죽이면서"살아야 한다. 어떻게 이런 승리의 삶을 살 수 있을까? 이 전투에서 패배하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은 우리 속에 계신 이를 분명히 인식하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것이다. 우리를 자유롭게 하신 성령님은 또한 우리가 그런 삶을 사는 데 필요한 모든 능력을 공급해 주신다(116쪽).. 하나님 아버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승리하는 신앙생활으 비결이다. 죄를 지었을 때는 언제든지 죄를 고백하고 다시 내 속에 거하시는 성령님이 나를 주관하시도록 해야 한다. 죄를 고백하여 내뿜고 성령 충만을 간구하는 영혼의 호흡 운동을 계속함으로써 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117쪽).."는 설명을 통해서는 죄로부터 승리하는 방법에 대한 더 구체적인 교훈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결국 그리스도인이 죄를 이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에 성령님을 충만히 모심으로써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끊임없이 유지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이 책은 로마서의 주요 개념을 이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이해된 내용을 삶에 적용하는 데에 있어서도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일반 성도들이 읽기에 무난하면서도 유익이 될 만한 로마서 개관이라고 생각됩니다. 심도 깊은 내용을 원하는 목회자들에게는 조금 아쉬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성도들을 가르치는 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팁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목회자들에게도 유익이 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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