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나온 시점을 보니 2012년이다.  그때가 어떤 시기였던가.  그래 아마도 가카치세 말년.  시민운동가 박원순의 서울시장 당선 이후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던 그때.  그리고 한창 healing이 코드였던 그때.  안철수가 청춘콘서트 전국투어를 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이런 저런 사회의 명사들이나 작가들이 다양한 의미의 위로를 사회에 뿌려주던 그 시점이 아니던가?  


내 기억이야 늘 가물가물해서, 가끔씩 상담 중에 빤히 알고 있는 사실을 살짝 잊어버리기도 하는 등 그리 믿음직스럽지는 못하지만, 이 책도 그 때 '김난도'의 책과 함께 꽤나 회자되었던 것 같다.


김연수 작가는 한국 문단에서 그 또래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유명인기작가이자 이제는 40대를 넘어 중진을 향해 가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그의 책 몇 권을 읽어본 바 있는데, 매우 유명하고 좋은 평을 받는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마음에는 그리 와 닿지는 않았던 것을 기억한다.  그래서 그랬을까.  이 책도 그리 가슴에 들어와 주지는 않았던 것이.  


어디에 연재되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이 그렇게 한 꼭지씩 엮어진 이 책의 글에서 내가 기억하는 것은 하루키를 연상시키는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렇게 달리는 그 자체로써 보람을 느끼는, 그러니까 인생도 그렇게 사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한, 그런데 같은 얘기를 여러 번 하는 것 같은 그런 에피소드와 감상 다수.  조금 읽다가는 끝내 집중력을 지키지 못하고, 흥미도 느끼지 못하고, 하지만, 그래도 어지간하면 한번 읽기 시작한 책은 끝을 보는 편이라서 건성으로나마, 그렇게 무의식에 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어냈기에 나의 감상은 많이 뒤틀렸을 수도 있겠다.  아니, 어쩌면 나는 아직 '김연수'의 코드에 적응하지 못한 것일수도.  연초인가 작년 언젠가 있었던 출판사의 사재기의 대상이 하필 '김연수'였다는 점도 그의 탓은 아니라고 믿지만 왠지 좀 '그렇다'...  그렇게 그냥 '김연수'라는 작가를 알기 위해 읽은 책이 하필 이 책이었을까...별로 위로도 받지 못하고, 아니 위로를 받기에는 너무 늙은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원래 예전에 구했던 것이 남의 손에 들어가버렸고, 이번에 다시 구한 책이다.  제목도 그럴 듯 하고, 워낙 책 이야기는 계속 읽으려고 하는 터라서 보게 되었다.


왜일까.  이번에는.  

이 책 역시도 그리 큰 감동을 주거나 깊이 다가오지 않았던 까닭은 무엇일까.  말하자면 문학작품 열 몇가지를 철학적인 테마와 짝지워 이야기를 하는 방식은 나름대로 참신하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역시 철학은 아직 나에게는 무리인가보다.


이런 저런 사회가 어쩌고, 윤리가 어쩌고, 인간상이 어쩌고...이런 불확실함만이 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나에게는 그렇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이런 이슈들을 성찰하고픈 욕구가 없나보다.  조금 더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는 바로 들어오지만, 뭔가 여기서 한 계단 올라가 있는 이야기는 그렇게 두루뭉실하기만 하다.  


책은 여러 번 읽어야 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이렇게 아무것도 느낄 수 없어 역시 건성으로 읽은 책도 훗날 어느 특정한 시기에 읽으면 이번에는 느낄 수 없었던 무엇인가를 나에게 줄 수도 있음이다.


범인을 plain site에 두고 다른 이를 범인처럼 포장하는 정도에서 멈추지 않은 교묘한 장치.  아무리 현대의 추리물과는 달리 다소는 엉성할 수 밖에 없는 시대적인 한계가 있겠지만, 이번의 결말은 훌륭했다.  


사회상이 반영될 수 밖에 없는 사건구성이나 트릭, 나아가서는 통념상 가능한 플롯을 비롯한 시간차를 느낄 수 밖에 없는 작품속의 세계관이나 인간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읽어도 얼마든지 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아니 아련한, 한번도 살아보지 못한 시대와 나라의 모습에서 향수를 느끼게 하는 크리스티의 작품은 역시 timeless classic으로써 손색이 없다.



주중에 게을렀던 탓에, 그리고 싸구려 음식을 먹고 탈이 나서 이틀간 업무를 거의 보지 못한 탓에 주말에는 일처리 몇 가지를 끝내려고 했으나 딱 두 건 정도만 겨우 손을 대고, 책을 보다가, TV를 보다가 그렇게 보냈다.  뭐 그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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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7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6-18 0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