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특성상 글을 쓸 일이 많다.  하지만, 내가 주로 쓰는 글은 멋지고 창의적인 글이 아닌 정형화된 문서일 뿐이다.  물론 케이스에 따라 변호사의 창의력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이때에는 다행히 그간의 독서와 연습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어쨌든, 오후의 일정이 급한 다른 일로 인해 조금 바뀌었는데, 그 덕분에 예정하여 두었던 글쓰기를 하기 어렵게 되었다.  내일 오전이나 오늘 밤에 조금 손을 볼 생각이다.  


절제란 것이 참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점심식사를 하면서 맥주를 딱 한 잔 정도만 곁들이면 모든 면에서 완벽하기 그지 없이 좋을 것을, 그저 한 잔 더하고 싶어서 두 잔을 마시면 한 잔에서 얻어지는 소화, 기분 좋은 나른함, 살짝의 졸음, 휴식을 통한 오후의 업무력 강화까지 그 좋은 것들이 모두 포만감으로 바뀌고 만다.  그래도 세 잔을 마시는 것보다는 훨씬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역시 밥에 곁을이는 술은 딱 한 잔이 원칙이다.  


나에게는 지금 딱 한 잔의 맥주가 남아 있고, 해야할 일은 태산 같으니, 12척으로 200척을 막아야 했던 충무공의 심정을 아주 매우 쬐끔 알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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