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간 열심히 업무를 진행시킨 결과 July 4th연휴를 앞둔 오늘, 어느 정도 예정대로 맞춰가는 듯 하다.  그간 이런 저런 서류와 커버편지 등 작업한 양으로만 보면 거의 100페이지 정도의 legal paper를 작성했고, 그 외에도 소소한 잡무와 상담 및 업데이트로 하루가 지나가는 등 정신없는 일상이 이어진 결과, 지금 내 머릿속은 텅 빈 상태같다.  


이렇게 저렇게 책도 적이아니 읽었건만, 정리할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다.  뭔가 하고픈 말도 많이 있고, 다카시의 책은 합쳐서 2000페이지가 넘는 fact정리라서 이 역시 현 시점의 정세와 대입하여 쓰고픈 것들이 있건만 시작할 수가 없는 일종의 burnout 상태가 된 것 같다.  엊그제도 1914-2014의 대비점을 갖고 몇 줄 적어보다가 던져버리고 말았다.  


아무래도 업무량이 떨어지는 7-8월이라서 다소 조용하기는 하지만, 일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몇 client는 계약한지 석달이 훌쩍 넘어가는 지금에서야 자료를 넘겨주기 시작했기 때문에 언제나처럼 일은 한꺼번에 몰려든다는 진리를 몸으로 다시금 느끼고 있다.  8월까지 이런 케이스들을 다 처리하면 조금 더 control이 생길 것 같다.  일이란 것이 proactive하게 끌고 나가야지, 잘못하면 스케줄에 치어서 하루를 보내게 되는데, 실수도 많아지고 마음만 급해지는 등 지양해야 될 방향이다.  


게다가 오늘은 그런 날이었는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는 케이스의 고객이 몇 사람 이상한 문제로 전화를 걸어 상담하고 진정시키느라 정신을 써버리고, 기분만 나빠지고 이렇게 오후까지 앉아서 불평하고 있는 것이다.  주말에 만든 책장 때문에 기분이 좋았는데 말이다.  아버지와 함께 나무를 사서 직접 짜면 시간과 공을 많이 들이게 되지만, 값이나 질에서보나 IKEA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좋은 책장이 나온다.  같은 것을 완성품으로 사면 개당 근 250-300불까지 나오는데, 넉넉잡고 130-50불 정도면 세 개를 만들 수 있다.  한번 만들면 아마 대를 이어서 쓸 수 있을만큼 튼튼한 녀석이 나오니까 아니 만들 도리가 없는 것이다.  


아무튼, 연휴를 앞뒀는데, 미리 계획을 하지 못한탓에 어디 가보지도 못하고 쉬면서 보내게 되었다.  남들 놀때 나도 좀 놀아야하는데..


6월부터 기존에 해오던 운동에 변화를 주기 위해 running을 도입했다.  뛰지 않은지 7년은 넘은 것 같은데, 첫 3주를 잡고 10마일 total 주행거리를 목표로 했으나 기계에서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6.6마일에서 마감했다.  7월의 목표는 15마일의 총 주행거리다.  기계에서 하면 2-3마일도 거뜬하지만, 쉽게 지겨워지기 때문에 주로는 weight lifting후 마감운동으로 하고 있다.  밖에서 running하는게 훨씬 더 좋은 운동인데, 족저근막염 이후로는 시도해본 적이 없어서 조금 주저하고 있다.  한때는 3마일을 30분에 주파하던 시절도 있었건만.  이렇게 해서는 금년에 검도를 다시 시작하는 것도 어렵겠다는 생각이다.  거기에 총쏘는 걸 좀 배워보려고 한국 UDT소령 출신의 관장님이 운영하는 합기도 도장에도 다닐 생각인데, 계획만 잔뜩 잡고 망해버리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어릴 때의 결핍.  운동을 잘 못하고 싸움도 못 하던 아이가 자라서 늙으면 나같이 된다.  무술이나 강함에 끝없는 동경을 갖게 되는데, 사실 뭘 좀 본다는 사람에게 들으면 이생의 문제만은 아니고, 전생부터 가져온 동경인 듯.  누가 그랬는데, 나를 보면 바깥에서 토너먼트를 뛰는 기사들을 멀리 서실에서 부럽게 바라보는 문사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근데 또 결핍이 맞기도 한게, 내가 지금 이 나이에도 게임기나 게임을 좋아한다.  자주 하지도 못하고 잘 하지도 못하면서도 말이다.  내가 어릴 때 역시 이런 것들을 유독 싫어하던 부모님 덕분에 자주 접하지 못하고 커서 그런 것 같다.  나이 들고 돈을 벌면서 좋은 점은 이런 것들.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것도 분명히 포함된다.


비나 왔으면 빗소리를 들으면서 막걸리나 한 잔 하겠는데, 여름에는 비는 커녕 해만 쨍쨍한 곳이라서 운치가 없다.  


한 해의 반이 지나갔는데, 작년보다는 훨씬 만족스러운 내용으로 사무실이 운영되어 다행이긴 하다.  


쓰다보니 정말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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