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다자이 오사무 컬렉션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이호철 옮김 / 열림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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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읽을수록 작품과 그 너머 작가의 실체에 가까워진다. 지난 번 몇 번의 리딩보다 조금 더 가까이. 다자이 오사무의 파편들이 개별적인 등장인물마다 조금씩 보인다. 이거야말로 다중인격세계가 펼쳐진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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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한 달이 지났지만 뭔가 작년보다는 더 나은 것 같다. 일도 작년 이맘 때와 비교해서 바쁜 편이고 들썩거리는 것이 좋다. 책도 잘 읽고 글도 나름대로 더 써보려고 한다. 조금만 더 편해지면 좋겠다. 일이 많아도, 아니 바쁘면 그럴수록 더 편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결국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먼저라서 일이 바쁜만큼 회사가 잘 돌아가면 여유는 저절로 찾아지게 마련이다. 















인연에 이끌려 '서점'을 언급하거나 서점을 무대로 한 책을 여럿 읽었다. 'You'의 원작인 '무니...'의 치밀한 묘사는 배우의 연기와 매력에 가려진 넷플릭스의 드라마보다 훨씬 더 끈적끈적했고 '서점일기'는 한국어로 번역되지 못한 남은 두 권의 책을 아마존에서 구입하게 했다. '서점일기'는 현실의 이야기라서 읽으면서 스코틀랜드에 있다는 책마을 Wigtown과 함께 에든버러에 가보고 싶은 마음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끊임없는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듯한 것이 무려 매우 성공했다는 책마을 서점주인의 일상이라서 역시 책방주인은 나에겐 무리가 아닌가 싶다. 책으로 밥을 먹고 사는 것이 재화를 창출하는 좋은 직업이었던 시절은 90년대를 끝으로 지나가버린지 오래라서, 그리고 책을 사들이는 걸 좋아하니 팔기는 커녕 끝없이 책속에 파묻혀버릴 가능성이 더 높아서. 


'휴남동...'을 보면서 주인장이 능력있는 분이라서 직업과 삶을 바꿀 때 서점이 들어갈 건물을 사버렸다는 설정은 서점경영에서 보면 매우 현실적이었으되 그 현실속에서 보면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건물을 살 돈이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요즘 세상엔 서점을 열지 않는 것이 상식적이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속초에 있다는 '동아서점'이 그러고 보니 건물주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쓰가 아스코의 '코르시아 서점...'은 서점을 매개로 떠올린 과거의 친구들과 지나가버린 열정의 시대에 대한 향수가 아주 진했다. 가끔 책이 음악이나 노랫말보다 훨씬 더 진한 과거로의 여운을 주고 심지어는 다른 사람의 과거에 대한 향수를 그대로 뒤집어쓰게 만드는데 자주 하는 경험은 아니라서 색다르고 소중했다. 오늘 일단 한국어로 번역된 쓰가 아스코의 책을 모두 주문하는 것으로 훈훈한 마무리. 


비록 알라딘의 거대한 조직에 보내지는 돈이고 마음처럼 작은 서점들을 살리는데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지만 책을 읽지 않으면, 구입하지 않으면 결국 알라딘 마저도 사라져버리는 건 시간문제가 아닐까. Borders와 Barnes and Noble이란 대형서점의 양대산맥이 서점업계를 통합하고 나서 아마존으로 상징되는 온라인의 물결을 따라잡지 못하고 여기에 자연스럽게 매년 줄어드는 독서인구라는 natural하지만 unnatural한 selection을 거쳐 이젠 글로벌회사였던 Borders는 폐업한지 11년이 지났고 BN도 당장 근방에서만 서점 여러 곳을 닫아 '경영효율'을 꾀하며 어렵게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형국이니까.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종종 책을 구매해도 되는 형편으로 많이 좋아졌지만 서점에 갈 일도 없는 요즘이고 한국의 서점에 가려면 일단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아직은 열흘간의 격리를 이겨낼 자신도 여유도 없기에 이것이 최선이다.


어제 갑자기 알라딘의 책찾기 기능이 작동하지 않기에 더 이어가지 못하고 멈춤. '권법소년' 여섯 번째. 점점 더 내륙 깊은 곳으로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아서 들어가면서 다른 문파의 고수들을 만나게 된다. 가짜가 넘치는 중국답게 고수행세를 하는 사기꾼들이 넘치는 것이 MMA와의 조우과정에서 드러난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초식의 정묘함으로 대결을 하고 투로의 기술을 실제로 사용하는 환상은 무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정도는 가져봤을 것이다. 이젠 만화나 영화속의 이야기지만. 그 장치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면 이 만화는 계속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이야기지만 쿵후의 많은 부분, 기술이나 투로는 결국 무기를 쓰던 시대에 무기술을 연마하기 위한 것이었고 냉병기를 쓰지 않는 지금은 그 진의를 깨닫지 못하고 투로를 맨손격투에 응용하는 지점에서 중국무술이 맨손대련에서는 여지없이 박살나게 된다는 의견이 있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여기에 복잡한 자세와 초식은 결국 단련을 위한 것이고 깊어지면 기술의 모습 자체는 아주 단순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복싱이나 무에타이를 보면서 떠올리게 된다. 


1940-50년대 언젠가 당시 홍콩의 유명한 문파의 선생 둘이 대련을 한 희귀한 비디오가 YouTube에 올라와있다. 시작은 멋지게 자세를 가다듬고 기수를 하지만 금방 개싸움으로 바뀌는 걸 보니 투로단련과 자세연마는 오래 했어도 이걸 바탕으로 간합을 맞추는 것, 거리를 유지하는 것, 회피,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을, 그것도 움직이는 사람을 때리는 건 그에 맞춘 별도의 수련이 필요한 것을 알게 된다. 쉬샤우동이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아는 사람은 그 옛날에 벌써 대련이 없는 무술의 한계를 알았을 것이니 반쪽수련만을 해온 의도가 궁금하다. 무지 아니면 사기.



사연있는 터에 지어진 집에서 새롭게 요릿집을 열기 위해 온 가족. 아픈 아이는 저승의 문턱에서 살아돌아온 후 채널이 열려 아무도 못 보는 귀신들과 하나씩 친해지면서 그들의 이야기에서 터에서 일어났던 일과 맞물려 돌아가는 지금의 문제에 대한 단서를 추적한다. 묘하게 귀신들 각각 자신의 과거는 대충 알고 있지만 왜 거기에 있게 되었는지 무슨 일을 겪었는지 가장 중요한 부분의 기억은 빠져있다. 


요즘은 미미여사의 추리소설보다는 시대극을 더 많이 읽는다. 편하고 친근하고 따스함 때문이다. '신'이나 '귀신'이 나오는 기담에서는 신을 근처에 두고 사는 듯한 신앙관이나 보다 더 사람의 근처에서 머물면서 interact하는 '신'이나 사후세계가 멀고 추상적인 것이 아닌 아주 가까운 느낌이 들어서다. 중앙의 최고신이 모든 것을 관장하는 일신교에서조차 천사나 성인의 개념으로 좀더 가까운 곳에서 우리와 비슷한 친한 매개자를 상정하는 것도 이런 부분의 부족함을 채워주기 위해 토착신을 대체했다는 이론이 있는데 꽤 신빙성이 있다 (Theology에서 거의 정석으로 알려진 이론이라고 안다)


귀촌, 귀농 등 한때 바람이 분 적이 있다. 요즘은 달리 RV나 차박이 대세인 것 같은데 모두 복잡하고 번잡한 나선계단을 내려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자 하는 맘이 강한 세태의 반영이 아닌가 싶다. 나조차도 가끔 RV에서 노마드로 살면서 일하고 여행할 방법이 없을까 종종 고민해보곤 하니까. 사실 대면미팅만 완전히 사라진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닌데. 인터넷은 모바일을 빵빵한 옵션으로 바꾸고 태양열판을 달고 노트북과 모니터를 좋은 것으로 구비하고 스캐너/프린터 복합기가 있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나이가 들면, 그러나 아주 늙어버리기 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도시에 없은 여유와 나다움이 시골에서 사는 것으로 찾아지는지는 저자 또한 확신은 없는 것 같다. 여전히 밥을 먹으려서 일을 해야하고 작게나마 인간관계가 아예 없어져도 안되고, 농사을 지어서 살 수 없으니 취직을 해야하고, 등등. 환경과 함께 다른 것도 많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요즘 또 하나의 유행인 F.I.R.E.준비가 확실히 되어 일을 까먹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로 하면서 거주비가 훨씬 저렴한 지방의 중소도시에 base를 틀고 유유자적하는 다소 boring산 삶을 살 자신이 있다면 모를까. 


여기에 혼자 사는 여자라는 아주 단순할 것 같지만 엄청난 variable이 더해지면 이젠 답은 차치하고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립해야 하는 이슈가 발생한다. 이 짧은 책으로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 이젠 귀촌/귀농은 아예 관심이 없어진 테마지만 RV노마드로 살 수 있을까 고민해볼 때 이런 책도 가끔 읽게 된다. 어느 시점까지 책은 작은 base에 모두 정리하고 secure하게 잠가두거나 창고에 정리해놓고 사는 곳까지 rent로 투자를 극대화하여 가진 자산은 모두 투자로 돌리고 간소화하여 RV로 몇 년 돌아다니고 일하며 살 수 있다면 사실 은퇴도 조금은 더 빨라질 것 같은데.


토요일의 아침. 일찍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다가 어제 쓰던 걸 이어보았다. 늦잠을 자도 좋겠지만 주말 이틀은 오히려 이렇게 조용하게 이른 아침을 맞는 것이 더 좋다. 뭔가 오늘과 내일까지의 쉼의 여유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어깨가 아파서 운동은 고민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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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4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15 0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종종 몸이 틀어진 듯 근육이 아픈 날이 온다.

그저 쉴 수 밖에 없어 잠깐 걸었다.

2.55마일 50분, 260칼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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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어깨. 등이 아파서 어깨는 조금만. 42분, 359칼로리

걷기. 2.39마일, 48분, 245칼로리, 저녁 천천히 40분 1.25마일, 155칼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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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의 사전적 의미는 '괴상한 꼴을 하고 해괴한 짓을 하는 무리가 돌아다닌다는 것' 혹은 '밤에 온갖 요괴가 돌아다니는 꼴'을 말하는데 '법과 질서가 무너져 온갖 범법행위가 난무하는 난세의 상황을 뜻하기도 한다'라고도 해석된다.


검찰, 법원, 기레기에 더해 괴상한 무당들이 설치다 못해 사이비종교까지 세력을 합쳐 윤씨를 당선시키겠다고 난리법썩을 떠는 꼬라지가 그야말로 백귀야행을 떠올리게 한다. 


얼마나 기세가 등등하면 이미 한동훈을 검찰총장으로 내정한 듯 검찰에 정적과 반대의견을 모조리 잡아넣으라는 듯한 수사지침을 내릴 수 있는걸까.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한국은 희망이 없다. 


정치인과 마찬가지로 유권자 또한 이런 자를 지지하는 사람은 바보 아니면 나쁜놈이라고 본다.


'표창장'건이 '위조'가 아니냐는 말에서 떠오른 생각도 이와 같았다. 


윤가의 세상을 멈출 수 있는 것도, 그 세상을 가져오는 것도 유권자의 선택이다. 윤가가 당선될 경우 윤가를 선택한 결과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고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놈들이 더 가져가고 검사들의 세상이 오며 최순실을 한입에 말아쳐먹은 최은순의 세상, 그리고 전무후무하게 현대국가에서 제정일치가 되어 건진무당이 왕 노릇을 하는 것까지 오롯히 유권자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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