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외부일정 때문에 사무실에 가지 않고, SF에 나와있다. 오전 9시 10분 정도에 떠났는데 중간에 막힌 구간도 있었고, 목적지에 거의 다 와서도 상당히 시간이 지체되어버렸다. 무슨 벤처포럼인데 패널로 나와달라고 해서 중간에 필요할 때 잠깐 들어가 이야기만 하려고 했더니 이벤트 내내 있어달란다. 그게 더 모양새가 난다나? 내심 밖에서 조금이라도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몇 가지를 들고 왔는데, 이 시간대에 모르는 지역이라서 카페도 없고, 맘편히 앉아있을 곳이 없는 거다. 주말에는 펍이라도 좀 일찍 열던데. 덕분에 허름한 델리에서 맛없고 비싼 샌드위치를 점심을 겸한 자리값으로 사들여 그나마 Wi-Fi가 터진다는 것을 위안삼아 시간을 죽이고 있다. 이런 자리에서 일을 하느니 차라리 공항에서 자리깔고 일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아주 쉬운 지적노동에서 가장 낮은 순위의 업무처리라면 모를까,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닌 것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city에 나오니 또 이게 기분이 좋다. parking때문에 고생은 했지만 그건 어차피 회사비용으로 처리되는 것이고, 이렇게 업무시간에 전혀 다른 환경에 나와있다는 것이 기분전환이 된다. 조금만 더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포럼에서 내게 주어지는 시간은 대략 10-15분 정도, 3시간 동안 계속 앉아서 보고 듣는 건 많아서 좋고, 소위 명함을 돌리는 기회도 주어지니까 아주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지만, 요즘 내가 너무 바쁜 탓인지 자꾸 툴툴거리고 있다. 원래 이런 종류의 promotion은 계획했었는데 일부 일정에 차질이 생긴 탓에 조금 미루고 있었으니까 좋은 연습이긴 하다.
이번 주는 주중/주말일정이 모두 무척 바쁘게 잡혀있기 때문에 월요일이었던 어제부터 마치 한 주를 다 보내버린 기분이었는데, 그러고나면 다음 주는 벌써 12월의 중순으로 접어들게 된다. rush하는 어려운 케이스의 prep단계를 그렇게 이번 주와 다음 주에 어느 정도 밀어붙여놓고나면, 조금 한숨 돌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 오전에 피곤함을 무릅쓰고 65분간 5.15마일을 걷고 뛰었다. 요즘 계속 cardio를 밀고 있는데, weight은 하던거라서 또 이것도 계속 열심히 하고 있다. 너무 피곤하지 않으면 오늘 밤에 chest, triceps, abs를 하고, 잠깐 한 시간 정도 쉬운일을 하다가 자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