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 시친의 지구연대기 1
제카리아 시친 지음, 이근영 옮김 / AK(이른아침)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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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명은 약 3번에 걸쳐 갑자기 생겨났다 - 라는 테마는 다른 책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일종의 범 인류적인 미스터리에 속한다.  즉 현재까지 연구된 바에 의하면 천천히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난 것으로 알려진 우리의 진화 중간중간에는 이렇듯 갑작스런 문명의 등장과 번영이 수 차례 일어난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정통학문에서 다루는 연구와 법칙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것이다.  사실 히스토리체널의 '선사의 외계인들' 시즌 1과 2를 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접한, 익숙한 테마일 것이다.  

시친이 다루는 이 연구는 기존의 역사, 연구 등의 사실을 근거로 하여 다른 야사나 세계적인 전승기록을 참고하여 직관적으로 추론하여 진행되는 것 같다.  즉 기존의 학계에서 바라보는 관점의 해석이 아닌, 직관적이고 통합적인 기록의 비교연구를 하여 나오는 가정을 'what if'의 형식을 빌려 추론해내는 것인데, 매우 조리있고 합리적이다.   

이 책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보면 결국 선사시대의 전승과 유사시대의 기록이나 신화는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우화적으로 기술한 것을 풀어내어 저자가 생각하는 우리의 먼 과거를 서술하는 것 같다.  시친의 선배격인 여러 저자들 - '신의 지문', '시리우스 커넥션,' 또는 데니켄 류의 - 의 연구를 이어서 그는 정통학계가 다루지 않는 우리의 역사를 찾고 있는 것이다.  매우 흥미있는 추론과 그럴듯한 이야기들이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다. 

그런데, 이런 책이 이렇듯 쉽게 나오고, 또 관심을 끄는 걸 보면 시대가 참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불과 100여년 전에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고대전승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당히 신빙성있는 가설을 여러 차례 출판했던 사람이 있었고, 시친과는 달리 그는 평생 정통학계의 비아냥에 시달리다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이다.  벨리코브스키로 알려져 있는 그 저자는 시친처럼 다양한 전승을 바탕으로 천재적인 직관적 추론을 이용하여 선사시대의 우리 역사를 연구했었다.  아직까지도 학계가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그의 추론들 중 상당부분이 이미 진실로 밝혀졌는데도 말이다.  역시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친에 따르면 성서의 기록, 그리스/로마 신화, 바빌론의 신화, 수메르 신화 등 세계 곳곳의 유사한 전승들은 어떤 실제 사건을 기록한 것이고 후대에 잊혀진 것이다!  이는 벨리코브스키도 '전승들은 문명시대에 문명이 살아질 후대에도 기록이 어어지도록 신화형태와 갖가지 포장으로 이야기를 전하려 했던 시도의 산물'이라는 주장으로 비슷하게 논증을 했던 바 있다.   

결국 궁금증은 더해만 가는데, 과연 12번째 행성 니비루는 2012년에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인가?  어쩌면 점점 더 늘어나는 UFO현상이 니비루의 공전궤도가 지구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가볍에 읽으면 공상과학소설을 읽듯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좀더 깊이 생각한다면 정말 많은 주제에 대하여 갖가지 망상을 떠올려 줄 매우 흥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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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명문가 -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위하여
조용헌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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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를 읽은김에 내쳐 읽었다.  이 책은 앞서 읽은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의 후편인데 근 7년만에 완성된 이어지는 조선의 명문가 이야기이다.  그런데 꼿꼿함은 변함이 없고 이 책의 주인공들격인 명문가의 선행과 독립운동 및 기타 적덕도 계속 이어진다.   

이 책에서 거론된 집안들 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한 가문을 꼽자면 역시 우당 이회영님의 집안일 것이다.  독립운동을 위하여 조선 최대의 가문이 전재산을 팔고 삼한갑족의 영예를 던지고 만주로 망명한 이 집안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리더쉽이 무엇인지, 그리고 현대의 우리가 잊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숙연해졌다.   

우당 선생님의 독립운동의 직접적인 결과물은 단연코 '신흥무관학교'의 건립과 운영이라고 하겠는데, 이 때문에 선생님과 가족의 거의 파산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 학교에서 배출된 유수의 독립운동가들을 생각할 때 (무려 청산리대첩의 주역들을 포함!) 우당 선생님의 노고가 헛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후일 일경에 체포되어 옥사하신 선생님께서는 극친일정권인 현 정부를 어떻게 보고 계실까?  아니 해방 후 현대사에서 만주군 출신의 독재자와 오사카 출신의 치세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런지?  아마도 다시 태어나셔도 전재산을 털어 다시 국권운동에 바치려 할 것이다.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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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조용헌 지음 / 푸른역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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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초판 1쇄가 나온 이 책은 2010년까지 35쇄가 나와 있다.  고치지는 않고 책을 35번이나 다시 찍어냈다는 것 같은데, 1쇄당 몇 권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35쇄면 많이 팔린 책일 것 같다.   

조용헌님은 '조용헌의 고수를 찾아서,' '방외지사,' '조용헌 살롱,'등 수 많은 베스트셀러 (그러면서도 결코 얕지 않은) 책을 저술한 작가인데, 특이한 점은 제도권 인사이면서도 강호의 재야고수들과의 인연이 깊고 관심분야도 다방면에 걸쳐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불교학으로 박사를 받고 2002년 당시 원광대학교 동양학 대학원의 교수였다는 점은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의 이런 특이함이 표면으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는 조선시대 500년을 이끈 명문가 13집안을 다루었는데, 그 기준은 '고택'의 유무라고 한다.  '고택'의 존재는 한 집안의 '역사성,' '도덕성,' 그리고 '인물'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이는 다시 덕을 쌓는 '적선,' 이나 '적덕'의 가치로 나타나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한 집안의 맥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는데 있어 거의 유일무이한 가치인 것으로 저자는 파악한다.  "명문가 후손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아 적선을 많이 해야 집안이 잘 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조선의 망국, 일제강점기, 해방 후 현재까지 대한민국에 있어 나쁜 점의 상당부분의 책임이 기득권층에 있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역사라는 것이 상부와 하부의 액션이 가운데에서 만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적어도 조선-대한으로 이어지는 지난 500년의 최고의 명문가들 (재벌이 아니다)에 대한 이야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훌륭한 지도층이 있어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 전통이 잘 이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좋은 일을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해내고 있는 많은 분들에 의해서 (역시 재벌이 아닌) 이어지고 있으리라 믿는다.   

이 책에서 소개한 대만의 국사 '남희근'선생님에 의한 운명을 바꾸는 방법 네 가지가 나와 있어 소개한다.  독서인이라면 반색을 할 수도 있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남 선생에 의하면 운명을 바꾸는 방법은 첫째는 적덕이요, 둘째는 명리를 통찰하는 것이요, 셋째는 풍수요, 넷째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이라고 한다."   

위의 이론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차치하고라도 첫번째인 적덕과 네번쨰인 다독은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재미있다.  특히 둘째인 명리통찰과 셋째인 풍수고찰은 일반인의 범주가 아니기에 손쉬운 대안이 두 가지나 있다는 것과 이 둘은 방법의 으뜸인 '적덕'과 마무리인 '다독'이라는 것이 더욱 와 닿는다.  결국 팔자를 바꾸는 방법에는 이렇듯 '평범'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이다.  정녕 천도는 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덕'을 많이 하고 '다독'을 이어서 과연 운명이 바뀌는지 시험해 보아야 겠다.  아마도 한 30여년 후면 알 수 있겠지? 

끝으로 이 좋은 책의 오류, 옥의 티 같으면서도, 그렇기에 더욱 아쉬운 부분을 몇 개 옮긴다.  편집자는 유의하여 주시기를.

오류  

1. Pg 282 - 김성일이 진주대첩을 이끌었다고 되어있는데, 진주대첩은 김시민 당시 진주목사가 지휘했다.  김성일은 후기 2차 진주성 전투 때 의병장 김천일 등과 함께 순국한다. 

2. Pg. 283 - 의병장 고경명 장군은 임진왜란 5000명의 창의병을 이끌고 금산전투에서 전사했다.  작가가 언급하는 700의사는 조헌의 의병 숫자로써 승병장 영규의 승군과 함께 다른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두 가지 내용을 혼동한 듯.  700인의 무덤인 700의총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3. Pg. 286 - 이문열의 아버지는 인텔리겐샤 출신의 공산주의자로써 월북했다 ('영웅시대'가 이분에 대한 소설이고 '변경'에서도 자주 언급된다).  여기에는 납북되었다고 나오는데 정확한 표현은 아닌 듯.

4. Pg. 299 - 이름표기에 있어 궁도박사 교수라고 썼다가 다음 페이지에는 일본식으로 미야지마 히로시라 나와 있다.  현대식 표기에 맞게 다른 부분들은 모두 일본어 원음을 따르고 있기에 조금 눈에 띄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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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부자들 - 평범한 그들은 어떻게 빌딩부자가 되었나
성선화 지음 / 다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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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젊은 부자들이란 책이 나온 이래, 참으로 많은 (사실 그전부터도) 부자에 대한 책이 나오는 것 같다.  그만큼 '부'란 결국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화두인 것인듯.  이런 책들도 내용이나 편집에 있어 천차만별이기는 하지만, 결국은 '부'가 주제인, 즉 테제의 한계성 때문일까, 결국 느낌은 거의 비슷하다.  거기서 거기라는 이야기. 

빌딩부자들의 내용은 별난 것이 없고, 자수성가 또는 대물림으로 엄청난 빌딩 '부'를 축적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종잣돈 모으기에 대한 가이드를 싣고 있다.  대략 50-200억 대의 부자들의 이야기인데, 역시 '꿈'을 가질 것과 '나도 힘들게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정말 이들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부자들의 대외용 '멘트'인지...가카도, 재벌도, 심지어는 조폭두목도 하는 '꿈'을 가지라는 말과 '나도 힘들게 시작했다'는 말은 더이상 나에게 별 감동을 주지 못한다.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말을 뱉어내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끝무렵에 책 전체의 약 10%가량을 할애한 종잣돈 모으기와 투자가이드는, 글쎄...별로 실용성이 없어 보이는 듯.  저자도 밝혔지만 매우 관대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 그런지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꾸준한 재무재정 관리와 저축은 꼭 필요하다는 정도.  

책을 구할 때마다 항상 느끼지만 세상 여느것들이 다 그렇듯이 서점도 유혹으로 가득찬 공간이기에 좋은 책을 선별할 수 있는 눈과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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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펭귄클래식 81
쥘 베른 지음, 이효숙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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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한데도 책을 계속 읽고 싶다면 가벼운 책이 제격이다.  오늘 시작하여 한 숨에 읽어버린 이 책은 그렇게 읽혔다.   

쥘 베른은 소싯적에 책을 좀 읽었다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작가이다.  그의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해저 2만리 하면 아마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 '80일간의 세계일주' 역시 상당히 유명한 책인데, 50년대의 영화화로 특히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19세기 말 런던의 수 많은 사교클럽들 중 하나인 개혁클럽의 멤버인 포그씨는 다른 멤버들과의 '토론' 중 갑작스럽게 내기를 제안한다.  80일안에 세계를 한 바퀴 돌아서 다시 그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  이에 2만 파운드가 넘는 돈을 걸고 당일 채용된 집사와 함께 숨가쁜 80일 동안의 시간과의 경주를 진행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묘사이다.    

소개글에 보면 이 책을 쓴 시기는 쥘 베른의 과학과 다가오는 세기에 대한 기대가 살아있던 시절이라고 한다.  후기로 가면 H.G. 웰즈와 같은 암울한 미래관이 그의 작품세계의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이 전기의 소설은 이 책처럼 무엇인가 중구난방인, 좀더 정확하게는 젊은이의 기대같은 것이 보인다.  열강의 균형하에서 비교적 평온한 시기를 보내던 유럽 제국과 식민지의 모습에서 그런 것을 본다.  다만, 쥘 베른이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던, 80일안에 세계일주를 마무리하는 목적에만 사로잡혀 주변의 경치나 다른 풍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난 다가오는 세기를 만들어낸 앞만 보고 달려가는 '문명인'의 모습을 느꼈다.  일종의 작가 특유의 직관적인 예지력이었을까?  내가 잘못 아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그래도 이 책은 20세기를 이미 지난 현재를 살고있는 나에게 모험, 여행, 미지의 세계를 향한 기대 같은 조금은 어릴 때 느꼈었을 마음의 불씨를 다시 들추어 낸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도 등장인물과 함께, 매우 바쁘게 영국-이집트-중국-일본-미국-유럽으로 이어지는 여행을 하면서, 여행에 대한 환상을 다시 찾았기 때문이다.  이제 사회적인 성공 외의 나의 한 가지 목표 - 이담에 일정한 성공을 이루면 조용하고 평화로운 땅에 집을 짓고 책과 함께 늙어가고 싶다는 - 외에 다른 또 하나의 목표의 주었기 때문인데, 45-50에는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냥 꿈으로 끝날지, 구체적으로 실행하게 될지는 그때가 되어봐야 알겠지만, 미국 서부에서 시작하여 지구를 종횡으로 지그재그로 한 바퀴 돌아 미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은 발달된 현 시대의 교통과 속도를 생각할 때 80일이면 가능하고도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끝으로 영화 때문에 나는 이 책 어느 즈음에는 꼭 주인공이 열기구를 타는 장면이 있는 줄 알고, 계속 기다렸는데, 이는 영화에서만 나온 것 같다.  알프스를 넘어가면서 정상의 눈과 샴페인을 마시면 건배하는 것은 영화에서의 로맨틱한 장면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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