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셰익스피어 청소년을 위한 동서양 고전 10
권오숙 지음 / 두리미디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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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미디어에서 나온 '청소년을 위한 고전' 시리즈 중에서 '청소년을 위한 소크라테스와의 대화'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책입니다. 앞서 읽었던 책과 마찬가지로 저자가 제공하고 있는 풍성한 정보와 자료, 그리고 함께 실려 있는 다양한 명화와 사진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앞서 읽었던 책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이 책의 주제에 관한 한 신뢰할 만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분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기도 하거니와, 셰익스피어에 대한 치우친 비난(체제옹호자라는 편견)에 동의하지 않는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각각의 작품 내용들을 흥미롭게 풀어가는 동시에 그 내용과 관련된 시대적인 배경에 근거한 정치적, 사회적 관점을 예리하게 지적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는 이 책의 집필자로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대부분이 셰익스피어의 머리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들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대부분이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의 작품들을 가져와 자신만의 독특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재햬석해서 다시 쓴 것이며, 이로 인해 셰익스피어가 표절작가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또한 그런 이유로 인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 나타나 있는 플롯이나 줄거리는 셰익스피어가 원작에서 차용해 온 것이라 할 수 있기에 셰익스피어 고유의 것이라 하기 어렵고, 따라서 셰익스피의가 창작해 낸 대사들이야말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 줄거리만을 모아 놓은 책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없고, 극본 형식의 원서를 번역된 책이라야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제대로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중학교에 입학할 당시 이모님으로부터 극본 형식의 셰익스피어 전집을 선물로 받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그 때만 해도 이런 책을 무슨 재미로 읽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아마 황색 케이스가 있는 양장본에 글자가 세로로 쓰여진 책이라서 더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도대체 그 책들을 내가 어떻게 했더라?"하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까지 제대로 보관해 오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생기더군요. 이 책도 어찌 보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소개서일 뿐이지 원전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줄거리를 소개하고 있는 책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줄거리를 소개하는 책들을 읽고 난 뒤에는 굳이 원작을 읽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원작으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반면,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원작을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은 확실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원전 저자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은 물론이고, 각각의 작품에 대한 소개, 그리고 당시의 세계관을 비롯해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배경 지식들에 대한 풍성한 자료들이 이 책의 가치를 충분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좌우 여백의 공간에 작품에 나오는 중요한 개념이나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중요한 단어에 대한 설명들, 그리고 작품과 관련된 명화나 사진 자료들이 함께 수록되어 책의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돋보이는 것은 각각의 작품에 대한 저자의 자세한 설명과 그 설명을 전개해 나가는 매끄러운 글 솜씨가 아닐까 싶습니다. 학습서라고도 할 수 있는 종류의 책이다 보니 읽어 가면서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을 법한데 전혀 그러한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는 점은 청소년들이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내용도 조금 소개하고 싶은데 워낙에 다양한 작품(비극 5편, 희극 4편, 사극 3편)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보니 어떻게 소개해야 할 지 감이 오질 않습니다. 직접 읽어 보시는 편이 더 나을 듯 합니다. 청소년들 뿐 아니라 셰익스피아에 관심 있는 성인들에게도 좋은 입문서가 될 듯 싶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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