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모토 세이초의 이번 책은 그간 읽었던 작품들과는 달리 무척이나 가볍고 허술한 추리를 요구한다.  기실 추리극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만큼 낮은 수준의 범죄이야기로써, 트릭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휴먼 드라마라고 하는 편이 더 맞겠다.  제목 그대로 나쁜 놈들로 시작해서 나쁜 놈들로 끝나는 이야기에서 어쩌면 선한 인물이라고는 형사나 조역에 불과한 등장인물들 정도이고, 나머지는 당한 놈이나 가해자나 모두 한통속으로 물고 물리는 악당들이다.  치열한 두뇌게임을 요구하는 악행도 아니고, 그저 생활범죄에 가까운 파렴치한 행각들이 주를 이루는데, 치정관계, 금전관계, 뭐 이딴 정도.  딱히 반전이라고 할 것은 없는 결말 조차도 결국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수준의 좀더 교묘한 악당의 plot으로써, 엄청 빠르고 쉽게 읽힌다.  추리소설로는 그저 그랬지만, 극화로는 잘 풀어나갔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여러 번 remake된 드라마의 소재였다고.  마쓰모토 세이초는 역시 사회-정치-경제에 관련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작품이 더 좋다.


돌아온 '월간 히가시노'.   나온지 좀 됐지만, 이번에 구했는데, 읽을 때에는 무척 재미있지만, 두 번 읽게 되지는 않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이젠 가능하면 중고로 구한다.  


형제가 유성우를 보기 위해 부모 몰래 밤중에 집을 나선 사이 부모가 살해된다.  그 여파로 모든 것을 잃고 보호시설에 수감된 형제는 그 후 14년 간 힘을 합쳐 살아남기 위해 닥치는 대로 사기행각을 벌인다.  그런데, 가장 최근의 사기대상으로 선발된 순박해 보이는 체인점 사장의 아들을 엮는 과정에서 그의 아버지가 부모를 살해한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계획은 부모를 살해한 범인을 잡기 위한  것으로 수정된다.  '유성의 인연'이라는 낭만적인 제목에 어울리지 않는 살인사건, 그리고 이를 추적해가는 경찰과 형제의 이야기인데, 결말을 보면 제목이 은근히 잘 지어졌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만, 역시 '유성의 인연'과 작품의 전체적인 느낌은 잘 들어맞지는 않는 것 같다.


마샨은 계속 읽고 있지만, 다른 책 한 권은 여행에세이를 가장한 자계서의 느낌이 강해서 중간 부터 대충 던져놓게 되었다.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계속 여행에서 무엇을 얻어라, 혼자 가는 여행은 이럴 때 필요하다는 취지의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어 지겹게 느껴진다.  듣자하니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해괴한 수작질에 알리딘의 서평이 이용되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고 하는데, 조심해야 할 듯.  아무튼 끝까지 읽기는 하겠지만, 기대는 별로.  이덕일 선생의 책은 손도 못대고 주말이 지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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