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받은 stemcell treatment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덕분에 많이 좋아졌지만, 내 발바닥 부상은 그리 쉽게 치료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워낙 오래된 부상이기도 하고, 그간의 세월만큼 누적된 증상, 그리고 이 때문에 생긴 몸의 불균형을 바로잡아야만 비로소 완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약간의 sports medicine therapy도 물론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 몸무게를 줄여 관절에 무리를 줄여준다면 더욱 좋겠다. 이 과정에서 검도를 다시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
지난 2004년의 부상, 2009년에 다시 시작한 운동, 그 과정에서 소소하게 다치고 회복하면서 더욱 몸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많은 책과 잡지를 찾아보았다. 무술관련서적은 순수한 참고와 지식을 쌓기 위해서 읽지만, weight lifting이나 running, 그리고 몸에 관한 책을 읽는 이유는 실제로 적용하여 전체적으로 내 운동과 몸상태를 개선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는 아직도 진행형인데, 예전과는 달리 좋은 책이 많이 나왔다. 이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몇 권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
운동을 하면서, 살면서 느끼는 몸의 고통, 이들의 상당부분이 비뚤어진 자세로 인한 만성적인 증상이라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알았다. 심한 경우 근육이나 관절, 뼈의 부상이 전혀 없이도 순전히 몸의 비대칭이나 나쁜 자세로 인한 쏠림으로 몸 전체 또는 일부가 고통을 느낀다고 하는데, 내 몸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주장이다. 테이핑만 제대로 받아도 지금보다 훨씬 큰 힘을 낼 수 있음을 느끼는데, 자세만 바로 잡혀도 훨씬 더 잘 밀고 당길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을 예전에 몸으로 실감한 것이다. 이 책의 내용과 여기서 소개된 자세교정, 나아가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회복효과는 더욱 빠를 것이다. 장기간의 운동이나 오래된 부상으로 지금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요코미조 세이시에게는 긴다이치 고스케가 있었고, 란포에게는 아케치 고고로가 있었다면 히가시노 게이고에게는 유가와 교수가 있다. 홈즈와 포와로를 적절하게 섞은 다음에 물리학 박사를 주고 대학교에 적을 두게 하면 유가와 교수같은 인물이 나온다. 요컨데, 이전 세대의 명탐정들의 장점을 모아놓은 느낌이다.
오쿠다 히데오처럼 가볍게 읽히고, 종종 수작이 나오기도 하지만, 역시 일본의 추리소설도 그 황금기의 작품들, 요코미조 세이시, 란포, 마쓰모토 세이초, 아카기 다카미쓰의 이야기들이 더 좋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진지함과 사회상이 적절히 더 배합된 작품도 가끔은 나오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주로 가볍다.
김훈의 글은 언제나 끈적끈적하다. 담배연기냄새도 많이 나고, 소주와 막걸리, 부침, 김치찌게, 라면, 된장찌게의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일상의 작은 소재라도, 그의 손을 거치면 무엇인가 진지하고 깊은, 그러나 허무하기 일쑤인 이야기로 바뀐다. 난 다른 사람들처럼 '칼의 노래'에 아주 대단한 점수를 주고 있지는 않다만, 김훈에게는 그만의 특색있는 글이 뽑아져 나온다. 이 책이 나온지 거의 10년만에 만난셈인데 (2006년 1쇄) 지금이라도 만난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른 한 권은 다 읽었는데, 아직 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가끔, 아니 꽤 자주 그럴때가 있다. 다 읽었고, 스토리도 파악했으나 이게 뭐지 하는 책. 좀더 기다려보자. 무엇인가 숙성되어 나올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