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셜록홈즈 동인소설 같은 '경성탐정록'의 두 번째 이야기를 읽었다.  팬이 쓴 글답게 홈즈의 오마쥬로 가득찬 글이고, 그리 어려운 이야기도 아니기 때문에 쉽게 읽히는 책이다.  홈즈 = 설홍주로, 왓슨 = 왕도손이라는 중국계 의사로 설정했고, 심지아 허드슨 부인은 허도순 부인으로 설정했으니 이 소설은 셜록홈즈의 한국화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게 형제가 구상을 했는데, 추천인의 말처럼 이는 엘러리 퀸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그들만큼 전문적인 글쟁이들은 아니기 때문에 심오하고 신묘한 내용보다는 재미있게 한번 읽어볼 수 있는 이야기 정도로 기대하면 좋겠다.  지금은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예전에 설홍주/왕도손의 캐릭터 일러스트도 돌아다니던 것이 기억난다.  작가 한동진씨는 개인블로그도 운영하고 딴지에서도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는데, 딴지영진공에서도 가끔씩 나와서 기괴한 목소리와 깊은 덕후성을 뽑내는 것을 볼 수 있다.  

드디어 손에 넣은 필립 K 딕의 걸작선집 첫 권을 읽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 책은 토탈리콜의 원작이다라고 썼다가 방금 찾아보니 틀린 것을 보았다.  암튼 필립 딕의 소설들 중 영화화된 것이 많아서 생긴 착각이리라 (암 그렇고 말고...)


양극화, 부족한 자원, 쟁투, 멸절의 징후, 정신병 등등 수 많은 모티브들은 2014년의 현실에 대비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만큼 이 소설에서 사용된 장치들의 연속성은 시대를 넘어 지금의 나 또한 공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작가의 혜안이 돋보이는데, 이런 암울한 미래를 그렸지만 무려 1994년에 이미 화성에 이주민이 살고 있다는 설정은 작품이 쓰여지던 당시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기대치를 보여줌과 동시에 현실성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금의 예상으로는 내가 노인이 되는 시기에 첫 화성 이주 우주선이 뜨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그나마도 돌아올 수 없는 one-way ticket이다.  


우리 과학기술의 발전이 더딘 것인 탓도 있지만, 어쩌면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딱 그 만큼의 진보만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어있거나 'monitoring'을 당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책을 읽으면서 '미생'도 열심히 보고 있는데 이미 한번 독파한 책이라서 큰 감동보다는 작은 재미를 느끼는 정도이다.  '미생'처럼 유명한 작품인데, 겨우 이제서야 구한 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판'이다.  참으로 책을 팔아서 먹고살기 어려운 시대같다.  나라도 좀더 열심히 읽고 사들여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어야지 싶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09-01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02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05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05 0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