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운동도 못하고 싸움도 못해서 국민학교/중학교를 참 힘겹게 보낸 기억이 있다. 남녀공학은 모르겠지만, 그리고 지금은 정말 모르겠지만, 그 시절 남중/남고는 힘의 법칙이 지배하는 정글처럼 그야말로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 싸움과 운동, 그리고 공부라는 기준을 적용하여 학교라는 거죽에 적절히 버무려 놓았던 환경이었다. 전두환-노태우를 거친 이 시기답게 바깥으로는 데모와 최루탄이, 그리고 전교조 선생님들과 정의사회구현 사제단까지 사회운동이 이어지던 시기였지만, 학교 내부는 여전히 육성회비, 촌지, 접대, 아부, 등등 어른세상의 부조리가 축소된 부정과 비리, 모순, 무법과 불법의 집약체였던 것이 내가 다니던 사립중학교였던 것이다. 희대의 배신/독재자, 그의 뒤를 봐준 덕분에 국가유공자까지 된 모씨, 그리고 모씨의 동생. 문제의 동생이 사학사업을 벌인 토사물이었던 이 사립중학교에 대한 기억은 매우 나쁘게 남아있고, 동창들까지 포함해서 이 시절을 그리워하거나 이때의 은사(?)를 기리는 사람은 내가 아는 한 없다. 한참 쓰다보니 격앙된 심정이 그대로 나오는 글이 쓰여지고 있다. 할 얘기는 이게 아닌데.
어쨌든 운동에 한이 맺힌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태권도를, 대학교 졸업반 부터는 검도를 수련했고, 이 즈음해서 매일 하루에 3-4km를 뛰면서 체력을 단련했다. 그러다가 로스쿨 때 잠깐 주춤했던 운동을 취직하고 일년 정도가 지난 시점에 다시 시작했고, 이후로는 한 주도 거르지 않고 4-5일 정도는 운동을 하고 있다. 근육운동과 약간의 cardio에서 점점 근육운동을 임팩트있게 지르고 cardio를 늘려주는 것으로 전체적인 size를 줄여나가고 있는데, 근력과 근육량은 그대로 다지면서 몸을 줄이는 것이 참 어렵다.
원래 대충 조금씩 기계에서 20분 정도 뛰고, 아령을 조금 흔들어준다거나, 아예 무술 - 주로 한국 사범님들이 이런 분들이 많은데 - 을 하면서 weight training을 하지 않으면 모를까, 나 정도로 오랜 시간동안 운동을 하다보면 이런 저런 고민을 하게된다. 일단 body building이나 strength training이냐에서 크게 갈라지는데, 이는 일찌감치 strength방향으로 길을 잡고, 근육은 부수적인 효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쪽의 고민은 없다. 다만, 어떻게 하면 좋은 운동을 제대로 하면서, 힘과 스태미너를 키울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데, 답변을 찾기 위해서 그간 읽은 책들 외에도 최근에 여러 권의 책을 구해서 읽었다.
이 책은 강력하게 비추한다. 전체적으로 자신을 선전하기 위한 내용이 더 많아서 실제로 쓸모있는 정보를 구할 수 없었음이 아쉬웠고, 내용도 전문가의 의견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는 부분이 많았다. 일례로 기계에서 뛰는 것이 바깥에서 뛰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라고 얘기하는데, 이건 기본도 파악하지 못한 수준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기계에서 뛰는 것이 상황이나 운동자의 수준 등, 일정요소에 따른 혜택이 분명히 있지만, 기계에서 뛰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벗어나 바깥에서 뛰어야 함은 운동의 기본상식이다. 특정부위의 근.건.관절의 부상도 그렇고, 체력적인 면에서 정확한 척도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weight training도 그렇지만 기계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일 뿐인데, 근육운동에서는 free weight를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다른 얘기를 하는건 좀 이상하다. 전적으로 내 의견이고, 전문가도 아닌 나이지만, 그간 읽은 책과 받은 PT, 또 무술을 하면서 알게 된 몸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확실히 좀 이상하다. 여러 가지로 그저 그런 책. 저자는 속상하겠지만, 난 설득되지 못했다.
앞서의 책과는 달리 상당히 실전적인 운동에 관한 책이다. 보디빌딩이 아닌 strength training에 치중하는 운동을 권하는데, 40-50분 정도의 강한 임팩트를 주는 운동으로 크게 스퀏과 데드리프트를, 그리고 하나를 더하면 밀리터리 프레스를 권한다. 과연 이 셋은 매우 힘든 운동이기 때문에 온몸을 다 쓰게 되는데, 당연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기본동작을 철저하게 익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예전의 부상으로 몸이 조금 비뚤어 진 것을 이들을 하면서 확연하게 볼 수 있었는데, 장기적으로는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대충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 확실한 운동을 할 수 있고 효과도 좋은데, 꼭 좋은 트레이너에게 PT를 받아야 하는 운동이다. 적당한 기회가 되면 한-두달 정도 단기로 PT를 받아서 이 세 가지를 배워야 할 듯.
결국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 적당한 운동법이 있는데, 유행을 너무 탈 필요도 없고, 그저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할 것이다. 온몸의 근육을 다 사용하고, 적절한 심폐운동을 함께 주기적으로 해나가면 살도 빠지고, 몸도 좋아지고, 건강해지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일을 마치면 gym에 들려 운동을 하고 들어갈 것이다.
합기도는 그만 뒀고, 지금 근처에 있는 꽤 유명한 BJJ를 고려하고 있다. MMA gym도 맘에 드는데 BJJ도장의 시간대가 flexible해서 끌린다. 그런데 얼마전에 TV에서 아이유가 기타치는걸 보고나니 다시 기타가 치고 싶어진다. 음악학원을 갈까 BJJ를 할까 고민하고 있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