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의 고요라고나 할까. 업무가 쌓여가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 정작 자료와 정보가 제대로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뤄지는 케이스가 늘어가고 있다. 여기에 신규로 계약된 케이스가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시점에서 이들이 폭발하는 일만 남았다. 이렇게 되면 한 1-2달은 정말 정신없이 일만하게 되는데, 자영업자의 입장에서 이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늘상 반복되는 이 패턴을 어떻게 좀더 바람직하고 형평성있는 방향으로 돌릴 수 있는지는 항상 고민하고 있다. 내가 좀더 부지런하면 되는데, 업무효율상 띄엄띄엄 일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모든 것이 셋팅이 된 다음에 한번에 밀어나가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사실 하루에 조금씩 진척시킬 수 있는 일부터 찾아서 하면 좀 나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한다. 몰아서 하면 끔찍해 보이는 양이라도, 하루에 조금씩 처리하여 3주 정도를 진행하면 상당한 양의 업무를 큰 부담이 없이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게으름과 무기력증이 결국 가장 큰 문제인 듯.
그냥 천천히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해 공부하기로 했다. 개신교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최소한 그들의 모태가 되는 천주교에 대해서, 또 그 이상 서양의 종교와 신비주의 전통에 대해서 어느 정도 기본적인 이해를 깔고 있다면, 현대 무슬림, 이슬람, 그리고 극단적인 종파의 테러와, 그 배경이 되는 침략전쟁과 독재, 등등 여러 가지에 대한 기본지식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적인 배경이나 정치적인 문제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이해와 입장을 갖고 있다면,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해서는 사회교과서 수준의 지식만 갖고 있기 때문에 서구로 대변되는 하나의 문명과는 분명히 많이 다른 또 하나의 문명체계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IS문제만 해도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는 이슈들이 많은데, 이들은 현재의 IS를 비롯한 극단주의자들의 범죄와는 다른 각도로 접근되어야 한다. 이 근간에는 결국 이슬람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분석이 요구된다. 그런 의미에서 survey로 읽을 책을 두 권 구입했는데, 그들 중 하나이다. 저자는 이 분야에서 매우 유명한 카렌 암스트롱. 종교로써의 이슬람의 발원과 발전과정, 여기서 나타난 역사적인 의미와 배경 등 포괄적인 정리가 잘 되어 있다고 본다.
간만에 읽은 김영하의 소설. 개정판이 나오기 전의 판본을 중고로 살 수 있었다. 세계 곳곳에서 비슷한 모티브의 전승이 발견된다는 '아랑전설.' 그러나 '아랑전설'하면 내가 떠올리는 건 Fatal Fury시리즈나 King of Fighters 시리즈다. 무식이 넘치면 뻔뻔해지는 법이라더니, 내가 딱 그 꼴이다.
어느 고을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부임하는 신임사또마다 첫 날 밤을 넘기지 못하고 비명횡사를 한다. 이유도 없고, 경과도 파악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수령이 없어 질서가 무너진 마을에 용감한 머시기가 부임하여 첫 밤을 지내는데, 귀신이 나타난다. 수령은 귀신에게 겁먹지 않고, 그 정체를 묻고, 억울하게 죽은 '아랑'임을 알아내고, 사건을 파헤친다. 기지로 범인을 잡아내고 억울함을 풀어준 수령은 '아랑'을 찾아서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그 뒤로 행복하게 산다는 정도의 결말이 대충의 줄거리가 된다.
김영하는 이를 좀더 현대적인 관점에서 추리하고 각색해본다. '아랑'은 왜 죽었을까? '아랑'은 누구일까? '사또'들은 과연 귀신이 죽였을까? '진범'은 누구였을까? 이런 추리과정에서 소설이 나오고, 정말 엉뚱하게도 '아랑'의 정체와 '진법'이 밝혀진다. 물론 여기에는 영웅도 없고, 기지에 넘치는 사또도 없다. 그저 추악한 욕망과 벼슬아치 양반의 무관심과 폭력, 그리고 마름에 해당할 아전바치들의 권력과 이를 이어가려는 행위만 보인다. 정말 김영하스럽다.
드디어 59권을 읽었다. 딱 20권을 더 읽으면 이 시리즈가 끝난다. 정말 많이도 썼고, 많이도 팔렸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과거사건을 파헤쳐야 하고, 그 사건을 건드린 사람의 모티브 또한 파악해야 한다. 심심하던 차에 잘됐다고 생각한 포와로는 기꺼이 이 사건을 맡아 탐문하고 그만의 회색세포를 가동하는데, 과거의 사건이면서도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주요인물들과 대화했다는 점을 빼면 움직이기 싫어하는 포와로에게는 딱 맞는 사건이다. 결말이 참 특이했다.
아침을 굶었더니만, 머리가 돌아기지 않는다. 커피만 좀 마셨는데, 이렇게 하면 점심이나 저녁식사때 폭식을 하게 된다. 습관적으로 그렇지 말아야한다. 그저 기분좋게 술이나 한 잔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