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몸 이룬 부부
이순자 지음 / 두란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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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6년간의 치열한 부부싸움 끝에 다양한 내적치유프로그램과 상담프로그램, 그리고 가정회복과 관련된 많은 책들의 도움을 받아 가정의 평화를 이루게 된 저이기에 이러한 부류의 책들 중에 '이미 다 알고 있는데다가 지루하고 재미없기까지 한 내용만 늘어놓는 책'들을 만나게 되면 무척이나 화가 납니다. 아까운 시간을 쓸데없이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 책도 그런 부류의 책이 아닐까 싶어 처음에는 읽기를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읽어 보니 상당히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그래도 부부관계문제와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들을 짜임새 있게 다루어 주고 있는데다가, 그 각각의 내용들을 실제사례와 연결해서 설명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과거에 제가 저질렀던 '만행'과 비슷한 사례들이 여러 차례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예전에 저랬었지"라는 자기반성의 시간들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아내나 어머니의 모습(꼭 고쳤으면 싶은)들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읽을 때면 아내와 어머니도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다른 분들도 그런 느낌을 받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거에 거짓말을 했다가 아버지에게 죽도록 맞고 나서 거짓말 하는 것에 대해 극도의 증오심을 갖게 된 어떤 남성의 이야기는 꼭 저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TV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남자들의 성향에 대한 설명은 아내의 이해할 수 없는 습관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저는 피곤하면 TV고 뭐고 다 그만두고 그냥 자리에 누워 버리는데, 집사람은 피곤하면 피곤할수록 긴장을 푸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TV를 봅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TV보는 것이 피곤을 더 가중시킨다고 느끼기 때문에 집사람이 피곤하다면서 TV보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 무척이나 못마땅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저자가 소개한 내용을 보면서, "아, 우리 집사람이 TV를 보면 긴장이 풀린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남자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또 다른 방법은 TV를 보는 것이다. TV를 보는 남자들의 두뇌를 사진을 찍어 봤더니 눈으로 TV를 보고 있는 부분만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은 잠자는 뇌처럼 푹 쉬고 있었다. 뇌가 쉬는 것이다." 이 내용이 남자들의 성향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정보라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아내가 저보다 수학도 더 잘하고, 또 공간 지각력도 뛰어난 모습을 보일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여자들보다는 남자들이 더 잘하는 영역을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내가 남성적인 성향의 뇌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화(분노)가 일차감정이 아니라 이차감정이라는 이야기를 오랜만에 읽으면서, 제 안에 내재되어 있는 일차감정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 장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연습문제를 보면서도 많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특히 배우자가 좋아하는(그리고 싫어하는) 행동, 음식, 식당, 운동, 음악 등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라고 한 연습문제(147쪽)는 집사람과 함께 꼭 풀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는 아내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맞춰보려니까 그게 절대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아내에게 물어가면서 이 숙제를 꼭 완성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숙제를 완수하고 나면 아내와의 관계가 확실히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기독교 출판사에서 낸 책이긴 하지만 기독교적인 냄새는 별로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독교인이 아닌 부부들에게 권해 주기에도 상당히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기독교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작년에 읽었던 조현삼 목사님의 '결혼설명서'라는 책과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고, 또 그만큼 유익하다고 느꼈는데, 결혼설명서는 남자분이 썼고 이 책은 여자분이 썼다는 점에서 두 권을 함께 읽으면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우자와의 관계로 인해 힘들어 하는 분들에게 권해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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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 - 대한민국 최초 법의학자 문국진이 들려주는 사건 현장과 진실 규명
문국진 지음, 강창래 인터뷰어 / 알마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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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에 케이블티비에서 우연히 보게 된 '크로싱 조던'이라는 미드로부터 시작해서 얼마 전 티비에서 방영한 한국 최초의 법의학 드라마인 '싸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법의학 관련 미드와 영화들을 보아왔습니다. 집사람이 CSI를 특히 좋아해서 함께 보다 보니 시리즈의 거의 대부분을 본 것 같습니다. 그러는 동안 법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겼는데 마침 한국 법의학계의 거목이라 할 수 있는 문국진 박사님에 관한 책이 나왔다 하기에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문국진 박사님이 직접 쓰신 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읽어 보니 인터뷰집이더군요. 유명한 인터뷰 작가인 강창래 선생이 문국진 박사님을 인터뷰하고 정리해서 펴낸 책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1장에서는 강창래 선생이 문국진 박사님에 대해 알게 된 계기라던가, 알마 출판사에서 문국진 박사님의 인터뷰를 허락받게 된 계기 등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었고, 2장에서는 문국진 박사님이 법의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라던가, 법의학자로 일하시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 그리고 3장에서는 문국진 박사님께서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계시는 북오톱시에 관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기대했던 것은 2장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량이 생각보다 적었다는 점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차라리 1장과 3장에 할애해 준 그 분량들까지 모두 2장의 내용으로 채웠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1장이나 3장에서 볼 만한 내용이 없엇던 것은 아닙니다. 1장에서 다루고 있었던 인권이라던가 고문에 관한 내용들은 상당히 의미있는 내용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또 3장에서 다루고 있는 북오톱시의 내용도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 기대했던 것(CSI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과 같은 내용을 볼 수 있으리라고)과 달랐던 점 때문에, 2장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흥미를 충족시켜주는 면에 있어서만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을 뿐, 다른 면에서는 이래 저래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법의학과 관련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많았습니다. 새튼이라던가 지상아, 시랍 등과 같은 것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시강(사체경직)에도 하행성과 상행성이 있으며,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하행성이라는 것, 그리고 어린애와 노인의 시강이 젊은 사람들보다 빠르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또 캐스퍼의 부패법칙(시체가 있는 장소에 따라 공기:물속:땅속의 부패 속도가 1:2:8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예술가들의 사인에 대한 문 박사님의 결론도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문 박사님은 베토벤은 술로 인한 간경변으로, 모짜르트는 수은중독으로 죽었을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또 고흐는 총상에 의한 급성 범발성 복막염으로 죽었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기독교인인 저에게 있어서는 예수님의 심장이 오른쪽에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가장 관심이 갔던 이야기였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그려 놓은 명화들을 보면 한결같이 로마병사의 창이 예수님의 오른쪽을 찌르고 있다는 것과,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명화들을 보면 한결같이 마리아가 아기 예수의 머리를 자신의 오른쪽 가슴으로 오게 안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어쩌면 예수님의 모계 쪽으로 유적적인 내장역위증(내장의 좌우 위치가 바뀌어 있는 증상, 건강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림만 보고 확실하다고 단정짓기는 어렵겠지만 무척이나 흥미로운 내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법의학의 중요성, 특히 법의학의 독립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가장 큰 유익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법의학이야말로 사람의 권리를 위한 학문이라는 말에도 전적으로 공감하게 될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아마도 1장에서 소개한 고문과 관련된 이야기들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법의학이 발전하지 않았다면 아직까지도 고문이 유용한 범죄입증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었을 것이고, 여전히 억울하게 유죄를 인정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권력자들 역시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범죄를 권력의 힘으로 은폐해 버릴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법의학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그와 같은 부조리가 바로잡혔기 때문에, 법의학의 발전이야말로 인간의 평등, 그리고 인권의 보호에 있어서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제 주변에서 법의학의 도움을 받아 억울함을 풀었다거나 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지만, 그러나 이 세상의 누군가는 법의학의 도움으로 억울함을 풀었을 것입니다. 법의학자들의 수고와 헌신에 대해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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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난 건 아니야 - 2004년 윗브레드 상 수상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5
제럴딘 머코크런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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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홍수를 다루고 있는 성경 본문을 읽을 때마다 홍수기간동안 방주 안팎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었습니다. 밖에서 퍼붓는 빗소리, 물에 떠내려 가는 사람들과 동물들의 비명소리, 어둡고 답답한 실내, 동물들의 배설물 냄새, 날마다 거르지 않고 음식물을 배급하고 배설물을 치우고 하는 노동 등이 떠오르더군요.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 본 사람이 저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 역시 노아의 홍수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의 깊이가 지금까지 제가 생각해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깊었습니다. 방주를 짓고 있는 동안에 일어났을 법한 일들(동네 사람들이 연장을 훔쳐 간다거나 방주에 낙서를 하는 등)이나 방주 안에서 지내는 동안 일어났을 법한 일들(형제간의 다툼이나 식수문제, 질병문제 등)이 무척이나 실감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대홍수로 인해 방주 바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한 묘사(하늘의 모습이나 빗방울, 뇌성 등에 대한)는 또 얼마나 뛰어나던지요.

 

하지만 이 책은 성경 본문에 그리 충실한 책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모티브만 성경에서 가져왔을 뿐 세부적인 내용은 성경에서 소개하고 있는 것과 거리가 있습니다. 방주에 대한 묘사부터가 성경과 다릅니다. 성경에서는 방주를 그저 네모난 나무상자처럼 묘사하고 있는데, 저자는 방주를 마치 배와 같은 형태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성경에서는 방주의 입구를 하나님께서 직접 닫아 넣으셨다고 되어 있는데, 저자는 방주에 탄 사람들이 마음대로 갑판에 오르내릴 수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배에 탈 동물들을 노아의 가족들이 임의로 선별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도 성경과 달랐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점은 등장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팀나라던가, 팀나와 야벳에 의해 구출된 키팀이라는 소년, 그리고 자신들이 만든 배를 타고 홍수에서 살아남은 또 다른 가족들은 성경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인물들입니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저자가 묘사하고 있는 노아 가족들의 면면입니다. 저자가 그려놓은 노아의 가족들은 절대로 착한 사람들로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을 빼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악한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그들은 방주에 기어오르는 사람들을 사정없이 밀어서 떨어드립니다. 방주에 기어오르려는 이들을 사탄이라 부르며 죽으라고 저주합니다. 주변 이웃들의 죽음에 대해서도 잘된 일이라고 기뻐합니다. 그리고 자기들이 방주에 탈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랑스러워합니다. 저자가 그려놓은 노아의 가족들은 마치 이상한 종교집단의 광신도들처럼 보입니다. 저자는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에서 살아남은 두 그룹의 사람들을 대조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노아의 가족들은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광신도 집단처럼, 그리고 다른 배를 타고 살아남은 또 하나의 가족들은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의 가족처럼 그리고 있습니다. 그 가족들은 방주에서 추방된 팀나와 키팀을 자기들의 가족처럼 받아들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노아의 가족들은 방주에 올라탄 키팀을 발견했다면 분명히 죽여 없애버렸을 것입니다. 


저자가 이러한 묘사를 통해 우리에게 말해주고자 하는 것은 오늘날 기독교인이라 이름하는 사람들의 위선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에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반기독교적인 정서가 투영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그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저자가 기독교인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위선적인 기독교인들을 향한 회개의 요청을 담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은 어떠해야 마땅한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자기반성에 익숙치 않은 기독교인이라면 이 책이 무척 불편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다른 이들보다 결코 나을 것이 없는 죄인임을 인식하고 있는 성도라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될 것입니다. 어린이들에게 읽기에는 잔인한 묘사들이 많습니다. 홍수 사건 자체가 끔찍한 사건이니까요. 2012라는 영화 못지 않은 끔찍한 묘사들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중학생 이상에게만 읽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목회자라면 한 번 쯤은 읽어 보았으면 싶습니다. 홍수사건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좀 더 깊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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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핸드북 - 성경 교사를 위한
스티븐 M. 밀러 지음, 박대영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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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친척으로부터 어린이 성경 한 권을 선물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저희 집에는 제가 읽을만한 책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 책만 수십 번을 반복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그 책의 거의 모든 내용을 머리 속에 기억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수 년이 흐른 뒤 중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부터 교회에 다니게 되었는데,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서 저희 부서(중고등부) 학생들 중에 저보다 성경을 잘 알고 있는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뿌듯하기도 했구요. 어떻게 나보다 교회를 오래 다닌 친구들이 성경을 그렇게 모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깨닫게 된 것은, 제가 초등학교 때 그렇게 열심히 읽었던 어린이 성경이 어른 성경을 읽고 이해하는 데 있어 탄탄한 기초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교육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한 이래로 성도들에게 계속해서 어린이 성경을 구입해서 반복해서 읽으라고 권면해 왔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어린이 성경 중에 어른들이 읽을 만한 수준의 성경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린이 성경 대부분이 그림 성경인데다가 내용도 상당히 빈약했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읽기에 충분히 만족스러운 어린이 성경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읽을 만하다 싶으면 카톨릭에서 출판한(그래서 개신교 성경과 다른 이름으로 번역되어 있는) 성경이거나, 또는 일반 출판사에서 비전문가에 의해 번역된(그래서 오류가 많은) 성경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 성경과 함께 권해 왔던 것이 성경핸드북이었습니다.


저는 신학대학에 다닐 때 성경핸드북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교회에서는 성경핸드북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도 가르쳐 주지 않았고, 그 어느 누구도 성경핸드북을 읽어 보라고 권해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는 성경핸드북의 종류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는데, 가장 잘 알려져 있었던 것이 바로 헨리에타 미어즈의 성경핸드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책을 필두로 시작해서 다양한 성경핸드북을 구입해 읽어 보았고, 그 덕에 성경을 좀 더 깊이있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성경핸드북을 통해 얻었던 유익을 성도들에게도 누리게 해 주고 싶어서 교회의 연말시상 때에 성경핸드북을 상으로 드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성경핸드북을 선물하고 난 다음에 읽어 보셨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읽지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무척이나 실망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진 성경핸드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더 어렵고 읽기 부담스러운 책이라고 느끼게 할만큼 재미없고 지루하게 쓰여져 있는 경우가 많았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신학생들이나 보는 사전이나 참고서와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을 일반 성도들이 즐겨 읽을 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난 뒤에는 만화로 그려져 있는 성경핸드북을 상으로 주기 시작했는데, 그 책은 많이들 좋아하시고, 또 즐겨 읽으시더군요. 재미있다, 도움이 되었다 라는 반응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새로운 성경핸드북을 읽으면서 이 책도 상당히 쓸만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성경교사를 위한 성경핸드북'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어린이 성경의 장점과 성경핸드북의 장점을 절묘하게 잘 조합해 놓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성경핸드북을 보면 신학생들이나 읽는 구약개론서, 신약개론서처럼 어렵고 전문적인 냄새가 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냄새가 나지 않았습니다.그리고 성경을 읽으면서 틈틈히 사전이나 참고서처럼 참고하도록 되어 있는 여타 성경핸드북과는 달리, 이 책은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겨가기만 하면 성경의 내용을 순서대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져 있었습니다. 


도표라 할 만한 것도 거의 없었습니다. 일반 세계사와 성경 속의 역사를 비교해 놓은 일직선 그래프와, 몇 장의 성경 지도 외에는 아무 도표도 없었습니다. 그저 페이지 중간 중간에 위치한 네모칸 안에 각 책에 나오는 중요한 성경구절이나 주요 개념설명들을 넣어 소개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것들을 제외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순서대로 읽어 내려가기만 하면 되도록 단순하고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읽어 내려가는 사이에 성경의 각 책에 대한 전체적인 소개와 배경, 주제, 관심사들, 저자와 연대, 지명 등을 알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나오는 내용이 성경의 각 책에 대한 '개관'이었는데, 이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개관'에는  성경의 각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요약 설명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이 부분만 따로 떼어 놓으면 그 자체로 어린이 성경, 또는 청소년 성경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듯 보였습니다. 물론 이 '개관'에 성경 각 책의 모든 내용이 담겨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핵심이 되는 사건들이나 기타 중요한 내용들만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읽는데 부담이 적었습니다. 


'개관' 다음에는 '고려사항'이라 해서 조금 더 깊이 있는 내용들이 소개되고 있었는데, 이 또한 읽기에 어렵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평소에 궁금하게 생각해 왔던 성경의 난제들에 대한 해석이나 최근의 연구들이 소개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70년의 포로생활을 예언한 예레미야 선지자의 예언과는 달리 실제의 바벨론 포로기간은 5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 책은 세 가지의 대답을 내 놓고 있는데, 그 설명이 무척이나 간결하고 명료한 것이, 예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고했던 주석보다 더 쉽게 정리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더 깊은 연구를 위해'에서는 그 책과 연결해서 읽어 보아야 할 책이 무엇인지, 또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각 책마다 그 책의 주제에  딱 어울리는 소제목을 붙여 놓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복음서의 경우 마태복음은 '예수님과 그분의 가르침',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활동을 가장 많이 담은 이야기', 누가복음은 '섬세한 외과의사가 쓴 예수 이야기', 요한복음은 '깊이 있는 사색가의 예수 이야기'와 같은 소제목이 붙어 있고, 소선지서나 바울 서신의 경우에도 그 책의 핵심 주제를 잘 드러내 주는 제목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다니엘서의 '사자들이 거른 식사'라던가, 오바댜서의 '대갚음'과 같은 소제목은 조금 어색하거나 매그럽지 못한 느낌을 주었습니다만, 다른 대부분의 책들에는 각 책의 핵심을 제대로 짚어주는 제목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성경도 읽기 힘든데 성경핸드북까지 읽어야 하느냐고 질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읽기 힘든 성경이라도 핵심적인 내용을 잘 숙지해 두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성경 통독을 어렵지 않게 해 낼 수 있습니다. 성경을 통독해 나가다 보면 생전 처음보는 생소한 내용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것 같지만, 어린이 성경이나 성경 핸드북을 통해 이미 숙지해 둔 핵심적인 내용 역시 생소한 내용만큼이나 계속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그 핵심적인 내용들만 미리 징검다리처럼 구축해 놓으면 성경 전체를 읽어 내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전이나 참고서 스타일의 성경핸드북을 통독하듯이 읽어내기란 성경을 통독하는 것만큼이나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성경 교사를 위한 성경핸드북'은 성경 전체의 맥을 잡고 핵심적인 내용을 숙지하는 데에 어린이 성경이나 청소년 성경을 충분히 대체할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성경 통독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지금까지 용기가 나지 않아 시도하지 못했던 분들이나 성경 통독에 계속해서 실패해 온 분들이라면 이 책을 여러 번 읽음으로써 성경 통독을 완주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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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다 - 남자도 몰랐던 몸과 사랑에 대한 밀착 보고서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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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저 중년 남성의 건강에 관한 책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표지에 쓰여진 책 소개를 보면서 당연히 짐작했어야 했는데, '사랑'보다는 '몸'에 더 눈이 가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읽다 보니 중년 남성의 성기능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더군요. 남성의 갱년기와 성에 대한 내용이 주된 주제였습니다.

이 책에서 특별히 제 시선을 끌었던 것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뇌의 좌반구와 우반구를 연결하는 뇌량이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크고 따라서 뇌의 좌우반구를 동시에 활용할 때가 많지만, 남자는 어느 한쪽 반구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남자가 컴퓨터나 텔레비전 화면을 보고 있을 때 옆 사람의 말을 잘 듣지 못하는 것도 실은 그 때문이라는데,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도 동일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그 근거가 무엇일까 싶었는데, 이렇게 알게 되었습니다. 또 남성의 시상하부가 여성보다 크다는 사실과, 남성의 특징이 비교적 약한 동성애자의 경우 시상하부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동성애 성향이 뇌기능 장애와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장애라기보다는 미발육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또한 스트레스와 술, 담배, 생활습관병(성인병)이 남성의 몸을 얼마나 심하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당뇨의 위험성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 혈액 속의 당이 혈관 뿐만 아니라 신경까지 손상시키면서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는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 대사증후군이 생기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와 빈대로 남성 호르몬 감소가 대사증후군을 유발하는 것이 증명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남성의 몸에 있어서 남성호르몬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운동부족이 발기부전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지, 또 운동이 남성호르몬 분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발기부전과 심장질환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중년 이후의 성생활에 대한 조언들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아직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노년에 접어들면서 성기능이 떨어지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섹스는 우리말로 옮기면 성관계가 되며, 성관계는 성적으로 관계를 맺는다는 뜻인데, 이를 달리 생각해보면 몸과 몸이 접촉함으로써 쾌락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스킨쉽에 초점을 둔 관계만으로도 충분한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발기부전을 비롯한 다양한 성기능 장애 및 성생활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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