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 들어서 처음으로 서점에 나와있다.  카페에 앉아서 책도 읽고 글도 쓰려고 하는데, 지금 와있는 BN지점의 카페는 오래 앉아있기에 매우 unfriendly한 setup이라서 쥐이빨만한 작은 테이블에 커피 한잔, 책 한권, 그리고 notebook PC를 올려놓고 나서보니 자리가 없다.  마치 '톰과 제리'의 톰이 발가락을 곧추세우고 걸어가는 듯한 모습으로 키보드를 치고 있는데, 벌써 어깨가 아프다.  좀더 먼 거리에 있는 BN지점의 카페는 더 옛스럽게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에 최적화 되어있느나 늦잠을 잔 덕분에 이미 사람들로 꽉 차있을 그 곳에 가는 것은 포기했다.


여유가 있으면 이런 것을 즐기지 않게 된다.  늘 생각하고 경험하게 되는 바이지만, 항상 바쁠때에 더욱 이런 유유자적함이 좋은 것이다.  막상 시간이 나면 게으르게 퍼지게 될 뿐, 이런 도락을 즐기지 않게 된다.  신림동 고시촌에는 오락실, 술집, 만화방 등등 없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마도 이런 심리때문에 그럴 것이다.  바쁠수록 다른 것을 동경하게 되니까.  지금도 게을러지려는 맘을 다잡고 월남국수집도 건너뛴채 여기에 이렇게 나온 것은 좀더 이런 것을 즐겨보겠다는, 적어도 시간이 될 때에는, 나의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신년과 한 해의 마지막 날의 차이는 딱 24시간이다.  하루정도인데, 마음가짐은 왜 그리도 격하게 내리막에서 오르막길로 shift해야하는 것인지.  12월, 조금 빠르면 11월 정도면, 아니 기실 나는 미식축구시즌이 시작되는 9월이면 벌써 한 해의 마감을 향해 달리는 행복감에 빠져들게 되는데, 열심히 살 수 있었던 감사한 2014년의 경우 특히 그러했었다.  그렇게 12월을 맞아 여전히 바쁘면서도 뿌듯하게, 그러나 긴장을 풀어가는 느낌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31일 밤에 자고 다음 날 일어나보니 2015년 1월 1일이란다.  다시 up-hill로 걸어가야하는 시기가 하루만에 돌아온 것인데, 몸의 상태나 정신의 모드는 모두 연말에 머물러 마냥 아무것도 하기 싫다.  미리 조금 손을 봐두면 좋았을 케이스 두 개를 계속 회사와 집으로 끌고 다니면서 2주 동안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고 지나갔는데, 그 마음가짐이 그대로 2015년으로 넘어와 버린 것이다.  덕분에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갑자기 온 마음과 정성을 풀가동시켜야 한다.  매년 되풀이되는 이 모자람이라니...


무도에서 진행한 토토가를, 그 준비과정을 보면서 느낀 점이지만, 10대 또는 20대에 일찌감치 인생의 피크를 달려버린 팔자는 참 괴롭다.  조선시대같으면 장원급제하는 팔자가 요즘의 연예인 팔자라고 하는데, 평생 과거의 영광을 바라보면서 여기에 기대어 이를 이용하여 살아가야 한다면 참 괴로울 것이다.  그래서 한번 떠나버리면 그렇게 소식도 전하기 어려울만큼 멀리 그곳에서 사라져버리는 것인가보다.  젝스키스나 솔리드는 결국 섭외되지 못했다. 


2015년에는 또 어떤 책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무슨 일을 하고 어디를 가게 될 것이며 누구를 만나게 될까?  더도 덜도 말고 작년 두 배만큼의 성장과 바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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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5 08: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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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5 1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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